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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재
 49재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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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대통령을 보내는 안양시민들 마음은 착잡하기만 했다. 7월 10일 오후 7시, 고 노무현 대통령 49재를 치르려고 안양 시민들이 범계역 부근 문화의 거리에 모였다. 49재는 문화제 형식으로 진행됐다.

원형 무대 위에선 살풀이 굿판이 벌어지고 분향소에는 추모객들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추모객들은 노란종이에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내용을  훑어 보니 '좋은 곳으로 가세요, 우리 마음 속에 영원히 자리할 것입니다'라는 뜻으로 함축된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십구재 추진위원회 이종만(경기 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 위원장은 "인권이 곧 민주주의입니다. 정권은 짧고 인권은 영원하다고 했는데 2년도 안 된 정권이 인권을 후퇴시키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라며 인권 후진국으로 떨어지고 있는 현실을 개탄했다.

홍대봉(한국 불교 태고종 경기중부교구 종무원장) 불성사 주지스님은 불교 형식 추모제를 올렸다. 그 뒤 추진위원장 인사말이 이어졌고 각 단체 지도자들이 추도사를 한 마디씩 했다. 곧 이어 추진 위원들이 공동 헌화를 했다.

추진위원 공동 헌화가 끝난 후 추모 노래가 이어졌다. 귀에 익은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 를 안양시민 김창복씨가 불렀고 '그 하늘 그 향기'라는 노래를 안양 청년단체 회원들이 불렀다. 한국 무용가 이지연씨는 춤으로 슬픔을 표현했다. 행사 마지막 순서는 '시국 선언문 낭독'이다.

김호현 안양대 명예교수 "5월 23일 큰 별이 떨어졌습니다"

평화를 위한 진혼, 무용가 이지연
 평화를 위한 진혼, 무용가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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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현 안양대학교 명예교수는 긴 추모사를 낭독했다. 추모사 제목은 '우리의 영원한 대통령 노무현'이다. 김 교수가 낭독한 추모사 전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5월 23일 새벽 봉화산 부엉이 바위에 큰 별이 떨어져 부서지고 깨졌습니다. 아! 슬픈 새벽이여… 하늘이여 어찌 감당 할 수 없는 형벌을 이 어리석은 백성에게 내리십니까 어느날 대통령이 검사 아이들과 기자 아이들을 불러 놓고 시국 대담을 하다가 호되게 꾸중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이 독이 되어 오늘 그 철없는 아이들에게 해를 당했습니다. 아! 불쌍한 바보여.

'미안해 하지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너무 슬퍼하지 마라 운명이다'

이 말씀 남기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훌쩍 떠나신 당신 여기 남아 울부짖는 저 소리가 들리 십니까. 손녀 딸은 자전거 뒤에 매달고 콧노래를 부르며 봉하 마을을 누비던 농부 할아버지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가죽구두 그 작은 두 발로 반세기 동아 닫혀 있던 군사 분계선을 예쁜 아내 손을 잡고 넘어가 통일의 씨앗을 가져온 위대한 당신이 그립습니다. 개천에서 난 용이여 봉하 마을에 핀 장미여 당신 스스로 바보였던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5월 29일, 당신을 하늘나라로 보내던 날 삼천리금수강산이 울었고 5천만 민족이 울부 짖었고 경복궁 덕수궁 광화문 서울역 광장에 구슬처럼 쏟아져 나온 국민들도 애 터지게 울었습니다. 작년 5월 100만개 촛불이 청와대로 행진할 때 이명박 대통령은 무섭다고 컨테이너 산성를 쌓고 국민앞에 사죄하였습니다.

지난 5월 500만 개 촛불이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에게 다가서니 죽은 대통령은 다시 부활하여 국민 가슴속에 영원히 돌아왔습니다. 당신께서 산자들에게 당부한 귀중한 말씀이 생각 납니다. '민주주의 최후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라는. 맞습니다. 맞고 말고요. 남의 뜻을 받들어 시민의 조직된 힘으로 민주주의 깃발을 하늘까지 올리겠습니다.

봉분 없는 평평한 바윗돌 위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 세웠습니다. 우리는 동작동 국립묘지에 하늘을 찌를 듯 높은 봉분을 자랑하며 영원히 누워 있는 이 대통령 박 대통령 것보다 더 높은 봉분을 쌓겠습니다. 민주주의 봉분, 통일 봉분, 평화의 봉분, 언론 자유의 봉분, 인권의 봉분, 비탄과 분노의 봉분, 그리고 '노무현 시대정신을 하늘까지 쌓아 올리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유포터 뉴스에도 보냈습니다.



태그:#49재,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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