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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 1-0 승리, 동메달 획득 17일 오전 강원도 강릉하키센에서 열린 2018평창패럴림픽 아이스하키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팀 장동신 선수가 3피어리드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이탈리아를 1대 0으로 꺽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 아이스하키 1-0 승리, 동메달 획득17일 오전 강원도 강릉하키센에서 열린 2018평창패럴림픽 아이스하키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팀 장동신 선수가 3피어리드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이탈리아를 1대 0으로 꺽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희훈


"We are the champions."

퀸(Queen)의 '위 아 더 챔피언스(We are the Champions)'가 강릉하키센터에 울려 퍼졌다. 관중들은 일어나서 노래에 맞춰 팔을 흔들었다. 얼음 위에는 이날의 챔피언, 파라 아이스하키(썰매를 이용하는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17일 낮 12시에 펼쳐진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 아이스하키 동메달 결정전. 대한민국과 이탈리아는 치열한 접전을 치렀다. 피 말리는 승부 끝에 웃은 건 한국이었다.

[세리머니] 극적인 결승골 그리고 애국가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정승환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이스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패럴림픽 3, 4위 결정전에서 이탈리아에게 승리한 뒤 태극기를 흔들며 경기장을 돌고 있다.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정승환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이스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패럴림픽 3, 4위 결정전에서 이탈리아에게 승리한 뒤 태극기를 흔들며 경기장을 돌고 있다.ⓒ 이희훈


0:0으로 균형이 팽팽하던 3피리어드, 경기 종료까지 5분도 채 남지 않았던 그 때. 이종경 선수의 퍽을 받아 정승환 선수가 경기장 벽을 따라 왼쪽으로 크게 치고 올라갔다. 빠른 속도로 드리블하던 정승환은 골대 뒤로 휙 돌아갔다. 정승환 선수가 그림처럼 뒤로 퍽을 날리자 골대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장동신 선수의 폴에 닿았다. 그대로 각도가 바뀐 퍽은 이탈리아 골리가 손 쓸 틈 없이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1:0. 한국 선수들은 승리를 확신한 듯 포효했다. 이탈리아 선수들은 골키퍼를 빼고 전부 공격에 돌입했다. 경기 종료까지 2분여를 앞두고 이탈리아 선수들은 터프하게 몰아붙였다. 체격과 힘에서 밀리지만 한국 선수들은 몸싸움을 주저하지 않으며 마지막까지 버텼다.

2시간 같은 2분이 지났다. 3, 2, 1. 관중석에서 우렁찬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버저가 울리자, 선수들은 헬멧을 벗어 던졌다.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그런 선수들을 보며 같이 눈가를 훔치는 관중들이 눈에 띄었다.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들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유만균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이스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패럴림픽 3, 4위 결정전에서 이탈리아에게 승리한 뒤 코칭스태프와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유만균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이스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패럴림픽 3, 4위 결정전에서 이탈리아에게 승리한 뒤 코칭스태프와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희훈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17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이스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패럴림픽 3, 4위 결정전에서 이탈리아에게 승리한 뒤 태극기를 펼치고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17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이스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패럴림픽 3, 4위 결정전에서 이탈리아에게 승리한 뒤 태극기를 펼치고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이희훈


벤치에 있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은 얼음 위로 뛰쳐나왔다. 서광석 감독은 울부짖으며 선수들을 하나하나 안아줬다. 이어 모든 선수와 스태프가 빙판 가운데로 나와 둥근 원을 만들었다. 폴로 얼음을 두드리며 "대~한민국"을 연호하더니, 다 함께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눈물의 애국가가 시작되자, 관중들도 따라서 애국가를 불렀다. 애국가가 끝난 후, 관중들은 다시 한번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를 선수들에게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직접 경기장으로 내려가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선수들은 준비한 반다비 인형을 객석에 던졌다. 경기가 끝났지만, 감동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지 자리를 뜨지 않는 관중이 대다수였다.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팀 역사상 최초로 패럴림픽 메달을 거머쥔 순간이었다.

[믹스드 존]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다

로켓맨 정승환, 자원봉사자들과 '찰칵'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이 17일 강릉 하키센터에서 진행된 이탈리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승환 선수가 기자회견 직후 자원봉사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 로켓맨 정승환, 자원봉사자들과 '찰칵'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이 17일 강릉 하키센터에서 진행된 이탈리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승환 선수가 기자회견 직후 자원봉사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소중한


오늘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한 정승환 선수는 "오늘은 울지 않겠다"라며 웃어 보였다. 고인이 된 아버지 영전에 메달을 바치겠다던 그는 오늘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금메달은 아니지만 동메달 땄습니다, 아버지!"라면서 "조금 늦었지만, 아버지께 꼭 메달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말 끝까지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라던 그는 첫 번째 경기부터 너무 많은 관중이 오셔서 너무 놀랐고…. 마지막 끝날 때 3, 2, 1 할 때 '행복'이라는 단어와 '꿈인가?' 하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너무 감사하다"라고 관중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또 "끝까지 지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뛰었다"는 그는 "마지막 골이 들어갔을 때,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지켜줄 것이라 믿었고,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땐 내 인생 최고의 애국가였다"라고 평했다. 이어 "지금도 안 믿겨진다. 오늘은 정말 판타스틱한, 특별한 날이다. 많은 분과 이 기쁨, 영광을 같이 꼭 나누고 싶다"라며 "베이징에서는 금메달을 목표로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한민수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이스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패럴림픽 3, 4위 결정전에서 이탈리아에게 승리한 뒤 태극기를 메고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한민수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이스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패럴림픽 3, 4위 결정전에서 이탈리아에게 승리한 뒤 태극기를 메고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희훈


이번 경기를 끝으로 주장인 한민수 선수를 포함한 1세대 파라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은퇴한다. 정승환 선수는 한민수 선수에 대해 "한민수 선수는 한국 파라 아이스하키의 레전드"라며 "창단부터 오랜 시간 정말 수고하셨다. 아이스하키를 위해 헌신하신 분"이라고 추켜세웠다. 또한 "민수 형님이 우리 파라 아이스하키를 이끄는 지도자로서 좋은 길을 가지 않을까 싶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한민수 선수는 믹스드 존 인터뷰에 나서며 "동생들이 감격해서 울어서, 맏형이니까 좀 참았는데, 또 울어버렸다. 울보다"라며 웃어 보였다. 2006년 강원도청 팀 창단부터 지금까지 파라 아이스하키의 역사였던 그다. 그는 "메달을 못 따도 이번 패럴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려고 했는데, 동생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동메달을 땄다"라며 "메달 따서 너무 행복하다. '박수칠 때 떠나라'라고, 편하게 떠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끝은 또 새로운 시작"이라며 "지도자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4년 동안 잘 준비해서, 장애인 선수 출신의 첫 지도자가 되어서 동생들에게 보다 더 '퀄리티'가 높은 스킬을 알려주고, 대한민국 파라 아이스하키의 발전을 위해 크게 기여하고 싶다."

그는 파라 아이스하키 팀의 미래를 밝게 봤다. "금메달을 따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골도 넣어본 사람이 넣고,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올림픽의 동메달 맛을 봤으니 조금 더 높은 목표를 세워서 다음 동생들이 또 메달을 딸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선배들 떠나보내며, 베이징을 기약하다



답변하는 서광석 감독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이 17일 강릉 하키센터에서 진행된 이탈리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광석 감독이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답변하는 서광석 감독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이 17일 강릉 하키센터에서 진행된 이탈리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광석 감독이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소중한


믹스드 존 인터뷰가 끝나고 동메달 획득을 기념하는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서광석 감독은 "이렇게 많은 언론사 분들, 관중들, 국민들이 저희 파라 아이스하키를 열심히 응원해주셨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면서 "저희 17명 선수들 너무 멋있다고 생각한다. 또 저희 지도자 및 스태프들 모두 저를 잘 믿고 따라줘서 이런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특히 오늘 애국가 세리머니는 감독의 머리에서 나온 '서프라이즈'였다. "'선수들과 국민들, 관객 분들한테 저희가 보답할 수 있는 게 뭘까?' 동계 패럴림픽에서 우리의 무대 마무리를 어떻게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라면서 "금메달은 아니지만, 금메달보다 몇 배나 되는 동메달을 땄으니, 강릉하키센터에서 애국가를 부르자고 했다. 선수들과 국민들이 어울리는 축제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늘 결승골의 주인공인 장동신 선수는 소감을 묻는 현장 기자의 질문에 "준비를 안 했는데 떨린다"라며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는 "승리로 이끄는 행운의 골"이라면서 "정승환 선수가 잘 맞춰서 준 것 같다"라고 평했다. 장 선수는 "아까 라커룸에서 농담 삼아 '내가 하나 줬는데 오늘 하나 갚았다'라고 말했다"라며, "다들 너무 열심히 많이 뛰어줬고, 많은 스태프 분들도 힘드셨을 거고, 지금 그 마지막의 한 골이 보답이 되었으리라 본다,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김정호 코치는 이번 패럴림픽을 계기로 파라 아이스하키 팀의 기세가 베이징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선수들이 벤쿠버 패럴림픽, 소치 패럴림픽을 거쳐서 평창까지 왔다. 여기까지 결코 쉽지는 않았다"라면서도 "오늘의 결과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베이징까지의 미래는 밝다"라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장애인 분들이 용기를 내어 저희 스포츠를 접하셔서, 저희 선수들이 더 많이 생겨서 인프라가 확보되면, 베이징도 밝다"라고 첨언했다.

오늘을 끝으로 은퇴하는 선배들을 위한 송별사도 있었다. 공격의 축 중 한 명인 이주승 선수는 "고참 선수들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라면서 "그런 것들이 하키하는 데도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됐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도 굉장히 큰 도움이 됐는데 아쉽다"라고 전했다. 이 선수는 "굉장히 마음이 아프지만,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저희 젊은 선수들이 형들의 몫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라며 "앞으로의 파라 아이스하키 팀을 잘 이끌어나가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 외에도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유만균 선수는 자기 대신 오늘도 풀타임 출전해 선방해준 이재웅 선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정승환 선수는 이번 동메달을 계기로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를 하겠다고 고백했다. 한민수 선수는 고생해준 코칭스태프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그리고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다시 한번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자, 자, 어서 모여요!'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이 17일 강릉 하키센터에서 진행된 이탈리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주장 한민수 선수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직접 자원봉사자의 휴대폰을 들고 셀카를 찍고 있다.

▲ '자, 자, 어서 모여요!'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이 17일 강릉 하키센터에서 진행된 이탈리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주장 한민수 선수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직접 자원봉사자의 휴대폰을 들고 셀카를 찍고 있다.ⓒ 소중한


"제가 더 많은 공부를 해서, 장애인 분들께 스포츠를 통해서 얼마나 성취감을 얻고, 살아가는 데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지 알려주고 싶다. 장애는 불편한 것뿐이다.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더 노력하겠다."

기자회견은 선수들과 스태프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구호는 "우리는, 챔피언!"이었다. 누가 뭐래도 이날의 챔피언은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이었다. 대한민국 장애인 스포츠 역사에서 오래도록 기억될 순간임에 분명했다.

"우리는, 챔피언!" 17일 평창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 동메달 결정전이 끝났다. 기자회견까지 마친 후 모든 선수와 감독, 스태프, 자원봉사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구호는 "우리는, 챔피언!"이었다.

▲ "우리는, 챔피언!"17일 평창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 동메달 결정전이 끝났다. 기자회견까지 마친 후 모든 선수와 감독, 스태프, 자원봉사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구호는 "우리는, 챔피언!"이었다.ⓒ 곽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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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법조팀.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엄마 앞에서 무너졌던 신의현 "약속 지킨 것 같아 울컥했다"

여섯 번의 도전 끝에 얻은 대한민국 패럴림픽 사상 최초 금메달, "사랑한다! 가족"

"이제 약속을 지키는 남자가 됐네요."평창동계패럴림픽 노르딕 스키 국가대표 신의현(38) 선수가 웃었다. 금메달을 목에 건 채였다. 그는 17일 강원도 평창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7.5km 좌식 경기에서 우승했다. 기록은 22분28초40. 대한민국 패럴림픽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 그리고 신 선수가 '마침내' 거둔 메달이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6번 도전해서 마지막 경기에야 금메달을 손에 쥐었다. 앞서 그는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 스키 등 노르딕스키 부문 개인전 전 종목에 출전했지만 11일 크로스컨트리 15km 좌식 경기에서만 동메달을 거뒀다. 나머지 경기에선 3위 내에 들지 못하면서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의 어깨에 대한민국 선수단 목표 성적의 절반 이상이 실린 탓이 컸다. 선수단은 애초 금메달 1개·은메달 1개·동메달 2개의 종합 순위 10위를 목표로 했다. 이 중 금메달과 은메달은 최근 장애인 노르딕스키 월드컵에서 잇달아 1위를 기록했던 신 선수의 몫이었다. 신 선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자연스레 경기가 있는 날이면 새벽 5, 6시에 눈이 떠진다"고 했다. 선수단은 결국 신 선수 등의 부담을 고려해 "메달 없어도 괜찮다. 즐기자"로 목표를 수정했다. 그렇지만 신 선수는 선수단의 목표 수정과 관계없이 "애국가를 울리고 싶다"고 했다. 지난 8일 평창 선수촌 숙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났을 때도 "성적을 냈으니 (주변에서) 기대하는 게 당연하고, 저도 기대 받는 만큼 해내고 싶다"고 했던 그였다. 신 선수는 지난 11일 동메달을 땄을 때도 "금메달을 땄으면 눈 위에 태극기를 꽂고 함성을 지르고 싶었는데 다음 경기로 미뤄야 할 것 같다"고 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금메달 부담? 해내고 싶다" )그는 마지막 개인전 경기에서야 자신의 말을 지켰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신 선수는 두 주먹을 움켜쥐고 포효했다. 그리고 교통사고로 잃은 두 다리를 대신했던 좌식 스키에서 내려서 관중들을 향해 큰 절을 했다. 태극기 역시 흔들었다. 눈밭 위에도 태극기를 박아 넣었다. 눈물도 흘렸다.마지막까지 자신이 선두인지 몰라서 더 컸던 감격이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선 "'5초 차이가 난다'고 해서 제가 5초 뒤지는 줄 알았다. 5초를 따라잡으려고 주행을 열심히 했다"라며 "못하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어깨 무거웠던 신의현, 그래도 매번 멋쩍게 웃었다 신 선수는 이날 오후 평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도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시상대에 오르기 전부터 주먹을 움켜쥐고 흔들면서 관중의 환호에 응했다. 최문순 강원지사가 목에 걸어 준 금메달을 다시 한 번 벗어서 관중을 향해 흔들기도 했다.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땐,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약속을 지킨 것 같아서 울컥했다. 제 나름대로 갖고 있었던 마음의 짐이 풀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대회 가서 우크라이나 국가를 하도 많이 들어서 음을 다 외웠는데 오늘 안 듣게 돼서 좋네요"라고 덧붙였다. 신 선수 특유의 멋쩍은 농담이었다. 그는 평창 패럴림픽 내내 속상한 경기결과가 나와도 그 마음을 우스갯소리로 감췄다. 유일하게 눈물을 보였던 때는 지난 10일 바이애슬론 남자 7.5km 좌식 경기 후 어머니 이회갑(69)씨를 만났을 때였다. 기자들 앞에선 자신의 사격 실수를 못내 아쉬워 하면서도 멋쩍은 웃음으로 감췄던 그는 어머니 앞에서 무너졌다. 어머니는 그런 그를 "잘했어. 우리 아들 최고여"라고 감쌌다. 신 선수는 하루 뒤인 11일 기자들과 만났을 땐 "어제 그거 눈물이 아니에요. 땀이 나가지구"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 "메달 없어도 괜찮아, 아들!" 국가대표 신의현-이정민의 엄마 )사실 자신이 두 다리를 잃었던 당시의 기억을 되감는 것도 어색해 했다. 그는 2006년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다. 의식이 없던 그를 대신해 하지 절단 동의서에 이름을 적은 어머니를 향해 "죽게 놔두지, 나를 왜 살려냈느냐"고 외치기도 했다. 이후 3년 동안 식음을 전폐하다가 재활 차원에서 시작한 휠체어 농구를 통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그는 평창 선수촌 숙소에서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선 "그거야, 뭐 지난 일이니깐"이라면서 말끝을 흐리고만 말았다.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의 아버지 신만균(71)씨는 60세 이후 앓은 질환으로 시력을 잃었지만 아들의 경기를 모두 응원했다. 가족의 귀띔과 관중들의 환호에 맞춰 응원하던 아버지는 이날 "아들 수고했다. 자랑스럽다"라면서 눈물을 흘렸다. 신 선수는 이 얘기를 전해 듣고, "아버지가 오늘 경기 후 눈물을 흘리셨다"는 질문에 "요새 아버지가 눈물이 많아지셨다. 계속 우신단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저는 운이 좋았지만, 스포츠는 장기적 지원 없인 성과 어려워" 그래도 가족을 향한 그리움과 고마움은 감추지 않았다. 신 선수는 앞서 경기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가장 고마운 사람으로 가족들을 꼽으면서 "어머니를 웃게 해드려 기쁘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해드리겠다", "(아내에게) 남은 평생 잘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날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일단 가족들과 김치찌개에 밥을 먹고 싶다. 그동안 외국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깐 빵, 파스타 이런 것만 먹어서 집에서 애기 엄마가 해 준 김치찌개에 다 같이 모여서 밥 먹고 싶다"고 말했다. 아내 김희선(30)씨를 향해선 "내일이면 올림픽(패럴림픽) 끝나는데 집에 들어가면 잘 할게. 운동 해야 해서 가정에 확 충실하진 못하겠지만 집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행복한 시간 만들자. 사랑한다. 가족"이라고 전했다. 신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여섯 종목에 출전해 총 벌칙 코스까지 포함해 총 61.7km를 달렸다. 그뿐만 아니라 패럴림픽 노르딕 스키 대표팀 모두가 전원 낙오 없이 수십km를 달렸다. 신 선수는 이에 대해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고 최선을 다해서 완주하고자 했다"라면서 "그게 스포츠 하는 사람의 정신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창 패럴림픽 이후에도 장애인 노르딕 스키에 대해 지속적인 지원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노르딕 스키에 대한) 지원을 장기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 스포츠는 단기적으로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성과 내기가 쉽지 않다. 저는 운 좋게 잘 됐지만 장기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해주셨으면 좋겠다."[관련기사①] "애국가 듣고 싶어요" 포기 모르는 신의현 선수 [관련기사②] 패럴림픽 첫 메달 신의현 "어제 그거 눈물 아니에요~"[관련기사③] "메달 없어도 괜찮아, 아들!" 국가대표 신의현-이정민의 엄마[관련기사④] "금메달 부담? 해내고 싶다" 신의현-이정민 선수 인터뷰

무릎 굽힌 문 대통령 '포옹'에, 선수와 관중들 반응은?

'동메달' 평창 패럴림픽 장애인 아이스하키 경기 후 선수들 만나 격려

문재인 대통령이 무릎을 굽혀서 주장 한민수 선수를 껴안았다. 선수의 손등을 잡고는 두어 차례 두드렸다. 그리고 옆의 선수로 몸을 돌려 재차 허리를 숙이고 선수를 껴안았다. 때론 무릎도 굽혔다. 휠체어에 타거나 썰매에 앉아있는 선수와 시선을 맞춘 것이었다. 대통령의 포옹은 그렇게 한참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17일 오후 강릉하키센터를 찾아 이탈리아와 맞붙는 대한민국 장애인 아이스하키팀을 응원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기간 동안 경기장 곳곳을 다니면서 국가대표들에게 힘을 실어줬던 부인 김정숙 여사도 함께했다. 청와대 인사들도 총출동했다. 한병도 정무수석,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김수현 사회경제수석, 주영훈 경호실장 등이 대통령 부부 좌석 윗줄에 자리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당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이인영·송영길 의원 등도 함께 자리 잡았다. 키스타임 땐 '유쾌한 정숙씨'도 부끄부끄, 응원은 뜨거웠다 관중들은 문 대통령 내외의 등장에 환호했다. 관중들은 1피리어드 때 장내 중계카메라에 비춘 문 대통령 부부의 모습을 보고 환호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일어나서 두 팔을 흔들면서 관중들에게 인사했다. 응원은 유쾌했다. 문 대통령은 태극기 하나, 김정숙 여사는 태극기 두 개를 양손에 쥐고 응원에 동참했다. 관중들이 박수로 박자를 맞춰가면서 "대~한민국!" 소리를 지를 때 함께 했고, 좌우 양쪽으로 파도타기 응원에도 동참했다. 김정숙 여사가 가끔씩 홀로 일어서서 응원에 나설 땐, 문 대통령이 뒷사람을 배려해 자리에 앉으라고 손으로 어깨를 짚는 모습도 보였다. 문 대통령이 곤혹스러워했던 순간도 있었다. '키스타임' 노래가 흐르는 가운데 장내 중계카메라가 문 대통령 부부를 비추자, 김정숙 여사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부끄러워했고, 문 대통령은 모른 척했다. 경기 결과는 1 대 0. 진땀승이었다. 이종경·정승환 선수의 어시스트를 받은 장동신 선수가 3피리어드 종료 3분 18초를 남기고 결승골을 넣었다. 대한민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사상 첫 패럴림픽 동메달을 결정지은 순간이었다. 문 대통령은 퍽이 이탈리아의 골망을 가르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김정숙 여사는 양 손의 태극기를 흔들면서 환호했다. "대통령 오시는 줄 몰랐는데 놀랐다, 잘했다고 격려" 문 대통령의 '포옹 축하'는 선수들의 세레모니가 모두 끝난 뒤에 이뤄졌다. 선수들은 이날 관중들에게 인사한 후 대형 태극기를 경기장 가운데 펼쳐놓고 애국가 1절을 완창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그후 관중석에서 내려와 선수들이 있는 얼음판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선수들과 시선을 맞춰 낮은 자세로 포옹하면서 축하와 격려 인사를 건넨 문 대통령은 이날 어시스트를 기록한 정승환·장동신 선수 앞에선 아예 쪼그리고 앉아 꽤 길게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그렇게 대화를 나눈 이후에 몸을 일으켜 세웠다. 선수들을 향해 박수 치고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문 대통령 부부 앞에 있던 선수들은 "대~한민국!" 구호로 화답했다. 아직 경기장에 남아 있던 관중들도 이 때 함께 구호를 외쳤다.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360도로 몸을 돌리면서 관중들에게 손 인사를 한 뒤에 경기장을 퇴장했다. 나가는 길엔 통로 쪽으로 손을 뻗는 관중들의 손을 잠시 잡아주기도 했다. 한편, 정승환 선수는 이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문 대통령과 어떤 대화를 나눴나'는 질문을 받고 "대통령이 오시는 줄 몰랐다. 뵙고 놀랐다"면서 "(문 대통령이)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격려해주셨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에게) 염치없지만 장애인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꼭 지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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