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이케가미 료이치 작품으로 선 굵은 남성 드라마다
▲ 생추어리 이케가미 료이치 작품으로 선 굵은 남성 드라마다
ⓒ 학산문화사

관련사진보기


권불십년화무십일홍(權不十年花無十日紅)이라, ‘권세는 십년을 가지 못하고, 꽃은 십일을 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권력이란 물 흐르듯 흘러야 하지만, 누릴 수 있는 자리에 오르면 이상하게 고인 물처럼 된다. 더구나 그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동원하기도 한다.

여기 정치판을 속속들이 파헤치는 두 작품이 있다. 일본 정치판이 그 무대인데, 주인공이 일본총리를 목표로 한다는 것과 정치에는 돈과 여자·주먹이 꽈배기처럼 서로 엮여있다는 점도 같다.

정치가가 국민들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건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마찬가지로 이 책에는 어떻게 하면 국민들에게 존경받고 신뢰받는 정치가가 될 수 있는가가 들어있다. 그래서 현재 정치가는 물론이고 정치지망생에게도 권하고 싶다.

‘법률이 미치지 않은 성역’이라는 뜻인 <생추어리>는 권력에 대한 두 남자 투쟁을 그린 선 굵은 정치 드라마다. <크라잉 프리맨>으로 잘 알려진 작가 이케가미 료이치는 70년대 초반 첫 작품을 낸 뒤 오늘날까지 일본 극화계를 대표하고 있다. 사진을 보고 그린 세밀한 동작을 비롯해 힘 있는 펜선은 한국 극화는 물론 홍콩 만화에도 꽤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는 글을 쓰지 않고 글 작가와 함께 작품을 한다. <생추어리>는 <닥터 쿠마히게> 글 작가인 후미무라 쇼가 썼다.

이케가미 료이치 만화는 다분히 마초적이다. 그의 작품 속에서 여성은 낮은 비중을 차지할 뿐만아니라 성(性)적 측면이 필요이상 두드러지며, 남자에게 절대 순종한다. 그래서인지 이 작가 영향을 많이 받았던 한국 만화계도 남성우월주의가 넘치고 또 인기도 있다.

호죠와 아사미는 부모를 따라 캄보디아에 갔다가 죽을 고비를 맞지만 겨우 살아난다. 성장한 그들은 일본을 바꾸겠다는 생각을 한다. 한사람은 폭력세계에서, 다른 한 사람은 현실정치에서 개혁하고자 한다. 이들뿐 아니라 이 작품에는 새로운 일본을 만들고자 하는 젊은 영웅들이 야심을 앞세우며 튀어나온다. 

작가는 일본이 90년대 정체를 기록하게 된 것은 정계 우두머리들이 썩었기 때문으로 일본이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모험심 강한 젊은이들 힘이 필요하단 얘기를 하고 싶은 모양이다. 현실 정치와 경제에 대한 분석과 비판은 매우 정확하다.

결국 호죠는 전국 야쿠자 조직을 통일하고 아사미는 소선거구제로 바뀐 일본 새 총리가 된다. 하지만 아사미는 캄보디아에서 당한 인체실험이 문제가 되어 호죠 품에서 죽는다.

일본 정치에 대한 교과서
▲ 정치 9단 일본 정치에 대한 교과서
ⓒ 삼양출판사

관련사진보기


노련한 정치인을 보통 ‘정치 9단’이라고 한다. <정치 9단>은 <시마 과장>으로 유명한 히로카네 겐시 작품으로 한 회사원이 아버지 죽음으로 느닷없이 정치에 입문하게 되고 아버지 죽음에 관한 비밀을 파헤쳐가며 끝내는 내각총리대신이 되어 일본 정치 정점에 서는 내용이다. 시마 시리즈가 일본식 경영교과서라면 이 작품은 일본정치에 대한 교과서라 할 수 있겠다.

나이 서른아홉 평범한 회사원인 주인공 카지 류우스케는 정치가이며 지방 유지였던 아버지가 귀갓길에 갑작스런 차 사고로 죽자 정치계에 뛰어든다. 일본은 아버지가 정치인이면 그 후광을 이어받아 자식도 정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일본 총리가 된 후쿠다도 그렇다.

카지 류우스케는 아버지 기반이 있다고 해서 잘나가지는 않는다. 첫 선거에서는 패배하고 정계에 들어와서는 뜬소문과 공작정치에 빠지며 모시고 있던 총리가 갑작스런 죽음을 맞아서 소속 정당이 와해되기도 한다.

이 작품의 장점은 미국과 북한 관계에서 한국이나 일본이 취해야 하는 행동이나 중국을 상대로 하는 정치외교적인 자세,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과 전쟁을 도발했을 경우들에 대한 대처가 자세히 나와 나름 지식도 쌓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본인 입장에서 한국 문제를 살펴보는 재미까지 있다.

나이가 들면 보수화되는 ‘연령 효과’라는 게 있다. 이들 작품을 그린 작가는 그래서인지 보수화 됐고 그 생각은 만화에 그대로 녹아있다. 두 작품 다 깨끗한 정치를 추구하고 진정 국익을 위해 일하는 정치인 상을 제시한 것은 좋지만, 외교에 있어서는 자의적 해석에 머문다. 일본인 눈으로 보고 그린 작품이라 우리 눈으로 보면 거북한 면이 있으니 걸러내면서 봐야 한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