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문화제 인사말하는 박원순 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세월호참사 3주기를 하루앞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월 16일의 약속, 함께 여는 봄’ 기억문화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기억문화제 인사말하는 박원순 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세월호참사 3주기를 하루앞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월 16일의 약속, 함께 여는 봄’ 기억문화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권우성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아이들아,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아, 이제 그만 긴 여행에서 돌아와 우리 함께 같이 집으로 갑시다."

광화문 북측광장 무대에 선 박원순 서울시장은 간곡히 호소했다. 그러면서 미수습자 9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목 놓아 불렀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제발 이제 그만 우리 곁으로 돌아와 달라"고 부탁했다. 또 "다시는 너희들을, 당신들을 잃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다짐했다. "미궁에 빠져있는 그 날의 진실을 반드시 지켜"내자고, "우리가 이 세상을 바꿔내겠다"고. 광화문광장을 찾은 유가족들도, 생존자들도, 시민들도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지난 3월 3일 출항한 지 1089일째,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왔다. 하지만 인양된 세월호의 모습은 처참했다. 미수습자도 아직 찾지 못했다. "박근혜가 내려가자 세월호가 올라왔"다고는 하지만, 세월호의 진상 규명은 아직 요원하다. 그렇게 2017년 4월, 대한민국은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았다.

눈시울 붉힌 권진원 "3년이 지나도 아프다"

기억문화제 공연하는 권진원 가수 권진원이 세월호참사 3주기를 하루앞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월 16일의 약속, 함께 여는 봄’ 기억문화제>에서 ‘사월 꽃은 피는데’와 ‘아름다운 사람’을 열창하고 있다.

가수 권진원이 ‘사월 꽃은 피는데’와 ‘아름다운 사람’을 열창하고 있다. ⓒ 권우성


참사 3주기 하루 전인 15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 북측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문화제 '4월 16일의 약속, 함께 여는 봄 기억문화제'가 열렸다. 박원순 시장의 추모로 시작한 이 날 문화제의 첫 공연은 가수 권진원이 열었다. 권진원은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지난 6일 공개한 '사월, 꽃은 피는데'와 가수 김민기의 곡 '아름다운 사람'을 열창했다.

"다시 아침이 오네 / 꿈이 아니었네 / 어제와 똑같은 하루를 / 또 보내야 하네 / 어느덧 거리의 나무에 새순이 돋았네 / 푸른 잎 사이 햇살이 눈물로 반짝이네 / 사월, 꽃은 피는데 / 그댄 없네 / 내 곁에 없네/ 사월, 꽃이 필 때에 / 그대 생각해/ 내 온 마음 다해" - 권진원, '사월, 꽃은 피는데' 중에서

공연 중간중간 눈시울을 붉힌 권진원은 "3년이 지난 오늘도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라며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음악인으로서, 딸을 둔 엄마로서 여러분과 늘 함께하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한영애 "네 편, 내 편 나누지 말고 '조율'"

기억문화제 공연하는 한영애 가수 한영애가 세월호참사 3주기를 하루앞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월 16일의 약속, 함께 여는 봄’ 기억문화제>에서 공연하고 있다.

▲ 기억문화제 공연하는 한영애 가수 한영애가 세월호참사 3주기를 하루앞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월 16일의 약속, 함께 여는 봄’ 기억문화제>에서 공연하고 있다. ⓒ 권우성


"네 편, 내 편 나누는 거 아니다. 사랑의 편, 정의 편, 흐려진 희망의 편, 약한 자의 편, 나는 너의 편이라고 노래했다."

이미 지난 촛불집회 무대에 두 번이나 올랐던 가수 한영애가 이번엔 세월호 추모문화제에서 공연을 펼쳤다. 한영애는 먼저 6집 앨범 <샤키포>에 담긴 '너의 편'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어 작년 12월 6차 촛불집회 무대에서 불렀던 '조율'을 다시 열창했다.

한영애는 최근 <오마이스타> 인터뷰에서 "정말 많은 분이 함께 듣고 싶다고 해서 '조율'을 부를 예정"이라 밝힌 바 있다. 한영애는 이날 공연에서 "이제는 조율이 조금씩 될 거야"라며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오늘 세월호 참사로 하늘로 먼저 간 친구들, 아직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을 추모하면서, 저절로 봄이 되면 하늘을 쳐다볼 거라는 마음이 안 없어집니다. 저절로 생각이 납니다. 그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이제는 조금 좋아질 거야. 조율이 조금씩 될 거야. 그렇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성호누나' 박보나씨의 편지글 낭독 세월호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박성호군의 누나 박보나씨가 3주기를 하루앞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월 16일의 약속, 함께 여는 봄’ 기억문화제>에서 편지글을 낭독하고 있다.

▲ '성호누나' 박보나씨의 편지글 낭독 세월호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박성호군의 누나 박보나씨가 3주기를 하루앞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월 16일의 약속, 함께 여는 봄’ 기억문화제>에서 편지글을 낭독하고 있다. ⓒ 권우성


세월호참사 생존자의 편지글 낭독 세월호참사 생존자 김성묵씨가 참사 3주기를 하루앞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월 16일의 약속, 함께 여는 봄’ 기억문화제>에서 편지글을 낭독하고 있다.

▲ 세월호참사 생존자의 편지글 낭독 세월호참사 생존자 김성묵씨가 참사 3주기를 하루앞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월 16일의 약속, 함께 여는 봄’ 기억문화제>에서 편지글을 낭독하고 있다. ⓒ 권우성


한편 앞서 무대에 오른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씨와 세월호 유가족인 '성호누나' 박보나씨는 '대선 후보에게 보내는 편지'와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특히 김성묵씨는 "국민의 머슴이 되겠다는 대선후보들에게 전하고 싶다"며 "세월호 진상규명, 미수습자 수습, 적폐 청산, 그 어느 것도 하지 않겠다면, 그 어느 것도 못해내겠다면 감히 국민의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습니다"고 호소했다. 이어 신경림 시인이 무대에 올라 자작 추모시를 낭독했다. 

"올해도 4월은 다시 오고 아름다운 눈물로 너의 꽃이 핀다.
너의 재잘거림을 흉내 내어 새들도 지저귄다.
아무도 우리는 너희가 우리 곁을 떠나 아주 먼 나라로 갔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바로 우리 곁에 우리와 함께 있으면서 뜨거운 열망을 느끼는 것을 어찌 모르랴.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보다 알차게 우리가 만들어갈 세상을 보다 바르게 우리가 꿈꾸어갈 세상을 보다 참되게
언제나 우리 곁에 있을 아름다운 영혼들아 별처럼 우리를 이끌어줄 참될 친구들아
추위와 통곡을 이겨내고 다시 피게 한 진정으로 큰 이 땅의 사랑아."  
- 신경림 시인의 추모시 중에서

이승환 "2주기때보다 따뜻해 뭉클..."

기억문화제 공연하는 이승환 가수 이승환이 세월호참사 3주기를 하루앞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월 16일의 약속, 함께 여는 봄’ 기억문화제>에서 공연하고 있다.

이승환은 "3년이라는 지난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세월호의 진실은 인양되지 못했습니다"라며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주장했다. ⓒ 권우성


"2주기 때보다 많이들 와주셔서 많은 분에게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지난해는 더 춥고 더 쓸쓸해 보이는 광장이었는데 오늘은 지난해 다 몇 배는 더 많이 와주신 것 같아서 뭔가 모를 따뜻함 때문에 뭉클해집니다."

작년 11월 촛불집회 무대에서 선보였던 '물어 본다'를 첫 곡으로 부른 이승환은 지난해 2주기 추모문화제의 소회를 떠올렸다. 이어 이승환은 "3년이라는 지난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세월호의 진실은 인양되지 못했습니다"라며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주장했다.

"특조위를 세금도둑이라고 했던 어떤 이는 얼마 전 또다시 국회의원이 되었고 세월호 책임 당사자들은 줄줄이 승진되었습니다. 해수부의 의혹투성이 행태들은 또 어떻습니까.

많은 국민들이 아직도 분노와 먹먹함으로 매일 아침을 맞습니다. 머지않은 훗날 진실이 밝혀지고 관련자들이 처벌받아 기꺼이 온전한 그리움으로 그분들의 넋을 어루만져 드릴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이어 지난 2015년 발표한 세월호 추모곡 '가만히 있으라'를 불러 광장을 찾은 시민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기억문화제 공연하는 416합창단 416합창단이 세월호참사 3주기를 하루앞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월 16일의 약속, 함께 여는 봄’ 기억문화제>에서 공연하고 있다.

416합창단은 <네버엔딩스토리>와 <내가 가는 길이 험난하여도>를 합창했다. ⓒ 권우성


마지막 무대에 오른 이들은 이날 추모문화제의 주체이기도 한 416합창단이었다. 416합창단은 '네버엔딩스토리'와 '내가 가는 길이 험난하여도'를 합창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진상 규명의 구체적인 출발 중 하나로 "416 안전공원에 국민 여러분들이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참사 3주기인 16일엔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세월호 참사 3년 기억식'이 진행된다.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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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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