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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민주화를 바라는 <경향신문>의 뜻있는 선택

버마 민중들의 민주화 요구가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다. 하지만 버마 군사정권은 군대를 동원해 평화적인 시위대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발포하고, 민주화 인사들과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연행, 감금시키고 있다. 이에 버마 민주화를 바라는 전 세계 언론의 관심과 시민들의 지지, 응원도 매일같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늘(29일) <경향신문>은 "버마 군사정권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유혈진압한 사태를 계기로 오늘부터 국명을 미얀마가 아닌 버마로 바꿔 표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1988년 민주주의를 촉구하는 수많은 시민들을 학살한 군부세력은 시민 저항을 분쇄한 이듬해 일방적으로 국호를 미얀마로 변경했지만, 다수의 버마인, 버마망명자,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시민단체, 세계의 유수의 언론은 이미 미얀마가 아닌 버마로 표기"하고 있기 때문이라 한다.

특히 이는 "시민에 의해 선출되지 않은 군사정부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이자, <경향신문>도 군사독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버마'로 부르기로 했다"고 한다.

- 관련 기사 : [알림] '미얀마' 대신 '버마'로 표기합니다

그동안 <경향신문>은 자매 시사지 <뉴스메이커>와 함께, 버마 군사정권의 인권, 민주화 운동 탄압과 한국으로 도피한 버마 민주화 운동가들의 한국 난민신청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었다.

* 뉴스메이커 관련 기사 :
- 난민지위 인정에 인색한 대한민국
- 난민, 그들은 왜 '머나먼 대한민국'을 선택했을까?
- 우린, 왜 도대체 난민 인정이 안됩니까?

그러나 말뿐인 조중동을 비롯한 기성 언론사와 이들의 뉴스를 서비스하는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들은 군사정권이 버마 국민들의 동의도 없이 강제로 바꾼 국명인 '미얀마'를 사용하고 있다.

언론답지 못한 신문방송사와 언론사도 아닌 포털사이트들은 기사와 뉴스편집 등 겉으로는 버마 군사정권 인권유린과 민주화항쟁 탄압에 대해 비판하고 문제제기하고 있지만, 그들이 사용하는 '미얀마'라는 단어 하나로 그런 기사의 내용과 의미는 일순간 퇴색되고 만다.

그들 스스로 '버마'를 '미얀마'로 부르는 순간, 버마 민중들이 원치 않는 '미얀마' 군사정권의 모든 것들을 용인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버마의 현재 국가 공식 명칭이 '미얀마'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조선일보 등은 '버마'가 아닌 '미얀마'로 표기 중이다.
 조선일보 등은 '버마'가 아닌 '미얀마'로 표기 중이다.
ⓒ 조선일보 웹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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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미디어다음도 마찬가지
 포털사이트 미디어다음도 마찬가지
ⓒ 미디어다음 웹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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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워드프로세서 '한글2005'에서 사라진 '버마'

이들뿐만 아니라, 현재 국내 한글 워드프로세서를 대표하는 '한글 2005'에도 문제가 있다.
미얀마가 국제적인 공식 명칭이고 한글 표기법에도 부합하다보니 한글 2005 프로그램에서 '버마'를 입력하면 '빠른 교정 기능' 때문에 '미얀마'로 자동 수정되고 있다.

한/글 2005는 '버마'를 '미얀마'로 자동수정시킨다.
 한/글 2005는 '버마'를 '미얀마'로 자동수정시킨다.

관련해 버마 민주화운동을 지원하고 한국으로 도피한 버마 민주화운동가들의 난민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 온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이미 작년 5월 9일 한글과컴퓨터에 '빠른 교정 대상 단어에서 버마를 빼 달라'고 요청했고, 한글과컴퓨터도 '빠른 교정 데이터에서 삭제하는 것이 무방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를 수락했었다.

당시 이 소식을 들은 버마 이주노동자들의 모임의 마웅저(현재 '함께하는 시민행동' 인턴 활동 중-블로그. 마웅저와 함께)씨는 "버마라는 국명을 한국의 유명한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에서 사용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었다 한다. (관련 기사 : '한/글'에서 되살아난 국명 '버마')

하지만 아직도 '한글 2005'에서 '버마'라 표기하면 자동으로 '미얀마'로 수정되고 있다. 일부만 그런 것인지 전부 그런 것인지 확인할 길이 없지만, 현재 일터에서 사용 중인 '한글 2005'에서는 '버마'를 '버마'라 표기할 수 없다. 한글과컴퓨터에서 약속한 것을 어떻게 이행했는지도 확인할 길이 없다.

'버마'라 표기하자 마자 '미얀마'로 수정된다.
 '버마'라 표기하자 마자 '미얀마'로 수정된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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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2005는 '버마'라고 쓸 수 없다.
 한글2005는 '버마'라고 쓸 수 없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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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민주화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미얀마'가 아닌 '버마'라 부르는 것

하여간 군부에 의해 버마 민중들이 피 흘리며 민주화를 외치며 거리에서 싸우고 있다.
이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한국의 네티즌, 블로거라면, 과거 우리의 처절한 민주화투쟁을 기억하는 당신이라면, 지금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군부가 만들어낸 국명인 '미얀마'가 아닌 버마 민중들이 불러주길 바라는 '버마(Burma)'라 불러주는 것이다. 그러니 신문이나 방송에서 '미얀마'라는 표기는 집어치우고 '버마'라고 표기하시라!

버마 민주화를 요구하는 배너
 버마 민주화를 요구하는 배너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p.s. 일터에서 만난 버마민족민주동맹자유지역 한국지부 총무 네이 툰 나잉(Nay Tun Naing)이 뉴스메이커와의 인터뷰 기사에서 한 말이 귓가에 맴돈다. 그때 내 툰 나잉씨의 눈에 들어온 나라가 한국이었다. “버마 학생들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군사독재정부 때문에 고통받은 역사도 비슷했고, 1980년 광주 민주화항쟁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어요. 한국에서 착실히 성장하고 있는 ‘민주사회’도 배우고 싶었고….”

* 버마 민주화운동 탄압 규탄 긴급행동
1. 버마 민주화운동 희생자 추모와 민주화운동 지지를 위한 촛불문화제.
▶ 일시 : 9월 28일, 29일 오후 7시
▶ 장소 :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2.. 버마 군사정부의 민주화운동 탄압 규탄 기자회견(집회)
▶ 일시 : 10월 2일 12시부터 1시까지
▶ 장소 : 한남동 버마 대사관 앞

3. 버마 민주화운동 지원 거리모금과 사진전
▶ 일시 : 10월 2일, 4일, 5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 10월 5일엔 사진전 후에 7시부터 촛불집회 개최.
▶ 장소 : 동아일보 앞(청계천 광장)

* 버마 난민을 위한 모금 : 하나은행(네이턴나잉) 586-910005-74207 / http://www.nldla.or.kr/
* 버마민주화 운동가 마웅저 후원 http://action.or.kr/join/donation/



태그:#버마, #미얀마, #한글2005, #경향신문, #민중항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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