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 경기를 마치고 결과를 아쉬워하자 어머니 이회갑씨가 위로하고 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 경기를 마치고 결과를 아쉬워하자 어머니 이회갑씨가 위로하고 있다. ⓒ 이희훈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 경기를 마치고 결과를 아쉬워하자 어머니 이회갑씨가 위로하고 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 경기를 마치고 결과를 아쉬워하자 어머니 이회갑씨가 위로하고 있다. ⓒ 이희훈


"아이! 뭐 실수여. 최선을 다 했는데. 아, 잘했어. 우리 아들 최고여."

어머니가 아들의 패딩점퍼를 여며주면서 감쌌다. 아들이 "눈시울이 붉어졌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더듬더듬 "어머니 얼굴을 보니깐 갑자기"라면서 "(오늘 경기를) 저의 실수로"라고 말하던 순간이었다. 어머니는 "어머니가 자리를 지켜주시고 계신 것만으로 감사하다"면서 울컥하는 아들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엄마가 힘을 주잖아. 그치?"라고 달랬다. "울긴 왜 울어"라고 어깨도 두드렸다. 여전히 눈시울을 붉힌 '아들' 신의현(38) 선수는 '어머니' 이회갑(69)씨를 끌어 안았다.

10일 강원도 평창 바이애슬론 센터. 대한민국 첫 패럴림픽 금메달 획득 여부로 관심이 쏠렸던 바이애슬론 남자 스프린트 좌식 7.5km 경기 이후였다. 기대했던 메달은 없었다. 최근 열렸던 월드컵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기대를 모았던 신의현 선수는 이날 24분 19초 9의 기록으로 5위에 그쳤다. 경기 중 두 차례 진행했던 사격에서 두 발을 놓치면서 순위가 밀렸다.

"자빠진 사람만 보면 마음 아파. 세계에서 5등이면 잘했지!"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 이희훈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 이희훈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 이희훈


앞서 믹스트존에 선 신 선수는 기자들 앞에선 멋쩍은 웃음으로 실망감을 감췄다. 배동현 선수단장이 경기 직후 그의 등을 두드리면서 위로할 땐 연신 "미안하다"라면서 아쉬워하다 눈물도 살짝 비쳤던 그는 기자들 앞에선 웃으면서 "급하게 하다보니 실수가 나왔던 것 같다"고만 말했다.

"사격 때 맥박을 좀 떨궈야 했는데 조금 잘해야겠다는 욕심을 부린 것 같다. 응원 와주셔서 기뻤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단 생각에 오버한 거다."

크로스컨트리 스키가 주 종목인만큼 아직 메달을 기대해도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바이애슬론이) 주 종목은 아니지만, 첫 경기부터 좋은 성적을 내서 잘 풀어가려고 했는데, 세상일이 뜻대로 안 되네요"라고 허탈하게 웃었다. "남은 경기는 최선을 다해서 응원 많이 해주시는 것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스스로 "화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다만,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하고 쥐고 있던 폴을 눈밭에 찍으면서 "아잇"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 경기를 마치고 결과를 아쉬워하고 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 경기를 마치고 결과를 아쉬워하고 있다. ⓒ 이희훈


그랬던 그가 어머니 앞에선 감정을 감추지 못했던 것이다.

어머니 이씨는 경기 직후 아들을 만나기 전에도 "(달리느라) 얼마나 힘들겠어. 그래도 다치지 않고 건강해서. 그게 최고지"라며 "자빠진 사람만 보면 마음이 아파. 안 다치고 그 정도면 잘했지. 세계에서 5등이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들의 경기를 직접 눈으로 본 게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그래도 마음 졸이면서 경기를 보지 않으셨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하면서 "그동안은 테레비(TV)로만 봤지, 아주 며칠 전부터 가슴이 두근두근해서 청심환 먹고 왔다. 그래도 직접 보니께 (두근거림이) 덜하네"라고 웃었다. 손자 병철(9)군을 바라보면서 "아빠 워뗘, 멋졌어?"라고 묻기도 했다.

신 선수를 위로한 건 어머니만은 아니었다. 아내 김희선(30)씨는 "금메달을 못 따서 아쉽거나 그렇진 않다. 메달 꼭 안 따도 자랑스러운 남편"이라고 말했다. 딸 은겸(12)양은 "아빠는 크로스컨트리(스키)를 더 잘하니깐"이라고 말했다. 아빠에게 안긴 은겸양은 "아빠가 5등이라고 하니깐 남은 대회도 잘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애 감추지 않고 도전하는 아들, 쓰임 받는 일할 것"

 장애인 노르딕스키 이정민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 선수는 24분 19초9를 기록해 5위를 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이정민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신 선수는 24분 19초9를 기록해 5위를 했다. ⓒ 이희훈


 장애인 노르딕스키 이정민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 선수는 24분 19초9를 기록해 5위를 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이정민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신 선수는 24분 19초9를 기록해 5위를 했다. ⓒ 이희훈


 장애인 노르딕스키 이정민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 선수는 24분 19초9를 기록해 5위를 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이정민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신 선수는 24분 19초9를 기록해 5위를 했다. ⓒ 이희훈


신 선수의 어머니만 경기장을 찾았던 것은 아니다. 같은 종목에 출전한 이정민(34) 선수의 어머니 이희경(62)씨도 이날 경기 직후 아들을 만나 격려했다. 이 선수는 이날 26분 02초 5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11위에 머물렀다. 더욱이 경기 초반 첫 사격 당시 한 발도 놓치지 않아 좋은 성적을 기대했던 만큼 자책이 있었다. 또 자신을 성원해 준 이들에 대한 미안함도 녹아 있었다.

이 선수는 경기 직후 기자들과 만나, "너무 아쉽다. 첫 사격 등 페이스가 좋았는데 두 번째 사격 때 흥분하는 바람에. 그게 아니었다면 5위 혹은 순위권 내 들어갈 기회였는데 놓쳐서 자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관중에 둘러싸여서 경기를 하다보니깐 울컥하더라. 잘하고 싶었고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처음엔 페이스가 좋아 자만한 부분도 없잖아 있었던 것 같다. 욕심이 많이 났다. 첫 사격 이후에 한 번 (순위권 진입) 해보고 싶어서 모험한 것도 있고."

 장애인 노르딕스키 이정민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 경기를 마치고 관람온 어머니 이희경씨와 함께 대화하고 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이정민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 경기를 마치고 관람온 어머니 이희경씨와 함께 대화하고 있다. ⓒ 이희훈


그는 그러면서 "남은 경기 집중하고, 감정 요동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하겠다", "(남은 경기를) 마지막 수능 날이라 생각하고 수능시험 잘 치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자신이 앞서 활약했던 장애인 조정협회 동료·임원들이 만든 배트맨·슈퍼맨 응원 도구를 기자들 앞에 꺼내 보이면서 "기대 못 한 선물이었다. 감사하다"는 말도 전했다.

그러나 어머니 이희경씨는 경기 결과에 대해 "앞으로 경기가 5번 남았고 메달 관계없이 (아들은) 삶에 대해 도전하면서 사니깐, 그것을 응원한다. 이것(패럴림픽은) 감사한 일이다"고 말했다. 오히려 "아들 덕분에 김정숙 여사님 옆에서 함께 신나게 응원했다. 아들 응원보다 신의현 선수 응원을 더 했다"고 유쾌하게 웃기도 했다.

물론 부모로서는 늘 짠할 수밖에 없는 아들이라고 했다. 10살 때 현대 의학으로 고치지 못하는 희귀병에 걸려서 사지가 마비됐던 때만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이씨는 "만약 폐나 기관지까지 마비가 왔다면 인공호흡기를 달아야 했고 대뇌까지 (바이러스가) 침투했다면 사망했을 일이었다"면서 "병원에서 멈출 길이 없으니 마냥 기다리라고 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사지 마비로만 멈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이정민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 선수는 24분 19초9를 기록해 5위를 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이정민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신 선수는 24분 19초9를 기록해 5위를 했다. ⓒ 이희훈


 장애인 노르딕스키 이정민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 선수는 24분 19초9를 기록해 5위를 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이정민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신 선수는 24분 19초9를 기록해 5위를 했다. ⓒ 이희훈


 장애인 노르딕스키 이정민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 선수는 24분 19초9를 기록해 5위를 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이정민 선수가 10일 오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바이애슬론 남자 7.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신 선수는 24분 19초9를 기록해 5위를 했다. ⓒ 이희훈


"처음엔 정민이가 손 하나 까딱 못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자기 손끝이 움직였대. 그래서 희망이 있다고... 그때부터 전부 새롭게 시작했죠. 걷는 것부터. 수영을 시켰어요. 번쩍 안아서 물속에 넣으면 부력에 의해서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으니깐. 그때 애 아빠가 고생 많이 했어요. 걷는 것도 기적이고 지금 이렇게 운동하는 건 너무 감사한 일이고."

이씨는 그러면서 "부모로서, 엄마로서 할 수 있는 건 박수 보내주고 축복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 선수가 금융회사에 다니다 그만두고 장애인 운동에 나서고, 훈련 중에 공부마저 틈틈이 해 박사학위까지 준비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면서 한 말이다.

"장애를 감추는 게 아니라 그것을 가지고 도전하고, 새로운 영역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키워가는 모습이 든든하다. 우리 아들은 쓰임 받는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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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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