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처했던 현대 유니콘스 야구단이 새로운 주인을 찾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0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서 창업투자사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와 제8구단 창단 조인식을 열었다. 외형은 해체 후 창단이지만 사실상 현대 야구단 매각과 다름없다.

이제는 단장 SBS 해설위원과 KBO 기술위원이던 박노준씨는 앞으로 프로야구단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 단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 이제는 단장 SBS 해설위원과 KBO 기술위원이던 박노준씨는 앞으로 프로야구단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 단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 SBS 홈페이지


센테니얼은 현대 야구단의 선수를 전원 인수할 계획이며 구단 사장은 이장석(42) 대표이사, 단장으로는 박노준(44) SBS 해설위원 겸 KBO 기술위원을 선임했다.

1970년대 선린상고(현 선린인터넷고) 소속으로 동대문야구장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선수에 뽑히기도 한 박노준씨는 야구인 출신 첫 단장을 맡게 됐다.

센테니얼은 기존 한국 프로야구 구단과 차별화되는 운영을 보일 방침이다. 120억원의 가입금을 내고 참여는 하지만 팀 이름은 스폰서 기업의 명칭을 앞세우는 이른바 '네이밍 마케팅'을 최초로 도입한다.

새롭게 창단할 제8구단의 연고지는 당초 KT의 창단 조건과 같은 서울이며 홈구장은 목동구장을 사용하게 된다.

[기대] 프로야구,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

이번 센테니얼의 프로야구 참여는 여러가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센테니얼의 이장석 대표이사는 "운영 및 경영 전략은 아직 말할 수 없지만 기존 구단과 다른 체제가 될 것"이라며 "투자를 받아 자생적인 구단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목표는 흑자운영"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대표이사의 말에 따르면 센테니얼은 뒤에서 운영만 할 뿐이며, 선수들의 유니폼은 스폰서 기업의 명칭이 새겨질 예정이다. 이른바 운영의 주체와 홍보의 주체가 완전히 나뉜 것이다.

센테니얼의 등장은 특정 기업의 홍보 수단에 그쳤던 프로야구단에도 큰 변화를 줄 전망이다. 철저한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기업이 참여하면서 최근 프로야구에 부는 구조조정 바람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일단 센테니얼은 홍보를 바라는 스폰서 기업을 물색할 예정이다. 여기서 연간 100억여원을 지원받고 각종 서브 스폰서를 통해 운영비를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뼈를 깎는 구조조정도 예정되어 있다. 매각협상 때부터 거론되던 프런트 및 코칭스태프 고용승계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전망. 사장과 단장이 미리 임명되면서 프런트의 구조조정은 이미 시작됐다는 게 야구계 안팎의 공통된 견해다.

[우려] 새로운 모델, 과연 성공할까?

비시즌에 더 바빠진 KBO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번 겨울에 시즌 못지 않게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비시즌에 더 바빠진 KBO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번 겨울에 시즌 못지 않게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이호영



센테니얼의 프로야구단 참여로 급한 불은 껐지만 걱정해야 할 부분은 아직 남아 있다. 우선 센테니얼이 꿈꾸는 흑자 경영과 시스템이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아주 생소하다는 점이 걸림돌.

이장석 대표이사는 흑자 경영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그것은 최상의 시나리오가 맞아 떨어질 때나 가능한 얘기다. 때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계획이 틀어질 수 있고 그에 따라 야구단의 운명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는 데 구조적인 약점이 있다.

센테니얼이라는 기업 자체도 인지도가 너무 떨어져 실체가 모호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와 비슷한 부동산 투자회사 프로스테이트 홀딩 컴퍼니도 프로야구에 참여하려다 매각협상 과정에서 스스로 포기한 적이 있다.

센테니얼, 프로스테이트 모두 흑자 경영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으나 언제든지 경영난에 부딪칠 수 있는 우려가 있다는 점 또한 비슷하다. 소위 '수 틀리면' 얼마든지 발뺄 수 있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러한 경영을 다른 구단에서 쉽게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다. 센테니얼의 참여는 8개 구단 사장단들의 모임인 KBO 이사회와 구단주 총회에서 동의를 해야 가능하다. 그간 수백억의 적자를 감수하며 운영을 해왔던 기업들이 "처음부터 흑자를 노리고 왔다"며 당당히 외치는 센테니얼을 웃으며 받아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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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테니얼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 이장석 박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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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동작구위원장. 전 스포츠2.0 프로야구 담당기자. 잡다한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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