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 어떠한 기준에 의해 구분되는 한계] 예능과 교양의 경계, 연예인과 운동선수의 경계, 때로는 전문가와 방송인의 경계에 선 이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경계자라 부르기로 했다. <오마이스타>는 앞으로 이 경계자들을 만나, 이들의 역할과 고충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첫 번째 경계자는 음식 예능과 교양의 경계를 허문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다. [편집자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요리 연구가도, 미식가도, 음식 평론가도 아닌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을 만났다. ⓒ 이희훈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경향신문>에서 발간하던 주간지 <뉴스메이커>에 음식에 대한 글을 연재하면서 쓰기 시작한 명칭이다. 담당 기자가 지어준 이 단어를 들은 그의 첫 반응은 "'맛'은 한글인데 칼럼니스트라는 영어를 왜 붙이는 거야. 입에 붙지도 않고 이상해!"였단다. 하지만 기자는 그의 글 말미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라는 바이라인을 달았고, 마음에 안 들던 그 단어는 황교익의 직업이 됐다.

요리 연구가도, 미식가도, 음식 평론가도 아닌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에 의해 생긴 직업이니만큼, 직업에 대한 개념도 황교익이 정하기 나름이다.

"내가 정치 이야기를 자꾸 하니까 어떤 사람들은 음식 이야기나 하지 왜 자꾸 정치 이야기를 하느냐고 딴지를 건다. 근데 '맛 칼럼니스트'라는 건 누가 정한 것도 없으니 나 하기 나름 아닌가? 나라가 평안해야 밥맛도 있지!"

TV로 진출한 글쟁이

예능과 교양의 경계가 무너진 지 오래다.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이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는 이야기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준다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전문가는 방송이 전달하는 정보에 신뢰도를 얹어 준다. 각 장르의 경계를 허물어주는 경계자들인 셈이다. 그런 면에서 황교익은 '음식 방송' 장르에서 독보적인 전문가이자, 경계자다.

<농민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12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음식 전문 글쟁이'가 됐다. 지금도 기자가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갖기란 쉽지 않다. 황교익이 기자 생활을 했던 당시야 오죽할까. 게다가 당시에는 '미식'에 대한 이해도, 관심도 많지 않을 때였다.

"1992년에 회사에서 일본으로 연수를 보내줬다. 가서 보니 일본은 음식을 주제로 한 방송, 만화가 어마어마한 거다. 이거 곧 우리에게 오겠다 싶었다. 그땐 우리가 일본보다 10년 뒤처진다고 했거든. 한 10년만 버티면 되겠다 싶어서 그때부터 음식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딱 마흔 살에 회사 그만두고 나왔지. 입때까지만 해도 음식 이야기를 전문적으로 쓰는 칼럼니스트라는 게, 직업으로 먹고살 만하진 않았다. 사실 음식 하나로 먹고살기 시작한 건 한 7~8년밖에 안 된다. 그동안은 다른 일들을 병행할 수밖에 없었다. 농업 컨설팅도 해주고, 연구용역도 받고…. 무슨 일을 하든 음식 글쓰기는 안 놨다. 당장 돈이 안 되더라도 계속 밀고 나갔지. 지금 나를 불러주고 찾아주는 건, 이런 끈질김을 인정해줬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언젠가는 된다"는 믿음 하나로 버티기를 10여 년. 드디어 우리 사회에도 미식, 외식 열풍이 불었고, 음식에 대한 전문 지식과 글발과 말발을 지닌 그가 할 일도 많아졌다. 2001년 첫 방송돼 '맛집 열풍'을 이끌었던 MBC <찾아라! 맛있는 TV> 자문이 그 시작이었다. 담당 PD와 여섯 달 정도 매일 저녁 함께 먹고 마시면서 새로운 형식의 음식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눴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음식과 맛에 대한 전달자는 연예인이었다.

"전문가는 TV에 '자문' 이라는 자막으로만 등장했다. 이때는 일반인이 방송에 나가서 맛이 어떠니, 음식이 어떠니 이야기하면 집중도가 떨어진다고 봤거든. 이 시기가 10년 정도 지속됐다. 그러다 요리사, 식품영양학과 교수, 한의사를 거쳐서 음식 글쟁이한테까지 왔다."

황교익의 '맛'은 혀로 느끼는 것이 아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나는 사람들이 치킨 떡볶이에 만족하지 말고, 더 맛있는 음식을 열망했으면 좋겠다. 주어진 조건과 상황에 만족하면서 안주하는 게 아니라, 더 비싸고 좋은 것을 열망하게 만드는 것. 난 그게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동력이라고 믿는다. ⓒ 이희훈


황교익의 역할은 요리사나 식품영양학과 교수, 한의사와 다르다. 요리사는 요리 비법을, 식품영양학과 교수와 한의사는 음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맛 칼럼니스트'인 그는 음식의 유래와 '맛'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맛'이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 판단의 대상 아닌가. 저마다 입맛도 취향도 제각각인데, 이를 전문가적 관점에서 이야기한다는 게 쉽지 않겠다 싶었다.

"내가 맛있다/없다 이야기하는 건 내 기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내 입에 맛있어도 없다고 이야기하는 음식이 있고, 맛없어도 맛있다고 이야기하는 음식이 있다. 그 대표적인 게 치킨이랑 떡볶이다. 나도 치킨, 떡볶이 먹는다. 어떨 땐 내 입에도 맛있다. 하지만 맛있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건 관능적으로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세뇌한 맛있는 음식이니까.

경제적 조건에 의해 선택할 수밖에 없는 범위의 음식은 일단 맛있는 음식이어야 한다. 내 주머니로 선택할 수 있는 치킨이 맛없다고 생각해보라. 얼마나 불행해지겠나. 그렇게 확보된 음식을 누군가 맛없다고 하는 순간 기분이 어마어마하게 나빠진다. 그래서 내가 주로 건드리는 게 치킨 떡볶이다. 사람들은 내게 화를 내고, 난 그걸 빤히 알면서도 자꾸 맛없다고 이야기한다. 이유? 사람들의 안정감을 훼손시키기 위해서. 나는 사람들이 치킨 떡볶이에 만족하지 말고, 더 맛있는 음식을 열망했으면 좋겠다. 주어진 조건과 상황에 만족하면서 안주하는 게 아니라, 더 비싸고 좋은 것을 열망하게 하는 것. 난 그게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동력이라고 믿는다."

황교익은 "내가 말하는 '맛'은 혀에서 느껴지는 맛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에 의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의 맛이 관능적인 기호인지, 사회적으로 '맛있다'고 세뇌당한 것인지, 다시 한번 돌아보고 환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스스로 부여한 역할 중 하나다.

음식 방송, 포르노와 기제 같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황교익이 말하는 '맛'은 혀에서 느껴지는 맛이 아니다. 우리가 느끼는 맛이 관능적인 기호인지, 사회적으로 '맛있다'고 세뇌당한 것인지, 다시 한번 돌아보고 환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황교익이 스스로에게 부여한 '맛 칼럼니스트'의 역할 중 하나다. ⓒ 이희훈


단순히 맛집을 소개하거나 맛있는 음식 만드는 법을 알려주던 TV 요리 프로그램은 먹방·쿡방 열풍을 타고 계속 진화한다. 관찰자로서, 내부자로서, 음식을 다루는 언론인으로서, 음식 방송 열풍을 지켜보는 마음도 남다를 듯했다. 

"초반에는 음식 프로그램에서 음식 먹는 장면을 직접 안 보여줬다. 요리하는 장면 보여주고, 먹음직스럽게 세팅된 음식을 보여줬다. 그리고 음식 먹는 모습은 옆모습으로 비춰줬다. 지금은 정면에서, 입을 클로즈업해 비춘다. 이게 처음에는 되게 이상했다. 야하잖아. 음식 먹는 모습 들여다보는 건 원래 되게 야한 거다."

황교익은 그 이유를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미식 열풍과 연관 지어 설명했다.

"나는 그걸 '쾌락 총량의 법칙'으로 이야기한다. 누구나 매일 채워야 하는 쾌락의 총량이라는 게 있는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여행을 가고, 사랑을 나누고…. 이 쾌락의 총량이 채워져야 밤에 잠이 잘 온다. 밤에 잠이 안 오는 거? 그날 채워야 할 쾌락을 못 채웠기 때문이다. 쾌락 총량을 다 채워보라. '아 오늘 즐거웠다~' 하고 잠이 잘 올 거다. 근데 요즘 이거 다 채우는 사람, 별로 없다.

음식에서 얻는 쾌락도 다 채우지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음식에 대한 쾌락은 혼자서는 다 채울 수 없다. 함께 먹으면서 이야기하고, 상대가 느끼는 쾌락을 나누면서 증폭되는 건데, 그게 안 되는 거다. 편의점 도시락 먹고, 빨리 먹어야 하고…. 밀어 넣기 바쁘니 안 채워지는 거지. 이걸 방송으로라도 채우려는 거다. 포르노나 마찬가지다. 영상을 통해 타인의 쾌락을 내 쾌락으로 삼는 것. 그게 포르노의 기제니까."

음식 고발 프로그램... 언론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황교익은 종종 SNS와 인터뷰 등을 통해 음식 고발 프로그램에 쓴소리를 쏟아내기도 한다. 그는 음식 고발프로그램을 제작진을 향해 "시청률 때문에 판단력을 잃어서야 되겠느냐"며 "멈출 줄 아는 절제가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 이희훈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음식 관련 프로그램도 많아졌다. 방송 미디어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한 것이어서, 파리만 날리던 식당도 '맛집'으로 소개되면 손님이 모여들고, 잘나가던 식당도 '문제'로 낙인 찍히면 문을 닫기에 이른다. 황교익은 종종 SNS와 인터뷰 등을 통해 음식 고발 프로그램에 쓴소리를 쏟아내기도 한다. 최근에는 채널A <먹거리 X파일>이 지적한 '식용유 카스텔라'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하기도 했다.

"고발 프로그램에서 음식을 주제로 하면 파급력이 엄청나다. 그만큼 신뢰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물론 PD와 작가도 고민할 거다. 하지만 결국 시청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자극적 고발을 할 수밖에 없다.

예전에 JTBC에서 <미각스캔들>이라는 프로를 한 적이 있는데, 도가니탕을 주제로 잡자더라. 내가 하지 말자고 했다. 도가니는 소 한 마리에 딱 네 쪽 나오는데, 이것만 가지고 도가니탕을 끓인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 그래서 소 힘줄 같은 걸 같이 넣고 끓인다. 제작진에게 이렇게 설명하고는, 하루 촬영했다. PD가 확인하고는 '하지 맙시다' 하더라. 말이 안 되는 주제라는 걸 안 거다. 그때 내가 그랬다. 이거 틀림없이 <먹거리 X파일>에서 할 거라고. 6개월쯤 지났나? '착한 도가니탕을 찾아서' 하더라.

절대 불가능한 미션을 던져두고, 그걸 지키는 집을 찾는 거? 의미가 없는 일을, 마치 엄청난 의미가 있는 일인 것처럼 포장하는 거다. '식용유 카스텔라'도, 그게 '카스텔라'가 아니라고 지적할 순 있다. 하지만 그게 못 먹을 건 아니지 않나. 마치 그게 큰 사회적 문제인 것처럼 고발하는 건 문제다. 이쯤 되면 고발 프로그램으로서의 성격은 완전히 버린 거다. 그냥 쇼다."

황교익은 "아이템이 없으면 안 해야 하는 건데, 작가와 PD가 지속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고 지적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들도 알 수 있는 건데, 시청률 때문에 판단력을 잃어서야 되겠느냐"라며 "멈출 줄 아는 절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들도 먹고살아야겠지. 그 일을 계속해야 먹고살겠지만, 언론인에게는 그 이상의 도덕성이 요구된다. 먹고사는 게 중요하면, 딴 거 많으니까 이 판에서 발 빼야 한다. 그들이 만드는 프로그램 하나, 어떤 말 하나, 글 한 줄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지 책임을 느껴야 한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 끊임없이 의문을 던져야 한다. 언론인의 양심 놓치면 헛발 디디는 거다. 지금 언론? 진짜 개판이다."

음식 분야 언론인으로서의 책무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음식 관련 프로그램의 단골 자문. 그는 "어떤 작은 프로, 작은 방송의 작가라도 나한테 전화하면 다 받아주고, 몇 시간이고 이야기해준다"고 말했다. 돈도 되지 않는 일에 발 벗고 나서는 이유는 음식 관련 언론인으로서, 음식 분야 전문가로서, 프로그램에 중심을 잡기 위한 그 나름의 노력이다. ⓒ 이희훈


그가 여러 음식 프로그램에 기꺼이 '자문'으로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음식 관련 언론인으로서, 음식 분야 전문가로서, 프로그램에 중심을 잡기 위한 그 나름의 노력이다.

"어떤 작은 프로, 작은 방송의 작가라도 나한테 전화하면 다 받아준다. 아무리 싫어하는 방송이라도 전화해서 조언 구하면 몇 시간이고 이야기해준다. 그거 돈 한 푼 안 주지만, 이렇게라도 하면 조금이라도 바른 정보가 전달될까 싶어서 한다. 이건 음식 분야 언론인으로서의 내 책임감이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전화가 왔는데, 전남 지역의 한정식 상차림을 주제로 한다는 거다. 내가 그랬지. '한정식 앞세워서 못 나갈 텐데? 일단 와!' 카메라 앞에 두고 한정식의 유래에 대해 두 시간 떠들었다. 조선에는 아예 없던 음식이고, 일제강점기 때 기생집에서 만들어진 음식이고, '정식'이라는 말은 '료칸 음식'에 한자 붙은 거고, 한정식이라는 말은 1950년대에 생기고, 1960년대에 세금 문제 때문에 기생집이 간판을 바꿔 달고, 룸살롱하고의 경쟁에서 져서 없어지고….

작가는 죽을 노릇이었을 거다. 한정식을 주제로 하는데 기생집 상차림이라 하니 환장할 노릇 아닌가. 그래서 내가 '오래된 한정식집 가 봐. 다 아가씨 있었다고 할 거야' 했다. 맞거든. 결국, 그 편에서 잠시 한정식 맛있다고 보여주고는 다른 내용이 없었다. 아예 날려버린 거지. 내 인터뷰도 물론 없었다. 그게 내가 두시간 동안 열심히 떠든 효과였다. 내가 방송에 안 나오고, 자문으로 이름이 나오고 말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한국인의 밥상>에서 한정식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뻔한 걸 막아낸 것.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한국인의 밥상>을 보는데, '조선의 궁중 음식' '반가의 상차림' 이런 식으로 왜곡된 정보가 나가는 걸 막은 거지 않나.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KBS는 나 출연도 안 시켜주고 말이야!"

"너무 맛있는 건 맛없는 것과 같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추천한 서울 종로구 한 식당의 보리굴비.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추천한 서울 종로구 한 식당의 보리굴비. ⓒ 이희훈


오후 1시께 시작한 인터뷰는 4시가 다 되어서야 끝이 났다. 그는 밥상 위에 놓인 보리굴비 하나를 놓고도 이 굴비가 밥상에 놓이기까지의 유래와 맥락, 그 배경에 깔린 중국산 식자재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우리가 무엇을 '맛있다'고 느끼는지까지 이야기를 이어갔다.

"맛있는 음식이 뭘까. 객관적으로 모두가 맛있다고 느끼는 음식이 있을까? 이 보리굴비는 사실 중국산 부세다. 맛있게 잘 먹다가도 부세라고 하면 '중국산 부세? 그게 뭐야?' 한다. 고소한 향을 칭찬하다가도 내가 '기름 쩐내 나지 않아?'라고 하면 갑자기 기름 찌든 냄새를 맡기 시작한다. 내가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대가 맛을 다르게 느끼는 거다. 애초에 맛을 품평한다는 일 자체가 품평이 아니라 음식을 마케팅하는 말인 거다. 객관적 비판이라는 게 가능하지 않다.

나는 맛을 느끼는 대로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맛의 논리를 세우는 사람이다. 내가 정립한 요리의 개념은 '재료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 기준에 맞춰서 음식에 관해 이야기하다 보니, 너무 맛있는 건 내겐 맛없는 것과 같다. 그래서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초장이다. 찍어 먹으면 뭐든 맛있으니까! 내게 '맛있는' 음식은, 감각을 섬세하게 세울 수 있는 음식인 거다.

그저 밀어 넣는, 그저 끼니를 때우는 음식? 일종의 사료지! 음식의 목적이 그저 배만 채우고, 영양소 공급해주는 걸로 끝이라면 <설국열차> 프로틴바나 먹고 살면 되지 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나는 맛을 느끼는 대로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맛의 논리를 세우는 사람이다. 내가 정립한 요리의 개념은 '재료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 기준에 맞춰서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너무 맛있는 건 내겐 맛 없는 것과 같다." ⓒ 이희훈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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