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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간단히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안사말을 하는 오연호 대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간단히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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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한일친구만들기' 행사가 20007년 11월 30일부터 12월 2일까지 강화도에 위치한 오마이스쿨에서 열렸다.

오마이뉴스  재팬과 오마이뉴스 한국판 시민기자인 야마다 타카코씨와 그의 두 자녀
▲ 가장 어린 참가자 오마이뉴스 재팬과 오마이뉴스 한국판 시민기자인 야마다 타카코씨와 그의 두 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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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민기자 21명, 한국 시민기자 20명 등 시민기자 참가자 41명, 일본 스태프 3명, 전문통역 1명, '동아세아 문화유산 답사회' 조민재 대표, 통역자원봉사자 5명, 전체 행사를 담당한 이병선  부국장, 민경진 국제부 차장, 김귀현, 강지은 기자 등 총  55명이 함께 한 '제 2회 한일시민기자 친구만들기' 행사는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 정신을 비교적 잘 살려 무리없이 진행한 프로그램으로 일본 참가자들의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다.

"언니! 보고 싶었어요!"를 외친 일본 시민기자 노리꼬

 왼쪽 이명옥,가운데 노리꼬, 오른쪽은 안소민 기자
▲ 한일 주부기자 삼총사 왼쪽 이명옥,가운데 노리꼬, 오른쪽은 안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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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한일친구만들기 행사에 참가 한 후, 올 6월에 개최된 제3회 세계시민기자 포럼, 이번 제2회 행사까지 적극적인 참여를 보이고 있는 일본 주부 시민기자 마쓰야마 노리꼬(松山紀子)는 나를 보자마자 "언니, 언니!  보고 싶었어요!"를 외치며  반갑게 손을 내민다.

몇 개월 사이에 한국말이 많이 늘었다. 노리꼬를 반갑게 맞아 해 줄 인사말 한마디도 일본말로 익혀두지 못한 내 자신의 게으름이 새삼 부끄러워진 순간이었다.

두리번거리며 전에 만난 김혜원, 안소민 기자를 찾는 눈치더니 "안소민 기자 안 오느냐?"고 물어온다. 전주에서 일정을 마치고 밤 10시쯤 도착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해 주었더니 고개를 끄덕였지만 도착할 때까지 두 번이나 "아직도 안 왔느냐?"고 물어왔다. 다음날까지 김혜원 기자의 소식을 궁금해 하기에 전화를 걸어 통화로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더 일찍 만났더라면 좋았을 뻔했어요"

이번 행사는 오마이스쿨에서 진행되어 공식 일정 후 자유 시간 활용이 용이했다. 모닥불 가, 세미나실, 식당 등 어디서건 삼삼오오 모여 잠을 줄여가며 고구마를 구워먹고, 술잔을 나누면서 서로 궁금한 점을 물으며 친밀해졌다. 이번 참가자들은 TV 디렉터, 스포츠 마니아, 비영리활동법인, 환경보호, 평화인권 활동 등 정말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관심사를 가지고 열정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들이었다.

NPO 단체 활동가인 오타니 노리후미씨
▲ NPO단체인 특정비영리활동법인 활동가와 함께 NPO 단체 활동가인 오타니 노리후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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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오타니 노리후미(木谷 憲史)씨는 5년 전부터 NPO( Non Profit Organization) 단체인 '특정비영리활동법인'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정비영리활동법인'은 지진의 피해가 잦은 큐슈의 미나야마현에서 정보활용이 용이하지 않은 어르신들에게 컴퓨터 사용법과 영어를 가르치고 정보육성사업과 향상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 비영리민간단체다.

한 달 전 오마이재팬의 시민기자가 된 그는 그가 활동하는 단체가 지향하는 바가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 정신과 일맥상통한다고 느껴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고 한다.

내가 정부 주관 사회적 일자리인 저소득층 어린이들의 학습과 맨토링을 겸하는 방과 후 교사라는 사실을 알고는 '어떤 자세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그들에게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또 '우리나라의 NPO나 NGO 활동 현황' 등 이것저것을 물어왔다.

그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한국에서 만나다니 기분이 좋다. 좀더 일찍 만났더라면 좋을 뻔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오마이스쿨에 '한일시민기자 친구만들기' 섹션을 만들어 인터넷 상에서 서로 교제를 이어가고 서로 언어를 가르쳐 준다면 그동안 미루던 한국어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서로를 잠시나마 떠올릴 기억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순간이었다. 어린왕자의 '길들이기'가 시작된 것이다.

선대식 기자와 이시가와 마사유키씨
▲ 평화 수호는 인간의 권리 수호 선대식 기자와 이시가와 마사유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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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통제구역에 가서 안개에 싸여 보이지 않는 북한을 바라보던 고마끼 미도리씨는 가방에서 석 장의 천을 꺼내들었다. 석 장의 천에는 각각 'NO BASE(미군기지 주둔반대)', 'PEACE (평화)' 그리고 인권과 평화를 위협하는 모든 전쟁 활동을 반대하는 일본국헌법 제 9조가 쓰여 있었다. 그녀는 평택 미군기지 이전과 한국이 일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평화와 인권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아오야기 시게오씨와 부인 아오야기 노리꼬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작별인사와 소감을 말하는 아오야기 시게오씨 아오야기 시게오씨와 부인 아오야기 노리꼬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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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를 타다가 부상을 당해 식물인간이 되었다가 의식을 회복한 뒤 열정적으로 오마이재팬 시민기자 활동을 하고 있는 아오야기 시게오(靑柳茂雄)씨는 이렇게 인사말을 했다.

"사고 후 처음 시도하는 여행이라 걱정이 됐다. 하지만 한국분들이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고 몸도 생각보다 좋아 만족한다. 아내가 첫날 살얼음이 낀 도랑에 빠졌는데 수영을 못하는 아내로서는 처음으로 수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이곳의 공기가 좋아 여기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살려면 먼저 집을 구해봐야 할 것 같다.(웃음) 우리집은 후지산이 바라다 보이는 곳이다. 후지산을 보러 오시는 시민기자가 연락을 한다면 기꺼이 안내를 해주겠다. 고맙다."

이미 친구가 되었는데 말이 좀 안통하면 대수인가요?
▲ 룸메이트이 일본인 친구의 흰머리를 뽑아주는 이승숙 한국시민기자 이미 친구가 되었는데 말이 좀 안통하면 대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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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작년 일본에 갔을 때 우리들의 소통 언어는 '쓰미마생' 한 가지였다. 이렇듯 일어를 모르는 나는 이번 역시 소통이 가장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비록 손짓, 몸짓, 영어 단어, 일어 단어, 한자쓰기까지 온갖 유치한 방법을 동원하고도 안 되면 통역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서로의 일상적인 궁금증을 풀어내는 열혈 한일 참가자, 창덕궁 관람을 마친 후, 일본인들에게 작별의 인사를 하자 목을 꼭 껴안고 "안녕히 계세요"라고 인사하던 그들 중 누군가는 오마이재팬의 또 다른 노리꼬로 남으리라는 희망 때문에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한다면...

세계 각국의 시민기자들, 혹은 일본 시민기자처럼 다른 나라에서 온 시민기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큰 행사들은 꼼꼼한 사전 점검을 통해 매끄럽게 진행해야 신뢰감이 형성된다.

행사를 마친 후 단체 기념촬영을 했다.
▲ 2007 '한일시민친구만들기' 행사를 마친 후 단체 기념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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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세계시민기자 포럼'을 통해 처음 한국을 찾은 노리꼬는 찜질방과 명동 순례, 창덕궁 관람을 기대하고 왔다고 한다. 그러나 당일 행사 진행상의 이유 등으로 창덕궁 관람을 하지 못했고 원하던 찜질방도 가지 못하고 돌아갔다.

일정에 밀려 주체측이 일방적으로 취소한 프로그램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도 하지 않았던 터라 매사 분명함을 추구하는 일본인답게 이해할 수 없는 우리 태도에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미안한 마음에 노리꼬에게 이번 행사는 어땠는지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6월에 세계시민기자 포럼에 참가했을 때 찜질방 체험을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찜질방을 가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또 한미 FTA저지 집회로 인해 창덕궁 관람이 취소돼서 유감이었는데 이번 행사에 창덕궁 관람을 일정에 넣어줘서 고맙다. 닭도리탕도 일본인들이 먹기에 부담이 없는 정도의 매운맛이다. 배려에 감사한다."

저 모닥불처럼 한일친구만들기에 참가한  기자들의 열정 또한 타오르기를 소망해 본다.
▲ 우정도 뜨겁게 달아오르길 저 모닥불처럼 한일친구만들기에 참가한 기자들의 열정 또한 타오르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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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질방 체험에 대한 일본 시민기자들의 반응은 남녀 상관없이 의외로 좋았다. 지난 번 취소된 창덕궁 관람 역시 일본 시민기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준 듯했다.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인사동 순례도 그들의 기억에 남았을 것이다.

아쉬움을 줄이기 위한 뱀다리

다른 행사에 비해 비교적 매끄럽게 진행된 행사지만 아쉬운 점들이 왜 없겠는가. 그 중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을 적어보자면 이렇다.

일회성의 이벤트 행사가 아닌 지속성을 지닌 정기적인 행사라면 연간 행사일정표에 대략의 시기와 참여인원, 그 해의 행사 주제가 정해져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행사에 대한 충분한 의견수렴과 사전 준비는 필수요건일 것이다.

행사 주제나 일정을 정하기 전에 참여를 원하는 시민기자들에게 충분한 의견수렴을 한 뒤 일정표를 짠다면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훨씬 높아질 수 있다. 이번 행사의 경우 주제 진행 수위가 높아 조금 지루하고 이해가 어려웠다는 아쉬움이 있다.

물리적으로 명함과 자료집 이름표가 행사의 흔적으로 남았지만 한일시민기자들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남겨졌을까?
▲ 일본 시민기자들에게 맏은 명함들 물리적으로 명함과 자료집 이름표가 행사의 흔적으로 남았지만 한일시민기자들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남겨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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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의 정신으로 전문 정책 연구가가 아닌, 참가자인 한일 시민기자 서너 명을 패널로 삼아 한일 간의 관계나 양국 역사에 대한 인식을 살피는 정도에서 전문가가 핵심 주제를 짚어주는 짧은  동영상을 방영했다면 훨씬 오마이뉴스다우면서도 참가자들의 성취감도 높아지지 않았을까?

또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참가자 프로필과 개인의 관심사에 대해 적어도 행사 일주일 정도 이전 메일을 통해 전해주어 참가자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태그:#한일친구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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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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