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텍스트(Text)에는 맥락(Context)이 있습니다. 문화 콘텐츠도 마찬가지입니다. 100% 정치적인 예술이 존재할 수 없듯이, 100% 순수한 예술도 없습니다. 문화 공연을 때로는 인문학적으로, 때로는 사회과학적으로 읽어봅니다. 마음에 안 들면 신랄하게 태클도 걸어보고, 재미있으면 '우쭈쭈' 칭찬도 합니다. 공연을 정치·사회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가 항상 성공하지는 않을 겁니다. 시도가 비록 재미(Fun)는 없더라도, 최소한 '뻔'한 리뷰는 쓰지 않으려 합니다. [편집자말]

뮤지컬 <금강, 1894> 공연 사진 지난 1일,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개막한 뮤지컬 <금강, 1894>의 공연 사진. 뮤지컬 <금강, 1894>는 신동엽 시인의 서사시 '금강'을 원작으로 삼아 동학농민혁명 속 민중의 꿈과 사랑에 대해 노래한다. 오는 4일까지. 손호영·이건명·양준모·박지연·박호산 등.

▲ 핍박받는 백성들 지난 1일,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뮤지컬 <금강, 1894>가 개막했다. <금강, 1894>는 신동엽 시인의 서사시 '금강'을 원작으로 삼아 동학농민혁명 속 민중의 꿈과 사랑에 대해 노래한다. 특히 민초를 대변하는 앙상블 하나하나의 목소리에 주목하며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줬다. 4일만 하고 보낼 수는 없는 작품이다. ⓒ (재)성남문화재단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우리가 본 건 먹구름 쇠창살.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빼앗긴 평화, 짓밟힌 목숨, 버러지 같은 우리네 인생. 조선은 피 빨아먹는 거머리. 차라리 죽는 게 나아." - 뮤지컬 <금강, 1894> 1막. No.03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중에서

거대한 거머리들이 백성에게 들러붙어 착취한 지 오래. 국운이 다해가는 조선, 자정 작용을 하던 국가 체계는 멈췄고 탐관오리의 배만 불러온다. 너른 들판 가득한 호남, 가장 넉넉한 이 동네는 그 넉넉함 때문에 가장 가혹하게 빼앗겼다. 고부군수 조병갑의 횡포에 대항하여 일어난 이들이 있었지만, 잔혹하게 목이 잘려 저잣거리에 매달렸다. 부당함을 알지만 목숨이 아까워 주저하는 농민들.

"아이코~ 냄시. 아 고놈의 개똥밭 개똥 냄시. 우리 아부지도 고놈의 개똥밭에, 나도 그 개똥밭에, 우리 아들놈도 또 그 개똥밭에…. 아무리 이승이 좋아도, 나는 그런 개똥 냄시 나는 세상 싫소. 그랑게, 요런 개똥 같은 시상 살면서 '나는 목숨 붙어 있어 다행이구나'하지 말고, 개똥같은 양반놈들, 개똥밭 같은 조선을 우리 손으로 바꿔 봅시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누가 그랬던가. 지옥보다도 심한 이 세상, 더는 이대로 참을 수 없던 이들이 전봉준의 한마디에 자연스레 뭉친다.

뮤지컬 <금강, 1894> 공연 사진 지난 1일,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개막한 뮤지컬 <금강, 1894>의 공연 사진. 뮤지컬 <금강, 1894>는 신동엽 시인의 서사시 '금강'을 원작으로 삼아 동학농민혁명 속 민중의 꿈과 사랑에 대해 노래한다. 오는 4일까지. 손호영·이건명·양준모·박지연·박호산 등.

▲ 농민 앞에 선 명학 양반으로서의 지위를 포기하고 평범한 이들의 싸움에 동참하는 명학. 주저하는 농민들 앞에서 이 조선을 끝내자고 외친다. ⓒ (재)성남문화재단


"이제 다 같이 다가올 하늘을 보자. 우리 손으로 되찾으리, 그 맑은 하늘을. 다시 우리의 하늘을 보리라. 검은 먹구름 걷어내리. 저 빛나는 태양, 꼭 보게 되리라. 우리들의 힘으로."  - 뮤지컬 <금강, 1894> 1막. No.03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중에서

1894년, 갑오년. 우리 역사만이 아니라 동아시아 근대사를 뒤흔들었던, 가장 뜨거웠던 혁명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뮤지컬 <금강, 1894>는 바로 이 갑오년의 민중사를 무대 위로 올린 작품이다.

2016년 창작극 중 손에 꼽을 만한 수작

뮤지컬 <금강, 1894> 공연 사진 지난 1일,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개막한 뮤지컬 <금강, 1894>의 공연 사진. 뮤지컬 <금강, 1894>는 신동엽 시인의 서사시 '금강'을 원작으로 삼아 동학농민혁명 속 민중의 꿈과 사랑에 대해 노래한다. 오는 4일까지. 손호영·이건명·양준모·박지연·박호산 등.

▲ 전주성 전투 기개가 드높았던 동학농민혁명. 백성의 원성을 총칼로 진압하려 했던 권력에 맞서, 이들은 분연히 일어난다. 그리고 승리한다. ⓒ (재)성남문화재단


지난 1일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개막한 뮤지컬 <금강, 1894>가 오는 4일, 단 4일간의 6회 공연을 모두 마무리한다. 2017년 본 공연과 지방 투어도 계획되어 있다. 그러나 <금강, 1894>의 제작을 주도했던 성남문화재단의 대표 임기가 끝나고 연임에 실패하면서 이 계획이 과연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그러나 이 정도 질의 공연이 단 4일만 하고 묻혀서는 안 된다는 게, 공연을 본 관객 그리고 2일 네이버 생중계를 통해 안방에서 관람한 팬들 대부분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금강, 1894>는 올해 무대에 올라온 무수한 창작 초연 작품들 중에서도 손가락으로 꼽을 만한 수작이다. 무대 장치도 공을 많이 들인 티가 나고,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사명감에 짓눌려서 극 전체의 완성도를 해치지도 않는다. <프랑켄슈타인>을 연상시키는 '오버추어'부터 이성준 음악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마음껏 발휘된다. 비장미를 품고 휘몰아치는 넘버들의 폭발력이 매우 크다.

이 작품의 음악적 완성도에 배우들이 화룡점정을 찍는다. <페스트>의 리유에 이어 한 번 더 평범한 이들의 싸움에 함께하는 손호영의 넘버 소화력은 대체로 안정적이다. 특히 무대밖에서 부르는 '그곳에서 울지마오'의 처연한 음색은 발군이다. (다만, 우금치 전투 이후 부르는 솔로 넘버 '벼락아 때려라!'는 약간 아쉽다.)

이명학 역에 더블 캐스팅된 이건명, 양준모 배우의 연기와 노래도 흠 잡을 데가 딱히 없다. 1일 개막 무대에 나섰던 이건명은 조금 더 부드럽게 극의 흐름을 끌고 가며, 인진아에 대한 짝사랑의 감정을 자연스레 드러낸다. 2일 무대에 올랐던 양준모 배우는 혁명의 분기점마다 보다 강한 임팩트를 관객에게 선사하며, 인진아를 지켜주려 하는 오라버니의 느낌이 강하다. 솔로든 듀엣이든 합창이든 박지연의 인진아는 주어진 역할 그 이상을 해낸다. 초토사 홍계훈 역의 왕시명 배우도 이 극의 반동인물로 굳건하게 제 자리를 지킨다.

최고는 전봉준 역할의 박호산 배우이다. 극 전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묵직하게 무게를 잡아주는 '닻'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쓰며 관객의 심장을 조였다 풀었다 반복하는 데, 대사 한 마디로 극 전체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모습을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 배우의 무대 경험이 결코 '허투루' 쌓인 게 아니라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엄지 두 개가 모자라다.

뮤지컬 <금강, 1894> 공연 사진 지난 1일,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개막한 뮤지컬 <금강, 1894>의 공연 사진. 뮤지컬 <금강, 1894>는 신동엽 시인의 서사시 '금강'을 원작으로 삼아 동학농민혁명 속 민중의 꿈과 사랑에 대해 노래한다. 오는 4일까지. 손호영·이건명·양준모·박지연·박호산 등.

▲ 첫 만남 위기에 빠졌던 진아를 구해주는 하늬. 이후 진아 역시 하늬를 도와주고, 다시 하늬가 진아를 돕는다. 그런 우여곡절 속에, 처음 만났던 금강변에서 살아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던 이들. 그 약속은 지켜질 수 있을까. ⓒ (재)성남문화재단


뮤지컬 <금강, 1894> 공연 사진 지난 1일,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개막한 뮤지컬 <금강, 1894>의 공연 사진. 뮤지컬 <금강, 1894>는 신동엽 시인의 서사시 '금강'을 원작으로 삼아 동학농민혁명 속 민중의 꿈과 사랑에 대해 노래한다. 오는 4일까지. 손호영·이건명·양준모·박지연·박호산 등.

▲ 진아와 명학 어렸을 때 함께 했던 추억이 있는 진아와 명학. 명학은 술래잡기 끝에 진아를 다시 찾았다고 믿었으나, 시대는 그들이 함께 새 세상을 맞이하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 (재)성남문화재단


분명 <금강, 1894>의 서사가 아주 세련된 건 아니다. 주인공 신하늬와 인진아의 사랑 이야기가 전체 혁명 줄거리에 자연스레 녹아들지 못한 점, 여동생과 얽힌 신하늬 개인의 서사가 힘이 다소 떨어지는 점, 반쪽짜리 양반 출신 이명학이 혁명에 참여하게 된 동기와 초토사 홍계훈이 그토록 동학도를 폭도로 몰아가는 이유가 불분명하다는 점 등은 눈에 걸린다. (뚱뚱한 여자를 웃음 소재로 삼는 장면도, 더 나은 방법으로 웃음을 만들 수 있지 않았나하는 개인적 아쉬움이 남는다. 여성의 주체성을 드러내려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이는 극이기에 더더욱.)

그러나 이 작품의 힘은 전봉준과 함께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했던 평범한 이들에게서 나온다. 주연 배우들의 노래도 하나하나 좋지만, 객석 전체를 뒤흔들 정도로 강렬한 합창을 만드는 것은 바로 이 앙상블들이다. 앙상블 한 명 한 명이 자기만의 이야기를 지닌 채 각자의 개성을 드러낸다. 민중사적 관점에서 당시를 바라보는 극이기에, 극의 콘셉트와 맞는 훌륭한 선택이었다. 앙상블 배우 한 명 한 명에게 기립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이 앙상블들이 돋보일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계한 몇몇 장면의 연출도 감동적이다.

1894년 금강, 2016년 광화문 광장

뮤지컬 <금강, 1894> 공연 사진 지난 1일,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개막한 뮤지컬 <금강, 1894>의 공연 사진. 뮤지컬 <금강, 1894>는 신동엽 시인의 서사시 '금강'을 원작으로 삼아 동학농민혁명 속 민중의 꿈과 사랑에 대해 노래한다. 오는 4일까지. 손호영·이건명·양준모·박지연·박호산 등.

▲ 궁녀 인진아 <금강, 1894> 속 혁명에는 성별과 세대, 계층을 넘어선 이들의 연대가 등장한다. 궁녀 인진아는 궁 안에 동학을 퍼트리다가 발각되고, 궁을 도망쳐 나와 싸움에 합류한다. 이명학은 비록 반쪽짜리지만 본래 양반 출신이다. 사람이 곧 하늘이다는 그 사상, 그 사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 분투한 현장에는 이들도 함께했다. ⓒ (재)성남문화재단


앞서 인진아 역의 배우 박지연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관련 기사: '혁명'을 말하는 스물아홉 배우, "정치적 의도는 없습니다만..."). 하지만 정치적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어떤 작품이든 그 작품이 상연되는 시대적 맥락에서 온전히 떨어질 수는 없다. 올해 무대에 오른 창작 초연 뮤지컬 <페스트>와 <곤 투모로우> 역시 이 현실에서 더 큰 힘을 발휘했다. 극 중에는 정권을 직접 겨냥한 메타포도, 패러디도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1894년 동학농민혁명을 조명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레 관객은 2016년의 광장을 떠올리게 된다.

이 작품의 원작인 신동엽의 서사시 '금강'도 마찬가지였다. 1960년 4월의 함성에서 감명을 받은 시인 신동엽은, 이 4월의 원류를 찾아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가 1894년 금강을 주목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출간된 이후에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의 긴급조치에 의해 탄압받는다. 그러니, 바로 그 독재자의 딸이 푸른 기와집에 앉아 있는 이 현실에서 작품이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아리랑> 등 한국판 <레미제라블>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은 이전에도 더러 있었으나, <금강, 1894>만큼 극적 재미와 사회적 의미를 아우른 극은 드물었다.


뮤지컬 <금강, 1894> 공연 사진 지난 1일,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개막한 뮤지컬 <금강, 1894>의 공연 사진. 뮤지컬 <금강, 1894>는 신동엽 시인의 서사시 '금강'을 원작으로 삼아 동학농민혁명 속 민중의 꿈과 사랑에 대해 노래한다. 오는 4일까지. 손호영·이건명·양준모·박지연·박호산 등.

▲ 우금치에서 명학의 마지막 작전도 아쉽게 실패하고, 우금치에는 수많은 평범한 이가 모여 들어 마지막 싸움을 준비한다. 역사적 사실대로, 결국 이들은 그 우금치 고개를 넘지 못하고 스러진다. ⓒ (재)성남문화재단


"우리의 금강, 예부터 이곳은 함께 썩는 곳. 싸우고 죽지만 대신 그 정신을 남기는 곳은 여기. 밀알 하나가 썩지 않으면 언제나 그대로이지만, 땅에 떨어져 썩으면 더 많은 밀알이 되듯이. 이제 우리 썩어서 이곳에 푸른 새싹을 틔우리라. 이제 모두 다함께 다가올 우리들의 하늘을 맞이하자." - 뮤지컬 <금강, 1894> 2막. No.19 '한 알의 밀알' 중에서

전주성 전투에서 승리한 후, 전주 화약을 통해 집강소가 설치되는 등 백성을 위한 새 세상이 도래하는 듯했다. 그러나 자기 백성들에게 총칼을 겨누던 정권은 외세를 끌어들였고, 일제는 조선 침략의 야욕을 드러냈다. 간신히 희망이 움튼 이 땅을 이대로 빼앗길 수 없기에 이들은 다시 죽창과 호미를 들고 모였다. 지는 것이 뻔한 싸움, 죽을 것이 뻔한 미래 앞에서 민초들은 다시 뭉쳤다.

압도적인 병력차이를 보이며 우금치에 모여든 동학군이지만, 기관총 등 신식 무기로 무장한 채 지리적 우위를 선점한 관군과 일본군의 연합 앞에서 패하고 말았다. "살아서 탁배기 한 잔 허자!"던 다짐은 결국 지켜지지 못했다.

뮤지컬 <금강, 1894> 공연 사진 지난 1일,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개막한 뮤지컬 <금강, 1894>의 공연 사진. 뮤지컬 <금강, 1894>는 신동엽 시인의 서사시 '금강'을 원작으로 삼아 동학농민혁명 속 민중의 꿈과 사랑에 대해 노래한다. 오는 4일까지. 손호영·이건명·양준모·박지연·박호산 등.

▲ 전봉준의 죽음 녹두밭의 녹두꽃은 결국 파랑새라는 외세에 의해 떨어지고 만다. 하지만 녹두꽃은 그냥 덧없이 진 것이 아니다. 비록 싸움에서는 졌지만, 이 꽃이 지면서 땅에 심은 씨앗들이 여전히 움틀 날을 기다리고 있다. 세상은 반드시 변한다. ⓒ (재)성남문화재단


"그렇다. 우리의 혁명은, 이번에는 실패인지 모른다. 허나, 백성들이 저리 살아서 보고 있는데 어찌 이 죽은 자들의 노고가 잊히겠는가. 세상은, 반드시 변할 것이다."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전봉준은 담담하게 선언한다. 녹두꽃은 떨어졌다. 그러나 그 녹두는 썩어서 다른 싹을 틔우는 거름이 된다. 우금치 전투에서 살아남은 하늬는 1919년, 진아가 자신을 위해 손목에 채워줬던 방울 노리개를 짤랑 거리며 일본군의 심장에 총탄을 박아 넣는다. 1960년, 1980년, 1987년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위기 때마다 이 땅을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섰던 그 민중의 맥, 금강처럼 고고히 흐르던 녹두의 혼은 2016년에도 현재진행형이다.

"갑오년에 시작된 혁명 모두 끝나, 함께한 그들 찾을 수가 없어. 하지만 바람 속에 그 마음 남아, 바위 틈 작은 물길 모여 들고, 천둥번개 치면서 비가 오면 금강은 또다시 흐르겠지. 겨울 속에서 봄이 싹이 트듯, 고통 속에서 작은 희망이 싹이 트리. 어둠 지나 새벽이 오면 작은 희망, 푸른 불꽃 되어 타오르리라. 그날엔 모두가 다함께 만나지리라.

이제 보았네, 세상 덮은 희망. 다시 일어서리. 흐르는 저 푸른 강물 끝없이 흐르리. 조선의 후손들아, 흐르는 역사의 주인이 되리라. 또 다시 만나 지리라." - 뮤지컬 <금강, 1894> 2막, No.22 '언젠간 또 다시 만나지리라' 중에서

뮤지컬 <금강, 1894> 공연 사진 지난 1일,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개막한 뮤지컬 <금강, 1894>의 공연 사진. 뮤지컬 <금강, 1894>는 신동엽 시인의 서사시 '금강'을 원작으로 삼아 동학농민혁명 속 민중의 꿈과 사랑에 대해 노래한다. 오는 4일까지. 손호영·이건명·양준모·박지연·박호산 등.

▲ 하늬 대신 죽는 명학 동학도들의 분전은 결국 전멸에 가까운 패배로 끝이 난다. 마지막 순간, 명학은 하늬 대신 총탄을 맞고 사망한다. "총알은 챙겼냐"며, "그 총알로 백성들을 지켜"라고 숨을 거두는 명학을 위해 하늬는 자기만의 싸움을 계속한다. ⓒ (재)성남문화재단


지난 1일, 뮤지컬 <금강, 1894>의 개막 리셉션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은 아래와 같이 인사말을 밝혔다.

"동학혁명은 우리 민중들이 치열하게 우리 사회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싸웠다가 아직 완성하지 못한 민중혁명 이야기이다. 그 이후 해방이 되고, 또 우리는 치열하게 싸웠지만, 지금까지도 기득권자는 얼굴을 바꿔 여전히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오늘 이 <금강, 1894>는 이번 주말 광화문에서 만나게 될 수없이 많은 국민들의 모습과 하나다. 우리는 완성하지 못한 우리의 건국혁명, 평등하고 자유롭고 국민이 주인인 공화국을 만들어내는 사명을 이행해야 한다.

아직 완성 못했지만 1894년에 시작된 혁명이 2016년 12월을 끝으로 완성되면 좋겠다. 진정 국민이 주인인 나라, 민중이 주인인 나라 공화국을 함께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오늘 공연 시작되면 좋겠다."

성공한 쿠데타도 쿠데타이다. 마찬가지로, 실패한 혁명 역시 혁명이다. 우리의 광장이 우금치가 될지 바스티유가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 우리는 말하고 움직여야 하는 역사적 순간에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 고려나 이해득실에 따라서 계산할 일이 아니다. 극 중 대사처럼 '단순하게' 생각하면 된다. "우리 땅, 우리 손으로 지키자는 것"이니까. 죽창과 호미 대신 우리는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다.

키보드를 두들기며 글을 마치고 있는 이 순간, 광화문에는 수백만의 촛불이 모여 있다. 저 광화문이, 지금 우리의, 2016년의 금강이다.

"새로운 하늘의 새로운 조선의 땅, 우리 힘으로. 백성 모두가 주인 되는 세상. 그날이 곧 오리라. 우리 힘으로 이뤄내리. 싸움이 모두 끝나면 돌아가리. 행복했던 기억 속으로. 이 싸움에서 이기면 오직 백성이 주인인 세상. 모두 함께 힘모아 싸우리라. 우리 힘으로 완성하리. 다가올 새로운 세상 모두 쟁취하리. 맑고 푸른 우리 하늘. 모두 다함께 맞이하리, 다가올 새 세상. 되찾으리 우리 조선. 이 싸움에서 승리, 쟁취하리라."- 뮤지컬 <금강, 1894> 1막. No.11 '승리의 환호' 중에서



뮤지컬 <금강, 1894> 공연 사진 지난 1일,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개막한 뮤지컬 <금강, 1894>의 공연 사진. 뮤지컬 <금강, 1894>는 신동엽 시인의 서사시 '금강'을 원작으로 삼아 동학농민혁명 속 민중의 꿈과 사랑에 대해 노래한다. 오는 4일까지. 손호영·이건명·양준모·박지연·박호산 등.

▲ 새롭게 맞이할 세상 백의민족으로 일컫는 우리 민족의 역사는 수난의 역사였다. 그러나 그 수난 속에서도 꿋꿋하게 지켜온 것들이 있다. 우리의 선조들이 죽음을 불사하며 심은 씨앗, 이제 우리가 이 역사의 주인이 되어 후손에게 물려줄 때는 아닐까. ⓒ (재)성남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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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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