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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남북합의 무효화"에 관련된 기사가 신문에 게재된 날 우연찮게 (가칭)평화재향군인회(http://www.pcorea.net/) 공동대표로 선임된 예비역준장 출신의 이수영 대표(71)를 만나게 되어 공동대표를 수락한 배경과 관련해 즉석 인터뷰를 했다. 그 내용을 요약하였다.

 

- 평화재향군인회 공동대표를 맡으신 계기가 있으신지요?

 
지금까지 나는 일반인들이 소위 ‘수구보수’로 대별되는 사람으로 살아 왔습니다. 1963년 임관 이후 30년 넘게 군생활을 하면서 군에서 제공되는 정보에 익숙해 있다 보니 또 다른 세계나 다른 생각들을 외면하면서 살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전역 후 중소기업을 맡아 근로자들과 몸을 부딪히면서 생활하는 동안 ‘그들 젊은이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들이 어려운 생활을 통하여 장래에 대한 비전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또한 여러 경로의 정보와 다양한 서적을 통하여 우리사회에 내재된 모순이 보이기 시작하고 모든 분야에서 변화와 개혁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무엇을 어디에서 어떻게 개혁하고 변화시켜야 할지를 몰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고민을 하던 끝에 그래도 내가 제일 많이 경험했고, 알고 있는 군분야에서부터 내의견을 제시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곳을 찾던 중에 “평화재향군인회”의 표명렬 대표가 기고한 칼럼과 그분의 저서를 읽고서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자칫 개인적인 야심으로 오해를 받기 싫어 참여정부시절에는 피했던 것이지만 이제는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해서 실행에 옮긴 것 뿐입니다.

 

‘자주국방을 위한 군개혁과 반전평화’를 강조하는 ‘평화재향군인회’의 정신이 평소 내 뜻과 같고, 또한 ‘국민의 안전과 국토방위를 위하여 군은 항시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추되 한편으로는 장차 평화적인 통일조국에서의 주체적이고, 세계적인 민주강군을 건설하는 방안을 뜻 있는 많은 사람들과 고민하고 찾아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에 나의 적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는 뜻에 따라 최종 결심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한가지 오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6.25전쟁을 통하여 희생된 분들이나 봉사한 군선배들을 무시하자는 의도는 없으며, 그분들 나름대로 군발전에 기여한 업적을 도외시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 우리는 세계14위의 경제대국이고 방위산업을 비롯한 IT 등 과학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와 있고, 세계는 지금 숨가쁘게 변하고 있으며, 전쟁을 겪지 않은 젊은 세대들이 우리나라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 군의 정체성을 역사적 관점에서 올바르게 찾고 통일조국에서의 군의 비전을 생각해 보자는 것이 나의 참뜻임을 말하고 싶습니다.

 

- <한겨레>를 애독하시고 한사모(‘한겨레신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준말)회원으로 활동도 열심히 하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그 계기가 있으신지요?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촛불시위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 현장에 나가 보았습니다. 그곳에서 그동안 들어보지 못한 다양한 의견을 들었고, 소위 보수신문들의 진상을 알리는 ‘전단’을 통하여 특히 조선일보의 역사와 친일행위 등 변신을 거듭하는 행태를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지난 광우병 파동 때 보수신문의 언론보도 행태를 보면서 일관성이 없고, 책임의식 없는 그들의 보도태도에 크게 실망을 하였습니다. 따라서, <한겨레>를 찾게 되었고, 이 신문의 일관된 태도와 각종 사회부조리에 대한 과감하고 가감 없는 보도,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더욱이 한반도의 장래에 대하여 역사적인 관점에서 넓고, 깊고, 길게 다루는 보도태도에 매료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겨레신문 씨앗뿌리기운동’에도 참여하게 되었고, 동호인모임에도 참석하게 된 것입니다.

 

- 혹시 본인의 정치적인 성향은 진보, 중도, 보수 어떤 측면이신지요?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먼저 할 말이 있습니다. 지금 이 나라에서 주장하는 ‘진보, 보수’라는 정의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본다면 소위 진보인사들이 오히려 보수가 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고, ‘보수’란 ‘민족 자존’을 지키기 위하여 전통과 문화를 중시하고 사대주의에 반대하며, 그들의 것을 굳건히 지켜가면서 타민족, 또는 나라들과 협력해 나가는 정신을 뜻한다 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보수도, 일본의 보수도 이렇지 않은가요? 단지 반 공산주의를 강조한다고 해서 보수라고 하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우습지 않은가요? 이렇게 본다면 나는 진정한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하며, 이에 한마디 더 보태자면 ‘발전적 변화’를 끊임없이 추구하고자 하는 ‘보수개혁주의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존경하는 분과 닮고 싶은 분이 계시면 말씀해주십시오

 

존경하는 인물은 이순신 장군입니다. 그 분의 능력 이전에 그 분은 국가와 국민에 대한 마음가짐이 수도자 이상인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 시대의 엘리트였고, 많은 백성의 존경과 흠모를 받으면서 개인적인 욕망과 야심도 있었을텐데 무능하고 부패하고, 끊임없이 본인을 괴롭힌 왕조에 대하여 일관된 충성심을 보인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을 때 그것은 환란속에서 신음하는 백성들을 먼저 생각하셨던 때문이라고 봤습니다.

 

어쨌든 왜적의 무리에게 나라를 빼앗겨서는 안된다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을 하셨으며, 아울러 명나라한테도 멸시를 당해서는 안된다는 민족자존의 정신을 지키기 위하여 일진을 던지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 마음이 시리도록 내 가슴에 전해옵니다.

 

그리고 닮고 싶은 사람은 저는 단연코 '체 게바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그는 사회주의자 또는 공산주의자가 아닙니다. 그는 진정한 휴머니스트‘입니다. 그는 의사로서 소외된 어려운 사람들의 육신의 병과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데 일생을 바친 분입니다. 그와 함께 따라다니는 수식어인 ’사회주의, 공산주의‘는 그 실천 과정에서 잠시 이용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쿠바에서의 혁명이 성공한 후 고위직과 안락한 생활을 보장받았음에도 그것을 거절하고, 또 다른 소외지역의 주민들을 위해 갔다가 희생되지 않았던가요? 사실, 우습게 들릴지도 모르겠는데요, 다음의 생이 있다면 나는 의사가 되어서 ‘체 게바라’처럼 살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육사 출신의 예비역 장군 출신이라는 이수영 평화재향군인회 공동 대표를 처음 만났을 때 먼저 떠오른 단어가 ‘수구꼴통’이었다.

 

그런데, 본인의 생각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단 몇 분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평소 가지고 다니던 ‘취재수첩’을 꺼내들고 인터뷰 형식으로 전환을 해서 질문을 드리고 답변을 받아적는 형태로 결례(!)를 무릅쓰고 진행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느끼는 점은 ‘야! 참 이 시대에 진정으로 존경하고 배워야 하는 참다운 어른(!)의 전형적인 모습’이 바로 이 분의 모습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 분은 육체적인 나이는 비록 71세지만 정신만큼은 20대 청년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 진정한 청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덧붙이는 글 | 미디어다음에도 송고하였습니다.


태그:#평화재향군인회, #평군, #이수영공동대표, #표명렬대표, #민주군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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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민족과 국가가 향후 진정한 자주, 민주, 통일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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