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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가 컴백했다. 몇 년 전 보기 대중가수로서 드물게 춤을 추면서도 라이브를 훌륭하게 소화해냈던 그녀이다. 그래서 그녀는 단 두 장의 앨범으로 스타가 되었고, 당시 섹시가수 이효리와 대적할 만한 유일무이한 존재였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연애문제로 구설수에 오르게 되면서 공백기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사건이 단순한 연애 스캔들 문제가 아니었다. 당시 시쳇말로 양다리를 걸친 꼴이 되어버려 아이비의 이미지는 땅에 떨어졌고, 네티즌들의 집중 포화를 맞으며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한 마디로 당시의 공백기는 휴식기가 아닌, 자숙의 시기였다. 물론 당시에 집중 포화로 상처를 입은 피해자의 신분이 되어 동정여론도 있었지만 비난 여론을 이길 수 없었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여성 연예인에게 가혹할 만큼 잔인하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비는 와신상담하며 때를 기다려야 했고, 컴백을 시도했다. 그리고 화려하게 컴백한 아이비는 한 달 동안 종횡무진하며 자신을 다시금 대중들에게 선보였다. 그리고 50여 일만에 공중파 방송에 출연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를 두고 재기에 성공했다는 말을 하는 이는 별로 없다. 오히려 재기가 실패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당당히 돌아온 아이비, 대중은 거부 반응!

방송 '아이비 백'은 오히려 대중들로부터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방송 '아이비 백'은 오히려 대중들로부터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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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그녀는 컴백에 실패했다는 여론이 지배적인 것일까? 그 이유는 몇 가지로 들 수 있는데, 그중 첫 번째는 너무 당당하게 돌아온 그녀에 대한 거부반응이다. 우선 그녀의 사생활은 사실상 개인문제이기에 그녀의 잘잘못을 대중들이 따질 필요가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연예인을 공인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즉, 그녀의 사생활을 연예인으로 바라봤다면 공백기를 가질 필요가 없었다.

결국 그녀가 공인으로서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여론이었기 때문에 공백기를 가졌던 것이다. 그래서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온 아이비에 대중의 반응은 차가울 수밖에 없다.

사실상 그녀가 몇 년에 공백기를 가졌어도 아직까지 대중들은 그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난데없이 "나는 알고 보면 피해자였어!"라고 말한다고 해서 고개를 끄덕이는 대중들은 별로 많지 않았다. 특히 섹시가수 콘셉트로 활동했던 그녀의 팬 대다수는 남성이었고, 그 사건 이후로 남성 팬들은 마치 배신감과 같은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피해자라고 이야기한다고 해서 동정여론이 일 거라 생각한 것은 명백한 착각이다. 게다가 그녀는 컴백하기에 앞서 MTV에서 '아이비 백'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가수로 돌아가는 아이비의 모습을 셀프카메라 형식으로 담은 방송이 방영되었다. 그런데 사실 그러한 모습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는 전략이었는데, 오히려 거부반응에 불을 지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녀는 공백기를 갖기 전 여타의 가수처럼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친근한 대중가수는 아니었다. 무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와 노래실력을 사랑받았던 그녀인데, 그 방송은 그저 다시 가수로서 컴백하려는 몸부림을 보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게다가 KBS에서 방송되는 '인생극장'처럼 진솔함과 진정성을 가지고 잘 짜여진 프로그램이 아니다. 즉, 그녀의 셀프카메라는 결국 자화자찬이 될 수밖에 없고, 그것은 거부반응을 불러오는 데 일조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역대 사건사고와 같은 물의를 일으키고 컴백에 성공한 사람치고 당당하게 돌아와 "나는 피해자였다"고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자신의 분야에서 조용히 최고의 실력을 보여주고 컴백을 인정받았다.

동거설로 곤욕을 치른 심은하도 드라마 <M>에서 이미지 변신과 함께 일취월장한 연기력으로 승부했고, 오현경도 <조강지처 클럽>에서 열연을 펼치며 컴백에 성공했다. 아이비와 같은 분야인 백지영 또한 노래로 승부해 컴백에 성공했다.

따라서 아이비는 <아이비 백>과 같은 프로그램 따위는 출연하지 말았어야 한다. 더욱이 무대 장악력이 뛰어난 실력파 가수였던 그녀가 갑작스레 대중과 친근한 스타로 선회하는 모습은 안타깝게 보일 뿐 그녀를 진심으로 이해하는 대중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열정이 넘친 과유불급 섹시 콘셉트!

그녀가 버리지 못한 섹시콘셉트는 컴백에 장애물이 되고 말았다.
 그녀가 버리지 못한 섹시콘셉트는 컴백에 장애물이 되고 말았다.
ⓒ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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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이비는 컴백 전에 '눈물아 안녕'을 공개했을 당시 대중들은 그녀의 노래에 그동안 아팠던 그녀의 마음이 담겨있는 듯 애절한 가사에 귀를 기울였다.

그래서 어느 정도에 호응을 이끌어 냈다. 댄스가수였던 그녀가 발라드 가수로 돌아와 새로운 이미지 변신 시도는 백지영처럼 컴백에 성공할 것이라 예상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지, 그녀는 쇼케이스에서부터 과거의 섹시한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보여주며 과도한 열정을 분출시켰다.

게다가 '터치미' 뮤직비디오는 방송 불가 판정을 받았고, 이에 대중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마치 발라드 가수로 변신할 것처럼 하던 그녀가 다시금 예전 스타일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말이다.

특히 '2009 MAMA'에서는 아이비는 아이돌 그룹 2PM의 닉쿤과 뱀파이어로 분해 화끈한 무대를 선보였다.

사실상 그날의 퍼포먼스는 역대 시상식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열정의 무대였다. 하지만 이날 방송 이후 게시판은 아이비에 대한 비난일색이었다. 아이돌 그룹 2PM의 닉쿤과 한 무대에 서서 선정적인 의상과 과도한 스킨십이 문제가 된 것이다.

즉, 아이비는 과감하게 이번 컴백에서 성공하고 싶었다면 섹시 콘셉트를 과감히 버렸어야 한다. 왜? 이번 공연에서 볼 수 있듯 앞서 공연한 이효리와 탑의 키스 퍼포먼스는 인터넷을 달구며 빅뱅의 팬들에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지만 정작 이효리는 비난의 대상이 아닌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이유는 하나다. 이효리는 친근한 대중가수로서 섹시콘셉트를 자신의 무기로 삼고 있지만 어떠한 스캔들이 없었다. 반대로 아이비는 스캔들을 일으키고 자숙의 시간을 가졌던 이젠, 인기가수가 아니라 재기를 노리는 가수일 뿐이다. 게다가 스캔들 자체가 남녀 사이의 연애문제였기에 그녀의 파격적인 퍼포먼스는 오히려 대중들에 분노를 산 것이다.

아이비 컴백을 성공하고 싶다면 백지영에게 배워라!

아이비는 백지영의 컴백 성공 전략을 배워야 할 필요성이 있다.
 아이비는 백지영의 컴백 성공 전략을 배워야 할 필요성이 있다.
ⓒ kbs,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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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내 귀에 캔디'를 옥택연과 부른 백지영은 왜 가능했을까? 비슷한 사건은 아니지만 스캔들로 자숙의 시간을 가졌던 공통점이 있는 이들이지만 백지영은 아이비와 다르다. 이미 컴백에 성공한 가수로서 이제 대중에 사랑을 다시금 받고 있는 상황이다.

즉, 여기서 아이비가 백지영이란 가수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 있다. 백지영은 스캔들 사건 이후 몇 년간 대중들의 시선에서 멀어졌다.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기보다는 몇 번의 컴백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결국 자연스럽게 백지영은 대중과 멀어졌다. 그러다 '사랑 안해'로 갑작스레 발라드 가수로 변신하며 이미지 쇄신과 더불어 재기에 확실하게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백지영의 이같은 전략은 주효했다. 그녀가 부른 '사랑 안 해'는 그녀의 스캔들과 오버랩 되면서 더욱더 애절함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점에서 '눈물아 안녕'을 내놓은 아이비도 어느 정도 백지영의 컴백 전략과 흡사한 듯 보인다.

하지만 다른 부분이 있다면 백지영은 발라드 가수로서 입지를 굳히기 전까지 과거의 섹시미를 발산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제했고, 대중들이 스캔들을 기억하지 않고 노래로만 백지영을 바라볼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섹시함을 표출하거나 쇼프로에 출연을 자제했다.

백지영은 잘 알고 있었다. 사생활 노출로 인한 피해자이지만 대중에게서 그녀는 피해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리고 자신의 노래 실력 하나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결국 백지영은 '사랑 안해'로 섹시 댄스가수에서 발라드 가수로 전향했고, 이젠 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오히려 자신의 영역을 과거보다 한층 더 넓혔다.

그리고 아이돌 가수와 조인 무대와 파격적인 의상, 춤을 춘다해도 이제 가수 백지영을 보고 비난할 사람은 없다. 물론 안티팬은 언제나 존재하니, 그들을 제외한다면 이제 백지영은 실력파 가수로 인정하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즉, 아이비도 '눈물아 안녕'이라는 노래를 내놓고, 오롯이 발라드 가수로서 인정받기 위해 자신의 열정을 자제하고 섹시 콘셉트를 버려야 했었다. 동정심이 일기도 전에 다시금 섹시 콘셉트는 거부감으로 표출되었다.

다행히 아직까지 그녀의 활동은 끝나지 않았다. 또 공중파 방송 무대에 정식으로 컴백하며 시작을 알렸다. 그렇다면 이제 아이비는 철저하게 섹시미를 감추고, 노래 하나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게다가 그녀가 내놓은 '터치미'는 아이비의 특유의 음색보다 요즘 유행하는 트렌드를 쫒아 오히려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니 아이비가 부디 발라드 가수의 이미지 쇄신에 몰두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다음 블로그에 송고합니다.



태그:#아이비 , #백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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