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믿고보는 배우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해군 대위 장학수 역의 이정재가 2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해군 대위 장학수 역의 이정재가 2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전작 <암살>에서 이정재는 변절자였다. 독립운동을 위해 싸우던 학생 독립군 염석진(이정재 분)은 모진 고문을 당한 후 전향해 동료들을 죽음으로 모는 일본 앞잡이의 길을 택한다. 그때의 불편함 때문이었을까. 최근 개봉한 <인천상륙작전>에서 그는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첩보 장교 장학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개봉일이었던 2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지난 언론 시사 이후 평단에서 쏟아지는 여러 혹평을 그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영화 속에서 최선을 다한 배우에게 만듦새 자체를 따질 수 없는 법. 다만 <신세계> 이후 제2 전성기를 맞이한 그가 이 작품을 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인터뷰는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이정재의 해석, 혹평에도 불구하고 나름 탄탄하게 캐릭터를 채워 놓은 비결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엇갈리는 평가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해군 대위 장학수 역의 이정재가 2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해군 대위 장학수 역의 이정재가 2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이미 그 스스로 반 농담 식으로 "<암살> 염석진이 친일파였기에 이후엔 정의로운 인물을 해보고 싶다"고 언론 시사회에서 밝힌 바 있다. 행사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한 발언이었는데 뼈가 있었다. 이정재의 바람대로 장학수는 맥아더 장군의 인천 상륙 작전을 돕기 위해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국지전을 불사하는 인물이다. 동료의 죽음을 보면서도 "단 한 명이 살아남더라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 외치며 솔선수범한다. 이 캐릭터의 투철한 애국심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영화에 관련한 여러 논란에 이정재는 나름 고민하고 있었다. "오해의 소지가 예상되는 것들은 처음부터 정리하고 촬영을 시작했다"며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지금의 혹평은 미처 예상 못했다"고 운을 뗐다.

"아무래도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실존인물이다 보니 끌렸다. 진짜 있었던 이야기가 갖는 힘이 남다르다. 그래서 출연을 결정했다. 또한 전쟁영화라고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보니까 첩보영화더라. 신선하게 느껴졌다. 리암 니슨 역시 통역 분을 통해 들으니 실존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흥미로워 했다더라. 서양에선 또 맥아더를 전쟁 영웅으로 알고 있는 거 같고. 

맥아더 장군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건 알고 있다. 근데 그의 행적의 공과 중 100프로 사실이라고 밝혀진 게 무엇일까. 어떤 건 명확하게 결론 난 게 없는 걸로 안다. 역사에 있어서 정확한 근거는 아주 중요한 거 같다. 물론 의구심이 드는 부분에선 조심해야지. 적어도 <인천상륙작전>은 명확한 부분만 가지고 영화화 했다. 물론 그 의구심 자체가 영화 소재일 수도 있지만 이 영화는 맥아더의 업적을 이야기하기 위해 만든 게 아니다. 한국인으로 구성된 켈로 부대와 해군 첩보원이야기이자, 이들을 도운 인천 지역 시민들의 이야기다."

이 말을 증명하려는 듯 이정재는 "애초 제목을 두고 논쟁이 많았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동시에 그는 "<인천상륙작전>이 주제와 안 맞는 거 같으니 <작전명 엑스레이>로 하자는 의견도 강했다"며 "리암 니슨이 캐스팅 되니 마치 노르망디 상륙 작전처럼 전쟁영화로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치열한 머리싸움을 그린 첩보영화"임을 강조했다.

관객을 납득시켜라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해군 대위 장학수 역의 이정재가 2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해군 대위 장학수 역의 이정재가 2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영화적 비판을 차치하고 작품 속 그의 모습을 보면 누구보다 캐릭터의 생동감을 살려냈다. 이를 위해 이정재는 당시 첩보 전쟁에 참여한 분들의 자료를 챙겨봤고, 첩보전 관련 지식을 습득했다. 열악한 촬영환경에서 피탄이 얼굴에 튀어 화상을 입고, 몸싸움 장면에서 손가락 인대가 끊어지기도 했지만 고통을 참고 촬영에 집중했다.

이런 영화에 대한 헌신이 바로 지금의 그를 있게 한 동력 아닐까. 그는 "영화에 멋있게 등장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일단 등장했다면 관객을 강하게 납득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만의 연기론이다. 여기에 더해 그는 '<인천상륙작전>은 반공영화'라는 세간의 평에 대해서도 나름의 생각을 밝혔다.

"영화의 주제는 우리가 지나친 이들을 기억하자는 거다. 대의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알려야 했다. 근데 의미만 찾으려 하면 영화가 이상해질 수 있다. 다른 분들은 이 영화의 의미를 강조할지 몰라도 난 아니다. 일단 영화적으로 보시고 즐겨 달라. 그러다가 의미는 부수적으로 찾으면 된다. 

반공영화라는 말…. 글쎄. 반공영화면 나쁜 영화인지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 영화를 혹평하시는 분들을 보면 단지 반공영화라 그러는 것 같진 않다. 군인과 그의 가족이 보면 또 다른 시각으로 보시겠지. 반공 자체가 좋은 단어인지 아닌지를 논하기 보단 일단 영화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영화의 이면까지 알아주신다면 그건 하나의 보너스인 셈이지."

인터뷰 중간, 그는 촬영 고생담을 묻는 질문에 "밤이 너무 짧았다"고 답했다. 새벽에 진행된 기습 작전을 표현하기 위해 상당 분량의 촬영이 야간에 이뤄졌는데 배우 입장에선 연기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는 의미였다. 스무 편이 넘는 영화의 주연을 맡은 그에게도 시간은 똑같이 흐른다. 지나가는 시간을 그만큼 밀도 있게 보내며, 그는 또 하나의 필모를 보란듯이 채워놓았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한 장면.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한 장면. 이정재의 연기는 흠 잡을 데가 없었다. 다만 그가 맡은 캐릭터 자체가 논란이 될 뿐이다. ⓒ CJ엔터테인먼트


[인터뷰 비하인드] "정우성은 우리 대표님"


최근 그는 동료 배우 정우성이 대표로 있는 회사와 계약을 맺었다. 두 청춘스타가 같은 곳을 보며 함께 일하게 된 것인데, 의외로 이정재는 담담했다. <태양은 없다>(1998)에서 이미 호흡을 맞췄고 오랜 시간 친구로 지낸 두 사람이 만나면서 생긴 변화? "우성씨를 대표님이라 부르게 됐다"는 게 이정재의 설명이다. 팬들은 두 배우가 한 작품에서 다시 만나기를 고대한다. 이에 대해 이정재가 답했다.

"10년 전인가 같이 일 해볼까 얘기가 있었는데 각자 바빠서 잘 안 됐죠. 그러다 최근 들어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거예요. 경영에 대한 재능은 없기에 우리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걸로 차별점을 둘 겁니다. 신인이나 후배들을 키우면서 함께 커 나가는 거죠. 우성씨와도 꼭 같이 작품을 찍고 싶은데 이게 쉽지가 않네요. 그런 작품이 오겠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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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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