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야오이. 다른 말로 BL(Boys Love)로 남성 사이의 동성 연애물을 다룬 만화나 소설, 동인지 등을 일컫는다. 일본어인 야마나시(주제 없고), 오치나시(소재 없고), 이미나시(의미 없다)의 머릿글자를 딴 약어로 우리 나라에서도 보편적으로 쓰인다. 야오이는 성인 여성을 위한 성적 판타지라고도 하며 일본에서도 야오이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고 한다.

야오이물에도 등급이 있다. 먼저 팬픽(팬과 픽션의 합성어로 팬들이 직접 쓰는 소설이나 만화)인데, 팬픽은 10대가 가장 접하기 쉬우며 문제의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다음으로 19세 미만은 보지 못하게 하는 만화나 소설이 있고, 제일 센 것으로는 좋지 않은 행위들이 나열된 일본 BL물 전문 잡지가 있다.

미나미 오자키의 <절애>와 라가와 마리모의 <뉴욕 뉴욕>은 이걸 보지 않고는 야오이를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마니아들에게 유명한 작품이다. 국내 작품으로는 이정애의 <소델리니 교수의 사고수첩>, 박희정의 <마틴 앤 존>, 원수연의 <렛 다이>, 황미나의 <저스트 프렌드> 등이 있다.

그럼 왜 여성들은 야오이에 열광할까? 단순히 마이너 문화라고 치부하기는 그렇다. 야오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동성애만 부각되는 것이 싫다고 한다. 그리고 그건 편견이라고 한다. 야오이는 남자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며 동물들도 동성애를 한다고 말한다. 이성과 동성, 그들 사랑의 차이점은 사랑하는 사람의 성별이 자신과 같다는 점 그거 하나가 아닐까.

<절애>, 야오이 붐을 알리다

ⓒ 학산문화사
야오이 붐은 가수와 유능한 축구 선수의 안타까운 동성애 이야기를 그린 미나미 오자키의 <절애>(학산문화사)를 기점으로 시작됐다.

인기 절정에 올라 있는 가수 코지는 어린 시절 학교에서 한 번 만난 적 있는 소녀를 그리워하며 자랐다. 비오는 날 밤 길에서 쓰러져 있는 코지를 집으로 데려와 간호해준 타쿠토. 고열로 목소리가 일시적으로 나오지 않게 된 코지는 자신을 밝히지 않은 채 타쿠토의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된다.

한편 코지는 그토록 그리워하던 소녀가 사실은 축구 선수 타쿠토라는 사실에 놀란다. 그리고 자신이 타쿠토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에게 사랑을 구한다. 타쿠토는 코지의 사랑을 받아들이지만 두 사람 앞에는 넘어야할 험한 산이 많아 보인다.

ⓒ 대원씨아이
라가와 마리모의 <뉴욕 뉴욕>(대원씨아이). 동성애만 부각되는 것이 부담스러웠는지 작가는 그냥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라고 했다.

경찰인 케인와 그의 애인 멜. 게이라는 것을 당당히 밝히지 못하던 케인은 멜을 만나면서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되고 부모님과 직장 동료들에게 커밍아웃을 한다. 케인의 여자친구가 알고 보니 남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케인의 부모는 처음에는 동요하지만 결국에는 아들을 이해하고 그들이 행복하길 빈다.

둘은 에리카라는 소녀를 입양하는데 케인이 죽은 후 멜은 딸과 함께 살다 노인이 되고 흔들의자에 앉아 있다가 케인의 영혼을 보고 죽음을 맞이한다. 보통 야오이가 동성애 부분을 얕게 접근했다면 <뉴욕 뉴욕>은 진지하게 접근했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말한다. 야오이라고 다 같은 야오이가 아니다.

충실한 현실 반영, 원수연의 <렛 다이>

ⓒ 서울문화사
동성애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과격하게 다뤄 발간 초기부터 열띤 논란을 불러일으킨 원수연의 <렛 다이>(서울문화사).

평범한 고등학생인 제희는 불량배에게 당하고 있는 윤은을 구해주려다 그들의 리더 다이를 만나게 된다. 부잣집 아들이지만 집과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문제아가 돼버린 다이. 제희는 이상하게 그런 다이의 매력에 끌리기 시작한다.

한편 제희의 여자친구 은형은 제희를 찾으러 갔다가 다이 패거리들에게 강간을 당한다. 다이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낀 제희는 다이가 내민 칼로 다이를 찌르고 벗어나려 하지만…. 그동안 국내 작가들이 그린 동성애물이 현실성이 없었다는 것에 비해 이 작품은 현실을 많이 반영했다고 해서 인기가 있었다. 올해 15권으로 완결이 났다.

ⓒ 서울문화사
색이 묻어나는 시인 같은 작가 박희정의 <마틴 앤 존>(서울문화사)은 데일 팩의 동명소설을 만화로 만든 것이다.

마틴과 존은 연인사이이다. 서로를 너무나 사랑하는 이들은 동거를 한다. 존은 유복하게 자라 매사에 당당하고 마음도 여리며 히스테리컬하고 마틴은 유복하지 못하며 의외로 단호한 면이 있다. 상반되는 그들이지만 하나도 다를 게 없기도 하다.

그런 중에 존이 병에 걸리고 마틴을 너무 사랑한 존은 여자와의 결혼을 핑계로 떠난다. 그렇게 존은 마틴을 떠나가고, 존이 떠나 버린 아파트에서 마틴은 존이 사다놓은 화분을 돌보며 그의 향수를 증오하며 외로움에 지쳐간다. 그리고 존의 부인 마리로부터 존의 죽음을 전해들은 마틴…. 작품에 나오는 대사 하나하나가 가슴을 울린다.

르네상스 시대의 유쾌한 인간학, <소델리니..>

ⓒ 대원씨아이
실험을 하던 중 우연히 만들어진 시약으로 인해 94세의 나이에도 17세의 아리따운 외모를 유지하고 있는 소델리니 교수. 붉은 눈병이라는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버림받은 니콜로. 미완성에다 절판으로 구하기가 쉽지가 않은 이정애씨의 <소델리니 교수의 사고수첩>(대원씨아이)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유쾌한 인간학'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작품은 16세기 후반 이탈리아가 배경이다. 피렌체의 지배자 대공의 후계자인 아들이 전쟁에서 죽은 뒤 그와 닮은 니콜로는 16세에 자신을 버렸던 귀니첼리가의 후계자가 되어 니콜로 발렌시아 대공자가 된다. 매달 그믐이면 눈이 붉게 변할 뿐 아니라 여자로도 변한다.

이 희귀한 병을 고치기 위해 의학사인 소델리니 교수가 초빙되고 소델리니 교수는 그만 여자로 변한 니콜로와 만난다. 드디어 변성을 막고 붉은 눈병을 고치는 시약을 만들었지만 사랑이 싹터 버렸다.

왠지 아쉬운 황미나의 <저스트 프렌드>

ⓒ 세주문화
황미나는 동성애가 나오면 무조건 야오이물로 치부하거나 19세 이상만 보아야 하는 우리 풍토가 개척되기를 바란다 말한 바 있다. 그래서 나온 작품이 <저스트 프렌드>(세주문화)다.

작곡가를 꿈꾸는 강민우는 학교를 휴학하고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다. 도쿄에서 여권과 지갑을 잃고 당황하다가 니시무라 유키라는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데 그는 기타리스트를 꿈꾸고 있다. 3년 후 작곡가로 일본에 온 민우는 기타리스트가 돼 있던 유키와 재회하지만 그가 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게이라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구타당하고 집에서 쫓겨난 유키, 명예와 사회적 지위를 중시하는 아버지를 둔 민우. 두 사람 모두 강압적인 성장기를 보낸 탓인지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는데…. 이 작품은 두 남자의 꿈과 서로에 대한 믿음에 관한 만화지만 그동안 황미나가 풀어간 작품에 비해 2% 부족한 듯하다.

덧붙이는 글 | 야오이 만화를 소개하는 것은 문화에는 다양한 것이 많다라는 측면에서 다뤘다. 소개하는 것들 중 출간된 지 오래된 것들이 있어 구하기가 쉽지 않은 책이 있다. 요즘 책방에 성인 야오이라며 한 출판사에 의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여기에 소개하지 않았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