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8 17:37최종 업데이트 20.08.1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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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심상찮다는 뉴스들이 쏟아진다.

<리얼미터>가 17일 발표한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43.3%로 나타났다. YTN 의뢰로 10~14일 전국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2주 연속 하락했다는 것이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0%p). 지난 12일 <알앤써치> 발표에선 취임 후 처음으로 40% 이하로 떨어졌다. 11~12일 10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국정 수행 지지도는 38.7%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여당인 민주당의 지지율도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위 <리얼미터>의 조사에선 민주당 34.8%, 통합당 36.3%로 정당 지지율이 역전됐다.

여론조사 기관마다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고 정당 지지율에서도 통합당이 민주당을 앞지르는 추세인 건 분명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오차 범위내의 차이를 거론하기도 하지만 민심의 향배를 가늠해 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왜곡론, 조작론에 대해서는 일일이 대응할 가치도 없지만,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 이반을 애써 외면하려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할 지점이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나 여당의 지지율 하락. 민심에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받아든 성적표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지율 하락에 박근혜 끄집어낸 언론들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언론들은 말 그대로 난리다. 대통령 국정 수행에서 긍정보다 부정 평가가 많아지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처음으로 지지율 역전 현상이 일어난 건 이목을 끄는 뉴스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아전인수식 분석과 언론사의 의도가 명백히 개입된 기사들의 난립은 또 다른 혼란을 부추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기사에서 임대인의 편에 서겠다는 건지 임차인의 어려움을 대변하겠다는 건지 논조도 알기 힘든 주장을 펼치다가 '기승전-문재인 정부 나빠'로 끝내던 수많은 보수 언론들은,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하나같이 '거봐, 우리말 안 들으니까 그렇게 됐잖아' 식의 언론보도로 입을 맞춘 듯하다. 결론도 하나같다.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각종 개혁 정치를 중단하라는 것이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난 민의라는 것이다.

8월 14일 <경향신문>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39%를 분석하는 기사(문 대통령 지지율 또 39% '최저치')에서 박근혜 정부 데자뷔를 언급했다. 추락하는 지지율이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 20% 때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다음 날 <채널A>도 안이한 상황인식, 여당 독주, 불통과 오만이 2015년 박근혜 정부의 데자뷔라며 그림판까지 활용했다. 그러나 이런 논조는 독자의 눈을 끌기 위한 것이거나 정부 실책을 키워보려는 의도가 개입된 기사로 보인다.

40% 아래로 떨어졌다 해서(그것도 일부 여론 조사에서만) 20%대의 박근혜 정부 지지율과 동일시할 수 있는가도 따져 볼 문제지만, 문고리 3인방의 유임을 노영민 비서실장 사표 반려에, 160석의 새누리당과 176석의 민주당에, 금태섭 전 의원의 징계 문제를 유승민 파동과 같은 선상에 놓고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하는 건 문재인 정부 지지율 하락에서 박근혜 정권 몰락을 연상시키고픈 의도라 할 수 있다.

국정 수행 지지도에서 긍정보다 부정이 많아지고 정당 지지율에서 통합당이 앞서면서부터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모든 언론들은 원인 분석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한결같이 지적하는 원인은 두 가지다. 검찰개혁이 검찰 길들이기로 변질되고,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검찰 장악 시도가 도를 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부동산 정책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지만, 집값 안정은커녕 오히려 임차인 등의 불안감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여당의 독선, 다주택 공직자 주택 처분을 둘러싼 말과 실천의 괴리,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대통령의 안이한 발언(?)조차 국민들에게 실망을 줬다는 게 언론에서 말하는 지지율 하락의 이유다.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게, 검찰개혁과 부동산 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은 일면 맞는 지적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어떤 부분에서 실망감을 느끼고 정권과 여당 불신으로 이어졌는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다. 검찰개혁을 정권의 검찰 장악으로 봤다면 지난 총선의 180여석 거대여당 탄생은 설명하기 힘들다. 또 2014년 박근혜 정부의 집값을 폭등시킨 부동산3법을 바로잡자고 만든 임대차3법이 오히려 임차인을 궁지에 몰아넣는다면, 어떤 정부이든 임대인의 심기를 거스르는 부동산 개혁은 힘들다.

그 분석은 틀렸다

공수처 설치 법정시한인 7월 15일에서 한달이 지났다. 공수처 출범이 늦어지는 건 통합당 등 보수 야당의 비협조가 원인이라 할 수 있지만, 여당의 미온적인 태도도 이해하기 어렵다.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의 싸움판 정도로 희화화된 검찰개혁의 과정에서 공수처법의 대의나 거대여당의 존재감은 발견하기 힘들다. 여전히 기울어진 언론 환경 탓에 국민들에게 보이는 건 윤석열 검찰총장과 검찰 집단의 개혁에 대한 반발이 아니라, 추미애 장관의 검찰 장악 무리수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무리한 검찰 장악 의도라는 말과 같다. 국민들의 실망은 이 지점이다. 검찰 개혁을 완성하겠다는 문재인 정부가, 공수처 설치로 제2의 감학의 사건을 방치하지 않겠다던 민주당이, 공수처 설치 법정시한을 한 달이나 넘기고도 왜 이렇게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면서 무능함을 보여주냐는 것이다.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임대차 3법에 반대하는 본회의 5분 연설을 하고 있다. 2020.7.30 ⓒ 연합뉴스

 
부동산 문제도 그렇다. 2014년 집값을 폭등시킨 부동산 3법을 바로잡고 임차인을 보호하겠다고 통과시킨 임대차3법이 '나는 임차인입니다'라는 통합당 초선의원의 5분 발언에 휘청대는 모습은 민주당의 무능을 그대로 드러내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언론과 보수 야당들의 공세에 임대차3법이 부동산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건, 여전히 집 가진 사람과 세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국민 대다수의 불만은 이러다 집값만 폭등하고 임차인만 손해 보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이다. 야당과 언론들은 교묘히 그런 주장을 키웠고 국민들의 불안감은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노무현 정부 때 종부세 논쟁과 같은 프레임에 속절없이 쩔쩔매는 여당을 보면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집값을 안정시키고 임차인의 주거권을 보장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기는 힘들다.

오히려 열린우리당처럼 될까 두렵다

지지율 하락은 각종 개혁 입법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가 아니라, 지지부진하고 무능한 여당과 문재인 정부에 대한 경고다. 공수처 설치를 장담하고서도 야당과 언론, 검찰의 방해에 좌초되지 않을까하는 비관적 전망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를 끌어 내리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 하락에서 국민적 요구를 개혁중단, 국정철학의 변경으로 읽어야 한다는 언론의 분석은 틀렸다. 국민들이 그렇게 요구했다면 거대여당의 탄생도, 코로나 사태의 한가운데서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가 70%를 넘어서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국민들이 거대 여당을 만들어주고 공수처 입법 처리 과정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이유를 되새겼으면 한다. 개혁 중단과 힘 있는 개혁 추진. 떨어지는 지지율에서 문재인 정부와 국민들이 같이 살 수 있는 길이 어디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시라. 지지율 하락에서 박근혜의 몰락이 데자뷔 된다고? 오히려 무능한 거대여당을 보면서 열린우리당처럼 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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