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이영식 PD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이영식 PD가 8일 오후 서울 강서구 코미디TV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이영식 PD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이영식 PD가 8일 오후 서울 강서구 코미디TV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5년 전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이 지금과 같은 대성공을 일구리라고 예상한 사람이 있었을까. 수많은 '먹방' 예능이 우후죽순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환경에서도 '뚱보' 코미디언들의 먹방을 표방하던 <맛있는 녀석들>은 5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8 케이블방송대상'에서 예능 부문 대상을 차지하는가 하면, 지난해 2월부터는 국내 예능 최초로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에 진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맛있는 녀석들>은 올해 유튜브 콘텐츠로 대박을 터트리면서 먹방 예능의 신기원을 열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iHQ 사옥에서 만난 이영식 PD는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 촬영이 어렵다며 "먹고 살기 너무 힘들다. 촬영에 제약도 많아져 저번주에도 방송을 쉬었다"는 볼멘 소리로 입을 열었다.

지난달 31일부터 2주 동안 수도권 등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강화되면서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모임 금지 지침이 내려졌고, 이에 스튜디오 촬영이나 식당 촬영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기 때문. 그는 "식당 촬영은 벌써 2주째 못하고 있다. 대신 당분간 멤버들을 찢어놓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았다고 귀띔했다. 

"'놀면 뭐먹지?'라는 특집을 준비하고 있는데 MBC <놀면 뭐하니?>의 패러디다. 멤버들에게 각자 카메라만 주고 보냈다. 우리는 안 갈 테니, 너희들이 알아서 브이로그처럼 찍어서 달라고 했다. 잘 찍어서 보낸 사람도 있는 반면, 콘셉트는 좋은데 잘 못 찍은 사람도 있다. 카메라를 잘 모르니까 풀샷인데 (목 위로) 잘리고, 그것도 그대로 살리려고 한다."

첫 회 반응이 폭발적이었던 <운동뚱>
 

 코미디 TV의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한 장면

코미디 TV의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한 장면 ⓒ iHQ

 
멤버 중 하나인 김민경이 전면에 나선 웹예능 <시켜서 한다-오늘부터 운동뚱>(아래 <운동뚱>)은 <맛있는 녀석들> 5주년을 맞아 시작된 기획이었다. 2월 26일 유튜브 '맛있는 녀석들' 채널을 통해 공개된 <운동뚱> 첫 회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기자간담회에서 열린 '복불복' 이벤트를 통해 <운동뚱> 주인공으로 선정된 김민경은 의외의 운동신경을 자랑했고, 12시간여 만에 100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영식 PD는 "제작진은 흘러가는 대로 맡겼을 뿐", <운동뚱>은 기획 단계부터 '맛둥이'(<맛있는 녀석들> 팬덤을 부르는 애칭)들이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 5주년 즈음 유튜브 팬들에게 '(멤버들에게) 바라는 걸 남겨달라'고 했더니 운동이 압도적으로 1위에 올랐더라. 더 건강하게, 더 잘 먹을 수 있게 운동하라는 것이었다. 거기서부터 시작됐다. 사실 모두를 (한꺼번에) 시킬 수는 없었고 부담도 됐다. (멤버들이) '싫다'고 투정할 게 뻔하니까. 그래서 본인들에게는 미리 얘기도 해주지 않았다. 소속사에 먼저 연락을 해서 '운동을 시켜도 괜찮겠냐'고 물었는데 흔쾌히 괜찮다는 답변이 왔다. 오히려 소속사에서 더 좋아하더라. 그때 기자들도 꽤 많이 오지 않았나. 그 자리에서 공표를 해버렸으니 빼도박도 못하게 돼서 끌려간 거다."

<운동뚱>에 사람들이 열광했던 이유는 다이어트가 아닌, 진짜 건강한 몸을 위한 운동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김민경은 남다른 운동신경을 타고났다는 의미로 '금수저'에 빗댄 '근수저'(근육수저)라는 별명을 얻었다. 또한 10주간 진행된 <운동뚱> 프로젝트에서 김민경은 양치승 트레이너와의 운동이 끝나면 함께 치킨을 먹거나, 하루의 운동량을 채운 보상으로 라면을 받기도 하는 등 '선 운동, 후 먹방'을 철저하게 실천했다. 

이영식 PD는 <운동뚱>에 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열광할지는 예상치 못했다고 했다. 또한 김민경의 운동 실력 역시 예상밖이었다고. 이 PD는 "(김)민경이 힘센 줄은 알고 있었지만 운동을 그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 운동 센스, 운동 IQ가 상당히 높더라. (첫 주자가) 김민경이었기 때문에 <운동뚱>이 잘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들) 이렇게 잘할 줄 몰랐기 때문에, 의외성에서 (반응이) 터져나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운동뚱>을 통해 그동안 다이어트에 집중한 운동 콘텐츠와는 다른 그림을 보여주고 싶었다고도 했다.

"지금은 운동의 아이콘이 되어 버렸다.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이 아니라 더 잘 먹기 위해서 하는 운동,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즐겁고 건강하자고 하는 운동이다. 그래서 먹방도 함께 보여줬다. 그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기 때문에 좋아해주시는 게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 이영식 PD는 <운동뚱>의 성공은 김민경의 힘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사실 그 친구에게 운동은 너무너무 힘든 일이다. 참고 버티면서 잘해주니까 (성공한 것이다). 본인도 스스로한테 지는 게 너무 싫다고 하더라. 그러다 보니까 점점 더 잘한다. 지금은 원래부터 하고 싶었던 골프를 하는데 진심으로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운동뚱>의 또다른 재미 포인트는 이영식 PD와 김민경의 대결 구도(?)다. 이 PD는 <운동뚱>에서 김민경과 신경전을 펼치기도 하고, 직접 운동에 나서기도 하는 등 몸을 아끼지 않는 편이다. 당초 10회로 예정돼 있던 <운동뚱> 프로젝트의 연장을 위해 '3대 500'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3대 500'은 벤치 프레스, 데드 리프트, 스쿼트 세 가지를 합쳐 중량 500kg을 드는 것. 두 사람의 대결은 당연하게도 김민경의 완벽한 승리로 끝났다.

이에 대해 이영식 PD는 "그게(내가 운동을 못하는 게) 진짜 팩트"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물론 억울한 부분도 있다. 저도 잘하고 싶은데 안 된다"며 "저도 잘하는 건 되게 잘했다. 상체는 좀 자신 있다. 체스트 프레스는 (김)민경이랑 거의 똑같은 무게를 들었다. 그게 제 기준에선 잘한 것이다. 반면 (김민경의) 하체는 정말 감탄사밖에 안 나오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결국 이영식 PD는 김민경에게 무릎을 꿇으며 <운동뚱>의 연장 계약에 성공했다.

"문세윤, 축제무대 서고 싶다며 아쉬워 해"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이영식 PD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이영식 PD가 8일 오후 서울 강서구 코미디TV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이영식 PD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이영식 PD가 8일 오후 서울 강서구 코미디TV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운동뚱>에 이어 지난 8월 13일부터는 문세윤의 <시켜서 한다-오늘부터 댄스뚱>(아래 <댄스뚱>)이 시작됐다. <댄스뚱>에서 문세윤은 가수들의 백업댄서가 되어 안무를 익히고 함께 무대에 선다. 이영식 PD는 "이 역시 유튜브 팬들의 아이디어였다"면서도 그전부터 5년여간 촬영을 함께 하면서 문세윤의 춤 실력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를 미리 예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촬영장에서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맛녀석> 초창기 때, 촬영 중인 식당 옆에 나이트클럽이 있었다. 밥 먹는데 그 소리가 '웅웅' 울렸다. 그런데 (문)세윤이 '내가 예전에 춤 좀 췄었지', '듀스 노래만 나오면 몸이 자동으로 움직인다'고 하더라. 그래서 제작진이 듀스의 '우리는' 노래를 틀었더니 바로 나와서 엄청 잘 추더라. 안무를 다 외우고 있어서 신기했다. 그 외에도 촬영 중에 잠깐씩 춤을 추면 문세윤의 춤선이 예뻤다. 팬들도 그걸 다 알고 계시더라."

문세윤은 <댄스뚱>에서 김연자의 '블링블링', 프로야구팀 LG 트윈스의 응원곡 등 여러 곡의 안무를 익혔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아직 무대에 서지는 못하고 있다. 이 PD는 "아직 방송에서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비대면 지방 행사가 있었다. 트로트 가수 강진의 '땡벌' 무대에 섰는데 '긴장되냐?' 물었더니 '사실대로 얘기해? 긴장 안 돼'라고 하더라. 그런데 막상 시간이 다가오니까 긴장돼 보였다"고 귀띔했다. 이어 "본인도 코미디언으로 무대에 설 때와 다른 긴장감이 든다고 했다"며 "코로나19가 빨리 진정돼서 많은 관객들 앞에서 보여드리고 싶다. 문세윤도 대학교 축제 무대에 서고 싶다며 많이 아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운동뚱>에 이어 <댄스뚱>까지, 홈런

<운동뚱> <댄스뚱>의 흥행에 힘 입어 <맛있는 녀석들>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는 5년 만에 100만 명을 돌파했다. 매일 유튜브로 진행되는 24시간 '사골' 스트리밍에도 꾸준히 수천 명의 팬들이 접속한다. 먹방 프로그램으로서는 흔치 않게 열렬한 팬덤까지 확보한 상황. 

이영식 PD는 "유튜브에서 (예전 방송으로) 문제를 내는 이벤트를 하면 다 아실 정도다. 우리가 갔던 곳의 테이블이나 음식만 찍어서 '몇 회일까요?' 하면 바로 댓글이 달린다. 몇 회, 무슨 편이고 '쪼는 맛' 누가 걸렸다까지 기억하시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 PD는 <맛녀석>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로 음식에 대한 멤버들의 진정성과 편안한 분위기를 꼽았다.

"그만큼 애정해주시는 이유는 4명의 케미스트리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멤버들이 진짜 좋아하는 게 (카메라에) 보여서가 아닐까. 억지로 먹는 게 아니라 진짜 즐겁게 먹으니까 보는 사람들도 즐거운 것 같다. 4명이 진짜로 친하기도 하고. 그런 모습이 자연스럽게 보이니까, 편하게 봐주신다. (출연진들도) 진짜 일하러 오는 게 아니라, 맛있는 거 먹으려고 친구들 만나는 마음으로 온다. 녹화 때 (유)민상이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 목요일만 되면 '아 오늘 <맛있는 녀석들> 촬영이지?' 하면서 신나고 편한 마음으로 온다고. 일주일 만에 만나는 거니까 자기들끼리 카메라 없이도 수다를 떤다."

<맛있는 녀석들>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멤버들도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크다. 이 PD는 "(문)세윤은 제작진에게도 고마운 프로그램, 인생작이라는 얘기를 계속 해준다. (김)민경이나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이에 더해, 멤버들이 직접 제작진처럼 아이디어를 내놓는 경우도 많다.

이영식 PD는 "저희도 회의를 하지만 많은 부분 출연진들에게서 영감을 얻는다. <맛녀석> '제육대회' 편, '전골노래자랑' 편 모두 문세윤의 아이디어였다. 얘기하면서 툭툭 아이디어를 던진다. 그 외에도 멤버들이 수시로 아이디어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번에는 한적한 데 가서 1박2일 놀다 오자'고 해서 시골로 가서 '삼시몇끼' 편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방송되지 않은 '놀면 뭐먹지?' 특집 편에서도 <맛녀석>에 대한 멤버들의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이영식 PD는 "멤버들에게 알아서 찍으라고, 스태프들이 전부 다 빠졌다. 오디오 감독 딱 한 명 남겨놓았다. 거기 있으면 우리 눈치를 볼까봐. 작가도 없고 연출진도 아무도 없는데 정말 오래 찍어왔더라. 집에 안 가고 한 9시간을 계속 찍었다. 9시간 동안 세끼를 먹어서 2회 분량이 나왔다. (평소 촬영할 때도) '슬레이트 칠게요, 수고했습니다' 하고 카메라를 꺼도 4명이서 앉아서 이야기 한다"고 말했다.

"먹방계의 <무한도전>을 꿈꾼다"
  

 코미디 TV <시켜서 한다-오늘부터 댄스뚱>의 한 장면

코미디 TV <시켜서 한다-오늘부터 댄스뚱>의 한 장면 ⓒ iHQ


<운동뚱> <댄스뚱>에 더해 또다른 스핀오프 웹예능 유민상의 < JOB룡 이십끼 >까지 화제를 모으면서, <맛있는 녀석들>의 세계관은 점점 확장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마블 유니버스'에 빗대, '맛녀석 유니버스'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 하지만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이영식 PD의 책임과 부담도 자연히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이 PD는 "물론 힘들다. <맛녀석> 하나만 하는 게 원래는 정상이지 않나. 올해 디지털 콘텐츠를 시작하면서 몸은 힘들어졌다"면서도 "우리끼리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지금이 행복한 거지, 뭐.' 10년, 20년 계속되긴 어려우니까.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며 웃었다. 이어 "후배 PD들, 스태프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 <맛있는 녀석들> 연출팀은 5년째 같이 하고 있다. 눈빛만 봐도 이제 알 정도다. 편집도 워낙 잘해서 (시사에서) 수정 사항도 거의 없다. 잘해주니까 계속해서 더 큰 판을 벌일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함께하는 제작진에게 공을 돌렸다. 

힘들다고 불평하면서도 이영식 PD가 꿈꾸는 '맛녀석 유니버스'는 여전히 무궁무진했다. <맛있는 녀석들> 본 방송은 물론, 유튜브에서도 더 많은 콘텐츠들로 가지를 뻗어나갈 계획이라고. 이 PD는 오랜 기간 사랑 받았던 국민 예능 MBC <무한도전>처럼, "먹방계의 <무한도전>이 되기를 꿈꾼다"는 포부를 밝혔다.

"먹방은 큰 줄기로 가져가되, 그 파생으로 이것저것 많이 시도하고 싶다. 버라이어티한 모습들도 보여주고 싶다. 식당에서 먹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기획 특집을 많이 준비하고 있다.

유튜브 쪽은 지금 한 명씩 스핀오프 콘텐츠를 하고 있지 않나. (유)민상 < JOB룡 이십끼 >는 사실 <시켜서 한다> 시리즈가 아니다. 현재는 4명의 <시켜서 한다> 시리즈를 모두 만들 계획이고, 또 네 명이 하나로 뭉쳐서 또다른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 계속 확장했다가 다시 뭉치고, 유닛으로 활동하기도 하고 다양하게 생각하고 있다.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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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벤져스' 아이디어, 코로나19 기사 보고 얻었다"

[인터뷰] 올리브TV 예능 프로그램 <식벤져스> 김관태 PD

음식물 쓰레기는 최근 환경오염의 가장 큰 주범으로 꼽힌다. 생활 폐기물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뿐더러,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메탄, 온실가스 등 여러 유해 물질이 대기로 배출되기 때문. 지난해 환경부가 발표한 '환경통계연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의 총량은 약 1만5천여 톤이다(2018년 기준).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만 해도 연간 8천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하지만 숫자만으로는 심각성을 실감하기 쉽지 않다. 6월 24일 첫 방송된 올리브TV 예능 <식벤져스>는 광장시장, 꼬꼬마양배추 농가 등 우리 생활 속 장소들을 찾아 버려지는 식재료들을 직접 카메라에 담으며 그 충격적인 실상을 공개했다. 그리고 아스파라거스 밑동, 꼬꼬마양배추 겉잎, 브로콜리 이파리, 감자 껍질, 죽순 뿌리 등 우리가 당연하게 버려왔던 이 재료들로도 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모처에서 '제로 웨이스트' 리얼리티 예능 <식벤져스>의 연출을 맡은 김관태 PD를 만나 기획 과정과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들어봤다. "코로나19 관한 기사 보고 '제로 웨이스트' 떠올려"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는 쓰레기를 하나도 남기지 않는 환경 캠페인이다. 해외에서는 '제로 웨이스트' 매장이나 식당이 많이 도입되고 있지만, 아직 한국에선 낯선 개념이다. <식벤져스>는 비록 방송이지만, 한국 최초로 제로 웨이스트 식당에 도전했다. 김관태 PD는 "우연히 '코로나 19'에 관한 기사를 보고 '제로 웨이스트'를 떠올리게 됐다"고 털어놨다. 첫 회에 등장한 곳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광장시장이었다. 육회, 빈대떡 등 다양한 먹거리로 유명한 이곳에서는 매일 엄청난 양의 멀쩡한 음식물이 버려지고 있었다. 특히 육회거리에서는 한 달 평균 11만 마리의 낙지 대가리와 연 평균 100만 개의 달걀 흰자가 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 우리가 흔히 먹는 육회 위에는 달걀 노른자만 올리고 낙지탕탕이에는 낙지 다리만 사용되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주변에 나눠주기도 하고, 직원 식사용으로 소비도 하지만 워낙 양이 많아 버릴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 했다. 김관태 PD는 "작가, 연출진들이 여러 시장에 찾아가고 농가에도 가보고 상인들을 만나뵙고 취지를 설명하면서 자료를 수집했다"고 취재 과정을 털어놨다. 이어 "처음에는 (상인들이) 저희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셨다. 인식 자체가 '당연히 버리는 것'이라 생각한 거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조금씩 낙지 대가리, 간, 천엽 등 자투리 식재료들이 나오더라. 현장에서 (버려지는 식재료에 대한) 새로운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리얼리티 예능과는 조금 다르게 연출" 이후 방송분에서는 우리의 생활 방식이 바뀌면서 혹은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해 버려지는 음식물들도 등장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개량된 꼬꼬마 양배추는 판매하는 알맹이보다 훨씬 많은 겉잎들이 버려진다. 또 코로나 여파로 닭 소비가 줄어들었고, 도살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규격보다 커져버려 판매할 수 없게 된 '닭 19호'도 있었다. 모두 소비자로서는 알 수 없는, 충격적인 진실이었다. 김 PD는 "이건 심각한 문제이지 않나. 너무 예능처럼 가볍게 터치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출연자들 역시 한마음으로 '제로 웨이스트'를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 애썼다고 전했다. 방송에서 유방원, 송훈, 김봉수 3명의 셰프들은 자투리 식재료를 활용해 메뉴에 없는 메뉴를 개발해야 했다. 화려한 경력의 셰프들이지만 낯선 재료로 요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때문에 셰프들끼리의 의견 대립도 있었고 제 시간에 음식을 완성하지 못해 쩔쩔 매는 셰프들의 모습도 그대로 방송됐다. 김관태 PD는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건 예상했다"면서도 "처음부터 출연자들에게 '연출을 최소화하겠다, 여러분들이 공간을 채워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지켜보자는 마음이었다. 마음대로 하실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근사한 요리들이 식탁에 올랐다. 계란 흰자로 만든 머랭만두, 감자껍질을 활용한 아이스크림 등 독특한 아이디어의 음식들이 입맛을 자극했다.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밤낮없이 노력한 결과물이었다. 김 PD는 식당에서 준비시간부터 마지막 손님까지 모두 출연진들의 몫이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김관태 PD는 촬영 도중 셰프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고 짓궂게 폭로(?)하기도 했다. 매 회 촬영마다 새로운 식재료들이 식당 앞에 도착하는데, 이를 미리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방송 후 식재료 제공 지자체에서 연락 오기도 힘들기는 홀을 담당한 연예인들도 마찬가지였다. 김 PD는 "봉태규씨는 사실 몸이 약하다. 처음에는 꼿꼿이 서 있다가 (식당 영업이) 끝날 때쯤엔 등이 굽어 있다. (배우) 문가영씨도 (그룹 아스트로 멤버) 문빈씨도 점점 너무 힘들어서 지쳐가는 게 보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출연진들이 "너무 힘든데 너무 재밌다"면서 보람을 많이 느꼈다고 전했다. 한편 시청자들이 <식벤져스>를 보고 '제로 웨이스트'를 따라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요리법이 너무 전문적이고 복잡했기 때문. 김 PD 역시 "몇몇 음식은 시청자분들이 사실 따라하기 쉽지 않겠구나 생각했다"면서도 "(음식을) 쉽게 만들려면 그럴수도 있었다. 하지만 일차적으로 이 식재료가 매력적으로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셰프님들도 그에 대한 욕심이 있으셨다. '따라하긴 힘들어도 자투리 식재료로 이렇게 근사한 음식을 만들 수도 있구나'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PD는 꼬꼬마 양배추 겉잎, 브로콜리 이파리 등을 매년 버려야 하는 농민, 관련 지자체에서 레시피를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세 명의 셰프들 역시 실생활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이어가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총 6부작인 <식벤져스>는 앞으로 두 회 방송분만 남아있는 상태다. 아직 시즌2 제작은 미정인 상태지만, 김관태 PD는 "좋은 콘텐츠이니까 (시즌2)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싶다"며 밝게 웃었다. 이어 "지금이 워낙 힘든 시기라서, 우리 예능을 보고 사람들이 더욱 힘들어하시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천만다행"이라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 PD는 출연진들과 시청자의 성원에 힘 입어 유튜브 콘텐츠로도 제작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쇳물쓰지마라_하림 "우리에겐 '부르는 음악 본능' 있다"

[인터뷰] 당진 용광로 사고 10주기 노래 '그 쇳물' 작곡한 그의 철학

최근 SNS 곳곳에서 각종 악기와 목소리로 전혀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게시물 아래엔 어김없이 '#그쇳물쓰지마라_함께_노래하기'란 해시태그가 줄줄이 달렸다. 요즘 한창 유행하던 'SNS 릴레이 지목'도 없었고 유명 연예인들의 참여 독려도 없었지만, 은근하게 이어지던 이 퍼포먼스에 일부 정치인들까지 동참하고 나섰다. 이 노래의 주인공은 바로 가수 하림이다. 10년 전 당진환영 철강 용광로에서 20대 노동자가 사망했다. 이후 인터넷 시인 제페토는 '그 쇳물 쓰지 마라'라는 시를 남겼고, 사망 10주기(2020년 9월 7일)를 맞는 즈음 하림이 곡을 붙인 것이다. 그 영향일까.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 청원은 어느새 10만을 넘겨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회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 18일 서울 금천구의 작업실에서 만난 하림은 동료 음악인들의 참여가 이어지는 현상을 보며 "음악만으로 할 수 있는 소통에 음악가 친구들이 목마르지 않았나 싶다"며 "노래를 부를 때는 단순히 들을 때와는 전혀 다른 감정이 든다. 꼭 한 번 불러보시라"고 운을 뗐다. "낭만적 방식이 오래 간다" 10년 전 사고 당시 인터넷에 떠돌던 '그 쇳물 쓰지 마라'라는 시를 그 역시 알고 있었다. 본래 제안은 음원을 만들어 발표하자는 것이었으나 하림은 그 방식이 아닌 함께 부르기 운동을 하자고 '역제안'했다. 제안받은 후로 하림은 그 시를 반복해서 소리 내 읽었다. 시 안에 담긴 멜로디를 찾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3, 4개월간 생각을 굴리고 여러 멜로디를 떠올렸던 그는 노래 완성 직전 구의역을 찾았다고 한다. 그가 기억하는 노동자 비극 중 하나였고, 그렇게 그날 밤 노래가 세상에 나왔다. 널리 오래 불리기 위해 동요처럼 쉽고, 남녀가 모두 부를 수 있는 적당한 음역대가 관건이었다. 하림은 "완성된 곡을 제 아내도 불러보게 했고 부모님도 부르셨는데 제가 쓴 노래 중에 제일 쉽다고 하더라"며 "이 노래는 목적이 있는 노래기에 나름 작전을 짠 것"이라 웃으며 덧붙였다. 자기검열의 굴레를 비껴가며 사실 하림은 흔히 얘기되는 사회적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음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혀왔다. 세월호 참사 추모 노래, 이주노동자를 위한 국경 없는 음악회 등 본인의 영역에서 소신대로 활동해온 음악인이다. 이 때문인지 종종 SNS 메시지나 뉴스 댓글로 그를 비난하는 일부 누리꾼 또한 존재한다. 자기검열을 하게 되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망설임 없이 "이미 그건 지난 지 오래"라고 답했다. 평소 하림이 밝혀온 음악관 중 하나. "하고 싶은 음악이 있고 해야 하는 음악도 있다"는 말에 대해 물었다. 사회 문제, 개인 문제를 끊임없이 노래해온 그는 말 그대로 음악의 힘을 믿는 지상 음악주의자 같기도 하다. 가능한 오래 '그 쇳물 쓰지마라' 함께 부르기가 이어졌으면 하는 게 하림의 바람이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발의도 의미 있는 결과겠지만"이라는 단서를 달면서 하림은 "이 노래를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잊힐 정도로 시간이 지나서 많은 사람들이 부르게 되는 때가 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치 과거의 민중가요가 그랬듯 말이다. 다시금 음악의 힘을 말하다 인터뷰 말미 하림은 듣는 음악이 아닌 함께 부르는 음악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는 그가 2004년 2집 앨범 발표 이후 전 세계 곳곳을 다니며 몸소 느껴온 월드 뮤직을 통해 느낀 깨달음과 통했다. 그는 그 이후 정규 앨범이 아닌 거리 공연과 <집시의 테이블>, <해지는 아프리카> 등과 같은 음악극을 비롯해 말라위 음악교육 캠페인, 본인이 설립한 문화예술기획사 아뜰리에 오를 통해 음악인들의 다양한 소통 방식을 실험해 오고 있다. 지난해 반려자를 만나 결혼한 그는 어느덧 40대 중반을 지나고 있다. 나이로 치면 기성세대로 볼 수 있는 그에게도 주변에 고민을 털어놓는 후배 음악인들이 있고, 뜨겁게 토론하는 동료 음악인, 문화예술인들이 있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은 책상에 놓인 한 철학 서적이 눈에 들어왔다. "1집, 2집을 내고 나서 생각해보면 전 그냥 팝 음악을 흉내내기 급급한 음악 작업 애호가였던 것 같다"며 낮은 목소리로 스스로를 '박하게' 평가하는 그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지금까지도 성찰하며 살아온 흔적이 보였기에 던질 수 있는 말이었다. 그는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 걸까? "근래 받은 질문 중 가장 어렵다"며 그가 천천히 답했다. 이 얘길 듣고도 그에게 실례일 수 있는 부탁을 하나 했다. 다시금 마음 울리는 사랑 노래를 꼭 발표해달라고. 짐짓 그가 웃었다. "발표를 안 했을 뿐이지 써놓은 게 꽤 있다"고. 해야 하는 음악과 하고 싶은 음악을 그는 아주 잘 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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