메뉴 건너뛰기

close

국회가 25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북한의 연평도 포격 행위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대다수 의원들이 이번 대북 규탄 결의안 채택에 찬성했지만 그 과정에서 현 사태의 원인과 해법 등에 대한 정당 간의 인식 차이가 그대로 드러났다.  

이 결의안은 지난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행위를 남북기본합의서 및 정전협정, UN헌장 제2조 제4항 등을 위반하고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 명백한 무력도발 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회는 또 결의안을 통해 ▲ 북한의 추가 무력도발 행위에 대한 정부의 단호하고 신속한 대응 ▲ 국제사회의 인식 공유를 위한 외교적 노력 병행 ▲ 북한의 침략 행위 중단과 사죄, 그리고 재발 방지 등을 요구했다. 이어, "정부가 피해지역에서 대피중인 주민들의 구호와 피해시설 복구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하는 한편, "그 누구도 한반도 평화를 해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천명했다.

이 대북 규탄 결의안은 재석 의원 271명 중 찬성 261표, 반대 1표, 기권 9표로 가결됐다. 앞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남북 양국의 노력"을 촉구하는 내용을 결의안에 담고자 했던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은 각각 다른 선택을 했다.

민주당은 이날 고위정책회의를 통해 대북규탄결의안 본회의 채택에 협조하는 한편, '5분 발언'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 수정을 촉구했다. 민노당은 '기권'으로, 진보신당은 '반대'로 그 의사를 표했다.

'울분' 터뜨린 송영선 "이런 평이한 결의안으로 국제사회 공분 부르겠나"

 송영선 미래희망연대 의원이 15일 국회 외교안보통일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하고 있다.
 송영선 미래희망연대 의원.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송영선 미래희망연대 의원은 이날 반대토론을 통해 "5000만 국민의 공분을 결의문에 담아내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의원은 "지난 23일 북한군이 무고한 우리 민간인과 군인에게 교전수칙에도 없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른 것을 규탄한다"면서도 "그럼에도 대한민국 국회의 대북 규탄 결의안의 부적절한 내용의 수정을 요구하기 위해 반대토론에 나섰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 결의안은 우리가 끌어안고 인도적 도움을 줘야 할 북한이 아니라 북한군·김정일 정권의 무력도발에 대한 규탄이어야 한다"며 "북한의 연평도 도발은 결코 우발적 도발이 아닌 무자비한 공격이었음에도 국회 결의안은 제목부터 이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결의안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도 만족하지 못했다. 그는 "과연 이런 평이한 결의내용이 우리 국민의 억울함을 풀고 국제사회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한가"라며 "민간인 마을까지 무참히 공격한 반인륜적인 만행에 대해 반드시 보복하고 응징하겠단 내용도 없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송 의원은 "김정일 정권과 북한군 수뇌부가 이것을 보고 어떻게 느끼겠나, 대한민국 국회의 분노와 결연한 의지를 느낄 수 있겠나"라며 "오히려 이 결의안은 김정일 정권이 우리 정부와 군을 얕잡아 보게 하는 빌미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일부 여당 의원들로부터 "잘했어"라는 격려가 쏟아졌다.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의 찬성토론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정 의원은 북한을 "깡패정권"으로 칭하며 "과연 이번 사태가 남북 간의 대화가 없어서, 이명박 정부가 강경정책을 써서 이렇게 된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이명박 정부가 유화정책을 써서 북한의 군사적 팽창을 도와준 적이 있냐"며 북핵·연평도 도발 등을 과거 정부의 대북정책 탓으로 돌렸다.

정 의원은 또 "우리의 분열과 무기력이 김정일 정권과 그 아들의 권력세습에 최고의 보약이 될 것"이라며 "분열과 정쟁으로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항구적 평화체제'라는 정치적 레토릭이 우선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어, "국가안보의 위기 앞에서 정파 대립과 책임론 등으로 적전분열하는 것은 김정일 정권을 기사회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이번 결의안 채택을 통해 여·야 초당적으로 하나가 됐단 모습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빨갱이' 비난 받은 조승수 "취지 동의하지만 확전 반대하는 국민 의견 반영해야"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이 25일 국회 대북규탄결의안 반대 연설을 하고 있다.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이 25일 국회 대북규탄결의안 반대 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반면,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이 결의안 채택 반대토론에 나섰을 땐 야유가 쏟아졌다. 조 의원은 "정전협정 이래로 처음으로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한 이번 북한 정권의 군사적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도 "한반도 평화를 어떻게 실현해야 할지도 이 결의안에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참지 않았다. 이들은 조 의원이 "항구적 평화체제 건설"을 말할 때부터 "지금 뭐하는 거야", "빨리 들어와"라는 고성과 함께 "빨갱이"라는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조 의원은 이날 반대토론에서 "저는 누구보다도 북한 정권의 비이성적인 행동, 최근의 3대 세습 문제까지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며 "오늘 이 규탄 결의문이 담고 있는 기본적 취지, 북한의 군사적 도발행위에 대한 규탄은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자신의 기본 입장부터 밝혔다.

그러나 조 의원은 확전을 우려하는 국민 여론이 반영되지 않은 국회 결의안이 현 강경기류를 더 강화시킬 수 있단 우려를 강하게 표했다.

그는 "지금 정부 일각과 일부 정치인들이 얘기하고 있는 강경한 대응, 몇 배의 보복, 즉각적인 응징, 과연 이런 것이 한반도 평화에 어떤 도움이 되겠냐"며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의 군사도발에 대해서는 규탄하더라도 국회는 이 문제의 원인을 짚고 항구적으로 평화체제를 어떻게 건설할 것인지 분명하게 입장을 담아내야 한다"며 "군사적 행동에 군사적 대응으로만 일관한다면 북한의 행위와 그 행위를 비판하는 행위의 의미는 더 축소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이어, "(북한의 무력도발에 분노하는) 국민 정서 한편에서는 군사적 대응으로 확전되거나 전쟁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하고 있다"며 "저는 이 결의문 자체를 많은 부분에서 동의함에도 불구하고 군사적 대응 중심의 결의문은 찬성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기권' 택한 민노당 "평화적 해결 방안 없는 규탄, 책임 있는 국회 모습 아냐"

한편, 의원단총회의 결정에 따라 '기권'을 택한 민노당은 "오늘 결의안은 평화를 바라는 국민의 뜻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우위영 민노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의해 해군장병들과 민간인들이 희생된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도 "오늘 국회 결의안은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대화 노력에 정부 당국이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반드시 포함됐어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이런 비극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평화를 바라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재발 방지와 평화 정착을 위한 국회의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며 "서해상 긴장이 최고조로 높아진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 누구도 확전의 불씨를 만들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또 "서해상 일촉즉발의 위기국면에서 평화적 해결 방안 없는 규탄은 책임 있는 국회의 모습이 아니다"며 "민노당은 확전 억제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무력도발행위 규탄 결의안
제안연월일 : 2010. 11. 25
제안자 : 국방위원장

■ 주문

대한민국 국회는,

11월 23일 민간인 거주지역을 포함한 연평도 일대에 북한의 불법적이고도 비인도적인 포사격행위로 무고한 인명피해가 있었다. 이는 대한민국에 대한 중대한 무력도발행위로서 전 국민과 더불어 강력히 규탄하고,

정전 이후 유례가 없는 북한의 무력도발행위는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남북대결을 조장하는 침략 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하며,

나아가 북한의 이번 무력도발은 결코 용인될 수 없는 명백한 범죄행위로서, 이로 인하여 초래되는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무력도발행위에 대하여 우리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주권을 수호한다는 무거운 책임의식을 가지고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바탕으로 단호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면서,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1. 대한민국 국회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북한의 무력도발행위로 인하여 희생된 주민 및 장병에 깊은 애도와 함께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하고,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

2. 대한민국 국회는 11월 23일 북한의 우리 영토와 민간인에 대한 불법적인 포사격행위는 남북기본합의서 및 정전협정, UN헌장 제2조 제4항 등을 위반하고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 명백한 무력도발행위로서 강력히 규탄한다.

3. 대한민국 국회는 우리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주권을 수호한다는 차원에서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추가 무력도발행위에 대하여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4. 대한민국 구회는 북한이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남북대결을 조장하는 침략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북한의 사죄와 재발방지를 강력히 요구한다.

5. 대한민국 국회는 우리 정부가 연평도 일대 주민안전을 위한 철저한 대책 마련과 함께 사회적·경제적인 불안이나 동요가 발생되지 않도록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당부한다. 특히 피해지역에서 대피중인 주민들의 구호와 피해시설 복구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한다.

6. 대한민국 국회는 우리 정부가 이번 북한의 무력도발행위는 남북문제일 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해치는 중대한 국제문제이므로 그 엄중함에 대하여 국제연합(UN)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우리와 인식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병행할 것을 촉구한다.

7. 대한민국 국회는 그 누구도 한반도 평화를 해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됨을 천명한다.

■ 제안이유

이 결의안은 11월 23일 연평도 일대에 북한의 비인도적이고도 불법적인 포사격행위로 무고한 인명피해가 발생하였으므로, 이는 명백한 무력도발행위로서 전 국민과 더불어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의 도발행위는 그 동안 이산가족상봉, 대북 인도주의 지원, 적십자 회담 등 우리 국회와 정부가 기울여온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을 무위로 돌리는 무책임한 행위이자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남북대결을 조장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하며,

우리 정부에 대하여 국민의 생명과 주권을 수호한다는 무거운 책임의식을 가지고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무력도발행위에 대하여 단호한 대응과 추후 도발 가능성 억제를 촉구하기 위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