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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곤 <영화로 읽는 서양의 역사>
 김형곤 <영화로 읽는 서양의 역사>
ⓒ 새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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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나오는 '까마귀'는 새가 아니다. 영화 <벤허>에 나오는 '까마귀'다. 로마의 해전 무기다. 끝에 쇠갈고리가 달려 있는 이 까마귀로 적선을 아선에 연결시켜 적선이 꼼짝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까마귀는 배끼리 가까이 붙을 때 위력을 발휘했다. 이것은 접근전에 강한 로마군을 해상전에 투입시키고자 배와 배를 연결하는 구름다리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좌우 어느 쪽으로도 떨어지게 할 수 있도록 180도 회전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책 94쪽)

이 책은 영화를 통하여 서양사를 교양 수준에서 개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모두 15편의 영화를 다룬다. <미이라>부터 <쉰들러 리스트>까지. 대개 한 번쯤은 본 영화들이다.

우선 영화와 관련한 역사적 배경을 살핀다. 이때 어떤 역사적 장면에 주목하거나 특정 주제에 접근한다. <벤허>를 예로 들면 '유대의 역사와 메시아 신앙'을 역사적 배경으로 하여 '유일 유대와 보편 로마'라는 테마를 논한다.

이어 영화의 원작이라든가 줄거리, 영화 이해에 도움이 될 만한 여러 가지 배경지식들을 제공한다.

'재미'에 이끌렸던 영화가 어느 순간 '감동'으로 자리하듯이 이번에는 영화 읽기를 통하여 잘 정리된 지식으로도 자리 잡게 된다.

"유대는 로마의 보호를 받는 속주의 일부였지만 그럼에도 유대 고유의 것들인 유일신을 모시고 메시아 신앙을 믿으며 살았다. 시오노 나나미는 유대인과 로마인을 비교하면서 "다신교와 일신교 사회의 차이다. 바꿔 말하면, 수도 로마에도 유대인을 위한 예배당이 있으니까 유대 지방에도 다신교 민족을 위한 신전이 있어도 좋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로마인과, 로마에 유대인에 대한 예배당이 있든 없든 관계없이 유대 왕국에 다른 신들을 모시는 신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유대인의 차이다"라고 쓰고 있다." (책 94쪽)

영화 <당통>은 '프랑스혁명(1789)'의 이해를 요구한다. 프랑스혁명의 배경은 '구제도의 모순'에 있었는데 구체적으로는 부의 심각한 불균형이었다. 그리고 직접적인 원인은 '프랑스 재정의 파탄'이었다. 책은 이러한 내용들을 순차적으로 설명해 나간다.

"전체 인구 2700만 명 중 1신분은 10만 명, 2신분은 40만 명인 약 1.3%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들이 소유한 토지는 약 30%에 달했다. 그럼에도 이들 특권층은 거의 모든 세금에서 면제되었고 교회, 군대, 정부 내의 고위 관직을 독점하고 있었다. 구제도의 모순 중 가장 악랄한 모순은 바로 세금제도와 그 운영에 있어서의 모순이었다. 성직자는 재산과 관련된 모든 세금으로부터 면제되었을 뿐만 아니라 토지는 물론 생산이 있는 모든 것으로부터 10분의 1세를 거두어들였고 귀족들은 토지의 직접세인 타이유세(taille)를 비롯한 거의 모든 재산세로부터 면제되어 있었다." (책 207쪽)

자칫 그 생생함이 덜하거나 지식상 낯설고 때때로 꽤나 멀게 느껴질 수도 있는 역사에 대한 접근을 영화를 계기 삼아 우회적으로 시도해 보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U포터뉴스'에도 보냅니다



영화로 읽는 서양의 역사

김형곤 지음, 새문사(2008)


태그:#영화, #서양사, #역사,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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