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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있다. 젊은 시절의 화려함보다는 노년에 더욱 더 화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황혼의 나이에 활동하는 사람들 역시 많다.

 

최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당당하게 전세기를 타고 날아가 북한에 억류된 자국의 여기자 석방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두 명의 여기자가 비행기에 오르는 장면을 뉴스로 보며 부러운 생각도 들었다.

 

1994년 핵위기로 전쟁의 초입까지 갔을 때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역시 해결사 역할을 했다. 카터는 북한의 핵 문제로 최고조의 위기에 다다른 한반도 긴장을 풀기 위해 북한을 전격 방문했다. 그는 김일성 주석과 회담하고 핵무기 개발 계획 동결 등을 이끌어냈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원로 정치인들의 국제단체인 엘더스(The Elders)를 만들어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전 총리는 유럽연합(EU) 중동특사로 임명됐으며 초대 EU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직 대통령은 뭘 하고 있을까?

 

이미 사망한 전직 대통령은 거론해 봤자 소용이 없을 것이다. 그럼 아직 살아 있는 대통령은 어떤가. 전두환과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아니 예우는커녕 전직 대통령이 퇴임 뒤에 사형 선고를 받기까지 했으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 부끄러울 따름이다.

 

그리고 최고의 권력에 오르기 위해 야합 이라는 소리까지 들으며 대통령 자리에 오른 김연삼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이다. 재임 중에 자식들 때문에 고역이 많았으며, 퇴임 직전에는 국가를 부도 위기까지 몰아갔으니 좋게 볼 리는 없다. 더구나 평화적인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다고 자랑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자식 때문에 고역이 많았다.

 

전직 대통령들의 어두움을 바로 잡고자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자신의 재임 중 비리나 자식과 관련된 문제 등은 그나마 전임에 비하여 오나벽하다고 할 정도 였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다.

 

우리는 왜 클린턴이나 만델라 같은 정치 지도자가 없는 것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공을 세우면 자신을 함께 드러내기를 원한다. 그냥 조용히 뒤에서 모른체 하지를 않는다. 그러기 때문에 서로가 경쟁을 한다. 좋은 방향으로 경쟁을 하면 좋을텐데, 혹시 나보다 더 유명해 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경계를 한다. 그래서 권력을 잡은 사람은 자신의 권력으로 더욱 누르려고 한다. 

 

우리는 전직 대통령이 한마디를 하게 되면 세상이 시끄럽다. 아니 차라리 전직 대통령이 조용하게 있어 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전직 대통령 역시 대외 활동을 소신껏 하지 못하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서 재임중의 허물이 드러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 때문일지도 모른다. 대통령에 오르기 전에는 좋은 사이였던 정치인이었는데, 대통령이 되자 전임 대통령을 비방한다. 전임만이 아니라 그를 따르던 사람들 모두를 몰아 세운다. 정치라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인지 영원한 동지가 없다.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 그나마 김대중 전 대통령이 활동을 조금 했다. 하지만 만족할 정도는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농사를 짓겠다는 소박한 꿈을 이루려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나무는 가만히 있고 싶어도 바람이 가만히 있어 주질 않았다. 결국 거센 바람에 넘어졌다.

 

대한민국에서는 대통령의 자리에 있을 때만 대통령이다. 더구나 정치적인 견해가 다른 대통령이 당선되면 보복이 있다. 그러니 무조건 자신의 견해와 같은 정당의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어야 한다. 그래야 대통령의 노후가 편하다.

 

대통령만이 아니라 국회의원이나 장관들도 마찬가지다. 왜 아름답게 물러선 모습을 보여주려 하지 않는 것일까?


태그:#대통령, #전직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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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말이 적어야 하고, 뱃속에 밥이 적어야 하고, 머리에 생각이 적어야 한다. 현주(玄酒)처럼 살고 싶은 '날마다 우는 남자'가 바로 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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