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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D 애니메이션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2>의 한상호 감독.

3D 애니메이션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2: 새로운 낙원>을 발표한 한상호 감독.ⓒ 워너비펀

  
10년 전 EBS 다큐멘터리로 첫선을 보인 <한반도의 공룡>이 '점박이'로 재탄생 해 10년째 대중과 만나고 있다. 할리우드의 '쥬라기 공원'이 아닌 우리 땅에 살았던 우리의 공룡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던 한상호 감독은 지난 2012년 애니메이션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으로 극장에서 100만 관객을 모은 이후 6년 만에 속편을 내놓았다.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2: 새로운 낙원>(아래 <점박이2>)은 여러모로 전편에서 진일보한 작품이었다. 더욱 다양한 종의 공룡이 생동감 있게 움직이며, 드라마적 구성을 통해 3D 극 애니메이션으로서 면모를 갖췄다. 배우 박희순, 라미란, 김성균 등이 목소리 연기로 참여했다는 사실 또한 고무적이다.

중국 험지에서 고비 사막까지

영화 작업과는 별개로 올해 EBS에선 '점박이 공룡 대백과'라는 프로를 방영해왔고, 2019년엔 뮤지컬 또한 공연 예정이란다. 이 정도면 점박이 프렌차이즈에 성공했다 자평할만하다. 하지만 개봉을 앞두고 만난 한상호 감독은 "아직 단언할 순 없다"며 "이번 영화가 잘 되고 나면 어느 정도 안정화 궤도에 오를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조심스럽게 생각을 밝혔다. 

6년간 92억의 제작비를 들인 속편 작업은 그 자체로 힘든 시간일 법했다. 제작 과정을 전하며 한상호 감독은 "결국 점박이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Source Multi-Use) 될 운명이라 직감했다"고 말했다.  

"1편이 대사가 없는 다큐멘터리 성격이었다면 이번엔 완전 픽션이다. 한국에서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경우가 거의 없고, 그만큼 스태프도 많이 부족하다. 10년 넘게 제작과정에 참여한 스태프들이 할리우드엔 많다. 우린 애니메이션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한계가 있더라. 슬픔, 아픔, 복수심의 감정을 표현할 길이 없어서 직접 배우들을 찾아가 그들의 표정을 따와서 모델링을 했다. 전편에 비해 8배 정도 모델링을 많이 했다고 보시면 된다. 

예산이 빠듯했지만, 캐릭터, 공간들도 직접 설계하고 인테리어까지 했다. 60프로 이상이 3D 그래픽 작업인데 한국에선 그런 분량과 규모의 작업 경험이 많지 않더라.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었다. 사막 장면은 도저히 CG로 재현하지 못할 것 같아 고비 사막에 직접 갔다. 오아시스 장면 하나를 구현하기 위해 현지 코디네이터를 고용해서 찾아가기도 했다. 영화에 롱테이크 장면이 있는데 애니메이터 한 사람이 1분 30초짜리 장면을 위해 6개월간 작업했다."

 

 3D 애니메이션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2: 새로운 낙원>의 한 장면.

3D 애니메이션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2: 새로운 낙원>의 한 장면.ⓒ 드림써치씨앤씨

 
 

 3D 애니메이션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2: 새로운 낙원>의 한 장면.

3D 애니메이션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2: 새로운 낙원>의 한 장면.ⓒ 드림써치씨앤씨

 
고생 끝에 완성된 영화로 다행히 스태프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한상호 감독은 "사실 1편 이후 2년 정도 제작 기간을 두고 속편을 내놓으려 했기에 이 정도로 오래 걸릴 거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며 "제작사와는 예산 문제로 치열하게 얘기했고, 길고 힘든 제작 기간을 버티지 못하고 떠난 스태프들도 있다"고 힘들었던 점을 말했다. 

"얼마 전 최종 시사를 하면서 우리 스태프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처음 시작할 때 좋은 작품이 나왔을 때 같이 웃자고 했던 게 생각났다. 제작 과정이 마냥 행복할 수 없으니, 결국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게 모두를 위해 도움이 되는 길이라 생각했다. 공들여 만든 장면을 전부 버리기도 했고, 배우들 연기에 대해 애니메이터들과 격론을 벌이기도 했다. 영화를 본 관계자들이 놀라더라. 한국 기술로는 쉽게 표현할 수 없던 용암들, 캐릭터의 움직임들을 두고 어떻게 만들었는지 묻는 분도 있었다."

왜 티라노가 아닌 타르보사우르스였나

70여 종의 공룡이 한 영화에 등장한다. 여기에 극적 요소를 위해 감독은 캐릭터성을 명확히 부여했다. 특히 김성균이 연기한 공룡 싸이가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한다는 설정은 여러 반대를 무릅쓴 일종의 모험이었다. 

"경상도 사투리 쓰는 공룡은 처음부터 고려했던 것이었다. 제가 거제도 출신이기도 하고, 그런 조연 캐릭터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 밀어붙였지. (전문 성우가 아닌 배우를 캐스팅 한 것에) 전 연예인 마케팅으로 접근하지는 않았다. 이번 작품이 드라마인 만큼 관객이 몰입하게 하는 연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내레이션의 영역과는 다르기에 연기에 적합한 배우를 찾으려 했다. 디즈니의 <정글북> 같은 경우 스칼렛 요한슨의 연기가 기억에 남잖나. 박희순, 김성균, 라미란씨 연기가 입체감 있는 캐릭터를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본다."

대중에게 보다 익숙한 티라노사우르스, 스테고사우르스 등이 아닌 타르보사우르스 등 아시아 지역에 살았던 종으로 영화를 꾸민 이유 역시 우리 것에 대한 나름의 '집착' 때문이다. 한상호 감독은 "티라노 등은 북미 지역에서 화석이 나온 공룡이고 서양인들이 유명하게 만든 종"이라며 "기왕 한반도라는 제목을 갖고 가는 만큼 제주에서 공룡 화석이 나오기도 했고, 우리가 상상한 공룡을 통해 다음 세대가 꿈을 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3D 애니메이션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2>의 한상호 감독.

"얼마 전 최종 시사를 하면서 우리 스태프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처음 시작할 때 좋은 작품이 나왔을 때 같이 웃자고 했던 게 생각났다. 제작 과정이 마냥 행복할 수 없으니, 결국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게 모두를 위해 도움이 되는 길이라 생각했다."ⓒ 워너비펀

 
점박이를 발견하기 전까진 그 역시 다큐멘터리스트로 활발히 활약해왔다. <문자> <마이크로의 세계> 등으로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을 중시하면서 시청자들과 소통했다. 그러다 문득 공룡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

"우연이었지(웃음). 영국 유학을 다녀오면서 CG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발전해 있는 걸 봤다. 다큐 분야에서도 팩션이라고 해서 적절히 상상을 가미한 작품이 나오던 때였다. 영국 BBC를 필두로 그런 작품들이 많아졌지. 고대 로마를 복원하는 등의 작품을 보며 우리나라에도 그런 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한반도의 공룡>을 구상하게 됐다. 처음엔 아동용으로 만든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완성된 작품에 어린아이들이 가장 열광하더라. 서점에서 책도 팔리고 수출까지 되면서 제 운명이 바뀐 셈이다 그래서 10년간 점박이와 살게 됐다(웃음)."

판타지의 세계

이미 3편에 대한 구상이 머릿속에 있는 상태였다. 한상호 감독은 "그것 역시 이 작품이 잘 돼야 가능할 것"이라며 "이후엔 사람이 나오는 SF나 판타지 장르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점박이 역시 프랜차이즈로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이라 밝혔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앞서 그가 지적했듯 빈약해진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과 인력풀이 가장 큰 과제다. "아무래도 현실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그가 암담한 현실에 대해 운을 뗐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 200만을 넘고, <점박이>가 100만을 넘은 게 최근 한국 애니메이션의 최고 기록이다. 그래서 투자자들도 힘들어하는 것 같고, 제작 편 수도 많이 줄었지. 4차 산업 시대에서 문화를 육성하는 게 중요한 길이라 생각한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투자 역시 그렇다. 활발한 제작을 위해선 일단 어느 정도 성공작들이 더 나와야 한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점박이>가 지고 있는 무게감이 크다. 어깨가 무겁다는 생각이다. 

제가 회사에서 애니메이션 부장이기도 하다.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 지원 등 정책적으로 성과가 일부 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TV 시리즈뿐만 아니라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더 만들어져야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라이온킹> 실사 예고편을 봤는데 이미 할리우드는 더 앞선 기술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흐름에서 삐끗한다면 나중엔 아예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간격이 벌어질 것이다. <점박이>도 10년간 기술력을 쌓아서 만들었다. 지금 이 순간 더 지원하고 육성하지 않으면 한국 애니메이션은 더 뒤처질지도 모른다. 

픽사도 <토이 스토리>가 있기까지 15년을 실패했다더라. 스티브 잡스가 인수하면서 5년 간 침체했다가 <토이 스토리> 이후 성장했지. 우리도 10년을 했다. 10년이라는 게 말이 쉽지 하고 싶다고, 좋아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잖나. 어느 정도의 기대와 반응이 있었던 게 힘이 됐다." 

 

 3D 애니메이션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2>의 한상호 감독.

"<점박이>도 10년간 기술력을 쌓아서 만들었다. 지금 이 순간 더 지원하고 육성하지 않으면 한국 애니메이션은 더 뒤처질지도 모른다."ⓒ 워너비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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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캐릭터' 구원하고 싶었다" '더 벙커' 감독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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