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내 고향' 방송 30주년! 방송 30주년을 맞은 KBS1 교양프로그램 <6시 내 고향>. 17일 오후 생방송을 하기에 앞서 한석구 PD, 이지희 PD, 연종우 프로듀서, 이은미 PD 등 제작진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방송 30주년을 맞은 KBS1 교양프로그램 <6시 내 고향>. 17일 오후 생방송을 하기에 앞서 한석구 PD, 이은미 PD, 연종우 프로듀서, 이지희 PD 등 제작진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기차 소리, 익숙한 시그널 음악과 함께 매일 오후 6시 정각 변함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KBS 1TV < 6시 내고향 >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지난 1991년 5월 20일 첫 방송되었으니 오는 5월이면 꼬박 30년이 되는 셈이다. 

22일 기준 7243회가 방송된 < 6시 내고향 >에서 안 해 본 아이템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30년 동안 이어질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제작진들은 인생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 6시 내고향>에서 감자를 몇 번이나 찍었을까. 아마 몇 천번은 나왔을 것이다. 그럼에도 갈 때마다 (방송이) 다를 수 있는 건, 출연자들의 매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감자에 달린 출연자들의 인생이 전부 다르지 않나. 농작물에도 각자의 인생 사연이 담겨 있기 때문에 그걸 담아내다 보니까 30년 동안 매일매일 방송할 수 있었다. 같은 아이템이 나와도 질리지 않고 보실 수 있고. 물론 품종개량이나 스마트팜 등 과거에 비해 달라진 게 있긴 하지만, 결국은 사람 이야기다."(이지희 PD)

고향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향수를 자극하고 농어촌 현실을 보여주며 상생을 도모하는 것. 30년 동안 변함 없이 사랑 받아온 < 6시 내고향 >의 힘이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 6시 내고향 > 제작진 연종우, 이지희, 한석구 PD를 만났다.

"< 6시 내고향 >은 프로그램 종합 선물세트"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주일에 5회 방송하는 < 6시 내고향 >은 코너로 치면 무려 14개에 달한다. 한 코너에 3~4명의 PD와 작가가 일을 하고 있으니 대략적으로 계산해도 50명이 훌쩍 넘는다. KBS 지역국과 협업해서 만드는 코너들까지 고려하면 < 6시 내고향 > 팀 규모는 훨씬 커진다. 그렇다 보니, 다큐멘터리 교양의 성격이 강한 코너부터 '먹방' 예능이나 다름 없는 코너들까지 다양한 색깔이 담길 수밖에 없다. 연종우 PD는 "< 6시 내고향 >은 프로그램 종합 선물세트"라며 "버라이어티 예능 못지않게 재미있다"고 자신했다.
 
"요일별로 적절하게 코너를 배치했다. 월요일에는 '고향 밥상', '청년회장이 간다', '인생은 행복해'가 방송되는데 '청년회장이 간다'는 비교적 템포가 빠른 코너다. 청년회장인 코미디언 손헌수가 가서 어른들을 웃겨 드리고 일도 도와주고 그런 포맷이다. 어르신들이 정말 좋아하시더라. 이런 코너는 예능처럼 빠른 템포로 편집한다. 반면 '고향밥상'같은 경우는 고향의 정서를 느끼는 코너라서 다소 정적이다. '인생은 행복해'는 전통적인 휴먼 다큐멘터리다.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림 위주로 잔잔하게 간다. 전통시장에 가서 활발하게 취재하고 이 분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코너도 있다. 보시면 버라이어티 예능처럼 재미있다."

이어 한석구 PD 역시 "< 6시 내고향 >에는 시대가 변해가는 것도 담긴다. 예전에는 명절엔 귀향하시는 분들 이야기를 다뤘지 않나. 하지만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고향에) 찾아가지 말라고 말씀드려야 했다. 대신 저희가 그 마음을 고향에 전하고. 그때그때 시대에 따라 반복되는 이야기 같아도, 저희가 사는 일상이 늘 다르지 않나. 그러니까 방송도 새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6시 내고향 >은 KBS 시사교양국 신입 PD들이 대부분 한 번씩은 거쳐가는 프로그램이다. 이름처럼 PD들에게도 '고향'같은 곳이라고. 이지희 PD는 "처음에 < 6시 내고향 > 팀에 올 때는 꺼려하는 어린 친구들도 있다. 더 화려한 프로그램을 하고 싶어하기도 하고. 그런데 한번 오면 꼭 다시 오고 싶어한다.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순수하게 소통했던 걸 그리워하고, 못 가 본 농어촌에서 새로운 경험들을 해보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프로그램으로 촬영 나갈 때랑 < 6시 내고향 > 촬영 갈 때 확실히 차이가 있다. 다른 촬영은 카메라를 싫어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다. 찍지 말라고 하시는데, < 6시 내고향 >은 나가면 반갑다고 고생한다고들 말씀해주신다. 출연하시는 분들이 더 고생하실 수도 있는데 많이 챙겨주신다. 촬영할 때보다 카메라가 꺼져 있을 때 더 많이 느끼게 된다. 더 많은 이야기하려고 해주시고 자기 속마음도 많이 보여주시고. 카메라나 방송에 담지 못하는 그런 것들도 많다. 100을 방송에 담는다면 120, 150이 카메라 밖에 있다."(한석구 PD)

"워낙 농어촌에 젊은 사람이 없으니까 촬영팀이 가면 딸처럼, 아들처럼 반겨주신다. 처음에는 '나 절대 안 찍어. 카메라 싫어' 이러시다가도 결국에는 딸처럼 불쌍히 여기셔서 '젊은 사람이 날도 추운데 여기까지 와서 고생한다고' 보살펴주시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 저희가 굶고 촬영하고 있으면 밥 좀 먹고 하라고 챙겨주시고. 섭외도 (직접) 가면 더 잘 된다. 얼굴 보고 눈 보고 이야기 하면 (어르신들도) 마음이 약해지신다."(이지희 PD)

생방송이 만들어낸 뜻밖의 순간들
 

'6시 내 고향' 가애란 아나운서, 발열체크도 꼼꼼히 방송 30주년을 맞은 KBS1 교양프로그램 <6시 내 고향>. 17일 오후 생방송을 하기에 앞서 진행자인 가애란 아나운서가 발열체크를 하고 있다.

방송 30주년을 맞은 KBS1 교양프로그램 <6시 내 고향>. 17일 오후 생방송을 하기에 앞서 진행자인 가애란 아나운서가 발열체크를 하고 있다. ⓒ 이정민


매일 6시 생방송으로 진행하다보니, 예상치 못했던 뜻밖의 순간들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긴다. 2015년 생방송 멘트 도중 김재원 아나운서의 의자가 점점 내려가는 '방송사고'는 유튜브에서도 조회수 250만을 기록할 정도로 유명해졌다. 제작진들 사이에서도 전설처럼 회자된다고. 이지희 PD는 당시 < 6시 내고향 > 팀에 있었지만 다른 요일 코너를 맡고 있어서 "역사의 현장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이 외에도 크고 작은 사고의 순간은 늘 존재한다며 또다른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이것도 2015년이었던 것 같다. 새로 오신 리포터 분이 대사를 잊으신 거다. 생방송에서. 3초간 정적이 흘렀는데 당시 김재원 아나운서가 아주 재치있게 넘겼다. VCR 내용이 스트레스에 관한 거였는데 '이 분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잊어버리신 것 같다'며 자연스럽게 수습했다. 보는 저도 심장이 쫄깃해지는 경험이었다. 연출하는 사람도 짜여진 대사, 똑같은 대본을 읊는 것보다 생방송이 재미있다.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떨리면서도 스릴이 있다."

보통 일주일 전에 촬영을 마치고 편집을 거쳐 방송하지만,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고향의 풍경을 전하는 방송이다 보니 날씨 때문에 촬영이 엎어지는 경우도 많다. 한석구 PD는 "급할 때는 아침에 촬영 가서 점심에 편집하고 저녁에 방송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배를 타는 일이 많아서 촬영팀이 뱃멀미로 고생하는 것도 흔한 일이다. 그는 "뱃멀미 때문에 리포터가 전혀 못 움직인다든가. 카메라 감독이 뱃멀미를 해서 PD가 대신 찍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갔다가 풍랑 때문에 못 나오는 일도 자주 생긴다. 연종우 PD는 "우리 방송이 기후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생방송의 묘미'다"라며 "그래도 결방이 된 적은 한 번도 없다. 어떻게 해서든 (방송 분량을) 메운다. 오히려 (급하게 만들었을 때) 더 대박 아이템이 나오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지희 PD는 날씨 때문에 울릉도에서 나오지 못해 전전긍긍 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겨울에 울릉도에 갔는데, 저는 3일 만에 나오는 일정이었다. 그런데 배가 안 뜬다는거다. 신년 첫 방송을 하기로 되어 있는데 배가 안 뜬다고 하니까. (서울에) 와서 편집도 해야 하고 (섬에서) 못 나가면 방송도 못 나가고, 신년 특집이니까 아주 중요한데 당시 저연차여서 전전긍긍 하고 있었다. 매일 아침에 항구에 나가서 '오늘은 배 뜨나요?' 물었는데 한 선장님이 '자연이 주는 대로 기다리라'고 하시더라. 그 말씀을 듣는데 되게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왠지 여유가 생기는 것 같고.

울릉도를 다른 이름으로 자물섬이라고 한다. 들어오는 건 쉬워도 나가는 건 어렵다고. 자연이 (문을) 열어줘야 한다. 그래도 신년 방송은 다행히 잘 나갔다. 당시 부장님이 '정 안 되면 헬리콥터라도 보내줄게'라고 하셨는데 진짜 보내주진 않으셨다(웃음). KBS니까 가까운 곳에 네트워크 지역국들이 있다. 거기서 편집해서 방송이 나갈 수도 있으니까. 한 번도 사고 없이 방송할 수 있었던 비법인 것 같다."


'먹방' 유튜버 쯔양과의 협업
 

'6시 내 고향' 방송 30주년! 방송 30주년을 맞은 KBS1 교양프로그램 <6시 내 고향>. 17일 오후 생방송을 하기에 앞서 진행자인 윤인구와 가애란 아나운서, 리포터인 노지훈 가수와 임대호 배우, 전 씨름선수 백승일이 한자리에 모였다.

방송 30주년을 맞은 KBS1 교양프로그램 <6시 내 고향>. 17일 오후 생방송을 하기에 앞서 진행자인 윤인구와 가애란 아나운서, 리포터인 노지훈 가수와 임대호 배우, 전 씨름 선수 백승일이 한자리에 모였다. ⓒ 이정민


재해 현장에 다시 찾아가서 응원을 전하는 것 역시 < 6시 내고향 >의 몫이다. 특히 지난해 여름 물난리로 고초를 겪었던 전남 구례 양정마을 편은 제작진들도 잊지 못하는 순간이다. 연종우 PD는 홍수에 떠내려 갔던 소가 살아돌아온 에피소드를 전하며 소회를 고백했다.

"(양정마을은) 지난해 물난리 때문에 비닐하우스도 무너지고, 축사도 무너지고 소들이 다 폐사하고 그랬던 지역이었다. 축사 위에 소가 올라가 있는 사진이 보도되기도 하지 않았나. 그 중에 한 마리가 경남 남해군 난초섬까지 떠내려갔더라.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소를 누가 신고해주셔서 주인집 축사로 돌아올 수 있었던 거다. 지난 1월 5일에 새끼를 낳았다더라. 재해를 입은 고향 소식을 전하고 위로해주러 간 촬영현장에서 그런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되니까 감동적이었다. 새로운 희망을 전달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정말 뿌듯하다." 

최근에는 주로 중장년층이 보는 프로그램이라는 인식과 달리, 젊은 층을 공략하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먹방' 유튜브 크리에이터 쯔양과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지난 2월 < 6시 내고향 > 설 특집 편에 출연한 쯔양은 코로나 19로 인해 산천어 축제가 취소된 강원도 화천을 방문해 전통시장과 지역 경제를 응원했으며 지난 18일 방송분부터는 리포터로 합류해 전통시장 살리기에 힘쓸 예정이다. 또 지난해에는 걸그룹 트와이스가 출연해, 유튜브에서 조회수 100만 회 이상을 기록하며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석구 PD는 앞으로의 30년을 생각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 6시 내고향 >은 어르신들이 보는 프로그램이라고들 생각한다. 그런데 새로운 인물이 나왔을 때 반응이 오는 걸 보면, 저희가 예상했던 5060 시청자층만 보는 건 아니더라. 최근 < 6시 내고향 >이 장바구니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는데 SNS에서 2030세대의 반응을 꽤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 30년 동안 해왔지만 앞으로의 30년을 생각해보면, 지금 2030세대가 나중에는 < 6시 내고향 >을 봐주셔야 하는 것이지 않나. 그분들께 < 6시 내고향 >이란 프로그램이 아직 방송하고 있다. (어르신들만 본다는) 편견과 달리 새로운 시도와 접근을 하고 있다는 걸 인지시켜 드리고 싶었다. 그래야 나중에 < 6시 내고향 >의 새로운 시청자층으로 오실 수 있을 거니까."

유튜브 1인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은 지상파의 영향력 확장 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줬다. 30주년을 맞아 < 6시 내고향 >은 '작은 경제가 세상을 바꾼다'를 주제로 침체되어 있는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지역민들의 노력을 전하고, 작은 경제의 회복과 성장에 힘을 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다. 연종우 PD는 쯔양 덕분에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요즘 지상파는 5060세대를 주 시청층으로 보지 않나. 실제로 중장년층 세대에서 영향력이 더 큰 것도 사실이고. 그렇지만 계속해서 젊은 층, 2040세대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한다. 미디어 트렌드가 (매스컴에서) 1인 미디어로 점점 바뀌고 그런 것에 익숙한 세대들과 (지상파를 보는 세대가) 분리되어 있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기존 시청자층을 단단히 하고 새로운 세대에 잘 접근하기 위해 어떤 게 필요할까 고민하고 있다.

(쯔양을 통해)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의 파워를 실감하게 됐다. 젊은 세대에서의 영향력이 큰 분들과 협업을 하면, 그 플랫폼의 시청자들에게 < 6시 내고향 >을 확장시킬 수 있더라. 또 크리에이터들 입장에선 더 좋은 콘텐츠로 다가갈 수도 있지 않나. 선한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코로나 때문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너무 어려우니까 지상파와 온라인 디지털 플랫폼을 합쳐서 홍보도 해주고 판로도 뚫고. 그러면 일정 부분 (농어민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다. 그런 게 맞아 떨어져서 쯔양과 협업한 것이다. 실제로 쯔양씨 구독자들에게도 산천어 축제를 홍보하면서 산천어 관련 제품들이 꽤 많이 팔렸다. 이런 방식으로 여러 가지 플랫폼들과 협업하거나 다가가는 방식으로 도전하고 있다."


"코로나 끝나면 더 크게 하고 싶다, 잔치처럼"
 

'6시 내 고향' 노지훈 가수 방송 30주년을 맞은 KBS1 교양프로그램 <6시 내 고향>. 17일 오후 생방송을 하기에 앞서 리포터인 노지훈 가수가 방송준비를 하고 있다.

방송 30주년을 맞은 KBS1 교양프로그램 <6시 내 고향>. 17일 오후 생방송을 하기에 앞서 리포터인 노지훈 가수가 방송준비를 하고 있다. ⓒ 이정민


제작진들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코로나 19'다. 비교적 감염에 취약한 노년층이 많은 농어촌 지역에서는 촬영팀을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보니, 섭외도 이전보다 어려워졌다. 어르신들도 서울에서 온 젊은 제작진들이 돌아다니면 불안해 하신다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는 제작진 역시 감염이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다.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에는 아예 PCR 검사를 미리 받고 확인증을 가져가기도 한단다.

연종우 PD는 "최대한 방역하며 조심하고 있다. PCR 검사를 해도 불안해하실 수 있으니까 현장에서 제작진은 마스크도 벗지 않는다. 그래도 이 시점에 < 6시 내고향 >이 적극적으로 가서 농어촌 현실의 어려움을 담고 방송하지 않으면 지역의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진짜 큰 위기를 맞는다. 그런 소명의식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가 끝나면 제작진들은 "크게 판을 벌여 보고 싶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 6시 내고향 >은 기본적으로 시민들과 소통하는 코너가 많다. 사람이 접촉을 하고 연결이 되고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커졌으면 한다. '네박자'같은 코너에서는 농촌 어르신들의 사연을 듣고 작은 콘서트를 열어서 노래를 부르고 위로를 해드리는데, 코로나 때문에 잘 안 된다. 어르신들에게 그런 소통할 수 있는 장이 있어야 하는데 아쉽다. 일손도 도와드리고 흥겹게 놀면서 어려움도 툭툭 털고 그런 게 막혀 있다.

'셰프의 선물' 코너도 사실 예전에는 마을 경로잔치처럼 셰프님들이 음식을 많이 준비해서 대접해드리고 그랬는데, 지금은 집에 가셔서 한 상을 요리해드린다. 셰프님들이 가서 특급 요리를 준비해서 맛있게 해드리긴 하지만. 그런데 어르신들이 맛있게 드시려고 심지어 식사도 안 하고 오시더라. 엄청 좋아하신다. 호텔 셰프가 한 상 잘 차려주시니까. 코로나 끝나면 더 크게 하고 싶지. 잔치처럼."(연종우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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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울며 방송", '6시 내고향'의 코로나19 극복 방법

[장수 프로①] 30주년 맞는 KBS1 <6시 내고향> 촬영 현장

매일 오후 6시 늘 똑같은 인사말과 함께 찾아오는 < 6시 내고향 >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조용하고 어두웠던 스튜디오에 조명이 켜지면 MC와 출연자들이 매무새를 가다듬고 자리에 앉는다. 카메라들이 촬영 준비를 하는 동안 스튜디오 한 켠에서 스태프는 리포터들이 읽을 수 있도록 커다란 전지에 쓴 대본을 들고 대기하고 서 있다. 오후 5시 58분이 되면 잠깐의 정적과 함께 곧 생방송이 시작된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지하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KBS 1TV < 6시 내고향 > 생방송 현장에 다녀왔다. 방송 1시간여 전, 조용한 스튜디오에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은 '수요일엔 수산물' 코너를 담당하는 리포터 천하장사 백승일이었다. 지난주 경북 포항 호미곶으로 아귀 조업을 다녀온 그는 담당인 박지영 작가와 함께 편집된 VCR 영상에 맞춰 대본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매번 이렇게 일찍 오냐는 질문에 그는 "조금 늦을 때도 있는데 리딩 때문에 최대한 일찍 오려고 하는 편이다. 생방송이니까, 실수하면 안 되니까"라고 웃으며 답했다. 준비된 대본을 생동감 있게 읽어내려가던 백승일은 "포항에 가서 저처럼 잘생긴 생선(아귀)을 만나고 왔다고 할까요?"라며 틈틈이 작가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다. 한동안 이어진 논의 끝에 정리된 대본은 좀더 재미있고 유쾌해졌다. "멀미약을 먹어도 파도가 치면 소용이 없다" 촬영은 보통 1박2일로 진행된다. 수산물 코너를 담당하는 만큼 매주 전국 어촌들을 돌아다니고 있는 백승일은 지난주에는 경기도 시흥에 봄 주꾸미를 잡으러 다녀왔으며 그 전 주에는 경남 통영에서 멍게를 채취하고 왔다고. 일주일마다 하루씩 종일 조업을 하는데도 뱃멀미는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단다. 그는 "멀미약을 먹어도 파도가 치면 소용이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몸은 힘들어도 맛있는 걸 먹고 나면 힘든 게 다 풀린다"며 웃었다. 이틀을 꼬박 고생하며 촬영하지만 방송에 나가는 분량은 약 12분 내외. 그래도 그는 어민들의 힘든 사정을 듣다 보면 "제가 더 열심히 수산물을 홍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데 작은 보탬이라도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늘 열심히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포항 편에는 '코로나 19'로 일손을 구하기 어려워진 상황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어민들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지난주 방송된 '수요일은 수산물' 통영 편에서 역시 양식장을 덮친 빈산소 수괴(산소 부족 물 덩어리)와 고수온 때문에 멍게들이 집단 폐사하는 등 피해 입은 어민들의 고통을 전했다. 코로나 19 이후 < 6시 내고향 > 기획 역시 어려운 농어촌 현실에서 노력하고 있는 지역민들의 모습을 전하고 농수산물 판로를 개척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는 추세다. 백승일과 함께 포항으로 1박 2일 조업을 다녀왔다는 박지영 작가는 "(어민들이) 힘든 걸 방송에 더 많이 비추려고 한다. 코로나 19에도 불구하고 어민들이 수산물 품질 관리를 위해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이런 부분들을 시청자분들께 알려 드리면서 수산물의 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기획을 틀어서 구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30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 6시 내고향 >도 코로나 때문에 프로그램 존폐 위기를 겪기도 했다. 메인 작가인 남수진씨는 "난생 처음 마주한 위기 상황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존립시킬지, 뉴스 특보로 갈지 기로에 서 있을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 6시 내고향 >은 종영 대신 '코로나 19, 위기 속의 작은 영웅들' 특집기획을 준비하면서 위기를 타개해 나갔다. "무언의 신뢰, 그게 < 6시 내고향 >팀의 장점" 6시 정각 생방송을 20분여 앞두고 윤인구, 가애란 아나운서가 스튜디오에 등장했다. 이미 5층 회의실에서 오늘 방송 내용에 대한 회의와 대본 검토를 마친 두 사람은 미리 스튜디오에 나와 준비하고 있던 리포터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다. 환한 조명과 여러 대의 카메라 앞에서 다소 긴장한 듯 보였던 리포터들은 그제야 편안한 웃음을 지었다. 지난 2018년부터 < 6시 내고향 > 팀에 합류한 윤인구 아나운서는 "30년 중에 3년이면 오래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인연이 깊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서기철 아나운서가 올림픽 중계를 위해 베이징 현지로 출장을 간 사이 윤인구 아나운서가 대신 진행을 맡은 적이 있다고. 꼬박 10년 만에 다시 돌아온 < 6시 내고향 >은 현재 그의 하루 중에 가장 중요한 일상이 됐다. 윤인구 아나운서는 "저한테 중요한 건 매일 저녁 6시 만큼은 최상의 컨디션을 만드는 것이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프로그램. 그게 저한테 익숙해진 일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남수진 작가의 말대로, 시청자들이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방송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카메라 뒤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최근에는 주로 전화로 사전조사와 섭외를 진행하고 있다는 남 작가는 촬영 며칠 전부터 16명의 작가들이 농어촌 어르신들의 생활 패턴에 맞춰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한다고. 사전 조사가 철저해야 현장에서 더 원활하게 촬영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저마다 한 편의 드라마를 쓸 수 있을 만큼 애달픈 사연들이 많단다. 남 작가는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소소한 드라마들을 찾아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시골 농어촌 어르신들에게 의사가 직접 찾아가 건강을 되찾아드리는 코너 '내 고향 닥터'를 예로 들며 설명했다. 이게 바로 < 6시 내고향 >이 30년 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힘이 아닐까. 윤인구 아나운서는 얼마 전 지인과 나눈 대화에 빗대 프로그램의 가치를 강조했다.

"10대들이 '아침마당' 타이틀송 듣고 놀라는 이유는..."

[장수프로] 오는 5월 30주년 맞는 KBS1 <아침마당> 이영준 PD 인터뷰

매일 아침 8시 25분 변함 없이 자리를 지켜온 KBS 1TV <아침마당>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오는 5월이면 1991년 5월 20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로 꼬박 30년째다.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사옥에서 진행된 생방송 촬영 현장을 찾았다. 방송을 30여 분 앞둔 시점, 스튜디오에는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었다. 생방송 시간이 다가오자 코로나19 방역 지침 준수를 위해 출연진과 몇몇 필수 스태프를 제외하고는 모두 스튜디오 밖으로 나가야 했다. 최종 리허설 역시 꼭 필요한 인력만 남긴 채로 진행됐다. 프로그램의 상징같은 방청객 없이 조용한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이 시작됐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풍경이었다. 방송 직후 만난 이영준 PD는 "처음엔 (방청객 없이 방송하는 게) 참 힘들더라"고 토로했다. 늘 8% 이상의 고정 시청층을 보유하고 있는 <아침마당>은 코로나 시국에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전문가들을 초빙해 면역력을 올리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코로나19 완치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경각심을 주는 식이다. 매주 목요일 방송되는 '슬기로운 목요일' 코너에서는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출연해 코로나19 백신 안정성에 대해 설명하기도 한다. 이영준 PD는 "코로나가 한창 기승 부릴 때는 한 주 전체를 코로나 특집으로 한 적도 있다"며 "워낙 인기 프로그램이니까 회사 차원에서도 요구가 있다. 중요한 어젠다를 소화해야 할 때가 많다. 최근에 사회적 공분이 있었던 '정인이 사건'도 전문가들을 급히 섭외해서 아동학대 사태의 본질에 대해 <아침마당>답게 풀기도 했다"고 말했다. 매주 금요일 '생생토크' 코너를 맡고 있는 이영준 PD는 1991년 KBS에 입사했다. 그는 "<아침마당>과 입사 생일이 똑같다"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프로그램을 '해우소'(불교에서 화장실을 이르는 말)에 비유했다. 매주 10명가량의 출연자와 함께하는 '생생토크' 코너 특성상 이영준 PD는 금요일마다 오전 6시즈음 이른 출근을 해야 한단다. 출연자가 많을수록 미리 준비하고 체크해야할 것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는 "패널들도 보통 7시 전에 스튜디오에 오신다. 메이크업도 해야 하고, 전체 대본 리딩도 해야 하니까"라면서도 "코너마다 성격이 달라서 (연출도) 매일매일 다르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 프로그램은 가수 박진영, 비의 출연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두 사람은 지난 1월 1일 생방송에 나와 신곡 '나로 바꾸자'를 공개하고, 일일 멘토로 변신해 스타를 꿈꾸는 후배 가수들에게 조언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당시 방송을 직접 연출한 이영준 PD는 "온라인의 뜨거운 반응을 전부 찾아봤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젊은 층들에게도 점차 확대해나갈 수 있는, 공기같은 프로그램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PD는 "매일 보시는 분들은 이 프로그램이 없으면 아침이 안 지나간 것 같다, <아침마당> 보려고 (KBS 채널을) 틀었는데 너무 허탈하다고 호소하시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뉴스특보 등으로 결방되는 날이면, 시청자 참여 어플리케이션 '티벗'에 아쉬워 하는 시청자들의 글이 연이어 올라온다고. 그는 "우리 프로그램이 스테디 셀러이지만 그동안 끊임없이 변화의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이렇게 (30년 동안) 이어져 올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생방송 토크쇼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송 시간이다. 이영준 PD는 "쇼트트랙 계주할 때처럼 65분을 세밀하게 단락별로 나눠서 '랩 타임'을 정한다. 단락이 끝나야 할 시간인데, 이야기가 길어지면 빨리 넘어가야 한다고 MC들에게 신호를 준다"며 "저도 생방송을 연출하다 보면 이야기에 푹 빠져서 시간을 잊을 때가 있다. 그러면 작가들이 제게 말해주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생방송 스튜디오 곳곳에는 '빨리빨리', '마무리', '시간 부족' 등이 쓰여 있는 커다란 팻말이 놓여 있었다. 이 외에도 '스마일', '박수', '시선 정면' 등 다양한 팻말이 있었고, 생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현장 스태프들은 PD와 소통하며 카메라 뒤에서 이러한 팻말들을 이용해 박수를 유도하고 패널들의 움직임을 조정하는 등 방송의 흐름을 이끌었다. 이날 생방송에는 배우 이순재, 박정수, 김형자, 전원주, 가수 장미화 등 베테랑 방송인들이 많이 출연했다. 전원주와 장미화, 김형자는 "밧줄로 꽁꽁, 밧줄로 꽁꽁 단단히 묶어라~" 리허설 때부터 여러 번 연습했던 노래로 자신들을 소개했는데 긴장한 탓인지 노래가 살짝 맞지 않았다. 이에 김재원, 이정민 아나운서는 "세 자매분들의 호흡이 잘 맞지는 않았어요", "오늘 급히 결성이 되셔서요"라며 웃어 넘겼다. 덕분에 방송은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이영준 PD는 "장미화 선생님같은 베테랑 방송인 분들도 긴장하신다"며 이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PD는 "생방송을 이끄는 MC들의 역할이 정말 크다"며 김재원, 이정민 아나운서를 극찬했다. 그는 "우리 프로그램 MC는 KBS에서 최고로 호흡이 잘 맞는 남녀 아나운서들이 한다. 김재원 아나운서는 정말 징그럽게 잘한다. 이 표현 꼭 그대로 써 달라(웃음). 김재원은 생방송에 최적화된, 생방송을 해야 진가가 드러나는 MC다. 이정민도 생방송을 끝내야 하는 시간을 칼같이 맞춘다. 두 사람만 믿고 있으면 아무런 걱정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생방송에 능한 MC들과 스태프들이 있다고 해도 1년 내내 매일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을 터. 이에 대해 묻자 이영준 PD는 "솔직하게 말하겠다. 사실 녹화 방송도 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아침마당>은 5월 17일 월요일부터 21일 금요일까지를 '30주년 특집 주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30주년 특집 방송은 '희망은 당신입니다'라는 큰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영준 PD는 "BTS도 섭외하려고 했다. 방시혁 대표에게 공개 질의서는 보냈으나 답이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화상채팅을 통해 전 세계에 있는 시청자들을 연결할 계획이라는 힌트를 살짝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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