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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키스>, <피아노의 숲>, <노다메 칸타빌레>
ⓒ 각 출판사

@BRI@기타는 록음악에서 결코 빼놓아서는 안 되는 중요한 양념이다. 그럼 기타의 전설 하면 누가 떠오를까? 다들 지미 핸드릭스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 외에도 제프 벡, 지미 페이지, 에릭 클랩튼도 떠오르고 블루스 기타의 거장 비비킹과 포크의 전설 밥 딜런도 있다.

음악 하면 보통 보컬이 주인공이 되지만 음악만화에서는 보컬보다 주로 기타리스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많은 시간을 책상 앞에서 보내야 하는 만화가에게 있어 좋은 친구는 단연 음악이다. 음악에 조예가 깊은 만화가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들이 그린 음악만화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일본 만화로는 <벡>, <나나>, <토이>, 국내 만화는 <고독한 기타맨>, <노노보이>, <오디션>, <원> 등이 있다. 그리고 피아노가 매개인 만화로 <키스>와 <피아노의 숲>이 있고 클래식을 하는 학생들 이야기인 <노다메 칸타빌레>가 있다. 이외에도 많은 음악만화가 있지만 그 중에 몇 가지만 간추려 본다.

ⓒ 허영만
밥 딜런과 <고독한 기타맨>

같은 허영만의 작품인 <카멜레온의 시>와 이 작품은 이상하게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카멜레온의 시>는 음악이 주가 아니지만 주인공 중 한 명인 나라는 기타를 연주한다. 아마 다음해에 나왔던 이 <고독한 기타맨>의 전주곡이 아니었나 싶다.

‘내 어릴 적 희망은 방랑자가 되는 것이었다’고 시작하는 <고독한 기타맨>. 방황하던 젊은 시절의 고독과 번민을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승화시킨 한 뮤지션의 방랑기로 30대 중반인 이들에게 아직까지 강하게 남아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아버지의 자유로운 음악적 기질을 물려받아 음악에 대한 재능과 열정을 갖고 있는 강토. 어린 강토는 한 걸인에게 밥을 갖다주며 하모니카를 선물로 받는데 그건 다름 아닌 밥 딜런의 하모니카였다.

강토는 아버지와 자신을 버리고 나가 안락한 삶을 누리고 있는 어머니에 대한 복수심과 의붓형에 대한 적개심, 그리고 의붓형과의 사랑 때문에 자신을 거부한 봄이에 대한 미움으로 가득 차있다. 강토는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방랑자의 길에 오르고, 오랜 방황 끝에 음악적 완성과 함께 세상에 대한 미움으로부터 절대 자유를 얻는데….

ⓒ 꽃님
지미 페이지와 <노노보이>

전세훈은 데뷔작인 이 작품으로 자신의 이름을 독자들에게 충분히 기억하게 만들었다. 그 뒤로 대여점 활황을 등에 업고 다작을 했지만 이 <노노보이> 만큼의 풋풋함을 찾기는 힘들었다.

개기일식이 일어난 어느 날 구두닦이 나동태는 댄스가수인 대스타 이지수와의 충돌사고로 몸이 뒤바뀌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 사고로 나동태는 여자인 이지수가 되어 평소 자신이 갖고 있던 세계적 가수의 꿈을 실현시킨다.

나동태는 그러나 몸이 다시 바뀌어 예전 가난한 구두닦이로 돌아가지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아티스트 나동태로 본격적인 도전에 들어간다. 이어 미국 무대로 떠난 나동태가 그룹 ‘HERO’와 함께 겪은 좌절과 성공, 죽음을 다루고 있다. 이 장면에선 허영만의 <고독한 기타맨>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나동태가 지미 페이지와 대결 중 승부에 이길 수 없음을 느끼고 분한 나머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온다.

ⓒ 대원씨아이
<원>과 서태지?

이 작품은 연재 시작부터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 이유는 작가 이빈이 철저한 취재를 통해 제대로 접근한 연예계 이야기기 때문이다.

아이돌 스타 제작 시스템의 한계, 백 댄서들의 치열함, 네티즌과 매스컴에 영악한 스타와 열혈 팬클럽, 그리고 표절과 라이브 문제 등 마치 국내의 연예계를 들여다 본 듯 실제 스타들과 매니지먼트 시스템 등을 제대로 담아냈다.

그리고 서태지를 연상시키는 한음파와 아무로 나미에가 떠올려지는 유제니 등 주인공들도 인기에 한몫 했다. 작가 이빈은 10대로 일컬어지는 그들만의 세계와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작가 중 하나다.

ⓒ 서울문화사
재활용밴드와 <오디션>

고교동창인 송명자와 박부옥은 송송 회장의 일기장에 남겨진 네 명의 천재소년을 찾는다. 어릴 적에 보여준 천재성이 지금은 많이 망가진 장달봉, 국철, 류미끼, 황보래용. 송명자는 이들의 능력을 다시 개발한다는 뜻에서 재활용밴드라 이름짓고 송송 오디션에 참가시키는데….

한국 만화계가 배출한 스타 천계영은 이 작품에 앞서 <언플러그드 보이>라는 작품으로 이미 상당한 유명세를 치렀다. 그동안 순정만화 하면 긴 생머리와 공주풍 옷 등 틀에 박힌 이미지가 떠올랐지만 그걸 단숨에 바꿔버렸고, 처음으로 매니저 시스템을 둔 작가로도 유명했다.

ⓒ 학산문화사
평범한 소년의 성장기 사쿠이지 헤롤드의 <벡>

평범한 소년 다나카 유키오는 우연히 만난 친구 덕에 기타를 잡게 된다. <벡>은 보잘 것 없는 한 친구가 기타와 록음악을 만나면서 서서히 로커로 성장해 가는 이야기로 제목이기도 한 ‘벡’은 유키오로 하여금 새로운 인생으로 접어들게 만든 누더기 개의 이름이다.

유키오가 극복해야 할 대상은 경쟁 밴드가 아니라 편견으로 가득 찬 사회다. 이 책은 인생에 있어 꿈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멋진 성장만화다. 음악만화 답게 ‘비틀즈’의 존레논도 등장하고 ‘퀸’의 프레디 머큐리도 나오는데 실제 있었던 뮤지션들의 이야기와 작가의 상상력이 얽혀있다. 록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

ⓒ 학산문화사
펑크음악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 <나나>

친구들과 애인이 있는 도쿄로 상경하는 고마츠 나나와 연인과 이별 후 역시 도쿄로 상경하는 오사키 나나.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소녀가 열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다.

성격과 환경 등 모든 면에서 다르지만 운명인지 둘은 같이 살게 되고…. 야자와 아이의 작품 <나나>는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소녀의 꿈과 희망에 부푼 상경 이야기로 펑크음악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모습들이 현실적이어서 더 정감 어린, 대중보다 마니아들에게 더 인기가 있는 작품이다.


ⓒ 서울문화사
TOY가 아닌 <토이>

카미조 아츠시의 작품으로 16살 소년 후지이 토이는 친구들과 함께 클럽에서 공연을 하는 펑크밴드의 보컬이다. 클럽에 와있던 천재 매니저 카토의 눈에 이들이 포착되고, 그때부터 잘 꾸며진 아이돌 뮤지션으로 다듬어진다.

하지만 토이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며 TOY(장난감)가 아닌 토이로서 자신을 다듬어 나가는데….

요즘 만화책과 음반이 합쳐진 ‘카툰 사운드트랙’이라는 형태로 책이 나오고 있는데 각자의 작품에 맞는 음악을 스스로 선곡해 틀어놓고 이 작품들을 본다면 그것도 꽤 괜찮은 방법이리라. 그럼 볼륨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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