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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스틸러' 배우 조우진 영화 <내부자들>에서 조상무 역을, 드라마 <도깨비>에서 김비서 역을 맡은 배우 조우진.

▲ '신 스틸러' 배우 조우진영화 <내부자들>에서 조상무 역을, 드라마 <도깨비>에서 김비서 역을 맡은 배우 조우진.ⓒ 권우성


신 스틸러: 장면을 훔치는 사람.

적은 분량에도 주연 배우들을 압도하는,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배우를 수식할 때 쓰는 표현이다. 10분 남짓 등장한 영화 <내부자들>에서 "여 썰고~, 여도 썰고~"라는 대사로 강렬한 '조 상무' 연기를 선보이더니,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표정과 눈빛으로 시청자들의 오금까지 저리게 만든 <38사기동대> 안 국장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배우 조우진. 그를 설명할 때 이보다 적합한 단어가 또 있을까 싶다.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아래 <도깨비>) 김 비서도 마찬가지였다. 엄청난 초능력을 지닌 도깨비와 저승사자, 그들의 슬프고 애달픈 사랑 이야기 속에서, 평범한 인간일 뿐인 김 비서의 존재감은 컸다. 그저 덕화(육성재 분)와 유 회장(김성겸 분)을 보필하고 있을 뿐이었지만, 시청자들은 그에게 계속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회사를 가로채는 건 아닐까, 도깨비 김신(공유 분)을 없애려고 박중헌(김병철 분)과 손을 잡진 않을까.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에서 만난 그에게, 아무리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네에~" 해도, 완전히 믿을 수 없었다고 고백하자, "김 비서가 그런 반전의 카드로 활용되진 않을 것 같았다"며 웃었다. 

"<도깨비>는 슬픈 운명을 지닌 연인들의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잖아요. 제가 연기했던 역할들이 대부분 '어둠의 자식들'이라 그렇게 추측하셨던 것 아닐까요? (웃음)"

그가 유 회장(김성겸 분) 앞에서 엑소의 '으르렁'과 방탄소년단의 '상남자' 춤을 췄을 때, 비로소 김 비서에 대한 의심을 완전히 내려놓을 수 있었다.

김 비서에 대한 의심, '으르렁'으로 날렸다

'신 스틸러' 배우 조우진 영화 <내부자들>에서 조상무 역을, 드라마 <도깨비>에서 김비서 역을 맡은 배우 조우진.

▲ '신 스틸러' 배우 조우진영화 <내부자들>에서 조상무 역을, 드라마 <도깨비>에서 김비서 역을 맡은 배우 조우진.ⓒ 권우성


- 춤을 너무 잘 춰서 당혹스러울 정도였다. 그 장면을 보고 나서야 '배신하지 않겠구나' 싶더라. '비서돌'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는데.
"하하하. 너무 쑥스럽다. 편집과 정장 핏의 힘일 뿐이다. 여러 앵글로 촬영했는데, 앵글별로 보면 그저 의욕만 넘치는 '아재'의 몸부림이다. 원래 흥이 좀 있긴 하지만, 춤은 절대 잘 추지 못한다."

- '네에~'라는 김 비서 특유의 말투가 인상적이었다. 뭔가 공적으로 대하는 것 같으면서도, 부드러운. 어떻게 탄생했는지 궁금하다.
"처음 김고은씨와 차 타고 가는 장면에서 했다. 두 가지 버전으로 준비해 갔는데, 하나는 영혼 없이 '네' 하는 거였고, 다른 하나가 방송에 나온 '네에~'다. 감독님도 고은씨도 그게 좋다고 했는데, 이후 대본에도 '네에'라고 적혀 있더라.

사실 김 비서 말투는 한 매니지먼트 회사 대표님의 말투다. 그분 캐릭터가 김 비서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똑부러지면서도 부드러운."

- 전작 <38사기동대> 안 국장 말투도 친한 연출자 말투였다고 들었는데, 평소 주변 사람들의 특징을 잘 캐치하는 스타일인가 보다.
"사람들 관찰하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한다. 사람마다 코드와 아우라가 있지 않나. 잘 기억해 뒀다가, 그와 비슷한 인간 군상 역을 맡게 되면 여러 가지 특징을 조합해서 캐릭터를 잡아가는 편이다. 주위에 있는 평범한 사람의 모습으로 연기하면, 가상의 캐릭터라도 어디서 본 듯한, 실제 존재하는 인물 같은 친밀함이나 친숙함을 줄 수 있지 않을까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싶은 바람에서 그렇게 한다."

- <내부자들> 전에 연극을 했었다던데, 그때부터 생긴 나름의 연습 방법 같은 건가. 
"사실 연극을 그렇게 오래 하지 않았다. 연극 경험 있었다고 표현하지도 않는다. 학교도 다녔고, 돈도 벌고, 공연하다 또 돈 벌고. 대학로에는 생업에 종사하시면서 무대에 오르는 분들이 많다. 나도 해봤는데, 한 번에 두 가지가 안 되는 스타일이라 잘 안 되더라. 양쪽에 다 민폐를 끼치게 되니까, 하나에 집중했다. 공연할 땐 공연만 하고, 생활비가 떨어지면 경제활동만 했다."

'신 스틸러' 배우 조우진 영화 <내부자들>에서 조상무 역을, 드라마 <도깨비>에서 김비서 역을 맡은 배우 조우진.

▲ '신 스틸러' 배우 조우진영화 <내부자들>에서 조상무 역을, 드라마 <도깨비>에서 김비서 역을 맡은 배우 조우진.ⓒ 권우성


"긴 무명, 초조하지 않았다면 거짓말"

- 1999년부터 연극을 했다고 들었는데, <내부자들>로 얼굴을 알리기까지 무려 15년이 걸렸다. 초조함 같은 건 없었나.
"초조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나보다 더 초조해 하는 가족들을 보면서 초조함을 떨쳤다. (웃음) 초조함을 티 내면 더 힘들 것 같아서, 굳이 따로 생각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스스로 최면을 건 거지."

- 스스로 최면까지 걸어가며 연기자가 되고 싶었던 이유가 뭐였나.
"어릴 때부터 영화를 많이 보러 다녔고, 드라마도 많이 봤다. 요즘은 놀 거리가 많지만, 예전에는 TV 보는 게 다니까. 그게 그렇게 좋았다. 사실 '배우가 돼야지!' 이런 생각을 어릴 때부터 한 건 아니다. 20살쯤, 나란 놈은 어떤 놈인지, 하고 싶은 게 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근데 모르겠더라. 생의 끝자락에서라도 알고 싶었다. 그래서 다양한 삶을 살아볼 수 있는 배우, 연기가 하고 싶었다. 사람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하고, 삶을 돌아보게 한다는 것도 매력적이지 않나. 이 직업을 통해 느끼는 것들이 무궁무진하더라."

- 명확한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일도 쉽지 않은데, 흐릿한 꿈을 향해 긴 시간을 버텼다는 게 놀랍다.
"고등학교 졸업했을 때가 딱 IMF였다. 외국어 전공으로 대학에 합격하기도 했는데, 수강 신청 기간에 그만두기도 했다. 원하는 공부가 아니면 투자하지 말자 싶어서. 원래 생각이 많고, 결정하면 단순하고 빠르게 실천에 옮기는 편이다.

지방에 있다 보니 이쪽 생리나 업계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대구에서 맨땅에 헤딩하듯 무작정 올라와서, 여기저기 문도 두들기고, 무작정 극단 워크숍도 가봤다. 연기를 배우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지. 그렇게 연극 무대에 서고, 연기와 생업을 오가다가, 카메라 앞에서 연기가 해보고 싶어서 프로필 사진도 없이 여기저기 다녔다. 대부분 '준비도 없이 이렇게 오면 어쩌냐'고 나무랐지만, 계속 두들기다 보니 들어와보라 해주는 사람도 있고, 음료수 한 잔 주면서 '이렇게 이렇게 해야 한다'고 팁 주는 분들도 계시더라. 그렇게 맨몸으로 부딪히면서 하나씩 알게 됐다. 그렇게 어떻게 시간이 흐르는지도 모르는 시점이 왔을 때, 처음 최종 오디션까지 보게 됐다. 그게 <내부자들>이었다."

- 처음부터 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무대 연기와 카메라 앞 연기가 많이 달라서, 연극 무대 베테랑들도 처음에는 많이들 헤맨다고 들었다. 카메라 앞 연기는 어떻던가.
"차가웠다. 관객들은 무대 위에 있는 배우와 호흡하려고 앉아 있지, 평가하려고 앉아 있진 않잖나. 조금 부족하더라도 관객들이 채워주는 부분도 있고. 공감하고 소통하고, 그 주고받음이 공연 예술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카메라는 적나라하게 내 연기를 담아내더라. 처음 모니터를 하는데 낯뜨거워 못 보겠는 거다. 또 최상의 결과물을 빠른 시간 안에 담아내야 하니까, 반응이 즉각 즉각 오더라. TV 드라마는 더했지. 처음에는 분장이고 뭐고 들어가서 앉아 있는 것도 너무 어려웠다."

- 지금은 조금 익숙해졌나.
"처음보다는. 관객이 카메라 앞에 있든 뒤에 있든, 공감을 기대하고 연기한다는 본질은 같다고 생각한다."

은탁이 이모와 도깨비 부하

'신 스틸러' 배우 조우진 영화 <내부자들>에서 조상무 역을, 드라마 <도깨비>에서 김비서 역을 맡은 배우 조우진.

▲ '신 스틸러' 배우 조우진영화 <내부자들>에서 조상무 역을, 드라마 <도깨비>에서 김비서 역을 맡은 배우 조우진.ⓒ 권우성


- 연극이든, 영화든, TV 드라마든, 결국은 사람들과의 작업이지 않나. <도깨비>에서 함께한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모두 좋았지만, 특별히 은탁이 이모로 출연하신 엄혜란 선배님과 김신 부하 역의 윤경호씨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우선 엄혜란 선배님은 대학로에서 처음 뵀다.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어깨너머로 동경해오던 분이다. 그분과 취조실에서 마주앉아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너무 신기하더라. 처음으로 함께 셀카를 찍었다. 연기하시는 모습을 정말 넋 놓고 쳐다봤다.

윤경호씨와의 장면은, 정말 그렇게 감동적으로 표현될지 몰랐다.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어요'는 정말 흔하게 쓰는 말 아닌가. 대본 숙지할 때만 해도 별다른 느낌이 없었는데, 그분의 깊은 호흡에서, 커다란 물결이 다가오듯, 감사함을 느끼고 감동하는 감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거다. 눈을 바라보면서 연기하는데 이런 게 '케미'인 건가 싶고,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어요'라는 대사가 농담처럼 안 나오더라. 그때 대본에 '네에~'라고 적혀 있었는데, 그것도 안 나와 짧게 '네'라고 했다."

- <도깨비>에는 '신이 머물다 가는 순간이 있다'는 대사가 있다. 극 중 김 비서도 그렇게 도깨비의 도움을 받은 사람이고, 도깨비를 대신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했다. 조우진씨 인생에도 신이 머물다 간 것 같은 순간이 있었나.
"지금 질문을 받으니 번뜩 생각나는 때가 있다. <내부자들> 최종 오디션 보고 나왔는데, 잘 못 본 것 같았다. 모처럼도 아니고 처음으로 본 최종 오디션인데…. 들어갈 땐 분명 쨍쨍한 하늘이었는데, 나오니 거짓말처럼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더라. 기분이 너무 별로인 거다. 단지 비가 와서가 아니라. 그때 뒤에서 누가 '학생' 하고 불렀다. 장우산이 하나 남았는데 가져가라고. 왠지 그 말이, 비만 피하라는 느낌이 아니라, 나를 다독여주는 것 같았다. 굉장히 위안이 되더라. 물론 그땐 몰랐다. 머물다 '가는' 순간이라는 말처럼, 이런 찰나는 뒤늦게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머물다 갔는지도 모르는 것 같고. 그래서 인간이지 않을까?"

- <도깨비> 김 비서를 보며 시청자들이 배신하지 않을까 의심했던 건, 전작에서 보여준 인상 깊은 연기 때문이었다. 얼굴과 이름이 알려질수록, 사람들의 기대도 커질 테고, 역할에 대한 책임감도 높아지게 마련이지 않나. 스스로 세운 목표 같은 게 있나.
"지금까지 해온 대로,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배워나가고 싶다. 그렇게 나이테가 하나씩 생기는 거 아닐까? 무슨 작품이든, 어떤 장르든, 주어진 대로 하나씩 쌓아가며 정진해나가고 싶다."


18세에 검사가 된 배우... "실제 성격은 배심원이 어울려요"

[inter:view] <도가니>부터 <솔로몬의 위증>까지... 웃음 많은 김현수의 대답들

'톡' 건드리기만 해도 해사한 웃음이 와르르 쏟아진다. 이렇게 많은 웃음을 연기하면서는 어떻게 참은 걸까? 배우 김현수는 막 18살 생애 가장 긴 촬영을 끝마쳤다. JTBC <솔로몬의 위증> 속 '차갑고 이성적인' 교내재판 검사 고서연 역으로. 하지만 스스로는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정적인 성격"이라고 진단한단다.<솔로몬의 위증>은 그의 첫 드라마 주연작이었다. '힘들지 않았는지'를 묻는 말에는 "아쉬운 점도 많고 설레고 책임감도 많이 느꼈고, 그래서 더 즐겁기도 했고 행복하게 촬영했다"는 대답이 나왔다. 하나만 느끼기에도 벅찬 형용사 다발이 툭툭 튀어나온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또 '흐흐' 웃는다. 영화 <도가니>로 데뷔한 이후 그는 어느새 6년 차 배우가 됐다. 그와 함께 한 배우들의 면면은 그는 전지현과 신세경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고 김혜수, 조재현, 공유, 송중기, 마동석 등의 어마어마한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었다.반면 이번에는 또래 배우들과 함께다. 그는 "함께 성장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친구들과 연기를 할 때는 장난도 치고 애드립도 맞춰 보고! 매일 만나다 보니 진짜 '정국고등학교'(<솔로몬의 위증>의 배경이 되는 가상의 학교) 학생이 됐던 것 같아요"라면서 웃는다. 연기해온 날보다 앞으로 해나갈 날이 더 많은 그를 지난 7일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에서 만났다. <솔로몬의 위증>이 종영한 지 정확히 10일 만이었다.똑똑한 역할을 하고 싶었다걸출한 배우들과 함께한 그지만 그는 데뷔작부터 만만치 않은 역할을 맡았다. 영화 <도가니>에서 언어장애를 가진 학생 연두 역을 맡은 김현수는 일찌감치 대중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 이후 김현수는 최근작 <굿바이싱글>에서는 일찍 애를 낳는 미혼모를, <솔로몬의 위증>에서는 어른들에 맞서 진실을 밝히는 교내재판 검사 역을 맡았다. 이 소녀들은 어른들이 가진 편견과 부조리에 맞서 어떻게든 성장해내고야 만다. 하지만 그는 부담감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래 같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이내 배시시 웃으며 "이번에는 '똑똑한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연기로나마 똑똑한 역할을 해볼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사실 그전까지 했던 역할은 억울하고 목소리를 내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으니. 서연이는 전교 1등이다 보니까 아이라도 귀를 기울이는 게 있었고 저는 그게 좋았어요. 그리고 서연이는 어떤 일을 혼자서 하려고 하고 당찬 역할이었던 것 같아요. 보통 살아가면서 그런 여성들이 더 많잖아요."'전교1등' 고서연을 연기한 김현수의 학교생활은 실제로 어떨까? 그는 "모범생인 것도 차이점인 것 같아요"라고 말하면서 웃는다. "음 저는 모범생이 되려고 노력하는...?" (웃음) 그는 고서연이 "굉장히 참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친구들과 있을 때, 재판정에 있을 때마다 성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저도 촬영장이랑 집에 있을 때 다른 사람 같아요. 집에 있을 때는 엄청 느슨해지고, 계속 누워있다가 엄마한테 혼도 나고요."만일 김현수가 <솔로몬의 위증> 속으로 들어가면 그는 수많은 학생 중에 어떤 역할을 맡을까?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방청석이나 배심원단에 들어갈 것 같아요. 검사나 판사 하려면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전 감정적인 사람인 것 같아 배심원단을 하면서 판단을 할 것 같아요."또 그는 고서연이 "연애를 하지 않아 좋았다"고 털어놓았다."연애를 하는 것도 재밌고 좋겠지만 그런 감정이 없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준영이 있긴 했지만! (배우 서지훈이 연기한 준영은 <솔로몬의 위증> 마지막 회에 서연에 데이트 신청을 한다) 강소라 선배님이 어느 인터뷰에서 <미생>이 러브라인이 없어 좋았다는 말을 했는데 그런 생각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러브라인이 있으면 예뻐 보여야 하고 애교도 부려야 하고 그게 없어서 편했어요."언젠가는 '김혜자 선생님'처럼 10점 만점에 6점. JTBC <솔로몬의 위증>에 대한 김현수의 연기점수다. 본인의 연기 욕심이 10점이라면 그 중 <솔로몬의 위증>에서 얼마큼 충족시켰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스스로 지나치게 박한 건 아닐까? 욕심을 많이 내는 편이냐고 물어보니 "연기에 있어서 욕심은 나쁜 게 아니니까, 잘하고자 하는 마음이니까"라는 말이 돌아왔다.하지만 아직 그에게 연기란 미지의 영역이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화 <도가니>를 처음으로 시작한 연기. 연기는 하면 할수록 욕심도 생기고 더 재밌어진다고 배우 김현수는 말했다. 그의 롤모델은 배우 김혜자다. tvN <디어 마이 프렌즈>를 챙겨 봤다면서 "김혜자 선생님처럼 되고 싶어요"라고 한다.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소름'도 끼쳤다고. 배우 김혜자처럼 오랜 시간 동안 연기를 하려면 뭐가 필요한지를 묻는 말에 그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말한다.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요. 내가 하고 싶은 것, 잘할 수 있는 것만 하는 게 아니라 욕심나고 하고 싶은 걸 해내다 보면." 그렇게 말하고 김현수는 큰 눈을 동그랗게 뜬다. 한 작품 한 작품, 조금씩 전진해나갈 김현수의 미래가 벌써 기대된다.

'근자감' 넘치는 모난 배우, 그 자신감의 이유를 찾다

[inter:view] <푸른 바다의 전설> 허치현 역 이지훈 "할 말은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한 번도 '배우'를 꿈꿔 본 적 없다는 이 남자는, 군대에서 뮤지컬 한 편 보고는 배우가 되겠다 마음먹었다. 갑자기 배우가 되겠다며 셰익스피어의 희곡들과 스타니슬랍스키의 <배우 수업>을 읽는 말년 병장을 두고, 중대장까지 나서 '차라리 군대에 남으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그는 늘 '나는 왜, 내가 되게 잘 될 것 같지?'라고 생각했단다. 이 자신감 넘치던 남자는, 지난달 종영한 SBS <푸른 바다의 전설>(아래 <푸른 바다>)에서 허치현 역할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이지훈이다.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에서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근거 없는' 자신감, '이유 있는' 자신감으로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는 말은, 분명 부정적인 뜻으로 더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이지훈에게는 예외. 이 '근자감'은 부모님의 반대에 맞서 가출까지 감행하게 했고, 주위의 그 어떤 비웃음이나 조롱에도 굳건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뒤늦게 찾은 꿈을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셈이다."(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나보다 묻자) 전 정말 한 번도 스스로 잘생겼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근데 이상하게 그냥 그런 자신감이 들더라고요. 덕분에 어떤 말을 들어도 다 무시할 수 있었어요. (웃음)그러다 전역 후 <학교 2013>으로 데뷔했는데, 대대장님, 중대장님, 하사님, 후임들 정말 다 연락 온 거예요. TV에 나온 제 모습을 보고 너무 소름 돋았다고요. 대대장님은 '꿈을 짓밟아서 미안했다'고 장문의 문자를 보내주시기도 했어요. 솔직히 저라도 그분들 같은 반응을 보였을 것 같긴 해요. 하하하."하지만 그라고 어찌 불안함이 없었을까. 겉으로 뱉어낸 자신감 넘치는 말들은, 불안함과 두려움을 견디고, 포기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다그치는 채찍이 됐다. "원래 좀 그런 스타일인 것 같아요. <육룡이 나르샤>가 SBS에 편성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미팅도 없었고, 누가 하라는 이야기도 안 했는데 계속 주위에 '나 이거 할 것 같아' '이거 하고 싶어' 하고 다녔어요. 회사에도 너무 하고 싶으니 오디션 잡아 달라 부탁하고요. 주위에 해놓은 이야기들이 있으니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되더라고요. '말하는 대로' 된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현생으로 이어진 전생의 인연들 <푸른 바다> 속 인물들은 전생과 현생의 인연으로 이어져있다. 전생의 악연은 악연대로, 필연은 필연대로. 비슷한 시기에 방영된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전생에 죄를 많이 지었나'라는 한탄이라든가, '전생에 나라를 구해서'라는 농담은, 그대로 인물들의 운명을 결정짓는 요인이자 복선이 됐다. 극 중 이지훈이 연기한 허치현은 동생 허준재(이민호 분)를 향한 열등감이나, 진짜 아들로 여겨준다 생각했던 아버지(최정우 분)의 배신(?)이라는 요소가 아니었더라면, 나름 진짜 형·아들이 되고 싶었던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어머니(황신혜 분)의 악행을 알면서도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건, 그래도 하나 뿐인 가족이기에 어쩔 수 없었던 선택처럼 보이기도 했다. 스스로 죽음을 택하며 "어머니 아들인 게 너무 싫어요"라던 마지막 대사처럼.하지만 전생과 현생의 삶과 성격이 일치한다는 <푸른 바다> 세계관에 따르면, 허치현도 그냥 어머니나 생부(성동일 분)처럼 죄책감 따위 없는, 사이코패스류의 인간일 수도 있지 않을까?"사실 드라마에서 허치현의 전생 이야기를 많이 보여드리진 못했어요. 만약 스토리가 더 있었다면, 현생에서처럼 어쩔 수 없는 사연이 있지 않았을까요?"드라마를 보다 보면 자연스레 '다음 생을 위해 착하게 살아야겠다' 같은 생각이 들곤 했다. 전생에 뭐였는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궁금한 적은 없었는지 묻자, "전주 이씨 양녕대군파 16대손이기 때문에, 자료에 근거해 왕이었을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꼭 같은 집안에서 태어날 거란 보장은 없지 않으냐"며 웃자, 이내 "사실 따로 생각해본 적 없다"고 함께 웃었다. "소고기를 너무 좋아하는 걸 보면 백정이나 갖바치처럼 소를 가까이하는 직업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면서."가끔 '전생에 죄를 지었나?'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전반적인 삶을 돌아보면 그렇진 않았던 것 같아요. 인복도 있었던 것 같고, 나름 순탄했던 것 같거든요. 연기하고 싶다 결심한 후로 힘든 시간을 보낸 적도 있었죠. 하지만 그 정도의 힘든 일은 누구나 살다 보면 겪는 거니까. 사실 최근에도 아 뭔가 (어려움이) 오고 있구나 싶긴 한데, 굳이 연연하지 않고 싶어요.""둥글둥글한 사람, 재미있나요?" 매사 긍정적이고 호탕해 보였지만, 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직설적이었다" 고백했다. 위계질서가 세기로 유명한 체대에 다닐 때도, 부당한 점이 있다면 '잘못된 것 같습니다'하고 할 말은 해야 했다고. 그는 "그래도 예의를 갖춰 말씀드렸는데, 나 때문에 동기들이 많이 혼났다"고 말했다. 체육 교사가 되고 싶어 체대에 진학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하다 입대했다더니, 이런 수직적인 체대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던 거였는지 물었다."그런 면도 있었죠. 배우려고 온 것뿐인데 꽉 잡혀있는 기분이 들었어요. 답답했죠. 돌이켜보면 '내가 둥글둥글했어야 하는데 그땐 너무 네모났구나!' 싶기도 해요. 근데 사람 너무 둥글둥글하면 재미있나요?"사실 연예인이라는 직업도, 하고 싶은 말, 해야 하는 말을 다 하지 못하고 사는 직업 아닌가. 그는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을 하니까, 참아 보려고 애써 노력은 한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서, 작품 안에서 할 말을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정의로운 변호사처럼, 누군가를 대변하는 역할을 맡고 싶어요. 메시지 있는 작품에 출연하고도 싶고요. 예술이라는 게, 누군가를 대신해 할 말도 하고, 알려야 할 일을 알리고 하는 역할도 해야 하는 거잖아요. 가능하면 젊을 때, 지금 나이에 하고 싶어요. 나이가 들면 저도 모르게 자꾸 세상과 타협하고 싶을지도 모르잖아요. 용기가 사라지기 전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요즘 관심 두고 있는 시사 문제가 있는지 묻자) 특정 이슈에 관심을 두기보다, 다 보려고 노력해요. 요즘은 그냥 다 알아야 할 것 같아요.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일 터지고 나서 '몰랐다'고들 하잖아요. 몰랐던 사람들, 모르면서 알려고 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잘못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알아야 생각하고, 비판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근자감' '모난 성격'. 이지훈이 자신을 표현하는 데 쓴 단어들이다. 분명 부정적인 뜻으로 쓰이는 말이건만, 어쩐지 이지훈에게로 가자 그의 숨은 매력을 표현하는 매력적인 말들로 다가왔다.그는 해외 진출을 위해 영어 공부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근자감'을 '이유 있는 자신감'으로 바꿔온 그의 지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영어로 연기하고, 영어로 수상 소감을 전하는 그의 미래도 그리 멀지 않게 느껴졌다."제 나이에 맞는 일들을 쉬지 않고 하고 싶어요. 군대도 이미 다녀왔으니 달릴 일만 남았잖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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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이지 않습니다. 사심을 담습니다. 다만 진심입니다. 제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제 진심이 닿으리라 믿습니다. 공채 7기 입사, 사회부 수습을 거쳐 편집부에서 정기자 생활을 했고 지금은 오마이스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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