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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내에 시민기자가 요구하는 사항은 불만을 토로하는 정도로 인식하는 등 상근기자 나름의 정서가 존재하지 않는가. 시민기자는 흘러가는 물처럼 다음 시민기자로 계속 채워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는 오마이뉴스 제4기 시민기자 편집위원회 11월 정기회의에서 나온 지적이다.


지난 8일 오후 7시 오마이뉴스 본사에서 열린 편집위 회의에서는 '상근기자와 시민기자의 소통과 대우 문제'를 중요하게 다룬 것을 비롯해 대선보도와 대선특별취재팀 활동, 삼성 비자금 보도, 기타 오마이뉴스의 여러 현황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곽진성·유태웅·이종필·임정훈·전대원·최육상·최형국 시민기자 등 편집위원 7명과 오마이뉴스 측의 성낙선 편집부장·김태경 부장·김대홍 기자 등 3명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오마이뉴스는 시민기자에 대한 인식 분명히 해야


우선, 최근 기자게시판 등에서 불거졌던 시민기자와 상근기자의 문제에 대해서 편집위원 전원은 심각한 우려와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한 편집위원은 "일부이지만 상근기자가 시민기자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간혹 생기는 문제는 심각하다"며 "상근기자에 대한 내부 징계 사실을 시민기자에게 제때 알려주지 않는 등 오마이뉴스의 대화 부족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편집위원은 "시민기자를 가볍게 여기는 듯한 상근기자의 정서가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물으며 "시민기자가 흘러가는 물은 맞겠지만 다시 채워질 것이라며 본부가 그냥 흘려보낸다면 상근기자와 시민기자 사이에 생기는 이와 같은 문제는 지속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성낙선 부장은 "이번 일은 변명할 여지가 없이 명백히 상근기자가 잘못한 일이다"면서 "상근기자와 시민기자를 차별하지 않는 것은 오마이뉴스의 원칙이지만 본부가 아무리 강조해도 시민기자들이 차별을 받는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결국 소통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또 다른 편집위원은 "이번 일은 '모든 시민은 기자다'는 오마이뉴스의 핵심가치를 거스르는 중대한 사건이다"며 "오마이뉴스는 시민기자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민기자에 대한 인식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성 부장은 "본부의 젊은 기자들과 신입 기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앞으로 이러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상근기자와 시민기자가 공존하는 데 따라 발생하는 오마이뉴스의 문제들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게 나왔다.


한 편집위원은 "본부와 소통하는 기회와 시간이 많은 편집위원임에도 가끔씩 오마이뉴스의 벽을 느낀다"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제안이나 의견수렴을 거친 건의에 대해서는 옳다, 잘못됐다 등 적절한 답변이 신속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다른 편집위원은 "'시민기자는 왕이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상근기자와 시민기자 사이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당 시민기자의 기사배치에 차별이 생기지는 않는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김대홍 기자는 "시민기자가 차별 등을 이야기하는 데에는 상근기자에게 갖는 막연한 기대감도 어느 정도 작용하는 것 같다"며 "오마이뉴스의 존재 이유는 시민기자가 있다는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에 또 다른 편집위원은 "누구나 시민기자가 될 수는 있으나, 아무나 시민기자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오마이뉴스의 편집권을 인정하지만 그 권리가 시민기자들을 향해 남용되거나 확대되는 경향은 분명히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선 이후 취임식, 총선까지 겨냥한 기획 나와야


오마이뉴스의 대선보도 방향과 시민기자들로 구성한 대선특별취재팀의 활동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대선특별취재팀을 새롭게 담당하게 된 김태경 부장은 "사진과 동영상 기사는 많은데 비해 다른 분야의 활동은 저조하다"고 지적한 뒤, "게시판을 활용해 후보들의 일정을 공지하고, 시민기자와 정치부를 연결해 기사거리의 발굴과 제안 그리고 의견 수렴을 차츰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편집위원은 "대선은 인물중심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오마이뉴스는 이번 대선이 갖는 의미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이어 "이명박이 갖는 경제성장의 문제와 이회창이 지니는 이념·정체성의 문제 등이 대선의 화두라면 적어도 오마이뉴스는 이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야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다른 편집위원은 "대선후보 취재는 상근기자가 아니라 시민기자가 할 때 또 다른 기사거리를 생산할 수 있다"며 "대선후보와 악수하고 말 한 마디 나누는 게 상근기자에겐 아무런 일이 아닐 수 있지만 시민기자에겐 아주 특별한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편집위원은 "보수 후보의 양 강 구도로 인해 이번 대선이 흥미가 떨어졌다고 이야기하는데 단지 집권에만 관심을 가져서 그렇다고 본다"며 "대선을 다양한 놀 거리라고 생각한다면 12월 19일이 끝이 아니라 대통령 취임식과 총선 등 놀 수 있는 일들은 계속해서 생긴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한 편집위원은 "대선 취재 현장의 접근성을 높여줄 수만 있다면 좋은 기사를 쓸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시민기자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본부에서는 시민기자들이 기사를 쓸 수 있는 계기를 자꾸 마련하고 그런 자극을 계속 줘야 한다고 본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매월 이 달의 좋은 잉걸상 뽑아 시상하겠다


삼성 비자금과 관련해서는 "오마이뉴스의 삼성에 대한 독립성은 어느 정도인가"라는 직접적인 질문이 나왔다.


성 부장은 "오마이뉴스의 최대 광고주 역시 삼성이지만, 독립성은 100%에 가깝다"고 답했으며, 김 부장은 "하지만 현재 경제부 담당 기자가 1명에 불과해 삼성에 대한 집중취재나 기획기사 생산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한 편집위원은 삼성 관련 기사를 논하며 "모 포털사이트에 블로거 글이 많이 올라오는데 초기화면에 노출해도 조회 수가 1만 건이 안 된다"며 "몇 십만 건의 조회 수가 나와야 정상인데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밖에 초기화면에 영문표기만을 쓰는 오마이뉴스 제호를 한글과 함께 쓰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재정문제와 기업이미지 변경 작업이 맞물리기에 시간이 다소 걸린다는 답변이 나왔다.


오마이뉴스 주간지를 사는 이야기 등의 문화주간지로 전환하자는 의견에는 사는 이야기와 문화 기사만으로 지면을 채우는 것은 양적으로도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만 주간지에 시민기자의 기사를 늘려가는 방안을 찾겠다는 선에서 논의를 마무리했다.


한편, 편집위원 전원은 매월 시민기자가 쓴 잉걸 기사들 중에서 '이 달의 좋은 잉걸상'을 뽑아 기자게시판 등을 통해 공지하기로 결의했다. 이는 시민기자가 쓰는 기사는 잉걸 기사든 오름 기사든 모두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새기자는 뜻에서 모아진 의견이다.


또한 물리학을 전공한 편집위원을 향해서는 '정치물리학 기획' 기사를 써보자는 색다른 제안도 나왔다. 부패 정치인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나 국회를 점거할 수 있는 최소 인원 등 정치와 물리를 더하면 재미있는 기획이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대선후보가 아닌 후보 자녀 등 가족을 통해서 대선후보를 알아보자는 의견도 나왔다.


태그:#오마이뉴스, #시민기자편집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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