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나요?' 김창옥표 소통다큐 신승환 감독, 김창옥 강사, 김봉한 감독이 2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들리나요?>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들리나요?>는 소통전문가 김창옥이 청각 장애인 아버지와의 화해와 치유의 여정을 통해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인생로드무비다. 10일 개봉.

신승환 감독, 김창옥 강사, 김봉한 감독이 2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들리나요?>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이건 김창옥의 영화가 아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살아보려고 애쓴 분들, 그러다가 균형을 잃기도 하고 관계가 깨지기도 하는 그런 사람들의 거울같은 이야기다."

'소통전문가' 김창옥 강사는 자신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들리나요?>를 이렇게 설명했다. 2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들리나요?> 언론 배급 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창옥 강사와 김봉한 감독, 신승환 감독이 참석해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된 사연과 제작 후일담 등을 공개했다.

오는 10일 극장 개봉 예정인 <들리나요?>는 '소통계의 BTS'라고 불리는 김창옥 강사가 청각 장애인 아버지의 귀를 수술해드리겠다는 결심에서부터 시작됐다. 우연히 강연 차 들린 한 병원에서 아버지의 청력을 되찾을 수도 있다는 소식을 접한 김창옥은 오래 묵혀뒀던 인생의 숙제를 풀기 위해 아버지를 찾아간다. 

김창옥은 앞서 강연, 인터뷰 등을 통해 어린 시절 아버지의 가정 폭력과 도박을 여러 차례 고백한 바 있다. 영화에서도 그는 아버지와 제대로 대화해 본 적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늘 무대에 서서 다른 사람들에게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가족과는 소통하지 못했던 것. 그는 제주도에 사시는 아버지를 처음으로 서울의 모 대학병원에 모시고 가면서부터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귀 수술 해드리겠다고 할 때, 아버지가 어린 아이처럼 웃는 모습을 처음 봤다. 밥을 먹으면서 좀 울었다. 인상 쓰고 말도 잘 안 하고 말을 하면 화내듯이 하는 아버지인데, 저렇게 어린 아이처럼 좋아하는 모습을 처음 본 것이다. 70년 동안 못 들었기 때문에 수술이 될 거라고 생각을 못하셨던 것 같다. (수술 후에) 소리를 듣고 우와 우와 (신기해) 하셨는데 그땐 내 아버지가 아니라 아이를 보는 감정이었다."(김창옥)

다행히 수술에는 성공했지만 김봉한 감독은 그 과정에서 여러 번의 위기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수술해도 의미가 없다고 (검사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하나. 다큐를 접어야 하나 싶은 위기가 있었다. 또 한두 시간이면 끝날 수술이 6시간까지 길어졌다. 괜한 일을 해서 사고치는 게 아닌가 걱정을 많이 했다"고 귀띔했다. 이에 신승환 감독은 "(김창옥 강사) 어머니가 내게 '괜찮다'고 하시더라. '자식들 다 모인 김에 바로 옆에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르면 된다'고 하셨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김창옥과 아버지의 화해를 다루는 다큐멘터리였지만 그는 최근 영화를 다시 보면서 "엄마가 더 많이 보이더라. 그렇게 살아오신 엄마의 삶이 보였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평생 상처받았으면서도 남편의 곁을 지키며 살아온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는 것. 
 

'들리나요?' 김창옥, 숙제한 느낌 김창옥 강사가 2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들리나요?> 시사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승환 감독, 김창옥 강사, 김봉한 감독.
<들리나요?>는 소통전문가 김창옥이 청각 장애인 아버지와의 화해와 치유의 여정을 통해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인생로드무비다. 10일 개봉.

김창옥 강사가 2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들리나요?> 시사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창옥 강사, 김봉한 감독. ⓒ 이정민

 
하루 세끼 남편의 식사를 챙기기 위해 친구들과 모임 한 번, 노인정 한 번 가본 적이 없는 어머니는 '창옥이 아버지 없이 살아보는 게 소원'이라고 말씀하시는 분이다. 막내 아들이 수술을 해주겠다고 제안하자 '다 늙어서 뭐하는 짓이냐'고 반대하고 '장례식장이 가깝다'고 짓궂은 농담을 던지는 분이기도 하다. 김창옥은 "어머니와 아버지는 여전히 좀 싸우시는 것 같다. 그래도 (아버지와의 화해로) 제 숙제는 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엄마, 아빠 사이에는 진행되는 뭔가가 계속 있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한편 이번 다큐멘터리는 영화 <보통 사람>의 김봉한 감독과 배우 신승환이 공동으로 연출을 맡았다. 이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다큐멘터리 감독에 도전하게 된 신승환은 김창옥과의 친분 때문에 카메라를 들게 됐다고. 그는 "두 사람이 작업을 하기로 했는데, 연출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더라.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성향인지 끌어나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참여했다"고 말했다.

올해 <국제수사> 개봉을 앞두고 있는 김봉한 감독은 "<국제수사>에 김창옥이 배우로 출연하면서 친분이 두터워졌다"며 "'강연계의 BTS'라고 불리는 이 사람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화낼 때 화내고 슬플 때는 슬프고 쉬고 싶을 때 쉬고.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주변인이 판단하는 인간 김창옥의 모습도 담고 싶었고. 우리가 보고싶어 하는 김창옥은 어떨까. 실제 김창옥은 어떨까. 김창옥도 한 사람일 뿐이지 않나. 걔나 나나 비슷하게 사는구나 그런 걸 보여주고자 했다."(김봉한 감독)
 

'들리나요?' 김창옥, 부친과의 화해와 소통 김창옥 강사가 2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들리나요?>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들리나요?>는 소통전문가 김창옥이 청각 장애인 아버지와의 화해와 치유의 여정을 통해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인생로드무비다. 10일 개봉.

김창옥 강사가 2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들리나요?>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김창옥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인 만큼, 영화에는 그를 바라보는 주변인들의 적나라한 발언들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늘 무대 위에 있는 사람처럼 벽이 있다', '너무 바쁜 사람이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써야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하기 싫은 일은 견디지 못한다' 등 때론 인간적이지만 공개하고 싶지 않은 면들을 김창옥의 지인들은 거침없이 폭로한다. 하지만 신승환 감독은 "주변인들이 너무 사실적으로 이야기한 것 같지 않나. 사실 덜어낸 게 저 정도"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를 본 김창옥은 "처음에는 창피했다. 남들은 모르고 저만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비밀들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다"면서도 "제가 한번도 보지 못했던 뒷모습이었다. 어떤 모양인지 본 적도 없고 보려고 하지도 않았는데, 그걸 리얼하게 봐서 시원하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제야 스스로의 모습 그대로를 볼 수 있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내 뒷모습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열심히 살았다. 처음에는 억울하더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 감독들은 제게 자꾸 연기하지 말라고 하고. 내가 뭘 그렇게 연출하려고 했나. 지금 돌아보면 강의하면서 혼자 시나리오 쓰고 연출하고 연기하는 것이지 않나. 혼자 서울에 올라와서 몸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던 것 같다. 내가 모든 걸 기획하고 연출하고 연기할 줄만 알지 함께 일할 줄은 모르는구나 싶었다. 그걸 나중에야 어렵게 인정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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