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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김용화 감독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으로 김용화 감독은 큰 흥행을 경험 중이다.

▲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김용화 감독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으로 김용화 감독은 큰 흥행을 경험 중이다.ⓒ 이정민


약 220억 원이 들어간 영화 <미스터 고>(2013)는 그때까지만 해도 흥행 감독이라 불리던 김용화 감독에겐 뼈아픈 기억이다. <오! 브라더스>(2003), <미녀는 괴로워>(2006), <국가대표>(2009) 등으로 성공 가도를 달려온 그는 야심 차게 국내 최초로 가상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특수효과를 구현해 냈지만, 시장에서 크게 외면받았다.

정확히 4년 뒤 김용화 감독이 꺼낸 카드는 또다시 특수효과로 점철된 판타지 SF 영화 <신과 함께>였다. 원작 웹툰을 재구성 한 총 2편의 프로젝트로 <미스터 고>의 두 배에 달하는 제작비를 들였다. 기획 당시만 해도 귀인을 데리고 저승의 여러 재판을 통과하는 세 차사의 이야기가 이 정도로 흥행할지 몰랐을 터. 김용화 감독의 모험이 어느덧 결실로 돌아오고 있었다.

기획의 시작

실패 후 한 번 더 판타지 장르를 하게 된 까닭을 물었다. 김용화 감독은 "두려웠고, 또 망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실패라는 건 멈춰버리면 실패로 규정된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제가 만약 <미스터 고>에서 멈췄으면 그런 도전은 실패로 규정되겠지. 하지만 멈추지 않으면 그건 하나의 과정이 되니까 좌표를 그렇게 정했던 것 같다. 그리고 처음 <신과 함께> 프로젝트를 제안받았을 때보다 회사(김용화 감독은 특수효과 및 콘텐츠 기업인 덱스터를 2011년 설립했다)가 많이 성장했다. 처음 이 프로젝트를 제안받았을 땐(2012년) 엄두를 못 냈는데, 다시 제안받았을 땐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김용화 감독이 말한 자신감이 현재 상영 중인 <신과 함께: 인과 연>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각 인물들에 적용된 특수효과는 물론이고, 호랑이와 늑대 무리, 심지어 <쥬라기 공원>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공룡 랩터 등이 등장한다.

"난도가 높은 작업이었다. 성주신(마동석)이 머물고 있는 이승의 집 세트만 수월했고, 나머진 상당히 어려웠다. 덱스터가 성장할 수 있던 배경엔 크리쳐(동물이나 괴물들) 기술력이 있었고,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이니 호랑이는 그렇게 넣어보자는 생각이었다. 공룡은 일종의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오마주였다. 우리가 안 해서 못한 것이지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젊은 친구들이 1편을 많이 봤는데 그런 친구들에게 오락적 요소로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반대 의견도 많았다. 굳이 공룡 등을 넣어야 하나 그렇게 의견이 갈리다가 영화적 즐거움이 있을 것 같아서 넣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안 해서 못한 것이지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

"우리가 안 해서 못한 것이지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 이정민


이야기 구성 역시 1편과 2편을 다른 결로 했다. 천년 간 차사 일을 해왔던 강림(하정우), 해원맥(주지훈), 덕춘(김향기)이 귀인 자홍(차태현)을 데리고 저승 재판을 받으며, 귀인 가족에 얽힌 애잔한 사연을 드러낸 게 1편이었다면, 2편에선 세 차사들이 서로 과거에 얽히게 된 비밀과 함께 자홍의 동생 수홍(김동욱)의 재판 과정이 병렬적으로 제시된다.

김용화 감독은 "1편에선 서사와 감정이 직선적이라면 2편은 눈물보다는 다른 재미를 추구하고자 했다"며 "하정우씨가 다른 인터뷰에서 말했듯 1편이 눈으로 울었다면, 2편은 가슴으로 울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편은 이야기가 세 갈래로 진행된다. 저승의 원귀(수홍)를 변론해야 하는 강림과 이승에서 할아버지 영혼을 데려와야 하는 해원맥과 덕춘, 그리고 이들의 천 년 전 과거 이야기로. 만만치 않았고, 편집하는 데 시간을 많이 들였다. 이야기가 점점 하나로 모이는 구성이었는데 보시다 보면 전반부에서 느껴지는 산만함이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전 아무래도 전 세대를 대상으로 한 상업영화 감독이니까 영화가 어렵게 느껴지는 걸 많이 경계했다. 1편을 보고 2편 내용을 예상한 분도 계셨을 것이다. 근데 동시에 예상 가능한 거면 나쁜 영화고 실패한 영화일까? 그건 또 아니라고 생각했다."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의 한 장면.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오달수와 최일화 편집의 전말

물론 어두움도 있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미투운동'을 통해 <신과 함께> 출연 배우인 오달수와 최일화도 가해자로 지목된 것. 1편에서 판관으로 나왔던 오달수가 2편에서도 판관으로 등장하고, 최일화는 하정우의 아버지 역으로 2편에 새롭게 등장해 촬영을 마친 상태였다. 감독은 꽤 긴 시간 고민했고, 두 배우의 분량을 통편집한 뒤 조한철과 김명곤을 섭외해 새로 촬영하는 것으로 매듭지었다.

"1편이 생각보다 잘 됐다. 초반엔 (작품성 면에서) 언론의 집중포화도 맞았지만 예상 외의 사랑을 받아서 2편에선 일반인 모니터링(작품의 일부를 공개해서 평가받는 식)을 많이 했다. 편집 단계마다 많이 보여드렸다. 이야기가 설득력 있는지 재미는 있는지, 의미적인 만족도가 있는지 여러 차례 체크했다.  

오달수씨가 있는 버전도 체크를 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배우가) 바뀌게 됐다. 관객들 반응, 제작사 반응이 종합된 판단이었다. 영화는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닌 이상 가급적이면 (관객들이) 편안하게 보시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상당히 많았다."

새로운 배우를 투입해 일부 재촬영을 했고, 기술을 이용해 정교하게 본편에 합성한 게 지금의 결과물이었다. 영화에선 염라(이정재)와 판관, 지옥 대왕들과 차사 강림이 한 신에 나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조한철 등과 이정재는 현장에서 한 번도 마주친 일이 없다는 후문. 카메라워킹과 배우 동선 등을 계산해서 편집해 넣었기에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었다.

 "영화를 다시 찍는 과정보다 그 당시 그 사태 속에서 가슴이 많이 아팠다. 이걸 운명처럼 치부해버리고 흔쾌히 결정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고통을 많이 받았다."

"영화를 다시 찍는 과정보다 그 당시 그 사태 속에서 가슴이 많이 아팠다. 이걸 운명처럼 치부해버리고 흔쾌히 결정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고통을 많이 받았다."ⓒ 이정민


"후속편 밑밥은 던져놨다"

하정우가 이미 공개했듯 (관련기사 : "나 지금 좀 민망해"... 하정우가 안절부절 못한 까닭, http://omn.kr/s5a4) 김용화 감독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하정우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고, 의지하기도 했다. 2012년 <신과 함께>가 기획되기 직전 하정우와의 만남을 그는 이렇게 말했다.

"<미스터 고> 실패 이후 후유증에서 어느 정도 회복하고 있었는데 정우에게 전화가 왔다. 커피숍에서 보자더라. 제가 어려워 보였나 보더라. 커피 마시면서 얘기를 하는데 감독님 작품이면 뭐든 하겠다고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면서 얘기하더라. 그 모습에 저도 눈물을... (웃음) 그래서 원래는 그 직후 <탈출>이라는 영화를 하기로 했었는데 그게 미뤄지고 <신과 함께>가 들어와서 정우에서 시나리오를 줬다. 보고 하고 싶은 역할을 택해봐라 했더니 바로 강림을 하겠다고 하더라."

마동석 캐스팅도 우정의 산물이었다. 오랜 시간 알고 지낸 가까운 친구라고 소개하며 그는 "섭외했을 당시엔 지금의 후광이 있던 시기는 아니었지만 이미지를 많이 소진시키지는 않으려 했다"며 "그 이후 그가 <부산행>과 <범죄도시> 등으로 열심히 활동했다"고 덧붙였다.

"(1편과 2편을 동시에 촬영했기에) 2편까지만 개봉시키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던 김용화 감독에게 후속편의 가능성을 물었다. 결말을 보면 충분히 가능한 시도로 보인다. "<신과 함께>의 최대 적이 <신과 함께>"라며 김용화 감독은 말을 이었다.

"2편 마지막 부분의 떡밥은 예의상 한 것이다. 이 영화를 프랜차이즈로 해달라는 관객분들에 대한 예의를 지킨 것이다. 3부와 4부로 갈 수 있는 밑거름은 있는 상태다. 다만 대중 영화감독이니까 관객분들이 보고싶어하는 걸 잘 만드는 게 중요하지 않나.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 다른 감독에게 맡길 수도 있고, 일단 지금 상영 중인 영화가 잠잠해질 때 제 자신을 돌아본 뒤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원작 웹툰의 저승편을 닮아갈 수도 있고...

저는 하루하루 열심히 살 뿐이다. 중앙대 영화과를 재수해서 들어가 91학번인데 그때 한국영화의 위기라는 말이 나왔다. 92년에도 한국영화 위기라더라. 그 말이 계속 이어져 올해도 한국영화 위기라고들 한다. 문화는 정부의 정책이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본다. 자기복제를 하다보면 소멸할 것이고 새로운 세대가 나타나겠지. 이게 건전한 것이라 본다.

주제넘게 제가 이 산업에 어떤 말을 덧붙일 건 아니라고 본다. 세계시장을 흔들어보겠다고 시도한 게 <미스터 고> 아닌가. 얄팍한 시도였지. 한국에서도 인정 못 받는데 어떻게 해외에서 인정받을 수 있겠나. 과거의 실패를 제가 알고 있으니 지금 주어진 걸 끝까지 해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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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를 사랑한 남교사, 두 사람은 왜 번지점프를 했을까

[인터뷰] 뮤지컬 <번지 점프를 하다>의 서인우로 다시 돌아온 강필석... 그가 말하는 사랑

비가 쏟아지던 1983년 여름 어느 날의 낡은 여관. 입대를 앞둔 남자는 여자친구 앞에서 어쩔 줄을 모른다. 친구들의 강요에 별 수 없이 한잔 받아 마시고 왔지만, 당분간 헤어져 있어야 할 터이니 뭐라도 해야만 할 것 같지만, 순진하고 서투르기만 한 서인우는 긴장감으로 딸꾹질만 할 뿐이다. 그런 인우에게 태희는 자신의 체온을 느낄 수 있도록 노래를 불러줬다. 추운 바람조차도 서로를 꼭 더 안아줄 이유라고. 태희의 마음에 인우도 노래로 화답한다. 태희를 처음 만난 날도 비가 왔었다. 자신의 우산 아래로 갑자기 뛰어 들어온 여자. 인우는 그 여자를 본 순간부터 사랑에 빠졌다. 그건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었다. 인우에게는 태희가 전부였고, 태희에게는 인우가 전부였다. 그렇게 두 사람의 목소리가 포개진다. 인우는 알 수 없었다. 그 날이 태희를 마지막으로 본 날이라는 걸. "기다려, 혹시 늦어도"라고 약속했건만, 인우는 그 날 이후로 태희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태희를 인우는 잊지 못하고 계속 서성거린다. 마치 우산을 든 채 버스정류장을 헤맸던 그때처럼. 인우가 태희를 다시 찾는 데는 17년의 시간이 걸려야 했다. 첫 눈에 알아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 손버릇, 말투, 라이터, 초상화…. 17세 남자 고등학생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안의 영혼은 태희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17년을 뛰어넘어, 연인은 다시 서로를 마주한다.다섯 번의 눈부신 계절을 돌아 배우 강필석의 서인우가 돌아온다는 소식은 지난해 겨울 <서편제> 인터뷰 도중에 처음 들었다. 좋은 작품임에도 여러 외부 요인 때문에 다시 관객과 만나지 못하는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도중이었다. <서편제>는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관객 앞에 나선 작품이었고, <번지 점프를 하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때도 기대와 설렘으로 눈을 반짝이며 "<번지 점프를 하다> 때문에 여름 스케줄을 비워놓고 기다리고 있다"던 강필석이 기억난다. 그래서 이번에 꼭 다시 만나고 싶었다.뮤지컬 <번지 점프를 하다>는 동명원작의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를 극화한 작품이다. 2012년 초연 그리고 2013년 재연이 끝났을 때만 해도, 이 작품이 다시 돌아오는 데 5년이란 시간이 필요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17년의 시간을 돌고 돌아 결국 태희가 다시 인우 앞에 나타난 것처럼, <번지 점프를 하다>도 기적 같은 세 번째 시즌으로 관객에게 돌아왔다. 그런 작품이기에 초연과 재연에 이어 5년 만에 온 세 번째 시즌에서 강필석은 어떤 책임감을 느꼈다. 원래는 재연 때의 서인우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한 것"이었으나, 간신히 다시 관객과 마주할 작품에 그리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강필석은 <번지 점프를 하다>의 삼연을 넘어선 사연 그 이후까지도 바라고 있다.사랑, 그게 나의 전부란 걸 이 작품을 연기하고 노래하는 배우들에게도 잊을 수 없는 필모그래피가 되는 작품. 보고 나면 병을 앓듯이 자꾸만 아프고 그리워하게 되는 작품. <번지 점프를 하다>가 돌아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처럼 이 작품을 찾아 헤맸던 배우와 관객의 간절함이었다. 그 간절함의 근원은, 이 작품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사랑이라는 감정은 참 사람을 바보처럼 만든다. 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게 되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걸 나도 좋아하게 된다. 그 사람에게 더 잘 보이고자 한껏 치장하거나 자신을 뽐내기도 하지만 그게 뜻대로 잘 되지만은 않는다. 우리 모두가 겪었고, 앞으로도 겪을 그 감정. 쑥스럽고 어색하지만 그래도 마냥 좋은 그 감정. 서인우처럼.많은 관객이 서인우라는 인물에게 감정이입하는 건 그처럼 현실적인 사람이 현실에 발을 붙인 채로 비현실적으로 사랑하기 때문이 아닐까.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은 그 감정의 빛을 바라게 만들고, 우리는 바라진 그 감정 앞에서 많은 것을 계산하며 머뭇거리게 되지만, 서인우는 인태희에게 또다시 달려든다.뛰어내려도 끝이 아닌, 번지 점프 그렇게 운명적으로 시작했고, 17년을 떨어져 있었고, 어렵게 서로를 다시 알아본다. 17살 남고생 임현빈이 인태희의 영혼을 지닌 이라는 걸 깨닫게 되기까지 그리고 그걸 서로 인정하기까지 현실의 벽은 지속적으로 그 두 사람을 짓누른다. 그 난관 끝에서야 다시 찾은 서로인데, 그들은 '번지 점프'를 하러 간다. 그리고 아름답게 물들어가는 하늘을 배경으로 남겨둔 채, 그들은 줄 없는 번지 점프를 한다.혹자는 그토록 지고지순한 운명적 사랑이 고작 성별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로 끝을 맺느냐며 의문을 보내기도 한다. 성소수자들의 66.8%가 1년에 1번 이상 자살을 생각하는 사회(2014년 통계청)에서 지나치게 단편적이고 도식화된 사고이다. 여전히 그들의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는 이들이 존재하고, 소수자를 향한 혐오가 일상화되고, 그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법은 여전히 반발에 부딪혀 도입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 심지어 극의 배경은 지금보다 소수자 혐오가 일반화되고 일상화된 18년 전이다.그들의 선택은 자신의 범성애적 취향 혹은 동성애로 오인 받는 자신에 대한 혐오 때문이 아니다. 그들이 어떤 외피를 쓰고 있든, 그들은 그저 사랑할 뿐인데 그 사랑을 사랑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시대로부터 탈출한 것이다. 혐오의 주체는 시대였고, 혐오의 대상은 온갖 금기에 걸쳐 있는 그들의 사랑이었다. <번지 점프를 하다>는 분명 여러 낡은 요소를 지닌 작품이다. 하지만 많은 혐오 표현을 덜어내고, 보다 동시대와 호흡하기 위해 숙고를 거듭하고 보완되어 올라온 작품이기도 하다. 추억으로만 존재할 때 가장 아름다운 것도 있을 수 있지만, 끊임없이 회자되고 부딪히고 비판받으면서도 제 역할과 기능을 할 때 더 아름다운 것도 있다. <번지 점프를 하다>는 명백히 후자에 속한다고 자신한다. 사랑의 형태가 어떻든, 사랑은 그 사랑만으로도 아름답다는, 서로 남자로 태어나든, 여자로 태어나든, 그저 만나서 사랑하면 그 뿐이라는 보편 진리가 여전히 보편화되지 못한 세상이기에 더더욱.다른 누구가 아닌 배우 강필석이 설득해가는 '사랑'이기에, 그가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하기에, 그가 우수에 찬 눈으로 표현하는 사랑을 보고 들을 수 있기에 다행이다.

박민영 "박서준, 여자들이 설레는 부분 잘 알더라"

[인터뷰]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 김미소 역의 배우 박민영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밝고 똑 부러지고 당당한 긍정의 아이콘. 사랑스럽고 귀엽지만 일에 있어선 프로페셔널한 완벽주의자. 배우 박민영이 연기한 김미소는 이렇듯 완벽한 캐릭터다.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이상적인 인물 김미소를 연기한 배우 박민영을 지난 1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김미소 캐릭터에 반해... 모든 것 쏟아부었다 - 종영소감은. "아직 찍고 있는 느낌이다.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립다. 김미소라는 역할은 제가 지금까지 해온 역할 중에서 가장 좋았다.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 김미소의 어떤 부분이 좋았나. "다 좋았다. 튀려고 하지 않고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면서 카리스마도 있고,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설계하려는 면도 멋있었다. 자기관리가 철저한 것도 좋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이 터져도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에서 이 친구가 보통이 아니구나 싶었다. 가족들의 빚을 다 갚고 나서 이제 내 삶을 찾고 싶다고 퇴사 선언하는 것부터가 제 마음을 사로잡았다. 우여곡절 끝에 이영준이 옛날 그 오빠라는 걸 알게 됐을 때도 사랑에 빠져서 모든 걸 놓고 헬렐레 하는 게 아니라 중심을 잡고 거절할 건 하고 조언할 건 하는 모습도 좋았다. 가족을 위해 희생할 줄도 알고, 그렇지만 (생색내는 게 아니라) '다 행복하면 됐지' 하고 말하는 친구고, 나 혼자만이 아닌 주변 사람들과 함께 행복할 줄 아는 친구다. 닮고 싶은 캐릭터였고 닮아가려고 했다." - 김미소를 준비하면서 어떤 것에 중점을 뒀나."저에겐 굉장히 좋은 참고서가 있었다. 원작 웹툰과 소설이다. 캐릭터를 준비하는 데 원작에서 굉장한 도움을 받았고 덧붙여 부담도 받았다. 이런 완벽한 캐릭터를 하면서 오류가 생기면 대중의 질타를 받겠다 싶었다. 웹툰 속의 김미소를 구현하려면 다이어트를 해야겠더라. 안 먹고 뺀 느낌이 아닌 탄탄하게 다져진 몸매가 어울리겠다 싶어서 4달 동안 혹독하게 다이어트를 했다. 헤어메이크업부터 오피스룩까지 웹툰에서 튀어나온 듯한 김미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의상과 구두가 찾는 게 없으면 주문제작을 하기도 했다. 외적인 것 말고는, 김미소가 9년차 전문직 여성이기 때문에 비서로서 발음을 정확히 하려고 애썼다. 걷는 속도도 빨라야 하고 자세도 꼿꼿해야 했다. 원작의 김미소란 캐릭터가 워낙 매력적이기 때문에 감독님도, 저도 그대로 가고 싶었고 최대한 원작을 살리고 싶었다." - 매 작품마다 그렇게 꼼꼼히 준비하는지."저는 좋은 '똘끼'가 있는 것 같다. 하나에 집중하면 정말 그것밖에 생각 안 하는 병이 있달까. 김비서를 준비할 때 매거진 인터뷰 같은 걸 해도 요즘 관심사를 물으면 여기서도 '김비서', 저기서도 '김비서'라고 답했을 정도로 하나를 파고드는 면이 있다." - 로맨틱 코미디란 장르를 찍은 소감은."너무 재미있게 찍었다. 이 장르를 제가 확실히 좋아하는 것 같다. 코미디가 들어간 웃긴 걸 좋아한다. 이 작품은 저라는 캐릭터 자체보다 상황이 웃겼기 때문에 더 좋았다."- 나르시시스트 이영준을 보면서 든 생각은. "처음엔 찡그려지더라. 그런데 보다보니까 그게 맞더라. 저게 이영준이다 싶었다. 아무 이유 없이 그렇게 자기애에 빠져 있으면 이상해보일 수 있지만 그 이유가 있잖나. 어릴 적부터 부모님조차 속이며 살아온 아이라서 스스로 자존감을 올리기 위해 그렇게 했던 거니까. 그 이유를 알고 나서는 짠하더라."슬럼프는 자주 겪어... 열애설에 속상 - 연기생활 하며 슬럼프가 온 적 있는지."<성균관 스캔들> 전에도 있었고 <힐러> 전에도 슬럼프가 있었다. 배우로서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슬럼프 때마다 좋은 작품이 선물처럼 온 것 같다. 이제는 그런 것에 크게 상심하진 않는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이것도 지나가겠지?' 싶다." - <김비서>를 찍으면서도 마음 고생한 게 있는지."<김비서> 캐스팅 기사가 처음 났을 때 캐릭터와 배우의 싱크로율에 대해 대중의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그것에 대한 부담감이 알게 모르게 굉장히 컸던 것 같다. 첫 회 방송이 끝나고 혼자 이불 뒤집어쓰고 '박민영'을 검색해서 반응을 싹 읽었다. 반응이 생각보다 좋았다. 그러고 이불 박차고 나와서 자신에게 '이제 반응 신경 안 쓰고 마지막까지 열심히만 하자' 그랬다. 부담감 하나를 내려놓을 수 있어서 힘도 받았다."- 박서준과의 호흡은 어땠나."너무 좋았다. 박서준이란 배우가 가진 장점이 굉장히 많은 것 같다. 순발력도 좋고. 몸을 못 쓰는 배우도 많은데 자연스럽게 몸을 활용해 연기하는 게 타고난 것 같다. 로코 같은 경우는 많이 해봐서인지 여자들이 설렐 수 있는 부분을 아는 것 같다. 되게 느끼한 대사를 할 때도 담백하게 하니까 영준이란 캐릭터가 담백하고 귀여워 보일 수 있었다. 남자 스태프들도 귀엽다고 하더라. 그게 장점인 것 같다."- 열애설이 났는데 어떤 마음인지."아쉽다. 심적으로 많이 무거워서 어제 소주를 마셨다. 이제는 그만 조용해졌으면 하고 바랄 뿐인데 처음엔 너무 속상했다. 이 드라마에 배우 및 스태프들이 얼마나 큰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제가 아는데, 종영인터뷰로 그런 헤드라인만 뜨니까 속상했다. 처음엔 해프닝이라고 생각했는데 심각성을 깨닫게 됐다."- 다음엔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은지."확 코믹도 해보고 싶다. 지금까지 똑똑한 역할을 많이 해봤으니 나사 풀린 푼수 역할도 해보고 싶다. 아무리 비슷한 역할도 배우의 나이나 그때의 감정이 바뀌면 또 다른 느낌이 나는 것 같다. 그런 변화를 느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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