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 교육평론가

이범 교육평론가ⓒ 유성호


[기사 수정: 12월 21일 오후 10시 28분]

대학 병원 의사들, 그 중에서도 선택된 의사와 그 가족들만 들어갈 수 있는 주거 단지 'SKY 캐슬'. 이 안에 사는 부모들은 자기 자식에게 '의사'라는 직업을 물려주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의대 중에서도 가장 입학하기 어려운 서울대 의대를 목표로 하는 SKY 캐슬의 거주민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을 벌인다.

가상의 주거 단지 SKY 캐슬을 배경으로 한 JTBC 드라마 < SKY 캐슬 >의 기본 설정이다. 1회 시청률은 1.7%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8회에 들어선 9.5%로 5배 넘게 뛰었다. 최근 대중들에게 큰 사랑받고 있는 이 드라마가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 이 때문인지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SKY 캐슬'을 치면 연관 검색어로 '실화'라는 단어가 함께 등장한다.

정말 이 드라마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것일까. 감히 상상하지도 못할 가격에 대입 코디네이터를 거래하고, 그 코디네이터가 아이를 선택할까? 학부모 간의 상상하기 어려운 입시 경쟁이 존재할까? 과연 독서 토론과 학생회 경험이 대학 가는데 도움이 될까? 입시 스트레스로 물건을 훔치기도 할까?
 

▲ 교육평론가 이범 인터뷰ⓒ 김혜주

 
지난 19일 용산에서 교육 평론가 이범씨를 만나 강남을 중심으로 한 최상위층의 교육 현실과 입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러 문제들에 대한 대안까지 묻고 들었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자연스럽게 최근 교육계의 가장 큰 화두인 '학종(학생부종합전형)'에 관한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범 교육 평론가는 "< SKY캐슬 >은 대치동을 중심으로 한 강남 교육의 단면을 예리하게 보여준다. 징후적"이라고 진단했다.

"재벌이 나오지 않는 드라마... 약간의 미스매치"
 

 이범 교육평론가가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SKY캐슬>에서 보여주는 입시 위지의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범 교육평론가가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에서 보여주는 입시 위지의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유성호


- 먼저 < SKY 캐슬 >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하다.
"특이하게도 < SKY 캐슬 >에는 재벌이나 재벌 2세가 나오지 않더라. 사람들의 선망을 불러일으키는 배경이 나오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대대로 부자가 아닌 아빠가 전문직(의사) 출신이다. 엄마들은 전업주부다. 대치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 구성 세트다.

이상하지 않았나. 집안은 호화롭게 꾸며져 있는데 아빠의 직업은 재벌이 아닌 의사다. 약간의 미스매치다. 의사인데도 배경은 재벌인양 으리으리하게 치장을 해서 눈길을 끌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놓고 전문직 아빠가 자녀도 전문직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경쟁하는 것으로 드라마를 구성했다."

- 대치동 밖에 있는 사람들은 실제 대치동이 저런 환경인지 궁금해하더라.
"강남을 보통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북쪽과 남쪽으로 나눠 테북과 테남으로 본다. 테북에 압구정동과 청담동이 있고 테남 쪽에 대치동이 있는데 상당히 다르다. 테북엔 대대로 부자인 사람들이 많다. 부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자식에게 좋은 학벌을 만들어주지 않아도 자신이 가진 사회경제적 지위를 물려주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상대적으로 학벌에 민감하지 않다.

그래서 압구정동에 있는 학원에 가보면 대치동처럼 몰려다니면서 '학원 쇼핑'을 하는 광경을 보기 어렵다. 1980년대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처음 분양됐을 때는 길도 닦이지 않았고, 원래 부유한 사람들은 여기 입주하려 하지 않았다.

전문직으로서 성공한 사람들이 입주를 했고 처음부터 교수, 변호사, 의사 비율이 높았다. 이들도 한국 평균에 비해 부자지만 대대로 부자가 아니기 때문에 부를 풍족하게 느낄 정도는 아니다. 본인이 가진 부의 규모가 애매하다. 큰 부자면 자녀가 대단한 학벌을 갖지 않아도 자기가 가진 사회경제적 지위를 다음 세대로 이어갈 수 있는데 대치동 중심의 부의 규모는 그 정도 수준은 아니다. 그렇기에 공부를 통해서 성공한 본인의 성공도식을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어하는 것이다."

- 대치동은 언제부터 한국 교육의 중심이 된 것인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대치동의 기본 질서는 2000년 무렵에 형성됐다.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고용 불안을 경험한 학부모들의 전문직 선호 현상이 극대화됐다. 그러면서 이른바 '대치동 전세족'이 나타난다. 전국에서 명문대에 가겠다는 전략을 가진 분들이 자녀가 초등학생이 되면 대치동에 전세로 들어와서 막내가 대학에 가면 대치동을 빠져나가는 것이다.

이는 한 지역적 현상이 아니라 전국적 현상이다. 대치동 교육열을 따로 떼어놓고 섣불리 비판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를 단순히 대치동, 강남 교육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대한민국 교육이다."

- < SKY 캐슬 >에는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 분)이 나온다. 입시 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이 실제로 있나.
"2000년 여름 인터넷 강의가 시작된다. 내가 메가스터디 창립 멤버이기도한데 당시 메가스터디 등 인터넷 강의의 등장은 대치동 사교육 시장에 큰 영향을 주었다. 오프라인 공간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인기 강사의 경우 마감 안에 등록을 못 하면 이 강의를 들을 기회가 없는 것이다. 인터넷 강의가 시작되면서 시공간의 제약 없이 들을 수 있게 되고 오프라인과 다른 경쟁력을 찾게 된다. 그러면 오프라인의 다른 경쟁력은 무엇이냐. 관리다. 2000년대에 학원에서 관리를 해주는 걸 넘어 초고액 시장에서는 전담 멤버가 직접 관리를 해주는 현상이 시작됐다."

- 드라마에서 보면 입시 코디네이터가 굉장히 비싸고 최상위층에게만 그의 존재가 공유된다.
"< SKY 캐슬 >에 나오는 정도 수준의 초고액 코디네이터가 실제로 있는지 목격하진 못했다. 하지만 충분히 있을 법하다. 학원에서도 많이들 일정 수준 이상 안 되면 받아주지 않는다. 수요가 많아 원하는대로 고를 수 있는 코디네이터가 있을 수 있다. 축구선수가 몸값이 높아지면 구단을 선택할 수 있는 거랑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학종 시대 되면서 관리할 것 많아져 코디 수요 늘어"

- 드라마에서는 입시 코디네이터만큼 학부모, 특히 전업주부인 엄마들의 교육 개입이 이에 못지않다.
"< SKY 캐슬 >에서 인상적인 건 학생을 관리하는 주체가 학교나 교사가 아닌 전업주부인 엄마와 코디네이터라는 점이다. 그간 아이 교육에 전문적으로 뛰어들어서 '매니저 엄마' 역할을 하던 분이 적지 않았는데 이제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입시 제도가 복잡해지고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이 들어서면서 관리할 것이 늘었다. 내신만 해도 '철인 5종'인데 독서력, 수상실적, 동아리 활동, 소논문 등등 (추가되면) '10종'으로 늘어난다. 교육열이 높은 일반적인 엄마의 힘으로도 감당이 어려운 것이다.

수능이나 내신은 적어도 룰(규칙)이 있다. 몇 학년 때 뭘 배우면 좋을지 나름의 룰이 있는데 비교과 영역이 추가되면서 그 룰이 무의미해졌다. 교과 교육이 아닌 다른 차원이니까. 이를 위해 엄마가 매니저 역할을 하는 정도로는 감당이 되지 않으니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극상위권에서는 코디네이터를 쓴다."

- 학종이라는 배경이 코디네이터를 늘렸다고 볼 수 있나?
"아이의 전체적인 대입 전략 기간 동안 어떤 선생을 배치할지를 전략적으로 짜야한다고 보는 거다. 그것이 코디네이터다. 원래 과목 별로 아이들을 전문적으로 전담하는 팀은 1990년대부터 있었다. 학종 시대가 되면서 관리할 것이 늘어나니 코디네이터가 결합한 것이다.

이른바 학종이 강남 같은 환경에서는 특히 코디네이터에 대한 수요를 늘린 건 분명하다. 대도시지역의, 사교육이 발달돼 있고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는 학종이 코디네이터처럼 아이들을 밀착해서 관리해주는 전문적인 인력을 필요로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 건 사실이다.

'사교육'을 단순히 한 덩어리로 생각하면 안 된다. 여러 가지 리그가 혼재돼있고 < SKY 캐슬 >에서 묘사되는 정도의 극상위 사교육 시장에선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수준의 일이 벌어진다."

- 드라마에선 학생들이 학종을 위해 독서 토론이나 학생회장을 하려고 한다. 학종 이전 세대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풍경일 수 있겠다 싶더라. 그런 비교과 영역이 실질적으로 대입에 도움이 되나?
"반영을 한다. 도움이 되니 하지. 그런데 대학에서는 애매하게 흐린다. 한 대학 내에서도 기준은 하나가 아니다. 일부는 내신이 낮아도 비교과 스펙이 화려한 애들을 뽑는다. 반대로 비교과 스펙이 떨어지지만 내신이 좋아서 뽑아주는 애들도 있다. 학종과 관련해 무수히 많은 예측과 소문이 많다. 대학도 한 마디로 어떤 학생을 뽑는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다."

"학종보다는 수능이 공정하다, 하지만..."  
 

 이범 교육평론가가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SKY캐슬>에서 보여주는 입시 위지의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범 교육평론가ⓒ 유성호

 
- 그간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학종에 대해 비판적으로 말했다. 그렇다면 학종 이전인 수능을 중심으로 한 입시 제도로 돌아가는 건 어떻게 생각하나. 이는 더 공정한가.
"수능이 공정한 제도이냐, 난 학종보다는 공정하다고 본다. 지난 대입에서 학종에 대한 대중의 실망이 드러났고 충분히 거기에 이해하고 동조하는 편이다.

비교과가 붙으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독서 이력을 반영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괜찮아 보여도 부모의 학력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또 혼자서 경시대회 하나 열심히 준비하는 학생의 짝궁이 부모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경시대회를 세 개씩 준비하면 (하나를 열심히 준비하는) 학생 눈이 뒤집히는 거다. 불공정 시비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수능은 비교적 덜 그렇다.

그렇다고 수능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오지선다 찍기식 교육 좋아하지 않는다. 생각해봐라. 모르고 찍기만 했는데 1/5의 확률로 문제를 맞추면 불공정한 게 아닌가? 심지어 수능 수학 문항은 -1, 0, 1 중에 하나를 쓰면 맞는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수능 점수가 달라진다는 데이터도 있고 말이다."

- 저소득층 학생들은 학종으로 대학에 갈 수 없다는 이야기인가?
"학종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유리하다는 주장이 있다. 통계적으로 보면 애매하다. 연세대나 고려대를 학종으로 들어온 일반고 학생의 비율과 정시로 들어온 일반고 학생의 비율이 비슷하게 나온다. 특목고, 자사고 애들 대놓고 뽑아주는 거 아니냐고들 하지만 수치 상으로 그렇게 나타나진 않는다.

학종 안에 지역 균형 전형, 농어촌 특별 전형 등 정원 외 선발 방식이 포함되어 있다. 지역 균형 전형의 경우 내신 반영 비율이 높다. 내신은 상대 평가이기 때문에 골고루 뽑힌다. 상대적으로 저소득층 학생들이 뽑히게 될 가능성도 생긴다."

- 흔히 대중들이 생각하는 '학종'과 다른 것 같다.
"물론 다른 통계도 있다. 지금 한 해에 서울대에 가장 많은 학생(비율)을 보내는 고등학교는 하나고등학교이다. 아무래도 공부 잘 하는 학생들만 모여 있으니 하나고등학교 학생들은 내신에서 불이익을 받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하나고는 비교과 활동이 굉장히 활발한 학교다. 학교에서 수능 공부를 별로 시키지 않는다. 이건 학종의 또 다른 측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내신이 불리해도 나머지를 잘 하면 학종으로 명문대 가는 것이 가능하구나.

그런데 서울대 학종 중에서 지역 균형 전형 선발은 내신 반영률이 높아서 비교적 골고루 뽑히는데 수시 일반 전형은 그렇지 않다. 아무나 원서를 넣을 수 있고 일반고 비율은 35% 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대에 수시 일반 전형에 합격한 학생들의 집안 소득 분포를 발표하라고 요구해도 아마 발표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너무 뻔하고 (학교측에) 불리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죽었다 깨나도 발표 안 한다. 여기에 500원 건다.(웃음)"

- < SKY 캐슬 >을 보면 학생들이 입시 스트레스 때문에 물건을 훔치기도 한다.
"그런 일은 많이 일어난다. 과학고에도 도둑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 SKY 캐슬 >을 통해 강남 최상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암투에 집중한다. '저런 세상이 다 있네. 얼마나 힘들까' 그렇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 한국에서 제일 불행한 애들이 강남 (성적) 하위권 학생들이다. 강남이라는 이유로 성적이 하위권에 머문다. 1~2년도 아니고 어려서부터 사춘기 내내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지는 경험을 계속 했다고 생각해보라. 자존감이 하나도 없다. 당연히 상위권 대학에 들어가지도 못한다.

심지어 하위 문화도 없다. 이전만 해도 밤에 나이트클럽에서 놀던 하위 문화가 있었는데 지금 하위권 학생들이 밤에 나이트클럽에 놀러다닌다? 상상할 수도 없다. 하위 문화라는 게 나름대로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 자기들끼리 공감하고 교류하면서 사회적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다. 순기능이 없지 않은데 하위 문화도 없으니 마음 붙일 곳이 없는 것이다."

"해법? 공립대만으로는 불가능... 서울 지역 사립대와 사회적 대타협이 관건"
 

 이범 교육평론가가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SKY캐슬>에서 보여주는 입시 위지의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범 교육평론가ⓒ 유성호


- 입시 제도 전체가 바뀌어야 하는 문제인 것 같은데 모델로 삼을 만한 나라가 있나. 어떤가?
"유럽의 논술형 입시는 풀이 과정을 다 쓰게 한다. 답은 틀렸는데 과정이 맞다면 부분 점수를 준다. 답을 맞추었더라도 논리가 허술하면 반드시 감점한다. 유럽 사람들은 이게 더 공정하다고 본다. 다만 논술형은 한국에서 요구하는 정도의 높은 변별력을 갖추기는 어렵다.
 
유럽의 입시 제도는 예외없이 논술형으로 치러진다. 한국 역시 장기적으로 논술형으로 가서 창의력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대학 서열이 공고하고 수능의 변별력을 요구하는 사회에서는 쉽지 않다. 이런 사회에서는 객관식 시험으로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지선다 찍기식 교육은 자기 생각을 발전시키는 교육이 아니다. 민주 시민의 교육이 아니다."

- 지금으로선 어렵다는 말처럼 들린다.
"한국 대학의 서열 구조 시스템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라고 생각한다. 경쟁 압력을 줄여야 창의력 교육도 가능해지고 국민 생활도 나아질 수 있다.

진보교육계에서 그간 주장해왔던 것이 국공립대 네트워크 공약이다. 2012년 문재인 후보의 대선 공약집에는 이 공약이 있었는데 2017년에는 사라진다. 공약을 조금만 시뮬레이션 해봐도 실현할 수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서울 수도권 지역에 있는 대학들이 대부분 사립대고 국공립대 비율은 수도권 지역 수험생의 3%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국공립대 네트워크를 만들어 공동 입학을 시킨다? 2012년 공약은 엉터리였던 것이다. 서울 지역 사립대와 사회적 타협을 어떻게 하는지가 관건이다. 이대로라면 사교육 왕국이라는 오명도 못 벗어나고, 출산율도 계속 꼴지일 거고, 애들도 괴로워하고 창의력 교육도 못 한다."

- 어떻게 해야 하나?
"요즘 내가 설계하고 있는 정책은 정부가 국립대와 사립대 대학 교수 1인당 1억 정도의 비율로 재정을 지원해서 학부 교육 수준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 돈으로 교육비에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나머지 돈은 연구비로 쓰게하는 것이다. 연구비를 투자하면 세계 대학 순위는 올라간다. 그 돈을 받는 대신 대학은 정부 또는 공공기관에 학생 선발권을 주면 된다. 공동입학제를 하자는 것이다. 여기에 드는 정부 예산이 약 4조 원이다. 유럽의 평준화와는 다르다. 거기는 사립대학이 거의 없으니 평준화가 가능하다. 한국은 사립대가 많아 사회적 타협을 할 수밖에 없다. 그 타협의 매개는 돈이다. 그리고 선지원 추첨제로 대학을 배정하게 하는 것이다. 인기 전공을 위한 경쟁까지 막을 수는 없겠지만 대학을 위한 경쟁은 없어질 것이다.

이를 차기 대선 공약으로 만드는 게 내 목표다. 현 정부는 못 한다. 차기 공약감이다. 사립대를 끌어들이는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공동 입학 시스템을 만들어 대학 시스템을 먼저 고쳐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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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내게도 트라우마 있다" 박해진이 아픈 과거 고백한 이유

[인터뷰②] 7년간 기부한 금액만 17억... "내년엔 작품으로 자주 뵙고 싶다"

시작은 2010년이었다. 데뷔 5년 차였던 당시 박해진은 서울 강남의 아동복지센터와 인연을 맺은 뒤 지금까지 물적, 심적 지원을 해오고 있다. 뒤늦게 알려진 그의 선행은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구룡마을 연탄배달, 서울 용산 지역 복지센터인 혜심원 지원, 부산 수해 피해자 성금 지원, 중국 상해복지센터 지원 등 그는 다양한 방면에서 국적과 시기를 가리지 않고 마음을 쏟아왔다. 몇몇 언론을 통해 꾸준히 선행하는 이유를 밝혔던 그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으며 자신과 비슷한 환경에 놓인 아이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게 요지였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만난 그에게 자세히 물어봤다. 한 해도 쉬지 않고, 그것도 한두 군데가 아닌 여러 곳과 인연을 이어오는 그의 행동은 작품 활동과는 별개로 분명 본보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지난 7년간 그가 기부한 금액만 17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남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 가장 기억에 남는 선행 여러 활동 중 박해진은 "아무래도 강남의 한 아동복지센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배우 활동을 하면서 처음으로 한 선행이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그는 "저와 비슷한 상처를 입은 친구들이 있는 곳이라 더욱 마음이 갔다"고 분명한 이유를 밝혔다. 상처를 고백하다 박해진이 언급한 트라우마는 다름 아닌 아버지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이었다. 초등학생 때 서류상 이혼한 부모님, 그 가정에서 박해진은 입에 담기 어려운 여러 일을 겪었다. 몇 가지 사연이 보도되긴 했다.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아버지와 어머니가 한집에 사는 게 너무 이상한 나머지 친구에게 '넌 부모님과 같이 살아?'라고 물어본 건 이젠 유명한 일화다. 자리를 잡은 이후 어머니와 재회한 박해진은 현재 누나와 매형, 조카와 함께 살고 있다. 누나 결혼식에도 아버지 대신 본인이 직접 손을 잡고 입장했을 정도로 아버지와는 인연을 끊고 살고 있다지만, 한류 스타로 자리매김한 이후 그 몰래 아버지가 그의 소속사나 어머니를 불쑥 찾아오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아들 이름을 빌미로 타인에게 생활비를 빌리는 일도 종종 있었고, 그로 인해 돈을 빌려준 사람들이 역시 소속사에 전화하거나 언론에 그 일을 흘리는 일도 이어지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박해진이 입을 열었다. 특별한 치유 이런 이유들로 박해진은 자신이 기부하고 마음을 주는 일에 남다른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다. "올 한 해 참 지치는 한해였다. 힘든 만큼 성과가 보이면 마음의 보상이라도 받는데 성과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해였다"며 속마음을 내비치면서도 그는 봉사와 선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올 초부터 명예소방관 활동을 시작한 것도 특별한 인연 때문이었다. 이 정도면 주위의 어려운 처지의 이웃들을 그냥 못보고 지나가는 성격 같다. 박해진은 의외의 답을 내놓았다. "다 도울 순 없겠지만 힘이 닿는 한 돕고 싶은 마음"이라며 "난 뭘 위해 살까 생각하다가 제가 돕고 있는 친구들을 떠올리며 일종의 위안을 얻는다"고 말했다. 물론 그의 본업은 배우다. 그 역시 그걸 잘 알고 있었다. 앞서 살짝 언급한 "성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한해였다"는 말은 사실 드라마 <사자> 등의 이슈에 대한 그만의 아쉬움을 암시한 것이기도 했다. 계약 만료시점까지 해당 드라마는 촬영을 끝내지 못했고, 박해진은 결국 하차를 택했다. 이후 <사자>는 관련 사안으로 법적 분쟁으로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라 박해진은 자세한 입장을 전하기엔 조심스러운 상황. 그래도 묻지 않을 순 없었다. 이에 그는 "열심히 준비한 작품을 결국 시청자들께 못 보여드리게 된 것에 누구보다 제가 가장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책임지고 할 도리는 다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지금은 저 혼자만으론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선행도 좋지만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는 게 우선"이라며 그는 "올해 얼굴을 많이 못 비쳤던 것 이상으로 내년엔 더욱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최근 중국에서 드라마타이즈 광고를 찍어 다시금 중국 활동 재개 역시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학교 운동장-동네 뛰어다녔다는 박혜수, 왜 그랬냐면

[인터뷰] <스윙키즈> 양판래 역 박혜수 "이 땅의 할머니들에게 바치는 영화"

한국전쟁 당시 포로수용소에서 불었던 춤바람, 이제 막 피기 시작한 청춘들의 열정과 시대적 비극의 대비가 지금 상영 중인 영화 <스윙키즈>의 묘미 중 하나다. 재즈와 팝 음악에 맞춰 발을 구르는 배우들은 단순히 춤만이 아닌 각자의 감정과 시대적 비극을 몸으로 표현해야 했다. 북한의 소년 영웅 로기수(도경수)나 여타 캐릭터들과 함께 우리는 양판래(박혜수)라는 인물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앳된 얼굴이지만 포로수용소를 맴돌며 춤에 대한 열정을 보인다. 애초에 팀원으로 합류할 수 없는 조건이었지만, 4개 국어를 선보이며 극에서 미군 감독관의 주목을 받는 것에 성공하는 인물. 주어진 상황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만들어 나가는 성격을 엿볼 수 있다. 속 시원했던 오디션 <스윙키즈> 제작 과정에서 과연 판래 역을 누가 하느냐에 대한 설왕설래가 많았다. 로기수와 달리 극에 또 다른 결을 만드는 인물이며, 연출을 맡은 강형철 감독이 본인의 할머니를 떠올리며 만들었을 정도로 애착을 담은 캐릭터기도 했다. 감독의 선택은 이제 막 데뷔해 작품 경험을 하기 시작한 박혜수였다. 의외라고 여겨졌던 선택은 영화가 공개된 이후 극찬의 대상이 됐다. "몇 번을 봐도 판래는 박혜수씨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던 강형철 감독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영화에서 박혜수는 온 몸으로 판래를 품고 스크린 이곳저곳을 누볐다. 춤 자체로는 조금 뒤쳐질지언정 감독은 박혜수가 가진 성정과 이미지가 적격이라 생각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박혜수가 해석한 판래, 그리고 그가 판래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스윙키즈>가 전하려 한 주제의 축소판이기 충분했다. 춤 자체는 다른 배우들과 5개월 간 연습하며 준비했고, 언어 역시 당시 상황에 맞게 약간 한국식 발음이 들어가게 익혔다. "제 존재만으로 판래를 표현하기 위해선 인물의 전사(작품에 드러나지 않는 앞선 히스토리)를 탄탄하게 해야했다"며 박혜수는 본인의 해석과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곧 빛을 발할 다재다능함 집안의 가장으로 모든 걸 나서서 해야 했던 판래의 입체적 모습이 그런 고민의 결과물이었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여러 번 보며 박혜수는 "혼자 길을 걷다가 갑자기 턴을 해보기도 하고, 발을 구르기도 했다"며 최대한 야외의 바람을 느끼며 인물의 감정 표현과 춤을 연습한 사연을 공개했다. 극 중 '모던 러브' 노래에 맞춰 달려가는 판래를 표현해내기 위해 박혜수는 학교 운동장과 동네 주변을 가리지 않고 뛰어 다녔다. "처음엔 사람들 눈치가 보이긴 했는데 판래의 뜨거운 감정이 촬영 현장에서도 찾아와주길 바랐다"며 간절했던 당시 마음을 전했다. 세심하게 인물을 준비해나갈 만큼 열정적인 그다. 이 대목에서 정작 박혜수는 "배우라는 꿈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알려진대로 그는 2014년 SBS 예능 < K팝스타 시즌4 >에 출연하면서 지금의 길을 걷게 됐다. "그저 전 노래하는 게 좋았고, 막연하게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며 박혜수가 말을 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곡을 썼고, 평소 읽는 시를 통해 가사에 대한 영감을 얻는다. "제가 쓴 곡들을 나중에 들어보면 되게 부끄럽더라. 더 좋은 노래를 써야 한다는 마음으로 예전 건 대부분 삭제했다"며 "그래도 평소에 쓰는 글들은 남겨둔다"고 그가 멋쩍어하며 웃어보였다. "지금은 또 재즈에 빠져 있다"며 박혜수는 그간 말하지 않았던 일화 하나를 공개했다. 박혜수는 데뷔 이후 만난 <사임당> <청춘시대> <내성적인 보스> 등의 작품들에서 말 그대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앞서 그가 말한대로 이제 막 연기에 대해 정체성을 다져가는 때에 정신없이 압축적으로 시간을 보낸 느낌이지 않을까. 박혜수는 현재진행형인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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