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국내 최대 건설사인 대우건설에 대한 매각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우건설 노동조합이 "금호그룹과 산업은행이 부실해외 투기자본을 앞세워 졸속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우건설 노조가 인수후보자에 대한 실사를 전면 거부하고 나서면서, 향후 대우건설 매각작업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파산보호 신청한 미국 건설회사가 인수유력 컨소시엄 참여

 

바람직한 기업매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9일 서울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우건설 인수의향을 나타낸 해외 사모펀드와 일부회사의 부적격성과 함께 금호와 산업은행의 졸속매각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공동대책위원회는 대우건설을 비롯해 금호생명, 대우조선해양, 쌍용건설 등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이거나, 추진 중인 기업들의 노동조합이 함께 속해 있다.

 

공대위는 우선 금호와 산업은행이 지난 5일 발표한 4곳의 입찰적격업체가 제대로 공개되지도 않은 채, 대우건설에 대한 실사가 실시되는 점을 문제삼았다.

 

김동욱 대우건설 노조위원장은 "4개 업체 모두가 대우건설에 대한 실사를 하게 될 경우, 회사의 중요한 경영정보와 기업비밀을 실체도 모르고, 내용도 모르는 곳에 공개해야 한다"면서 "문제는 대우건설과 실체도 모르는 유령업체와 아무런 안전장치에 대한 각서도 없다"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또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재미교포 소유의 미국 부동산개발업체 AC(Acreciti) 개발그룹이 함께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건설회사인 에이치알에이치(HRH Construction)의 경우 지난 9월에 파산보호신청을 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어떻게 파산보호기업이 주요 참가자인 컨소시엄의 적격입찰자가 될수 있나"라고 밝혔다.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는 전략적 투자자의 면면을 보니...

 

공대위는 이어 현재 인수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투자자들을 두고 한마디로 "단기적 이익만을 좇는 해외 투기자본"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미국의 AC(Acreciti) 개발그룹의 경우 주로 부동산 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시행업체이고, 피셔 브라더스(Fisher Brother)는 금융업을 주로 하면서, 건물 리모델링 등을 담당하는 소규모 건설회사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사우디 투자회사인 에스엔씨 인터내셔널(S&C International)은 중동의 오일머니를 투자자로 유치해 투자하는 업체라면서, "이들 가운데 일부는 주요 업무 파트너도 시시때때로 바꾸는 부실투기자본"이라고 공대위는 평가했다.

 

이와 함께 공대위는 이번 대우건설 재매각 과정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경영권을 다시 장악할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대위는 "금호그룹과 산업은행이 졸속으로 해외단기 투기자본에 회사 매각을 추진하면서, 금호가 이들 투기자본을 통해 대우건설을 위탁경영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다시 장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동욱 위원장은 "금호는 과거에도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대신, 군인공제회가 투자하고 금호그룹에 경영권을 위임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금호) 타이어를 다시 인수한 사례가 있다"면서 "금호도 그동안 대우건설 재매각 과정에서 해외자금 유치를 통해 자신들의 경영부실을 대체할 계획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공대위 주장대로라면, 금호는 대우건설을 투기자본에 고가에 매각하는 대신, 자신들은 2대주주로 남아서 경영권을 위임받아 사실상 대우건설을 여전히 자신들 영향력에 둔다는 것이다.

 

금호아시아나 "특정 인수후보와의 이면합의설은 사실과 달라"

 

김 위원장은 "금호와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재매각과 관련한 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금호도 해외투기자본과의 편법적 이면합의를 통한 대우건설 재장악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산업은행 역시 대우건설 매각을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보다 매각 원칙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매각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산업은행쪽은 "대우건설 재매각 작업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특히 해외 투기자본을 통한 대우건설 장악 재시도 의혹에 대해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으로 최종 인수 후보자도 선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산업은행과 매각 주간사가 공정하게 인수 후보를 정하고 있으며, (금호그룹의) 특정 후보와의 이면합의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산업은행쪽도 4곳의 우선인수협상자 후보자들 가운데 이번달 말까지 최종 우선인수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업체는 대우건설에 대한 자산 및 정밀 실사 작업을 거쳐 빠르면 올해 안에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태그:#대우건설, #금호아시아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