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 주역들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부집행위원장(왼쪽부터), 윤재호 감독, 배우 이유준, 이나영, 장동윤, 오광록, 서현우가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는 단편과 다큐멘터리로 두각을 나타낸 윤재호 감독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이며 배우 이나영이 <하울링>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작품이다.

▲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 주역들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부집행위원장(왼쪽부터), 윤재호 감독, 배우 이유준, 이나영, 장동윤, 오광록, 서현우가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는 단편과 다큐멘터리로 두각을 나타낸 윤재호 감독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이며 배우 이나영이 <하울링>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작품이다. ⓒ 유성호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아래 BIFF)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가 언론에 선공개 되며 베일을 벗었다. 가족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함께 따뜻함이 스며 있는 수작이었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 시사회에 윤재호 감독을 비롯해 오광록, 이나영, 서현우, 이유준, 장동윤이 자리해 저마다 영화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공통적으로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반응이었다. 

그간 다큐멘터리 <마담B>, 단편 <히치하이커> 등을 통해 경계인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해 온 윤재호 감독은 이 영화에서도 탈북 여성의 삶에 집중했다. 영화는 북한을 떠나 돈을 받고 조선족 가정에 시집간 뒤 한국으로 떠난 엄마(이나영)와 그를 찾아 한국으로 온 아들 젠첸(장동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아이러니 속에 숨은 따뜻함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뷰티풀 데이즈> 윤재호 감독이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3회 개막작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는 단편과 다큐멘터리로 두각을 나타낸 윤재호 감독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이며 배우 이나영이 <하울링>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작품이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뷰티풀 데이즈> 윤재호 감독이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3회 개막작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브로커 등에게 성적으로 착취당한 엄마, 한국에서도 토킹 바에서 일하며 근근히 생활을 이어가는 이 여성을 중심 인물로 삼은 것에 윤재호 감독은 8년 전 일화부터 소개했다. "파리에서 생활할 때 한 민박집 사장님의 아들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 분이 아들을 조국에 둔 채 9년 동안 못 보고 있다더라. 제가 직접 그 아들을 만나러 갔었다"고 시나리오의 시작점을 언급했다.

"아들을 만난 뒤 여러 탈북한 분들을 만났고, 그 중 한 사람이 (전작) <마담B>에 나오는 분이었다. 그 이후 <뷰티풀 데이즈> 이야기를 썼다. 실존 인물을 계속 접하다 보니 아무래도 그 분들 이야기를 하고 싶더라. 다큐멘터리에서 할 수 없던 이야기, 가족에 대해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질문을 극영화에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탈북한 분들 사연이 워낙 다양해 하나의 영화로 만들기 어려웠는데 여러 이야기 중 지금의 엄마 이야기를 담게 됐다.

7년째 분단, 경계선에 서 있는 사람에 대한 작품을 하고 있다. <뷰티풀 데이즈>는 처음엔 <엄마>라는 제목으로 시작했다. 편집하면서 아이러니한 제목이 나왔는데 마음에 들었다. 엄마가 처한 상황과 현실은 우울하고 어두울지라도 제목처럼 결말엔 아들이 바랐던 희망이 느껴졌으면 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영화가 끝난 뒤 시작될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윤재호 감독)


영화에선 아들 젠첸을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들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엄마에게 돈을 주고 장가를 간 늙은 남편(오광록), 엄마의 탈북을 돕지만 나쁜 일을 시키는 황 사장(이유준), 엄마가 한국에서 만나게 된 애인(서현우) 등으로 제시될 뿐이다.

윤 감독은 "경계선에 있는 분, 탈북하신 분들은 대부분 이름이 없거나 있더라도 가명을 쓰신다"며 "극영화를 하면서도 굳이 이름을 정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한 외신 기자는 급변한 남북관계가 이 영화에 미친 영향을 묻기도 했다. 윤재호 감독은 "관계가 좋지 않았을 때 다시 대화하기 위해서라도 일단 만나는 게 첫 걸음이었다"며 "이 영화의 엔딩이 곧 진짜 이야기의 시작이듯 남북 관계를 긍정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마침 두 정부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분단 이후 세대로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나영의 겸손
 

 

 배우 이나영이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 기자회견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을 경청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배우 이나영이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 기자회견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을 경청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 유성호

 

이나영, 오광록 향해 '엄지 척' 배우 이나영이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 기자회견에서 오광록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고 있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는 단편과 다큐멘터리로 두각을 나타낸 윤재호 감독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이며 배우 이나영이 <하울링>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작품이다.

▲ 이나영, 오광록 향해 '엄지 척' 배우 이나영이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 기자회견에서 오광록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고 있다. ⓒ 유성호


영화 <하울링> 이후 6년 만에 이 작품으로 복귀를 알린 이나영은 섬세한 감정연기를 보였음에도 "시나리오에 다 담겨 있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결혼 이후 육아를 하면서 엄마 캐릭터에 더 공감할 수 있을 법 했는데 그는 "일부분 공감할 수 있는 게 생긴 것 같다"며 "감독님이 감정 표현에 수월할 수 있도록 과거 회상 장면부터 찍어주셨다"고 밝혔다.

"우리가 아는 엄마의 이미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겪은 여러 상황이 쌓이면서 어떤 감정이 누적돼 있다고 생각했고 그게 담담함으로 시나리오에 표현돼 있었다. (지난 6년 간 공백에 대해) 스스로 어떤 표현이나 눈빛이 성숙해진 건지는 잘 모르겠다. 공백기라면 공백기겠지만 항상 영화 연기를 생각했다. 제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생각하던 차에 관객들과 어떤 이야기로 다시 만나면 좋을까 생각하던 게 본의 아니게 시간이 길어졌다. 제가 하고 싶은 대본을 계속 찾고 있었다." 

이나영 캐스팅에 대해 윤재호 감독은 "신중하게 진행했고, 대본을 처음 드렸을 때 이나영 선배가 읽고 흔쾌히 만나자고 하셔서 그때부터 영화 이야기를 했다"며 "언어로 표현될 수 없는 내면의 다양함, 표정으로 그런 걸 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선배가 준비를 되게 많이 하셨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으로 장편 영화 데뷔를 알린 장동윤은 "선배님들과 같이 중국어, 연변 사투리를 배웠는데 종종 맛있는 걸 먹으러 갔던 대림동에 가서 연변 사투리 선생님을 문의했었다"며 "언어만 배운 게 아니라 그 특유의 분위기를 익히려고 했다"며 남다른 노력을 말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오광록은 이 작품의 숨은 공로자였다. 그가 맡은 남편 캐릭터는 비루한 삶일지라도 온마음 다해 엄마를 사랑하는 인물. "우연히도 감독님의 전작 <약속>을 한 영화제에서 봤었다"며 그는 "그 작품이 대상을 받았는데 너무 좋아 가슴에서 은빛 종소리가 들릴 정도 였다"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이후 감독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서로 연락하며 지내다가 2년 전에 시나리오를 받았다. 아마 제가 배우 중에선 가장 오래 작업 준비를 같이 했을 것 같다. 시나리오를 받기 전 <마담B> <히치하이커>도 봤었다. 놀라운 작품이었다. 서로 원치 않는 상황에서도 젠첸을 키우고, 아내를 떠나보내기까지 비극적 사건도 겪는데 그럼에도 가슴에 남아 있는 그 사랑이 너무 좋았다. 쓸쓸했지만 누군가를 끝까지 사랑할 수 있다는 힘을 믿으면서 이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게 됐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는 4일 오후 7시 개막식 직후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