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트맨' 먼지가 되어! 김나경 감독(왼쪽에서 세번째)과 우지현, 심달기, 강길우 배우가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더스트맨>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더스트맨>은 스스로 떠도는 삶을 선택한 주인공이 먼지 위에 그림을 그리며 상처를 치유하고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영화다. 4월 7일 개봉.

김나경 감독(왼쪽에서 세번째)과 우지현, 심달기, 강길우 배우가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더스트맨>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청명한 하늘을 보기 어려운 요즘, 먼지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국내 최초로 '더스트 아트'를 소재로 삼은 독립영화 <더스트맨>이다.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더스트맨> 언론배급 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나경 감독과 배우 우지현, 심달기, 강길우가 참석했다.

오는 4월 7일 개봉되는 <더스트맨>은 스스로 떠도는 삶을 선택한 태산(우지현 분)이 먼지 위에 그림을 그리며 상처를 치유하고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영화다. 김나경 감독은 "'더스트맨'이라는 제목에 주인공에 대한 단서가 있다고 생각한다. 태산이라는 인물을 '더스트맨'이라고 생각했다. 먼지라는 속성과 연결해서 먼지처럼 부유하는, 거처 없이 사는 태산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더스트맨' 우지현, 연기세계 무한확장 우지현 배우가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더스트맨>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더스트맨>은 스스로 떠도는 삶을 선택한 주인공이 먼지 위에 그림을 그리며 상처를 치유하고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영화다. 4월 7일 개봉.

우지현 배우가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더스트맨>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더스트맨' 심달기, 기대주의 에너지 심달기 배우가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더스트맨>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더스트맨>은 스스로 떠도는 삶을 선택한 주인공이 먼지 위에 그림을 그리며 상처를 치유하고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영화다. 4월 7일 개봉.

심달기 배우가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더스트맨>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극 중에서 태산은 2년 전 벌어진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거리를 떠돌며 현실을 도피하려 하는 인물이다. 그는 우연히 지워지기 위한 그림을 그리는 모아(심달기 분)를 만나면서 점점 변화하게 된다. 태산과 모아는 먼지가 가득 앉은 차 위에, 폐 건물의 먼지 낀 창문에, 길에 내버려진 먼지 가득한 텔레비전 화면에 그림을 그리면서 서로 교감하고 조금씩 가까워진다. 

먼지를 이용한 '더스트 아트'는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소재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그림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김나경 감독은 "3년 전에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당시 어려운 시기였는데 그즈음 인터넷에서 한 장의 그림을 봤다. 먼지가 가득 낀 트럭 뒷면에 '기도하는 손'을 먼지를 닦아내는 방식으로 그려낸 그림이었다. 위로 받는 느낌이었고 그 감정을 영화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더스트 아트'는 국내 관객들에겐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장르이기도 하다. 영화는 태산을 통해 다양한 더스트 아트 작품을 선보이는데, 이 중에는 실제로 '기도하는 손'을 그린 러시아의 더스트 아티스트 프로보이닉의 작품도 포함돼 있다. 김나경 감독은 프로보이닉이 직접 한국에 와서 영화 작업에 함께했다고 전했다.

"2018년 당시 촬영을 준비하면서 그 작가님께 연락을 취했다. '그 그림을 우연히 봤고, 영화에서 주인공이 그림을 똑같이 그리는 장면을 상상하고 있다. 혹시 도와주실 수 있냐'고 요청을 드렸다. 영감을 받는 존재로부터 도움을 받는 게 쉽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작가님이) 한국에 직접 오셔서 일주일 정도 체류하시면서 영화 속 그림을 그려주셨다. 러시아에 계실 때는 어떤 그림을 그릴지 스케치 도안을 주고받았고, 한국에 와서는 직접 그림을 그려주시고 배우들에게 어떻게 그려야할지 설명해주시는 등 도와주셨다. 동양화 전공하신 이자윤 작가님도 함께 해주셨다. 그 분이 영화 속 대부분의 그림을 담당해주셨다."

영화에서 그림을 통해 소통하고 서로 교감하는 태산과 모아는 언뜻 보면 로맨스 관계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그러나 김나경 감독과 배우들은 멜로 영화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고민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두 인물이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함께 성장하는 서사다. 남자와 여자이다보니, 영화 속에서 표현될 때는 이성애로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로맨스가 아니어야 했다. 배우들에게도 우리 영화는 멜로 영화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저는 인간과 인간이 서로 위로를 주고받는 이야기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지현 역시 "서로 좋은 영향을 미치는 관계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에선 멀어야 했다. 같이 있으면 즐겁긴 하지만 이성간의 느낌과는 다른 친밀감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는 노숙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주요 인물로 내세우며 관객들에게 이들의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한다. 김 감독은 "저희 영화가 동화같은 면을 갖고 있고, 리얼리즘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노숙인을 표현하는 것은 조심스러웠다"며 "그분들께 실례되지 않는 선에서 대상화 하지 않고 진심으로 표현하려 애썼다. 홈리스 시민단체에 찾아가서 활동가분들께 시나리오를 직접 보여드리고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여쭤보기도 했고 주거 빈곤 문제에 대해서도 논문을 읽고 조사하는 등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노력했다"고 귀띔했다.

이어 극 중에서 태산의 노숙 동료이자 장애인 도준으로 분한 배우 강길우는 다큐멘터리 속 인물을 많이 참고했다고 전했다.

"사전에 감독님께서 논문이나 여러 시각 자료들을 많이 주셨다. 그런 걸 보면서 어느 정도로 표현해야 할까,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구체적인 레퍼런스가 있었는데, 다큐멘터리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었다. 저는 장애와 관련된 요소를 공부하려고 봤는데 오히려 장애보단 한 사람의 개성으로 보이더라. 그 인물이 갖고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주변인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단 생각이 들었고, 그걸 도준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보시는 분들에게 이 캐릭터의 장애가 너무 기능적으로 보이지 않았으면 했다. 내가 진심으로 임해야만 그런 점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더스트맨' 김나경 감독, 위로와 긍정을! 김나경 감독이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더스트맨>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더스트맨>은 스스로 떠도는 삶을 선택한 주인공이 먼지 위에 그림을 그리며 상처를 치유하고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영화다. 4월 7일 개봉.

김나경 감독이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더스트맨>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마지막으로 김나경 감독은 <더스트맨>을 통해 관객들에게 위로와 긍정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먼지는 상처와 같다. 먼지가 사라지는 장면은 상처가 씻겨나간다는 느낌으로도 생각했고. '더스트 아트'는 먼지 위에 그려진 그림이기 때문에 바람이 불면 지워지기도 하고 금방 없어지는 그림이다. 그럼에도 그 그림이 남아있는 순간에는 가치있는 게 아닐까. 그게 저희 삶과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 태산이 삶의 방향성을 상실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걸 찾아나가고 다시 삶을 긍정하게 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스트 아트와 연결된다. 영화를 보신 분들에게도 위로와 긍정으로 나아가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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