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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애플사(社)에서 아이팟에 이어 아이폰이 전세계적으로 판매가 이루어지며, 국내에서는 2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KT가 독점 판매를 하게 되었다. 워낙에 로열티고객(충성고객)이 많은 SKT는 011에서 010으로의 번호 통합때처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 생각을 했었을 것이다.

 

그러나 예상 외로 아이폰은 획기적인 마케팅 기획력과 상품성으로 연일 신기록을 갈아 치우며 기존 고객을 재유치 하는 한편, SKT와 LGT의 고객마저 조금씩 흡수해 나가기 시작했다.

 

사실 스마트폰이라는 것은 이미 2000년대 초반, 삼성 및 몇몇 컴퓨터 제조업체에서(삼성, HP등) 개발을 하여 시장에 출시를 했었다. 하지만 열악한 무선 통신 환경과 장점으로 내세울 것 없는 소프트웨어때문에 시장에서 덩치만 큰 핸드폰이라는 비난과 함께 사라져 갔다.

 

당시에는 스마트 폰으로 할 수 있는 것이 고작해야 이메일을 송수신하고, 뉴스를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는 정도 였기 때문에, 그 결과야 불보듯 뻔했다.

 

하지만, 단순했던 핸드폰에 캠코더 수준의 카메라 기능과 넷북을 울려버릴 만큼 빠른 처리장치들이 장착되고, 여기에 어플리케이션이라는 소프트웨어들이 등장하면서 덩치가 큰 핸드폰이었던 스마트폰은 제대로 즐길 만한 기기로 대변신에 성공했다.

 

특히 그 선두에는 블랙베리와 아이폰이 있다. 블랙베리는 아이폰 보다 스마트폰 시장에 먼저 진입을 했고, 업무상에 있어 필수적인 이메일과 컴퓨터 자판과 동일한 쿼티자판을 채택하여 오래전부터 스마트폰 시장의 선구자 역할을 해 왔다.

 

반면 아이폰은, 창의적인 소프트웨어와 디자인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파이를 크게 키운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이메일 전송은 아이폰 앞에서는 너무도 작은 것이다. 말 그대로 손안의 컴퓨터라 할 수 있는 제품이다.

 

아이폰의 대 성공을 보며, 세계 휴대폰 제조 업체들은 너도나도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 들었다. 그중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제품이 삼성전자의 '갤럭시S'이다. 그냥 스마트폰이 아닌 슈퍼스마트폰으로 불리며 출시 5일 만에 10만대 개통 기록을 세웠다.

 

기존에 사용하던 풀터치폰의 의무 약정기간이 마침 끝나 갤럭시S를 구입하기 위해 가까운 이동통신사 대리점에 들렀다. HTC의 디자이어,  SONY의 엑스페리아10 , RIM의 블랙베리, 팬택계열의 시리우스등 각종 스마트폰이 진열장에서 빛을 내고 있었다.

 

디자인만 보자면 개인적으로 엑스페리아10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바로 옆의 갤럭시S는 다소 평범해 보이기도 했다. 대리점 직원에게 물었다.

 

"엑스페리아가 잘 나가나요? 아니면 갤럭시S가 잘나가나요?"

 

대리점 직원은 기다렸다는 듯 대답한다.

 

"엑스페리아는 오늘 한 대 들어왔는데 아직 그대로구요, 갤럭시S는 오늘 20대가 들어왔는데 예약포함해서 다 나갔습니다."

 

아쉽다는 듯 있으면 사려 했다는 말을 하니, 대리점 직원은 예약판매 분량 중 당일 출고 처리가 가능한 제품이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하더니, 하나의 여분이 있다고 하면서 개통의사를 물어본다.

 

그 대리점의 판매 책략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개통을 한 이후 찾아온 손님에게 당일 물량이 없다고 돌려 보내는 것으로 보아 오후 4시가 채 되지 않아 각 대리점마다 물량이 동이 났다는 인터넷 기사들이 거짓은 아닌 듯하다.

 

20분여, 개통을 위한 시간이 지나고, 그 이름도 유명한 갤럭시S가 내 손에 들어왔다. 우선 생각보다 얇은 두께가 놀라웠다. 제원상의 두께는 9.9mm. 실제로도 상당히 얇고 가벼워 값비싼 첨단 기기라는 부담이 덜 든다.

 

전원을 켜보았다. 삼성전자와 갤럭시S의 로고가 선명하게 드러나며, 제법 빠른 부팅이 된다. 다만 스마트 폰이기에 전원을 켰을 때, 내외장 메모리 탐색 및 세팅 그리고 전파를 잡는데 있어 일반 휴대폰 보다는 약간 더 긴 대기시간을 필요로 한다.

 

화면의 선명도에 감탄을 한다. 기존의 LCD와는 다른 슈퍼아몰레드의 탑재를 자랑하던 삼성전자의 자신감을 알만하다. DMB TV 시청도 가능하다고 해서 한번 작동을 해 보았다. 그런데, DMB방송은 아무래도 커지 4인치의 화면에 컨버팅은 되지 않아 화질이 좋지 않다. DMB송출 데이터 자체적인 문제이니 이 부분은 패스.

 

아이폰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기존 풀터치폰이 가지지 못한 터치감이었다. 지인의 아이폰을 만져본 경험으로 아이콘을 터치 해봤는데, 이건 터치감이 너무 좋다. 오히려 너무 터치감이 좋아 불편함을 느낄 정도이다. 터치감을 설정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도무지 찾지 못하겠다.

 

와이파이(wi-fi) 지역으로 옮겨 무선 인터넷에 접속을 해 보았다. 무선 인터넷 가능 지역에 가면 알아서 실행을 하여 접속을 한다. 하지만, 범위를 벗어나거나, 신호가 약한 곳에 가면 약하게 잡히는 신호까지 모두 검색을 하기 때문에 검색하는데 애를 쓴다. 또, KT에서 제공하는 네스팟 지역에서는 서비스 차단으로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없다.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공간에서 접속을 하니 상당히 빠른 검색이 가능하다. 컴퓨터와 비교하여도 큰 차이가 없다. 무선인터넷이 불가능한 지역에서도 3G로 접속하여 보았는데, 이 역시 꽤 빠른 처리 속도에 또 한번 감탄하게 된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보니 스마트폰의 장점이 확 와 닿을 정도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무선인터넷 가능지역이 아직 한정적인 데다가, 즐길 거리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얼리어답터나 전자기기에 능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 스마트한 기기를 제대로 다룰 수 있을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 중심으로 OS를 만들었다기 보다는 제작자 중심으로 만들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다른 소프트웨어를 작동 중 문자가 수신되었을 경우, 답장을 보내려면 원터치가 아닌 이미지 클릭과 답장 아이콘을 클릭해야 하는 점이나, 여러가지 설정들을 쉽사리 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게다가, 아직 여러 금융 업체에서는 보안상 스마트폰에서의 인터넷 접속이 용이하지 않다. 모바일 홈페이지를 구축한 곳은 그 숫자가 적고, 화면이 넓고 손가락으로 크기 조절이 용이하다 하지만 4인치 화면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의외로 적고, 불편하다.

 

마지막으로, 500만 화소의 카메라 기능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하지만, 빛의 노출에 따라 사진의 화질이 달라지는 만큼, 태양광이 적게 들어오는 실내나 어두운 곳에서 플래시의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플래시 지원이 되지 않아 빛이 없는 곳에서는 무용지물이 된다. 또한 줌 기능이 없어 원시적인 사직 촬영만이 가능한 점은 단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이제 일주일이 지났지만, 이어폰을 연결하여 출퇴근시 음악을 듣거나, DMB방송을 보고, 모르는 영어단어가 있을 때 사전을 찾아보고, 심심할 때 인터넷 가능지역에서 인터넷을 하는 것 말고는 딱히 스마트폰으로서의 장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것들은 이미 기존의 휴대폰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었던 것들이었으니까. 스마트폰 구입의 가장 큰 메리트는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의 활용을 들 수 있겠다. T스토어에 방문을 해 보았지만, 그다지 눈길을 끄는 어플리케이션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개인적인 차이겠지만, 직업과 세대에 따른 어플리케이션의 다양화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기존의 아이폰의 디자인과 기능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채, 처리 장치의 속도나 화면의 크기를 앞세워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탄생시킨 듯 광고를 하는 삼성전자의 모습에 세계 초 일류라는 말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품 출시 전에 있었던 갤럭시S 미디어 데이에서도 제품의 개발과정이나, 개발목표, 제품이 가진 독창성이나 아이덴티티를 알리기 보다는, SKT와 구글, 삼성전자가 만나 최고의 제품을 만들었다는 또 하나의 광고만을 해 지적을 받았다.

 

MP3플레이어가 국내 중소기업을 통해 세계적인 히트 상품이 되자 삼성전자는 자금력과 마케팅 력을 앞세워 옙(yepp)이라는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옙은 그저그런 MP3중 하나일 뿐이다. 스마트폰 역시 똑같은 길을 가지 않으려면 한발 늦더라도, 창의적인 제품개발이 필요하다.


태그:#삼성전자, #갤럭시S, #아이폰4, #사용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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