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시대 상황과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잘 나갈 때 조회수 등의 기억에 연연해선 안 된다. 케이블 방송 채널이 많이 생겨난 지금, 공중파 방송에서 시청률 40%를 넘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다매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기존 체제 속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미디어환경을 어떻게 선도하느냐 고민하고 획기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 13일 열린 <오마이뉴스> 제4기 시민기자편집위원회 제9차 정기 회의에서 나온 발언 중 한 대목이다. 이번 9차 정기회의에서는 2.0 개편 이후 변화된 상황을 비롯해 올해 들어 <오마이뉴스>가 진행하고 있는 특별기획들에 대한 평가, 시민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사쓰기 제안과 기사내용의 사실 관계 확인 문제, 총선 대응 전략 등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곽진성 유태웅 이종필 임정훈 최육상 최형국 등 6명의 시민기자 편집위원들이 참석했으며, 본사에서는 성낙선 편집부장과 김병기 부국장(사회·문화 데스크), 김미선 시민기자전략팀장 등이 함께 했다.

 

기사수와 조회수 줄어... 다양한 글쓰기 모색 중

 

"2.0 개편 이후 6개월여가 지난 현재 전체적인 방문자 수는 줄지 않았지만 개별 기사들의 조회수는 다소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서비스되는 내용들이 많아져서 독자들의 시선이 분산되는 것 같다. 상근기자 취재 체계를 일부 개편한 데 이어, 시민기자들이 이슈를 좀 더 따라잡는 기사를 쓸 수 있도록 '기사쓰기 제안' 등 다양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개편 이후 변화된 상황을 점검하면서 한 편집위원이 "시민기자들의 기사 송고가 줄었고, 기사가 화면에 배치되는 시간이 길어진 것 같다"고 지적한 데 대한 본부 측이 내놓은 답변 내용이다.

 

성낙선 부장은 "기사량과 조회수 등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철저한 기획을 통해 상근기자의 기사 질을 높이는 한편 시민기자들의 기획기사를 늘릴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다른 편집위원은 "조회수 등이 준 것은 <오마이뉴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인터넷 매체의 출현에 따른 미디어환경의 일반적인 변화일 것"이라고 지적하며 "조회수에 집착하기 보다는 다른 매체들을 냉정하게 분석한다거나 편집권을 시민기자에게 부여하는 방안 등 창간에 버금가는 획기적인 시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선 팀장은 "'시민참여저널리즘'과 '열린 진보'를 지향하는 언론사로서의 기능을 동시에 구현하려는 <오마이뉴스>의 '시도'는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참여뿐만 아니라 언론의 비판 기능을 어떻게 함께 활성화 시킬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말을 이었다.

 

또 다른 편집위원은 "2.0의 화두는 '소통'이라고 보는데 결국 소통이 미흡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C사이트나 N사이트의 2.0이 실패한 것에 비해 D사이트는 성공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안별 기사들을 한 눈에 보여주고 딸린 댓글들을 묶는 등 기술적인 보완을 통해 토론의 장을 만들어 주면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성낙선 부장은 "독자들의 기호가 변화한 것도 사실이다"고 전제하며, "정치와 사회, 사는 이야기 기사뿐만 아니라 현재는 여행을 비롯해 문화와 역사 관련 기사들이 잘 읽히고 있다"고 개편 이후 변화된 상황을 독자들의 시선으로 바라봤다.

 

시의성 있는 글쓰기 위해 '기사쓰기' 제안 계속할 것 

 

이어진 논의에서는 '백인보-희망을 만드는 사람들'(8회 진행)과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14회 진행) 등 올해 들어 진행하고 있는 특별기획들에 대해 점검했다.

 

김병기 부국장은 "윤구병 선생을 다룬 백인보의 첫 기사 같은 경우 출발은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무기력한 진보가 아니라는 것을 생생하고 다양한 이야기로 보여주기 위해 내용의 차별화와 함께 생경함 등 형식의 다양함도 폭넓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선 팀장은 "'나홀로 입학생…'은 13회를 시민기자들과 기획안을 사전에 공유해 기사를 작성했다"며 "다만, 기획한 기사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다보니 시점과 내용, 형식 등이 비슷비슷한 문제점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입학생들을 모아 오마이스쿨에서 공동입학식을 추진하고, 사진과 동영상을 묶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한 편집위원은 "시민기자들이 학교로 취재를 나갈 때 꼭 해당 교육청 등에 공문을 넣어 주면 좋겠다"며 "그렇게 근거를 남겨놓으면 향후 폐교가 되는 것을 막는 등 학생들의 편의를 봐줄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시민기자들에게 제안하는 '기사쓰기'에 대해서 성낙선 부장은 "시의성이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는 시민기자들의 기사를 보완하며 주요하게 배치하려는 시도로 기사쓰기를 도입했다"며 "주제별로 4개에서 19개까지 들어오는 등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고 말해 이후에도 기사쓰기를 적극 활용할 것임을 못 박았다.

 

'오마이광장'을 통해 최근 공지했던 '시민기자들이 쓴 기사의 사실관계 사과'에 관련해서도 논의가 있었다. 김미선 팀장은 "기사 내용의 사실관계가 잘못된 경우가 있는데, 오보였을 경우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편집위원은 "해당 기사를 쓴 시민기자들이 실수를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자칫 의욕을 잃을 수도 있다"며 "편집부에서 좀 더 세심하게 시민기자들의 기사를 점검해 달라"고 조언했다.

 

4·9 총선, 재미있고 냉철하게 접근하자

 

다음 달로 다가온 총선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김병기 부국장은 "총선 특별면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인데, 격전지를 중심으로 의제를 설정해 지역별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시민기자들과 결합해 일기식으로 보도를 하는 등 여러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편집위원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참여하는 '여론조사' 도입을 제안한다"며 "홈페이지에서 00배틀 등 실시간으로 수치화된 결과를 보여주면 충분히 흥행몰이가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조중동 등 타 언론매체의 총선 보도성향을 분석, 여론을 농간하지는 않는지 등을 정량화해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 영역에서도 <오마이뉴스>가 비판과 감시 역할을 치열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편집위원들은 자신이 사는 지역의 총선 관련 기사를 생산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자신이 속한 지역구에서 펼쳐지는 생생한 선거 현장부터 시민기자의 눈으로 짚어보자는 것이다. 이는 전국에 걸쳐 5만여 명이 넘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에게 선거보도의 여러 유형을 앞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밖에 시민기자의 대우문제 등 여러 이야기들이 나왔다.

 

한 편집위원은 "종종 취재를 하다보면 '비표(기자증)'가 요구되는 취재를 할 경우가 있는데, 그때마다 본부와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미선 팀장은 "본부에서 비표 발급에 대한 정확한 원칙과 규칙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다른 편집위원은 "'뉴스게릴라를 찾아서' 연재의 경우 시민기자들을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시민기자가 시민기자를 취재해 올리는 등 시민기자들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 편집위원은 "사소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메인면에 주요하게 배치되는 기사에 '오자'가 눈에 많이 띈다"고 지적했다. 또 "교사인 시민기자들이 많은데, 교육기자단 등을 구성해 정부 초기부터 말이 많은 공교육 안정화와 사교육, 영어몰입 교육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파헤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태그:#시민기자편집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전북 순창군 사람들이 복작복작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