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영화 <더 플랜>의 제작을 맡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영화 <더 플랜>의 제작을 맡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그는 선관위의 19일 공식 반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만만해 했다.ⓒ 프로젝트 부


"예상하고 있었다."

김어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아래 선관위)의 공식 입장에 적잖이 실망했다고 말했다. "설마 나이 가지고 반박할 줄 몰랐다. 조금만 데이터를 뽑아보면 그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는데 일반인 수준에서 할 얘기만 했다"라고 평했다. 그것도 꽤 단호하게.

지난 대선 개표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한 영화 <더 플랜>이 개봉한 20일 오후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를 만났다. 당분간은 영화제작자다. 개봉 전 <김어준의 파파이스>를 통해 온라인으로 공개된 영화는 외국보다 18대 대선 당시 미분류 표가 3.6%로 지나치게 높았고, 미분류 표 내 박근혜의 득표율이 문재인의 것보다 1.5배 많은 현상이 '전국적'으로 발생했다며 통계적으로 사람이 개입한 증거라고 주장한다.

이에 선관위가 대응했다. 다수의 미분류 표 발생에 대해선 "노년층이 많은 시골 지역이 청년층이 많은 도시지역보다 미분류율이 높았다"며 "기표 행태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투표행위 과정에서 오기해서 미분류 표가 많았다는 '노인가설'을 근거로 반박한 것. 이는 <더 플랜> 공개 직후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서 등장한 반론 중 가장 그럴싸해 보이는 내용 중 하나다. 그밖에 시간 역전 현상, 역누적 현상 등에 대해서 선관위는 A4 용지 1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추가 설명을 달아놨다. (관련 기사: 선관위, <더 플랜> 반박 "대선 결과 조작했다면 책임질 것")

"그 자체로 충분한 답이 될 수 없다"는 게 김어준 총수의 입장이다. 실제로 19일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선 연령과 1.5k 값이 하등 관계가 없다는 그래프를 공개했다. 선관위는 미분류표 다량 발생과 개표 시스템의 오류는 있을 수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길게는 했지만, 그것만으로 전국 단위의 1.5k 정규분포를 적확하게 반박하기엔 부족해 보였다. 김어준의 재공격 차례가 왔다.

당연한 의문들

 영화 <더 플랜>의 제작을 맡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영화 <더 플랜>이 공개된 이후 여러 종류의 반론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어준 총수는 지난 대선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를 여전히 치우지 않고 있다.ⓒ 프로젝트 부


이미 몇몇 인터뷰를 마친 뒤라 같은 내용의 답변을 막기 위해 김어준 총수가 선수를 쳤다. 개괄 내용을 설명한 뒤 질문을 던지는 식으로 이어졌음을 밝힌다.

"선관위 입장을 요약하면 이거다. 19대 대선이 끝난 후 검증해보고, 문제가 없다면 너네는 책임져야 할 것이다. <더 플랜>의 묻는 것에 대한 답도 아니고 협박의 정서도 담겨 있다. 노인들이 기표실수를 해서 미분류 표가 많이 발생한 거라 했거든. 상식적 차원에서 그런 의문을 가질 수는 있다. 근데 영화가 제기한 통계에 대해서도 잘못 답했다.

우리가 가장 먼저 정한 건 개표 시스템 검증할 때 사람의 기억, 주장, 정황, 의견 등을 배제하고 선관위가 남긴 공식 문서만으로 따져보자는 거였다. 3000만 표에 대한 기록, 각종 자료를 받는 데만 2년이 걸렸다. 대부분 PDF 파일이었는데 이걸 엑셀로 바꾸는 데만 몇 달이었고. 10만 개가 넘는 문서더라. 그걸 해석하는 데만 또 1년이 걸렸다. 뭔가 이상한 건 알았지만, 규칙성을 찾을 수 없어 통계학자들 도움을 받기 시작했지. (1.5k 규칙을 발견한) 캐나다의 현 박사님은 날 알지도 못했고, 정치적 성향이 있는 분도 아닌 그냥 학자였다. <파파이스>를 본 어떤 분이 통계 분석 권위자들에게 내용을 전달했고, 이 분이 그중 한 분이었다. 1.5k는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통찰력 덕이었다.

분석하니 사람의 개입이 없을 수 없는 숫자가 나온 거다. 1.5k 발견하자마자 우리가 '야, 신난다!'한 줄 아시나? 의문은 나부터 가졌다. 정말 이럴 수 있나? 마치 우리가 끌어안고, 바로 질렀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음모론이다. 일반인들이 제기할 상식 수준의 반론을 거칠 정도의 수준은 우리도 된다. 예를 들어, 251개 지역 선관위에 나이를 지수로 표시하고 1.5k 값을 대입해 보면 나이와 k값의 상관관계가 전무하다는 간단한 그래프가 나온다. 그 외 다른 변수들도 엑셀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자료로 분석해봤다. 다른 어떤 변수도 작용하지 않았다고 나온 거다."

- 자, 하나씩 해보자. <더 플랜> 주장과 선관위 입장만 놓고 보면 같은 데이터를 가지고 상반되게 해석한 건데.
"선관위는 해석을 한 게 아니다. 그냥 일반 누리꾼들 몇 명이 제기하는 수준의 반론을 가지고 와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는 거다. 아니, 자기들이 데이터를 다 가지고 있는데 해보면 되잖나. 선관위 내 통계전문가가 없다면 제3기관에 의뢰하면 되지. 그걸 안 한 거다. 노인 가설 외 여러 가설이 있었다. 투표지를 접어 생긴 주름이 하필 1번 기표란을 지나 기계가 오분류 한 건 아닐까(주름 가설), 투표지 디자인 차원에서 1번 위 면적이 더 넓어서 그런 건 아닐까(면적가설) 등 이런 걸 다 검토했는데 그냥 무관하다고 나왔다. 우리가 아니라고 주장하려면 이런 요소가 영향을 미친 데이터를 제시하면 되잖나. 심지어 1.5k는 내가 주장한 것도 아니고 통계학자들이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논문으로 낸 이후에야 주장한 거거든."

- <더 플랜>에서 설명한 시간 역전, 역누적도 마찬가지다. 선관위는 그럴 수 없다고 답했다.
"예를 들어 그들 말대로 사람이 실수할 수 있지. 근데 그렇게 말하면 선관위는 어떤 기계에서 어떤 현상이 발생했는지를 일일이 체크 안 한 거다. 같은 한 기계에서 어떨 땐 시간 역전이 일어나고, 어떨 땐 안 일어나기도 했거든. 그걸 검증 안 해본 거다. 우리 문제 제기에 대한 올바른 답도 아니었지만, 답을 내기 위한 민간인 수준을 넘는 노력도 안 한 거다. 기계에 입력한 시간이 잘못됐다? 이 상식적 반론은 일반인들이 하는 거다." (관련 기사: 박근혜는 부정선거 당선인? 김어준 "철저히 기획된 선거")

현장의 중요성

 영화 <더 플랜>의 제작을 맡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최진성 PD와 김어준 총수는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다고 한다. 오히려 이들이 노력하지 않았다고 보는 게 '음모론'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 부


- 선관위의 반박과 여러 반론 가능성을 예상했다면 취재가 보다 치밀하고 집요해야 하지 않았을까. 연출한 최진성 감독은 물론 상당히 여러 번 선관위에 취재 요청을 했다고 했지만, 영화상엔 그게 드러나진 않는다.
"최승호 PD가 그렇게 쓴 걸 봤는데 아주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노인 가설 등의 여러 반론 가설, 선관위를 적극 취재했을까 등은 사람들이 쉽게 떠올릴 궁금증이다. 이런 의문의 핵심은 <더 플랜>을 만든 사람들이 어설프게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우리가 바보인가? 전화 몇 번 해보고 안 받네? 끝! 이러게.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 만큼) 받아들이기 힘든 문제인데 말이다.

서른 번 이상 접촉했다. 근데 우릴 못 믿는 건지, 정치적 술수가 있다고 생각한 건지, 할 말이 없는 건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취재를 거부했다. 이유는 모른다. 그건 선관위에 물어보시라. 우리가 노력하지 않았을 거라 전제하는 것도 이젠 음모론이다. 애초에 음모론자들이라 필요한 절차를 생략했을 거라는 자기 편견이 있는 거다. 일반인들이라면 이해한다. 그래서 일일이 반응하지 않았다. 최승호 PD도 마찬가지다. 그분만의 취재 방식이 있을 거니, 아니라고 해명 안 했다.

근데 선관위는 그러면 안 된다. 개인이 아니거든. 감정이 담길 이유가 없다. 선거 관리가 존재 이유 아닌가. 자기들의 존재 이유에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있으면 선관위는 자신들이 놓친 건 없는지 우리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들여 점검할 의무가 있는데 그걸 다하지 않았다."

- 1.5k라는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닌 정규분포가 됐다는 게 핵심이잖나.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영화에서 캐나다 교수는 분류표에서 빈 정도 만큼 다른 표로 채웠을 거라는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혼표(정상표와 엉뚱한 표가 섞인)를 못 볼 수 있다는데 선관위는 참관인과 개표사무원, 심사집계 부 모두 이를 지나쳤을 리 없다 반박했다.
"그것도 일반인 수준의 답변이다. 실제 개표 현장에서 선관위는 기계가 정확하니 빨리하라고 하거든. 물론 속이려는 의도는 없을 거다. 의도적으로 이해하지 않으려 한 거지. 다들 자기 자리에서 자기 일을 한 거다. 미 분류표를 다시 세 보니 박근혜가 좀 많이 나왔다 정도였을 거다. 또 (분류표) 100장 묶음을 원래는 풀어서 하나하나 세는 게 원칙인데 현장에선 그대로 안 돌아간다. 묶음이 튀어나오는 속도와 사람이 세는 속도가 물리적으로 차이가 크거든.

선관위 직원들도 기계가 정확하니 빨리하라고 한다. 이건 개표 현장을 가본 사람은 대부분 겪어본 일이다. 언제 그걸 다 풀어서 세나, 묶음별로 후루룩 세는 거다. 그럼 혼표가 점점 쌓이고 그 작은 구멍이 모여 큰 격차를 내는 거지. 이것 역시 하나의 가설이다. 우린 1.5k만 제시하고 거기서 멈췄다. 가설이 확실하니까. 사람의 개입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는 숫자가 나왔으니 보완하자는 게 핵심이다. 그다음은 우리 영역이 아니지. 보완 해법까지 제시했지 않나. 그것도 기계와 사람 테이블의 순서만 바꾸자고. 법 개정도 필요 없지, 비용이나 추가 인원도 필요 없다. 선관위 의지만 있으면 된다."

- 선관위는 시간이 더 들고, 인원이 더 피로할 수 있으며 사실상 비효율적이라고 한다.
"시간이 더 드는 게 중요한 문제인가 되묻고 싶다. 의혹이 있는데 1시간이 더 들면 왜 안 되나? 정확한 개표를 위해 시간이 더 들 수 있다는 게 이 영화의 메시지기도 하다. 개표 시간이 더 든다는 말은 선관위가 할 말은 아니다. 우리가 언제 선관위 더러 빨리 개표하라고 했나? 독일은 개표를 2주 동안 한다. 한 표 한 표 정확히 세고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 100% 정확한 여러 방법 중 좀 더 빠른 방법이 있다면 그걸로 하면 된다. 근데 우리 시스템의 문제는 빠른 건 인정하는데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이거거든. 선관위가 신속함을 생명으로 하는 기관은 아니잖나.

음모론자를 음모하는 자들

 영화 <더 플랜>의 제작을 맡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조기대선 정국이 닥치면서, 영화 역시 당초 예정보다 훨씬 빠르게 마무리되어 대중 앞에 나섰다. 만듦새에 아쉬움은 있지만, 김어준 총수는 '대표 음모론자'로서 선관위를 향한 질문을 멈추지 않고 있다.ⓒ 프로젝트 부


- 영화를 본 이들 중엔 좀 더 친절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는 이도 있다. 이를 위해 대중적 눈높이로 해설 편을 제시해달라는 요구도 있고.
"지금 게 가장 눈높이를 낮춘 거다! (웃음) 일반인들이 의문 갖는 건 당연한 거라 하나하나 해명할 생각은 없다. <파파이스> 등을 통해 최대한 직관적이고 객관적으로 설명하고는 있다. 따로 뭔가를 만들려면 시간과 노력이 그만큼 든다. 물론 나도 다 이해시키고 싶은데 그럴 시간이 없다. 대선이 코앞인데, 그전에 바꿔보자는 건데, 해설서는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 그리고 이건 하나의 영화다.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 안 됐다면 우리 잘못이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했다.

자, 한번 설명할 테니 들어보라. 아까 말했듯 1.5라는 숫자를 중심으로 정규분포 곡선이 됐다는 게 중요하다. 우연이 아닌 규칙성이 있다는 거지. 면적가설, 주름 가설, 노인 가설 등을 보자. 이런 가설은 결국 외부 개입이 아닌 내재적 결함만으로 1.5k가 나올 수 있다는 거다. 투표용지, 분류기는 전국 251개 선관위에 동일하게 들어가지 않나? 또 한 선거구당 평균 100만 명이 넘는다. 이 정도면 엄청난 모집단이다. 면적가설 등이 맞으려면 각 선거구 안에서도 1.5k를 중심으로 정규분포 곡선이 나와야 한다.

근데 확인해 보니 그렇지 않았다. 전국 데이터를 다 모아야지만 1.5가 나오는 거야. 이게 뭘까. 전국을 기준으로 한 중앙 통제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숫자라는 거지. 개별 선거구 내에선 100만이 넘는 모집단인데도 비정규 분포였다. 규칙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 모든 동네가 원인이 똑같다면 결과도 같아야 하는데 그게 아니었고, 전국 기준으로 정규였다는 건 누군가의 개입이 있었다는 거지. 기계나 종이 등의 결함이라고 하려면 개별 선거구 모두 1.5k였다는 데이터를 제시해야 하는 거다. 이게 통계적으로 깔끔한 반론이다."

- 정규분포라는 개념이 충분한 모집단과 횟수를 전제로 한 현상이니까?
"그렇지. 100만이면 어느 동네든 같은 수가 나와야 한다. 근데 다 모아서 1.5k라는 건 모든 동네를 합친 걸 기준으로 한 누군가의 디자인(plan)이 있었다는 거다."

- 이런 질문은 어떤가. <파파이스> 방송 때 나온 질문처럼, 이렇게 눈에 띄지 않게 쉽게 선거에 개입할 수 있었다면 굳이 왜 국정원 등이 댓글 부대를 동원하는 수고를 했던 건가.
"그건 우리에게 물을 질문이 아니다. 가설은 있지. 근데 그걸 말하는 순간 증명이 아닌 거꾸로 추정 단계로 거슬러 가게 된다. 그걸 하고 싶지 않아서 이 영화를 제작한 거다. 의문은 가질 수 있지만, 우리가 한 게 아니니 우리에게 물으면 안 되지. 가설은 많다. 작업 주체들의 정보가 서로 분리돼 (선거 개입 시도를) 몰랐을 수도 있고, 그냥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시도했다고 볼 수도 있고. 이런 말 하면 또 누구는 문재인이 이겼다는 소리냐고 묻는데 제발 우리에게 묻지 말라는 거야! (웃음) 우리가 한 건 통계적으로 사람의 개입이 확인됐다고 주장한 일이다. 선관위는 그게 아니라면 반증 데이터를 함께 제시하라는 거다."

- 이 지면을 빌려 선관위에 추가로 반박할 수 있다. 묻고 싶은 게 있다면?
"선관위는 우리보고 <더 플랜> 팀이라고 하는데 우린 조직이 아니다. 저 멀리 해외 학자가 있고, 카메라맨이 있고, 감독을 섭외한 거다. 무슨 음모론 조직으로 뭉쳐서 만든 게 아니다. 그런 규정도 웃긴다. 하여튼 이런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할만한 시민단체에 우리 데이터를 제공하고, 함께 선관위에 공식 질의할 것이다. 세계적 수준의 학자들이 사람의 개입이 맞다고 했으면 거기에 답하면 된다. 답할 수 없다면, 자기들도 이유를 알 수 없으면 개표과정을 보완하면 된다. 그 보완이 어려운 것도 아냐! 테이블만 바꿔 달라고!"

- 음모론 얘기가 나와서인데 <경향신문>에 실린 한 칼럼을 보면 '진보의 적폐는 음모론자'라며 김어준씨를 지목했다. <나꼼수> 때도 그랬고, 소위 진보 쪽 평가에서도 유독 편차가 컸다.
"이렇게 생각한다. 날 음모론자로 보는 시선이 있잖나. 그렇지 않다는 걸 증명한 사례도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안에 대해 음모론자 프레임을 쓸 거면 그 근거를 함께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번 경우는 내가 발견한 게 아닌 통계적 데이터다. 이걸 음모라고 말하려면 이게 음모라는 걸 통계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존 인식에 기대는 것이기에 비겁한 일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혼자 날 음모론자로 생각할 순 있다. 근데 공개적으로 주장하려면 자기 근거를 가져와라. 내 근거는 심플한 숫자다. 이미 공개돼 있고. 난 그분을 잘 모르지만, 초라한 전략이다. 난 고맙지. 대표적 음모론자로서. (웃음)"


박보영의 고민 "일기 금고에 보관, 죽기 전에 꼭 불태울 것"

[inter:view] 솔직하거나 거침없거나... 스물여덟 박보영이 세상을 살아가는 법

'어떻게 해야 할까.' '왜 그렇게 생각할까.' '고민을 하고 있다.' 배우 박보영과의 인터뷰는 이렇게 세 가지 어미의 연속이었다. 모호하고 불투명한 말이다. 하지만 박보영은 까다로운 질문에 대한 그 어떤 대답도 재지 않았다. 인터뷰가 끝나고 되돌아보니 이들 어미는 되려 아주 씩씩한 '선언'이었다. '지금의 나는 이렇다'는. '그러나 언제 변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으로 JTBC 사상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고 난 뒤 박보영은 들뜨기는커녕 걱정하고 있었다. 그는 "지금의 일상 그대로를 누리고 싶다"는, "여기가 (유명세의) 끝이었으면 좋겠다"는 솔직한 바람을 밝혔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논현동 근처에서 배우 박보영을 만났다. 인터뷰 현장에서는 취재진들과 배우 박보영 간에 질문과 답변이 오갔으나 기사에는 박보영의 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질문을 생략했음을 밝힌다.박보영이 <도봉순>을 만나기까지 "나는 인복도 많은 것 같고 운도 좀 있는 것 같다. 드라마나 영화가 잘 되려면 한두 가지가 아니라 적어도 세 가지 이상 많은 것들이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이번에는 '아주' '다행히' '감사하게도' 많은 것들이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다. 그런데 그럴수록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다. 영화를 선택할 때는 대중들이 원하는 것보다 내가 하고 싶은 주제로 욕심을 조금 더 부렸다. <과속스캔들>도 그랬고. 영화로 했던 캐릭터들은 대체로 어두운 것들이 조금 더 많다. 그런데도 많은 분들이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기억해주시는 것에 대해 '왜 그렇게 생각할까' 의문점은 항상 있었다. 난 그런 캐릭터를 하지 않았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실까. 반대로 드라마라는 장르에서는 많은 분들이 원하시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오 나의 귀신님>의 나봉선이라는 캐릭터는 사랑스러움이 묻어나야 하는 캐릭터로 정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그랬더니 좋아해주시더라. '아 이게 원하시는 모습이구나' 싶었다. 영화는 드라마에 비해 직접 찾아와주셔야 하는 장르고 드라마는 반대로 찾아가는 느낌이 많지 않나. 그런데 도봉순은 내가 원하는 것과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이 섞여있는 캐릭터였다. 욕심이 많은데 이제는 욕심을 좀 덜 부려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작품을 선택할 때 1번 기준은 대본이고 2번은 안 해봤던 새로운 걸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욕심을 자꾸 부리다 보니까 작품 텀(term)이 길어지는 부분이 없지 않다. 그리고 욕심을 부려서 내가 만족할 수는 있지만 봐주시는 분들 입맛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욕심을 좀 덜 부려야 하나 싶다. 하지만 또 동시에 조금 시간이 지나면 어쩔 수 없이 안정적인 것들을 선택하게 될까봐 지금은 최대한 욕심을 부리고 싶은데 혼란스럽다. 마음이 왔다 갔다하고 사실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다. 지금은 그저 어떤 '큰 변명' 뒤에 숨어있다. 아직 20대니까 뭔가 잘 안 돼도 '배운 거로 생각하자'고. 그런데 30살이 다가오니까 30살에는 무슨 변명을 찾아야 하나 생각이 든다. (웃음) 그때가 되면 변명도 못하고 안정적인 것(역할)을 택하게 될까봐. 아마 이 말 했다가 저 말 했다가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지금 내 마음이다. '박보영이 하면 된다'는 말은 전혀 반갑지 않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싶은 거다. 뭘 해도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그건 부담이라 머릿속에서 지우려 한다. JTBC 최고 시청률 신경 안 쓰고 '우리가 잘 나와서 좋다! 끝!'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사실 도봉순을 처음 대본으로 만났을 때는 방송사도 정해져 있지 않고 책만 있었다. 그런데 너무 하고 싶은 거다. 너무 재밌을 것 같고. 와 이렇게 힘이 세면 정말 얼마나 재밌을까. 나는 체구가 작다. 그래서 힘에 대한 갈증이 있었나보다. 주변에서 내가 약할 것이라 짐작하고 '내가 도와줄게'라고 말하면 그게 싫어서 '내가 할게' '일단 내가 한 번 해볼게'라고 한다.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나 보다. 원래 도봉순이라는 캐릭터는 경상도 방언을 쓰고 '러블리함'과 거리가 먼 '예쁘지 않은 아이'라고 박혀 있었다. '그래서 더 하고 싶었다.' 아 내가 뭔가 신경 쓰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캐릭터구나. 나처럼 시나리오를 보면서 대리만족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작가님이 내가 이 드라마에 관심을 갖는다는 걸 들으신 후로 대본이 조금 바뀌었다. 우리는 마음에 드는 대본이 있으면 다른 분들에게 말씀을 드린다. 이미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는데 다른 작품을 문의하는 것 자체가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그렇게 말씀을 드리니 소문이 났다. '박보영은 이미 결정한 거 있다던데?' '뭔지 모르겠지만 약간 좀 힘 센 거래'라고.그렇게 대본을 잡고 있었는데 그 이후 방송사를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때 느꼈다. 내가 타이틀 롤로 뭔가 하기에는 부족한 사람이구나. 또 한편으로는 한국 정서에 이런 드라마는 아직 이른가라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JTBC가 이 드라마를 편성하기로 했다고 들었을 때 한 번 더 고민이 들었다. 나도 종편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던 사람이고 JTBC 드라마 성적도 알고 있었던 터라. 고민을 안 했다면 거짓말이다. 하고 싶은 것 대본을 믿고 가보자고 생각했고 마음을 그렇게 먹고 나서는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한 번은 속상하기도 하고 그래서 작가님이랑 제작사에 타이틀 롤도 바꾸고 남자 주인공 비중도 좀 올리고 그렇게 하라고 나는 크게 상관없으니까 맞춰 가는 게 더 중요하지 않느냐고 했다. 또 형식씨가 남자 주인공을 맡기까지 고난도 많았고 시간도 걸렸는데 형식씨가 되려고 그동안 그렇게 안 됐나보다 싶었다. 어쨌든 이 친구가 너무 고맙게도 함께 작업을 해줬고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 보다 객관적으로 보게 됐던 계기가 됐다. 말하기 많이 조심스럽고 건방진 것 같은데 나는 '하고 싶은 건 많은데 할 수 있는 작품은 많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내 욕심에 비해 그만큼 다양한 작품을 만나기가 어렵다. 기다리고 고집을 부리다 보니까 타이밍도 늦어지고 텀도 늦어지는 것 같고. 팬 분들도 텀이 안 길었으면 하시고 많이 보길 원하시니까 고민이 든다." 박보영이 일상을 보내는 법"나는 사실 세월호는 정치적인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세월호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에 더 가까운 것이다. 세월호를 이용하는 사람이 정치적이지 세월호 자체는 정치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세월호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꺼려하거나 조심스러워하는 걸 이해하지 못하겠다. 많은 희생을 당했던 친구들, 너무 어린 친구들이었고 나 역시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너무 충격이 컸다. 많은 국민들이 같이 고통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생존하신 분들에게 국가적으로 뭔가 해줘야 하지 않을까. 이건 정치적인 소신이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야기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도 챙겨 보는데 요즘 화가 나거나 속상할 일들이 너무 많다. 학교를 다닐 때 흥미 있는 과목 중 하나가 역사였는데 역사 공부를 하다 보면 위안부나 그런 것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SNS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데 SNS 대신 일기를 쓴다. 일기에는 온갖 말을 다 쓸 수 있으니까. 나만 볼 수 있으니까. 그리고 최근에 일기를 보관하려고 금고를 하나 장만했다. (웃음) 도둑이 들어서 일기장을 가져가면 큰일 난다. 죽기 전에 꼭 불태우고 재가 되는 걸 확인하고 죽을 것이다. (웃음) 소속사에서는 '네가 말한 건 네가 책임져라'고 말한다. (웃음)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한 말에 대해서 내가 책임을 져야 하고 책임질 수 있는 발언들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SNS를 안 하는 거다. SNS는 순간 드는 감정을 바로 써서 올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100% 실수할 것이기에. 대신 V앱을 한다. 나는 일을 할 때 모습을 하나 더 갖고 있는 것 같다. V앱을 다시 보니 정말 예쁜 척을 많이 하더라. (웃음) 사람들을 만나서 뭔가 하면 톤이 하나 올라가고 밝아 보이려 하는 구나를 느꼈다. 일단 생김새가 말을 잘 듣게 생겼고 웃으면 '개상'이 된다. 그런 부분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얼마 전에 신입사원이면 좋을 연예인 1위에 내가 뽑혔는데 그 이유가 '말을 잘 들을 것 같아서'라는 거다. (웃음) 말 진짜 안 듣는데 생김새로 판단하시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멍 때리고 있으면 기분 안 좋은 일 있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럴 땐 어떻게 하지? 한동안 내 평소 모습대로 행동을 했을 때 '차가워 보인다'든지 '싸가지 없어 보인다'든지 그런 이야기를 들리니까 집 밖에 나가면 일하는 미소를 장착하더라. 뭘 하나 사도 친절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다. 하면 할수록 지치니까 '나도 사람인데 기분 안 좋을 때도 있지. 안 좋게 생각하면 할 수 없다'라는 기분이 돼가고 있다. (웃음) 안 그럼 내가 못 살겠더라. 지금 드라마가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는데 '봉순이' 하기 전에는 지금 정도는 아니었다. 그 정도가 참 좋다고 생각했다. 배우로서 사는 삶과 28살의 박보영으로 사는 삶의 균형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유명세가) 여기서 끝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야 내가 덜 힘들고 만족하면서 살 수 있겠다고. 지금은 배우의 삶에 치중되고 있는 느낌이라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고민이 있다. 옛날에는 사람들 많은 곳도 어렵지 않게 잘 다녔다. 그런데 지금은 그것이 조금 버겁게 돼가고 있다. 대형 서점을 너무 좋아해서 자주 다녔는데 지금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그 재미를 빼앗기면 너무 힘들 것 같다. 거기 가서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CD를 사고 영화의 DVD를 사고 또 문구류도 사고 그런 재미가 있었는데. 또 그 안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는 재미도 있다. 관찰하는 일이 너무 재밌다. '저 사람은 쉼 없이 책을 보는데 손을 가만히 못 놔두네. 평소에도 손을 많이 뜯겠지'라든지 '와 저런 걸음걸이를 가진 사람은 성격이 어떨 것 같다'라든지. 처음부터 끝까지 미동 없이 책만 읽는 사람도 있고 불안한지 계속 다리를 떠는 사람도 있다. 옛날에는 비가 오는 날 버스를 타고 창밖 구경하는 걸 정말 좋아했다. 그 기분은 '정말 뭐라 말할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창밖을 바라보고 버스의 덜컹거림을 느낀다는 것이. 가끔 잠이 안 올 때 첫차를 탄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나는 참 게으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소소한 일상이 어려워지면 그건 참 슬플 것 같다."

"연예인따위가..." 전인권이 세월호 악플에 대처하는 법

[inter:view] 단독 콘서트 <새로운 꿈...> 앞둔 전인권, 거침 없이 쏟아내다

'록의 전설' 전인권이 노래와 인생, 시대, 악플, 미술, 꿈 등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오는 5월 6일과 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란 이름의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18일 가진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다.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전인권은 어떠한 질문이 와도 계산 없이 대답하는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시종일관 솔직했고, 과연 '전인권답다'는 인상을 주었다. 솔로로 활동한 지 올해로 30주년이 됐다고 하니 이번 공연도, 인터뷰도 꽤 의미 있는 지점이 아닐 수 없다. 촛불집회에서 노래하며 무슨 생각했나 "화창한 봄날 만나 뵙게 돼서 반가워요."전인권은 기자들에게 특유의 느릿한 말투로 인사를 건넸다. 살갑지 않은데도 인간미가 뚝뚝 떨어지는 독특한 화법이었다. 다른 곳도 많지만 왜 '세종문화회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게 됐는지, 그 이유를 묻는 첫 질문에 거침없이 대답했다. "촛불 집회 때 일이 잘 마무리되면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게 돼서 참 좋고, 여러 문제가 많지만, 예술 분야에 눈을 많이 돌려주셨으면 좋겠다." 이 답변 후 그는 잠시 텀을 갖고는 "공연에 많이 오시란 이야기예요"라고 직설적(?) 홍보도 잊지 않았다.전인권은 지난해 세 차례 광장에 올라 촛불을 든 시민들과 마음을 모았다. '걱정 말아요 그대', '행진', '애국가' 등을 불렀고 지난 15일에는 제주도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주기 무대에서도 노래했다. 자신의 단독 공연을 앞둔 그에게 공연명에 관해 물었다. 전인권은 "작년 11월인가 박원순 시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운을 뗐다. 이어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이 문구를 (시청광장 현수막에) 써도 되냐고 물으시기에 된다고 했고, 그 후 2~3개월 붙여놓았더라. 좋은 말인가 보다 해서 콘서트 명으로 했다"고 설명했다.'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란 가사는 전인권이 작사 작곡한 노래 '걱정말아요 그대' 안에 담긴 가사다. 그가 촛불집회 무대에서 이 노래를 불렀고 시민들을 위로했다. 촛불 앞에서 이 곡을 불렀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다 같이 노래했는데 '이 노래가 좋은 노래구나!' 느꼈어요. 다른 공연과는 다르게 아주 큰 감동이 왔어요. 사람들의 마음이 허전하고 비어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굉장히 뭉클했죠. 세월호 유족들이 이야기하고 나서 내가 무대에 올랐는데 마음이 아팠고 어떻게든지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 부모님들은 맥도날드 햄버거만 봐도 억장이 무너지잖아요. 그들은 무얼 봐도 잊힐 것 같지 않아요. 그런데 '용서'라는 마음이 들어가면 그들이 바다도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고, 마음이 조금은 편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지난 15일 제주도에서 세월호 추모 공연을 한 전인권은 "거기(제주도)에 (정상적으로) 도착했다면 아이들이 어땠을까 생각했다"며 "제일 안타까운 게…. 살릴 수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네가 뭔데 용서를 하라 마냐 하느냐'는 악플에는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추가 질문. 전인권은 이렇게 답했다."악플 하면 전인권이에요. 악플 거의 안 보는데, 잘못 걸리면 나한테 죽어요. 연예인 따위가…. 이런 말 하면 저도 대처해요. 대신에 재미있게요."정신 차렸다 고백... "난 세계적 가수가 될 거예요" "이제부터 내 앨범은 다를 거예요. 정신 차리는 데 5년 걸리더라고요. 맞아요, 5년 됐어요. 진실하게 살고, 진실하게 음악을 하고 있어요."전인권은 "예전에는 연습을 며칠하고 며칠 안 하는 식으로 하다말다 해서 발전이 없었다"며 "하지만 근래 3년 동안은 매일 연습해서 발전했고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 오후 8시에 자고 오전 3시에 깨서 계속 연습했는데 지금은 좀 더 일찍 자고 싶어서 오후 6시에 자고 밤 12시나 1시에 깬다"고 덧붙였다."기능적인 것, 실력 이런 건 오늘 연습하면 내일 그대로 나타나요. KBS 가서 <스케치북>이나 <콘서트 7080>에 물어봐요. 내 목소리가 예전보다 파워가 넘친다고 해요. 연습량이 많아지니까 그런 거예요."5년 만에 '정신 차린' 전인권은 세계 진출을 할 것이고, 세계적인 가수가 될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촛불 무대에 서면서 음악적 방향이 변한 게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방향은 하다 보면 생기는 건데 나이 생각 안 하고 세계적인 가수가 되어보자 (결심)했다"며 "나도 세계적인 사람들과 겨뤄 생각이 꿀리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에 새로운 연습실을 만들었다"고 밝히며 음악 활동에 몰두하는 근황을 살짝 털어놓기도 했다.준비하고 있는 새 앨범을 묻는 말에도 답했다. "사운드적으로 단순해졌다"며 "영화의 스토리처럼 가사도 거기서 거기인데, 리듬과 가사가 일치되고 듣기에 편안한, 실력이 쌓인 음악이 나올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애초 6월 15일 발매로 약속됐는데 일정을 좀 미뤄보려 한다고도 했다."세계진출을 할 거예요, 분명히. 그러고 나서 미술을 할 거예요. 내가 데생으로는 져본 적이 없어요. 내가 왜 평소에 자신감이 있고 내가 왜 희망적일까를 생각해봤는데 그건 내가 그림을 잘 그린다는 자신감이었어요. 50평쯤 되는 건물을 마련해 벽화를 그리고 싶어요. 손녀 둘을 위해서요. 옛날에도 벽화를 그린 적이 있어요."들국화 재결합, 그리고 바라는 지도자상 2013년 발표한 앨범 <들국화>는 들국화의 마지막 앨범이 됐다. 멤버 주찬권의 갑작스러운 사망 때문이었다. 그 후 전인권은 2014년 새롭게 전인권밴드를 결성해 활동을 시작했고, 이날 인터뷰에서 들국화 재결합에 관한 질문이 있었다."확실하게 어떻게 되겠단 건 모르겠어요. 만약에 최성원이 난처한 일에 빠져있고 공연이 도움된다면 들국화로 뭉치지 않더라도 우리 밴드(전인권밴드)와 어울려서 할 수도 있는 거죠. 옛날 한 동지 같으니까요."불화설이 불거진 최성원과 연락을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솔직하게 답했다. "주찬권의 죽음 이후에는 최성원과 연락하지 않아요. 싸울 것 같아서."전인권은 자신의 음악의 특징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그는 "'블로윈 인 더 윈드(Blowin' In The Wind)'처럼 밥 딜런의 가사는 시적이고 교육적"이라며 "나 같은 경우는 대중의 애환을 노래한다. 무대에서 같이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중의 애환을 노래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에게, 때가 때인 만큼 '바라는 지도자상'에 관해 물었다. 역시, 주저 없이 내뱉는 말투로 대답했다."나는 깨끗하고 남의 말 많이 안 하는 사람이 좋아요. 그런 지도자를 사람들은 닮아가게 되거든요. 표상이 될 수 있으니까요. 머리 쓰는 사람들은 재미가 없어요. 그냥 깨끗하게 자기 소신 이야기하는 그런 사람들이 좋아요."허를 찌른 한 마디, 다들 그렇게 살아 30년 동안의 가수생활을 돌아보면서 전인권은 어떤 생각을 할까."내가 정신요양원에서 1년 4개월 17일을 생활했어요. 그때 죽고 싶었는데, 지금 죽어도 상관없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까지 내가 5년 만에 한 번씩 히트곡을 냈는데 그게 부끄럽지 않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한 거예요. 근데 죽기가 어렵더라고요."지금까지 히트곡 중 가장 아끼는 한 곡만 뽑아달라는 질문에는 "'그것만이 내 세상', '행진'을 불렀을 때 많은 음악동료가 저렇게 큰 히트곡을 냈는데 앞으로 어떻게 이어갈 것이냐는 걱정을 많이 했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사랑한 후에', '돌고 돌고 돌고'가 이어 나와서 큰 히트를 했고 그다음 곡들은 (음악적으로) 안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 후에 내놓은 '걱정말아요 그대'가 히트했다"며 말을 끝내는 그에게, 그래서 가장 아끼는 한 곡은 무엇이냐 재차 질문이 던져졌고 그가 답했다."제 노래 중에 '걷고 걷고'를 제가 참 좋아해요. 힘들 때 의지가 됐던 노래예요."그러면서 공연에서 있었던 일화도 더불어 들려줬다."공연장에서 20대 남학생이 벌떡 일어나서 나에게 묻더라고요. '힘든 거 어떻게 이겨낼 수 있어요?' 하고. 그래서 내가 말했어요. '공연장에 있는 이 사람들 다 고생하고 있어요. 감수하고 사세요.' 사람들이 박수를 쳤어요. 힘들어도 감수하고 걷고, 걷고 걷다 보면 이겨낼 수 있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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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이지 않습니다. 사심을 담습니다. 다만 진심입니다. 제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제 진심이 닿으리라 믿습니다. 공채 7기 입사, 사회부 수습을 거쳐 편집부에서 정기자 생활을 했고 지금은 오마이스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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