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정동현 지난 2017년 2월 22일 일본 삿포로 데이네 경기장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스키 알파인 남자 대회전 경기에서 한국 정동현이 질주하고 있다.

▲ 질주하는 정동현 지난 2017년 2월 22일 일본 삿포로 데이네 경기장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스키 알파인 남자 대회전 경기에서 한국 정동현이 질주하고 있다. ⓒ 연합뉴스


눈보라를 흩뿌리며 가파른 산비탈을 스피디하게 미끄러져 내려오는 모습. 스키라고 하면 사람들이 떠올리는 대표적인 이미지다. 그리고 이 이미지에 가장 부합하는 동계올림픽 종목이 바로 '알파인 스키'다.

겨울 스포츠의 대표적 종목답게 세계적인 스타들도 많다. 기문(Gate) 사이를 지그재그로 내려오는 알파인 스키의 회전·대회전 등 기술 종목을 주종목으로 삼는 오스트리아의 마르셀 히르셔(29)는 2016~2017시즌까지 6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스키 황제'다. 지난 시즌 월드컵 대회 상금만 6억 원을 벌어들였다.

알파인 스키의 활강·슈퍼대회전 등 스피드 종목에서 활약하는 미국의 린지 본(34) 선수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전후로 연간 수입이 250만 달러에 달하는 '스키 여제'로 통한다.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의 전 연인으로도 유명세를 탔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린지 본의 할아버지가 6.25 전쟁 당시 미 공병으로 참전했던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미국의 미카엘라 시프린(23) 선수도 그에 버금가는 신성으로 꼽힌다.

린지 본 '질주' 지난 2017년 3월 5일 오전 강원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월드컵' 여자 슈퍼대회전에서 린지 본(미국)이 질주를 하고 있다.

▲ 린지 본 '질주' 지난 2017년 3월 5일 오전 강원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월드컵' 여자 슈퍼대회전에서 린지 본(미국)이 질주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러한 스타들이 탄생할 수 있는 이유는 알파인 스키 본연의 박진감 덕택이다.

당장, 평균 경사각 15~30도의 경사면을 90~140km/h로 활주하는 알파인 스키의 스피드 종목인 활강은 동계올림픽 정식종목 가운데 가장 빠른 '순간 최고속도'를 자랑한다.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남자 활강에서 프랑스의 요안 클라레 선수는 무려 순간 시속 161.90km를 기록했다. 이는 공식 최고 시속 153.9km의 루지, 153km의 봅슬레이보다 더 빠르다.

각 선수들이 비슷한 환경에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눈 위에 물을 뿌리기 때문에 사실상 얼음 위를 빠르게 미끄러져 내려간다고 보면 된다. 그만큼 위험한 종목이기도 하다. 특히 1924년 제1회 샤모니 동계올림픽 때부터 지금까지 올림픽 도중 사망한 활강 선수가 2명이나 나왔다. 국제스키연맹은 이 때문에 선수들을 공식연습에 의무적으로 참가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기술을 겨루는 알파인 스키의 회전·대회전 종목은 선수들의 몸놀림으로 그 박진감이 더해진다. 최소 75cm부터 최대 15m까지 다양한 간격으로 설치된 기문을 지그재그로 넘나들면서 빠르게 미끄러지는 역동적인 몸놀림이 각 선수마다 다르게 연출되기 때문이다. 몸을 좌우로 거의 눕힐 듯이 흔들면서 기문들을 통과하는 마르셀 히르셔 선수가 대표적이다.

알파인 스키에는 11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앞서 스피드와 기술 종목으로 분류한 활강·회전·대회전·슈퍼대회전, 그리고 활강과 회전을 합친 복합 경기가 남녀 개인전으로 열리고,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혼성 단체전이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한국의 메달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당시 허승욱 선수가 회전 종목에서 21위를 기록한 것이 올림픽 알파인 스키 역대 최고 성적이다. 다만, 누구도 결과를 점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변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남자 활강에서는 무명의 마티아스 마이어 선수가 금메달을 딴 바 있다. 오히려 경기 전까지 1~3위로 예상됐던 선수들은 모두 메달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변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 국가대표는 정동현(30) 선수. 그는 지난해 1월 크로아티아 월드컵에서 14위에 올라 알파인 스키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고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는 두 차례나 금메달을 획득했다.

* 알파인 스키(금메달 11개)
남자 : 활강, 슈퍼대회전, 대회전, 회전, 복합
여자 : 활강, 슈퍼대회전, 대회전, 회전, 복합
혼성 단체전



알파인 스키 활강 평창 동계올림픽 회전 린지 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