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유채훈, 길병민, 한기주 3인으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그룹 AWESOME(어썸)이 6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채훈, 길병민, 한기주. 3인으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그룹 AWESOME(어썸)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이정민


클래식은 대중음악과 어우러질 수 있을까? 성악가는 성악 너머의 장르를 소화할 수 있을까? 그룹 AWESOME(어썸)은 이런 질문들을 던지고, 또 그에 대한 답을 내놓는다. 성악을 전공한 세 멤버 한기주, 유채훈, 길병민이 뭉쳐 경계를 허문 음악세계를 개척하고 있다.

클래식부터 팝까지 다양한 장르를, 성악 발성을 기반으로 한 유연한 창법으로 부르는 글로벌그룹 어썸. 이들의 정체성은 그러니까, 클래식을 베이스캠프로 하여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보컬리스트 그룹이다. 부드러운 음색의 리더 한기주(바리톤), 폭넓은 장르를 아우르는 메인 보컬 유채훈(테너), 유수의 국제 성악 콩쿠르 우승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길병민(베이스). 이들은 듣는 이에게 신선함으로 다가갈 크로스오버 위주의 음악을 선보인다.

어썸은 올해 하반기 정규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며, 선공개 형식으로 '일몬도(IL MONDO)'를 지난 7일 전세계 발매했다. 한국에선 지난달 31일 먼저 선보였다. 향후 유럽, 미주, 아시아 등 해외 진출을 계획 중인데 그 일환으로 '클래식에 미치다'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의 한 코너로써 유럽 순회 리얼리티 LAC 프로젝트(Learn To Awesome Classic)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들의 해외 버스킹 라이브 영상은 평균 조회수 1만3000회를 기록하며 주목 받았고, 영상을 본 해외 음반사와 에이전시 등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영화 <어바웃타임> OST로 잘 알려진 Jimmy Fontana의 '일몬도'를 어썸만의 색깔로 리메이크 했다. 이 곡의 가사가 담고 있는 '희망'은 어썸이 음악으로써 전하고픈 메시지다. 싱글 앨범 <일몬도>를 발표한 어썸을 지난 6일 오전 서울 상암 오마이뉴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성악'이란 말에 처음엔 내심 거리감이 느껴졌지만, 실제로 만나본 이들은 시종일관 유쾌했다.

새로운 '길'을 내다,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는 길

 유채훈, 길병민, 한기주 3인으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그룹 AWESOME(어썸)이 6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길병민, 유채훈, 한기주.ⓒ 이정민


 유채훈, 길병민, 한기주 3인으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그룹 AWESOME(어썸)이 6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기주, 유채훈, 길병민. 크로스오버를 통해 대중과 클래식의 접점을 만들어간다는 게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썸(AWESOME)'이라는 팀명답게, 훌륭하게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다.ⓒ 이정민


- 팀명 '어썸'은 무슨 의미인지.
길병민 "'훌륭한'이란 단어 'AWESOME'처럼, 저희가 새로운 음악의 길을 가는 데 있어서 더욱 의미있는 도전을 하고 훌륭하게 거듭나고 싶다는 의미로 지었다."

- '일몬도'를 발표한 후 주변 반응이 어땠나.
한기주 "새로워 했다. 클래식 하는 사람들도 이런 발성을 할 수 있구나 하며,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말하셨다."
길병민 "노래 좋다, 너는 어디 나오느냐 하셨다. 주변엔 정통 클래식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노래를 듣고) 확실히 다르다며 좋다고 한다. 제가 베이스다 보니 보통은 우렁차고 힘차게 불르는데, '일몬도'에서는 시끄럽지 않으면서 호소력 있는 목소리를 냈다. 1절은 부드럽게, 2절은 웅장하게 부르는 식으로 변화를 줬다."

- 성악을 하다가 창법에 변화를 주는 게 힘들지 않았나.
유채훈 "힘들다. 연습을 많이 했다. 목이 완전히 쉰 적이 있을 만큼 어려움이 있었는데, 제일 힘들었던 건 '내가 하는 게 지금 맞는 건가' 긴가민가 한 거였다. 우리도 하나씩 시도해보고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부르면서 '내가 이런 소리를 낼 수 있구나' 하고 발견하는 게 좋았다. 어떻게 해도 성악가 느낌이 묻어나는데 더 노력해서 '이걸 정말 성악전공자들이 부른 거야?' 하고 놀랄 정도로 그 음악에 딱 맞는 창법으로 매번 변신하고 싶다. 클래식이란 뿌리를 잃지 않으면서 다양한 장르를 오가는 음악을 할 것이다."

- 정통 클래식계에선 크로스오버를 부정적 시각으로 볼 수도 있겠다.
길병민 "정통은 정통답게, 타 장르는 또 거기에 맞게 하려 한다. 대중음악으로 완전히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주변의 염려도 있었는데 장르를 넘나드는 과정을 통해 양쪽 모두에 기여하고 싶다. 스스로 변화해가며, 이게 정말 내 목소리인가 싶기도 하다. 해나갈수록 점점 설득력이 생기고 있음을 느낀다." 
유채훈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다. 클래식이 비주류가 안 되게끔 더 지켜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시는데, 막상 결과물을 들으시고는 좋게 평가하시더라. 결국은 우리가 하기 나름이고, 그래서 잘 해야 한다."

 유채훈, 길병민, 한기주 3인으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그룹 AWESOME(어썸)이 6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어썸은 음악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정민


- 앨범작업에 전문가가 많이 참여했다고 들었다.
한기주 "아델, 브루노 마스, 샘 스미스의 정규앨범을 마스터링한 엔지니어 탐코인(Tom Coyne) 선생님과 함께 작업했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유채훈 "자랑 같지만 탐코인 선생님이 '목소리가 좋다'는 피드백을 보내왔다. 탐코인 외에도 음악계의 손꼽히는 분들이 많이 참여해주셨는데 베이스 신현권 선생님께서는 저희에게'13년 동안 내가 작업한 가수들 중에서 지금 이 순간이 제일 속시원하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때 기분이 정말 좋았다."

- 좀 더 대중적으로 성악을 하고 싶단 생각은 언제부터 했나.
한기주 "대학생 때였다. 사람마다 개성이 다른데 너무 똑같이 만들어내는 대학의 교육법에 불만이 많았다. 그러다 우연히 뮤지컬 <미스사이공>을 보고 정신적 충격과 함께 내가 저걸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채훈 "원래 저는 클래식이 아니라 가요를 했다. 록 밴드를 하다가 갑자기 성악을 접하다 보니 성악의 성향이 답답하게 여겨졌다. 그래서 반항을 좀 했다. 연습할 땐 그대로 하다가 무대에 서면 성악이 아닌 것처럼 불러서 교수님을 놀라게 했다."
길병민 "전 원래 어릴 때부터 장래희망이 '음악이 있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었다. 성악만 추구한 적은 없고 음악이라는 포괄적인 꿈을 갖고 있었다. 중학교 때 변성기를 거치며 성악에 대한 가능성이 사라져버렸는데, 뜻대로 안 되는 목소리를 10년 갈고 닦은 결과 지금처럼 거듭날 수 있었다. 그것이 내게 가슴 뛰는 부분이 되었다. 내가 도저히 못할 것 같은 것, 모르는 부분마저도 잠재력과 신체의 무한함, 계발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 그런 기대가 있는데, 어썸으로서 하는 지금 도전도 그런 것의 하나다."

'희망'의 메시지 전하는 것, 어썸의 목표



 유채훈, 길병민, 한기주 3인으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그룹 AWESOME(어썸)이 6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음악으로 희망을 전하고 싶다는 어썸. 그들은 자신들의 노래에 메시지를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정민


- '클래식에 미치다' 해외 버스킹은 어땠나.
길병민 "클래식 본고장 사람들이 과연 우리 노래를 좋아해주실지 궁금했고 두려웠다. 그런데 저희가 퍼포먼스를 할 때 열렬히 환호해주셔서 감동받았다."
한기주 "과연 동양인이 클래식한 노래를 그들의 언어로 불렀을 때 어떤 반응일까 염려했는데, '잘한다, 더해봐'하는 표정으로 따뜻한 눈빛을 보내주셨다. 앙코르 외침도 진짜 더 듣고 싶어서 요청하는 진심이 느껴졌다. 촬영이 많아서 여행을 즐길 수 없었고 춥고 힘들었지만, 정말 행복했다."
유채훈 "외국사람들은 좋은 건 좋다고 강렬하게 표현하고, 반면 들어보고 마음에 안 들면 바로 가버린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따라 불러주셨다. 한 이태리 남성은 '너네 너무 좋다, 정체가 대체 뭐냐'하고 적극적으로 물어보시더라."

-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
한기주 "오늘 '희망'이란 단어를 많이 사용했는데, 이런 것처럼 메시지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그런 음악이 사람들의 마음에도 오래 남는 것 같다. 전하고 싶은 큰 메시지는 희망과 힐링, 유쾌함 등이다. 저희의 경쾌하고 밝은 이미지를 보여드리고 싶다. 사랑에도 여러 가지 사랑이 있듯이 폭 넓은 사랑에 대해 노래하고 싶다."
유채훈 "가수, 연주자라고 하면 거리감이 느껴질 수도 있는데, 저희 어썸은 마치 동네 형 같이 친근하게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다. '우리 부족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만들어가고 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도 전하고 싶다."
길병민 "저의 삶의 모토기도 하고, 어썸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은 모습이기도 한데 '누구나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다, 거듭날 수 있다'는 확신을 드리고 싶다. 제가 성악을 그런 마음으로 했던 것처럼 누구에게나 가능성이 있단 걸 말하고 싶다. 단순히 타고나서, 쉬워서가 아니라 어렵지만 하면 할수록 가능성을 발견해가고 키워가는 것이 정말 소중한 일 같다."

 유채훈, 길병민, 한기주 3인으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그룹 AWESOME(어썸)이 6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어썸은 크로스오버 장르의 가능성 그리고 어썸이라는 그룹의 가능성을 점차 보여주고 있다.ⓒ 이정민



"노무현은 사랑해서, 세월호는 아파서" 조관우,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는 이유

[inter:view] 조관우에게 물었다... 노무현, 세월호 그리고 대선

'늪', 팔세토 창법, 밀리언셀러, 명창 가문.가수 조관우를 설명하는 단어들이다. 지난 1994년 데뷔한 조관우는 '늪'으로 큰 인기를 얻었고 이후 '님은 먼곳에', '꽃밭에서' 등 히트곡을 선보이며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그를 설명하는 중요한 수식어가 더 있다.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는' 조관우. 그는 성수대교 붕괴 아픔을 노래한 '실락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헌정 곡 '그가 그립다', 세월호 참사를 애통해하는 추모곡 '풍등'을 발표하며 동시대의 슬픔에 마음을 더해왔다. 추모공연 무대에도 꾸준히 섰다.그는 지금 새 앨범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올해 발매될 이 앨범은 무려 14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앨범이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역삼동 그의 소속사 녹음실에서 조관우를 만났다. 인터뷰를 요청할 때 이미 "앨범에 관한 질문보단 세월호와 시대에 관한 질문이 더 많을 것"이라고 예고했고, 그는 흔쾌히 인터뷰를 수락했다. 세월호 3주기를 열흘 앞둔 날이었다. TV에는 3년 만에 녹슨 몸체를 드러낸 세월호 뉴스가 이어졌고, 조관우는 담담하고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놨다. 인터뷰하면서 그가 새 앨범에도 세월호 헌정 곡을 넣을 계획이었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됐다. - 준비하고 있는 앨범에 대해 궁금하다."지금 작업 마무리 단계이고 14곡 정도 실릴 것 같다. 젊은 작곡가들과 많이 작업했다. 옛날엔 저에게 맞춘 노래를 달라고 했지만 이젠 젊은 작곡가들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곡을 써달라고 말한다. 앨범 전체에서 젊은 분위기가 날 것이다."- 인터뷰 전 소속사 대표님께 듣기로, 조관우씨 의지로 'Pray for You'라는 제목의 세월호 헌정 곡을 준비했지만, 앨범에 담을지 고민 중이라고 하더라."세월호를 다시 한번 기억하는 노래 'Pray for You(프레이 포 유)'를 완성했는데, 앨범이 하반기쯤 발표될 예정이라 (시기상 추억팔이나 상업적으로 비칠)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서 수록 여부를 고민 중이다. 조심스럽지만 제 입장은, 내년이 되고 내후년이 되고 10년이 흘러도 이 사건에 대해서 기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 노래를 통해서 기억되든 어떤 식이든.산 사람은 살자, 잊을 건 잊자고 하는데 절대 산 사람이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기억 속에서 그 일을 지워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원히 기억돼야 한다. 뒤로 숨는 어른들의 비겁함도 기억돼야 한다. 책임도 못 지는 이런 불행이 다시 없었으면 하는 거다. 사고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지느냐가 중요한 문제인데 그것이 안 됐으니 지금 시대의 가수로서 그것이 오래 기억되도록 알리고 싶다. 'Pray for You'는 우리 기억 속에서 그들을 지우지 말자는 취지의 노래고, 슬픔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그 친구들이 하늘에서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은 곡이다." (그는 녹음실에서 'Pray for You'를 들려줬는데, 따뜻하고 아름다운 느낌의 곡이었다. 미발표로 남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월호 추모 노래를 계속 해왔다."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해에 '풍등'을 발표했고, 12월 31일에 광화문 광장에서 노래했다. 그날 가을옷을 입고 나갔는데 영하 10도가 넘는 날씨에 호흡이 안 되더라. 아이들이 추운 곳에 갇혀 있는 것에 비하면 나는 아무것도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유가족이 안 되어보면, 당사자가 아니면,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 같다. 이번 음반에서 슬픈 감정을 끌어올리는 노래들을 부를 때 세월호가 계속 떠올랐다. 앨범에 실릴 'Beautiful(뷰티풀)'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작사가는 어떤 의도로 썼는지 모르겠지만, 이 노래를 부를 때 갇혀 있던 아이들이 떠올랐고 내게는 이 노래가 더 세월호 추모곡처럼 여겨진다. (그는 'Beautiful'도 들려줬다) - 지난달 16일 대전 예술의전당에서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공연 <기억> 무대에 섰다. 공연은 어땠나."저도 울고 유가족도 울었다. 흐느끼지 않고 우는 경험은 처음이었다. 노래하는데 턱밑으로 눈물이 그냥 흐르더라. 유가족분이 앞에 다 앉아 계시고, 제가 '풍등'을 부르는데 저를 한 분도 보시지 않더라.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 숙이고 우셨는데 제가 부르면서도 아픈데 아래서 얼마나 아플까 하는 생각에 눈물이 흐르더라.이날 유가족합창단도 노래했는데 모든 관객이 기립했다. 그때 가슴이 너무 뭉클했다. 무대 뒤 유가족분들 계신 대기실로 갔는데, '조관우씨가 왔다'며 가족들이 너무 해맑게 웃으시며 반가워하셨다. 사진도 찍자 하시고 웃으시면서 대해주시는데 그게 더 슬프게 느껴지더라. 12월 31일 노래할 때도 난로 옆의 자리를 비켜주시던 생각이 났다."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공연도 계속했다."정치적 색깔은 전혀 없다. 그저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한다. 권좌에 계시면서도 자신이 높은 자리에 있다고 표시낸 분이 아니다. 아픈 사람들 위해서 소리 내주셨고, 굉장히 정의로웠던 분이다. 솔직하신 것 같고. 노 대통령이 군대 고참을 발견하고 '형님'하시며 다가가더라. 권좌를 떠나 형님한테 형님이라 부르고, 고개 숙여서 먼저 인사하실 줄 알던 분이다.묘 만들어졌을 때도 스스로 간 적이 있는데, 저는 민간인인데도 노사모 분들께서 띠를 풀어주시면서 들어가게 해주시더라. 그때 정치인들과 함께 국화도 헌화했던 기억이 난다. 추모 공연했을 때, 리허설이 끝나고 공연 전에 권양숙 여사님이 사가로 직접 초대해주셔서 가기도 했다. 여사님이 노 대통령께서 앉으셨던 자리에 대통령께서 직접 재배한 쌀을 두셨더라.저는 정치색을 띠고 싶지도 않고, 그냥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한다. 옆집 사는 형님 같다. 내게 노 대통령 헌정 곡인 '그가 그립다'란 곡이 왔을 때도 저는 두려울 게 없었다. 사랑 앞에 두려운 게 어디 있겠나. 블랙리스트니 뭐니, 그런 게 뭐가 있겠나. 하고 싶어서 한 것일 뿐이다."- 곧 대선이다. 마음속에 품은 대통령상은 어떤 모습인가."정의롭고 솔직하고, 고개 숙일 줄 아는 그런 분. 쥐어짜지 않는 울음을 우는 대통령이었으면 좋겠다. 눈물도 진실 돼야 하잖나. 저도 억지로 울어도 봤고, 세월호 추모공연에서 진짜 눈물도 흘려봐서 안다. 그리고 귀를 여는 사람,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자서전에도 나오지만 자기가 잘 몰라서 못 했던 것들에 대한 사과도 쓰시잖아. 그런 대통령을 기다린다."

영원한 '꽈장님' 위해 '꽝숙이' 된 배우, 뽀글머리 다가 아니다

[inter:view] KBS <김과장>서 오광숙 연기한 배우 임화영

'애교 많은 뽀글머리 다방 레지'는 그간 한국 대중 영화나 드라마가 자의든 타의든 관성적으로(다소 게으르게) 재생산한 이미지다. 배우 임화영이 연기한 '덕포흥업 경리과 사원' 오광숙 캐릭터도 이 '다방 레지'의 고정관념을 어느 정도 답습하는 측면이 있다. 뽀글머리에 다정다감하고 애교 많은 말투를 가진 오광숙이라는 캐릭터는 "한눈에 봐도 예쁘장하고 섹시해 보이는 다방 레지 출신"이라는 홈페이지 소개란을 통해 보다 정형화된다. 하지만 김과장(남궁민)을 "꽈장님"이라고 살갑게 부르는 오광숙은 단순히 그 전형에만 머무르지는 않는다. '싸가지' 없는 사람을 만나면 한껏 올렸던 목소리 톤을 사정없이 싸늘하게 내려 깐다. 커피를 배달하는 광숙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이렇게 예쁜 아가씨가 배달도 해주고" 같은 말을 하는 고만근(정석용)을 두고 광숙은 "손님도 얼굴 '윤곽'이 참 '미남형'"이라는 대답으로 멋지게 응수할 줄도 안다. 그런 의외성이 고스란히 '꽝숙이'라는 인물의 매력이 된다. 캐릭터에 감칠맛 나는 디테일을 부여하는 건 결국 배우의 몫이다. 임화영은 기존에 맡은 캐릭터를 벗어 던지고 완벽히 '꽝숙이'로 분한다. 하지만 정작 그는 이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꽝숙이는 현장에 있는 배우들과 감독님이 함께 만들었다"는 것. 다만 오광숙을 어떻게 연기했냐는 질문에 "메이크업이나 옷을 입으면 연기가 자연스럽게 붙는다. 나도 모르게 '광숙이스럽게' 행동하고 있더라"라며 웃는다. 지난 10일 KBS <김과장>을 마친 배우 임화영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만났다.내 안에 '꽝숙이' 있다 뽀글거리는 파마머리를 앞뒤로 흔들면서 부산스럽게 고개를 끄덕거리는 사랑스러운 꽝숙이는 '반전미' 있는 캐릭터다. 갑자기 종이 박스를 부수거나 큰소리를 치며 욕을 하기도 한다. 배우 임화영은 능청스럽게 "다들 누구나 자기 안에 다른 모습이 있지 않나"라고 말하며 '꽝숙이'가 된다. "('꽝숙이'의 말투로) 왜냐하면 우리 '꽈장님'이잖아요? 나의 의인이고 내 영원한 꽈장님인데! '꽝숙이'는 의리녀거든요. 어떻게 보면 확 정말…. 다른 사람들이 꽈장님에 대한 욕을 할 때마다 속에서 뭐가 훅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감독님도 '야 광숙이 여기서 좀 변해야하지 않겠어?' 이렇게 말씀하시고 '여기서 한 번 꼴까요?'라고 답하고." (웃음)임화영은 '꽝숙이' 역할을 준비하면 할수록 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자기를 도와준 의인인 '꽈장님'한테 한 마디 내뱉는 것도 그냥 내뱉는 게 아니더라"라고 한다. "정말 '사람 냄새' 나는 친구다! 되게 포근하고 옆에 있는 사람들은 다 챙기는 그런 친구고. 제가 이 친구를 옆에서 봤을 때 되게 인간적이고 따뜻한 면이 있구나 싶었다. 정말 매력적인 친구였다. 물론 처음에는 좀 과한 게 아닐까 싶었다. (웃음) 하지만 감독님께서 확신을 주셨다. '좋아, 광숙이스러워 믿고 가!' 해서 그렇게 믿고 갔다." "공연에 대한 꿈은 늘 품고 있다" 임화영은 몇 년 전 한 결혼정보회사 광고모델로 대중들에게 얼굴을 널리 알렸지만 그보다 더 이전부터 연극 무대에 섰던 배우다. 어린 시절 우연히 연극에 매력을 느끼면서 연기자가 돼야겠다고 결심했단다. "'어디서 뭐 하고 있었냐'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티가 안 났을 뿐 나는 늘 열심히 걷고 있었다"고 임화영은 망설임 없이 이야기한다. 공연과 방송의 각기 다른 특성 때문에 처음 방송에 출연했을 때 스스로의 모습을 보면서 충격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무대는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표현을 했다면 화면은 다르더라. 막 화면 속에 '이런 식으로' (얼굴 근육을 극도로 사용한 표정을 짓는다) 보이는 거다. 지금도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처음 TV에 나왔을 때 정말 많이 했던 것 같다. 거울 보고 연습도 해보고 직접 찍어보기도 하고." 환하게 웃으면서 막힘 없이 '수다'를 떨던 임화영은 "이 일이 너무 좋고 이 일을 평생 하고 싶어서 시작했다"는 말을 하면서 목소리를 약간 떨었다. 그 목소리에서 절실함을 읽었다."누구나 힘들 때가 있는데 지금은 연기라는 걸 즐기고 있는 것 같다. 아마 혼자 했으면 힘들었을 것이다. 친구들이랑 '열개 중에 하나는 되겠지'라고 말하면서 털었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같이 이겨내고 있다. 옆에 있는 사람들의 힘이 내 원동력인 것 같다. 아마 다른 직업을 생각하는 일은 '1도' 없을 거다!" 우리는 당분간 배우 임화영을 TV가 아닌 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다. KBS <김과장> 이전에 찍어둔 영화 두 편이 차례로 개봉한다. 영화 <어느날>에 이어 <석조저택 살인사건>까지 그는 본인의 말처럼 열심히 걸어왔고 그 흔적이 비로소 세간의 눈에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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