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히야>에서 가수 지망생 이진호 역을 맡은 그룹 인피니트 멤버 호야(본명 이호원).

영화 <히야>는 이호원의 첫 주연 데뷔작이다. 가수 지망생 이진호 역을 맡은 그는 실제 자신의 경험 일부를 인물에 녹여갔다. ⓒ 권우성


그룹 인피니트 멤버로서 무대 위에서 화려함을 뽐내던 호야(본명 이호원, 25)를 기억해본다. 자신감 있게 노래와 안무를 선보이며 달리는 동안 그는 내로라하는 아이돌 스타가 됐다. 데뷔 이후 6년여의 시간이 지났다. 목표를 위해 앞으로 내달리는 것도 좋지만, 문득 아득해진 출발점을 떠올리며 현재의 자신을 점검할 때도 필요한 법. 지난해 인피니트가 발표한 미니앨범 <리얼리티(Reality)>가 호야에게 그런 의미였다면, 최근 상영 중인 영화 <히야>는 인간 이호원에게 그런 의미였다.

15일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본사에서 만난 그는 "초심을 기억하고 돌아보게 한 작품"이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단순히 영화 속 그의 캐릭터가 가수 지망생이라서가 아니다. 가족 및 주변 이웃과 갈등하고 부딪히는 이진호(극중 이름)는 이호원이 지나온 삶의 궤적 일부기도 했다.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그가 애틋하게 작품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동생이자 형

 영화 <히야>의 한장면

영화 <히야>의 한장면. 영화에 나오는 안무는 이호원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결과물이기도 하다. 극중 로드킹 멤버들에게 이호원은 "이왕 할 거면 잘 하자"고 독려해가며 연습을 주도했다. 촬영이 없는 날이면 연습실에 모여 이들은 종일 연습했다. ⓒ 메이저타운

삼형제 중 둘째인 이호원은 엄격하면서도 당돌하다. 무슨 말이냐고? 연년생인 친형과는 사춘기 때 한창 싸우다가 근 5년 간 얼굴을 안 보고 지내기도 했고, 다섯 살 터울인 동생에겐 따뜻한 말을 던지기 보단 무섭고 냉정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히야> 속 형 이진상(안보현 분)을 증오하며 마음을 열지 않는 모습과 얼추 비슷하다.

"어렸을 때부터 형과는 많이 싸웠고, 고등학교 올라갈 무렵부턴 어색해졌죠. 그땐 제가 서울에 올라가 있던 시기(이호원은 창원 출신)라 연락할 일도 없었고요. 그러다 형이 군대를 다녀왔는데 좀 유해졌더라고요. 지금은 나름 잘 지내요.

동생은 또 꿈이 연기자예요. 제가 고1 때 자퇴를 했는데 동생도 그때 자퇴하더라고요. 막연하게 생각 없이 절 따라만 하는 거 같아서 많이 혼냈어요. 진지하게 연기를 생각하는지 보려고 매일 숙제를 내줬죠. 하루에 책 한권, 영화 한 편을 보고 감상문을 매일 제출하도록 했는데 그걸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지금 동생은 연극영화과에 들어갔고 뮤지컬도 하고 있어요. 기특하죠. 마음으로는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 그러면 또 엄하게 조언할 사람이 없을까봐 그러지 못하고 있어요."

그는 이번 영화 오디션에 동생을 추천했다. 기존 배우 중 두 명이 이탈하면서 공석이 생겼고, 그 기회를 제안한 것이다. 형의 마음이 통한 걸까. <히야> 속 아이돌 그룹 로드킹 멤버 중 하나가 그의 동생 이호준이다. 게다가 또 다른 로드킹 멤버 중 한 명은 이호원과 부산에서 함께 춤추며 공연하던 지인이다.

꿈 많던 소년의 자퇴

이호원의 과거로 좀 더 들어가 보기로 했다. 애초 연출을 맡은 김지연 감독 역시 시나리오를 쓸 때 이호원을 떠올리며 썼다고 고백한 바 있고, 이호원은 여러 차례 감독을 만나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캐릭터 상당 부분이 그의 구술에 기반으로 한 셈이다.

"꿈을 위해 자퇴를 했다"고 그가 대뜸 고백했다. 편견은 버리자. 문제를 일으키거나 불미스러운 일 때문이 아니었다. 영재시험을 볼 정도로 중학교 때까지는 이호원의 학업 성적이 우수했다는 사실을 덧붙인다.

 영화 <히야>에서 가수 지망생 이진호 역을 맡은 그룹 인피니트 멤버 호야(본명 이호원).

춤에 있어서 그는 철저하다. "그간 국내 영화에서 나오던 댄스 장면에 아쉬움이 많았다"며 이호원은 "초보가 아닌 전문가처럼 춤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 권우성

"심리학자, 축구선수, 액션배우 등 하고 싶은 게 진짜 많았어요. 아마 창원시에 있는 학원을 다 다녔을걸요(웃음).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는데 할 건 다 해봤죠. 그런데 한 달을 못 넘겼어요. 변덕이 심해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고등학교 때 춤에 대한 확신이 생겼어요. 제가 가장 처음 꿨던 꿈이거든요. 교복 안에 이어폰을 넣은 채 음악을 들으며 팝핀 등을 연습하곤 했는데 성에 안 차죠. 학교에 댄스 동아리가 있었지만 그들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자퇴해서 더 연습해야 한다고 생각한 거죠.

부모님은 물론 반대했죠. 다만 어머니는 제가 어려서부터 식당일을 도왔고, 식당이 끝나면 거의 매일 함께 심야영화를 봤거든요. 저에 대한 믿음이 있었어요. 아버지가 문제였죠. 자퇴 후 일주일 만에 걸려서 아버지께 엄청 혼났답니다(웃음)."

"열심히 했는데 잘 안 된다는 건 핑계"

그는 극장에서 어머니와 함께 봤던 첫 영화 <쥬만지>를 또렷하게 기억했다. "성공해서 엄마를 위해 영화관을 차려주겠다"고 외쳤던 그 다짐 또한 잊지 않고 있었다. 그때의 천진난만함과 꿈에 대한 열정이 바로 지금의 이호원이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게 하는 동력이었다.

자퇴 이후 검정고시와 연극영화과 합격에 이를 때까지 이호원은 습한 연습실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인터뷰 전날인 14일에도 저녁을 먹고 바로 춤 연습을 하다 급체했다"는 사연을 전하며 그가 웃어 보였다.

"제가 고등학생 때 자퇴를 안 했다면 지금 뭐하고 있을까 상상하곤 하는데, 아마 친구들처럼 회사원이 돼 있지 않을까요? 좋아하는 일을 찾았기에 계속 할 수 있는 거 같아요.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게 아닌 진심으로 좋아하는 거니까요.

태어날 때부터 본능적으로 끌리는 게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형이 있는데 그 분이 제게 재능이란 건 딴 게 아닌 관심도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타고난 발성, 운동 신경 등이 재능이 아니라 얼마나 그 분야에 관심 있느냐가 재능이라는 뜻이죠."

이 말대로라면 이호원은 노래와 춤, 그리고 연기에 많은 재능을 갖고 있다. 관심이 있으면 움직이는 법. 여기에 삶에 대한 그의 태도 방식 하나를 옮긴다. "열심히 했는데 잘 안 된다고 말하는 건 핑계"라고 그가 강조했다. "본인이 열심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사실 그것보다 더 열심히 할 수 있다"며 이호원은 "핑계를 대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내 한계를 넘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가수로서는 예전부터 하고 다닌 말이지만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꿈이 있어요. 배우로서는 다양한 작품을 하면서 믿음을 주고 싶고요. 현실적으로 제가 넘어서야 할 것들이 있는데 한계를 깨가면서 진심으로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많이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영화 <히야>에서 가수 지망생 이진호 역을 맡은 그룹 인피니트 멤버 호야(본명 이호원).

이호원은 인터뷰 전날 급체해서 다음날 새벽까지 잠을 설쳤다. 지친 기색이었지만 인터뷰 당시 만큼은 마음을 열고 임했다는 사실을 전한다. 진짜 프로란 이런 것이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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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편견에 둘러싸인 이지아가

[인터뷰] "가짜에 대한 두려움에 온몸 던졌다"... 영화 <무수단>에서 비무장지대 군인으로 돌아오다

3일 개봉한 영화 <무수단>에 출연한 이지아(38)는 스스로 깨야할 벽이 몇 개 있었다. 우선 대중의 선입견이다. 그간 그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이슈로 만들어진 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지아는 배우이기 보단, 한 명의 유명인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여기에 대외 노출을 자제해왔던 터이기에 소통하기 어려운 사람이란 이미지도 덧씌워져 있다.모처럼 그가 이런 시선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공식적인 영화 첫 주연작이기도 했고, 자신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잘 지내고 있었다"며 소통하기 위해서기도 하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2월 2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지아가 처음 내뱉은 말도 "숨었던 것도 아니고 상황 자체가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이해해 달라"였다.주체적 여성에 대해 이번 영화에서 이지아는 신유화 중위를 맡았다. 부하에겐 인정받는 상사이면서 동시에 주어진 상황을 스스로 헤쳐가려는 주체적인 인물이다. 비무장지대에 출몰하는 괴 생명체 '무수단'을 찾고 제거하는 게 주요 임무다. 이 설정이 이지아의 장기와 연결된다. 드라마 데뷔작 <태왕사신기>(2007)를 비롯해 <아테나: 전쟁의 여신>(2010) 등에서 거친 액션을 잘 소화했으니 말이다.강원도 양구 등지를 뛰어다니며 촬영하는 동안 이지아는 자신의 연기가 "가짜로 보일까봐 가장 두려워 했"다. "평소 군대 이야기나 문화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누구보다 군인다워야" 했기에 함께 출연한 김민준 이하 여러 남자 배우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말로는 쉽다. 하지만 이지아는 "아무래도 경험하지 못한 생활이기에 이해하는 데 한계는 있었다"고 전했다."뭔가 세상에 알려지면 안되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여자 장교로서 파헤친다는 게 흥미로웠어요. 시나리오를 읽고 하루 만에 결정했죠. 친한 제작사 대표님이 추천하기도 했고, 솔직히 계속 미루다간 작품을 계속 못하고 쉬기만 할 거 같아서기도 하고요(웃음).남자들이 군대 이야기를 하면 거짓말 같고 그랬는데, 이번에 몸소 겪으면서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 빼고 다른 남자 배우들이 서로 군대 경험담을 내놓는데 매일 새로운 이야기들이 나오더라고요. 자기들끼리 담배 피러 우르르 가기도 했고요. 그럴 땐 좀 외로웠어요. 군복 때문인가? 희안한 게 군복은 추울 땐 춥고 더울 땐 더 덥게 하더라고요. 모기들은 또 얼마나 독한지요. 군복을 뚫고 막 물던데요(웃음).""미련하게 현장서 힘든 티를 안 내려하다가 더위를 먹고 쓰러졌"던 사연을 덧붙이며 이지아는 "영화를 끝내고 나니 지나다니는 군인 분들을 보면 숙연해졌다"며 군인에 남다른 마음을 표현했다.작품에 대한 열망 서태지와의 만남과 이혼, 디자인을 전공한 엘리트, 시나리오 작가. 이지아를 둘러싼 사건과 수식어들이다. 데뷔 초엔 함께 출연한 배우 배용준과 열애설이 돌기도 했다. 신인으로서 감당하기 힘들 법한 사건과 시선을 이지아는 묵묵히 지나왔다. 당시 이지아의 소속사는 여러 이슈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흘리는 등으로 일부 관계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지아는 "제가 하나 둘 풀어갈 숙제"라고 말했다."아마 그 직후에 바로 작품을 하면서 소통했다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했죠. 사람들이 배우로서의 절 궁금해 하셔야 하는데 그건 아니었잖아요. 알려진 사람으로서 겪게되는 여러 일이 있고 그래서 분명 힘든 점이 있는데, 그렇다고 마냥 앉아있을 수만은 없었죠. 만약 제가 배우가 아니라 그냥 유명인 정도였다면 회의감이 더 컸을 거예요. 하지만 전 하고 싶은 게 분명히 있어요. 연기하는 순간은 더할 나위 없이 즐겁거든요.그래서 시나리오를 쓴다든가 디자인을 한다든가 같은 말은 잘 안하려고요. 이해해주세요. 시나리오 쓰는 거? 지금 없기도 해요(웃음). 많은 작품을 하면서 온전히 배우로 갖춰가야지 다른 면만 너무 부각되면 안 될 거 같아요. 신비주의도 아니고 지금 보이는 제 모습이 원래의 저예요. 말 수가 많진 않아도 드러내는 걸 꺼리진 않아요. 다만 작품으로 보다 많이 뵀으면 하는 마음이에요."2003년도까지 미국에서 공부하며 디자이너를 지망했던 이지아는 연기자가 된 것에 "운명적 만남"이라고 표현했다. 꿈을 치열하게 찾다가 투신하는 사람이 있고, 다가온 운명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하나씩 증명해내는 사람이 있다. 이지아는 후자에 가깝다."연기하는 게 행복해요. 마치 운명처럼 시작한 거고, 조금씩 빠지게 됐죠. 성격 자체가 주목받는 걸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카메라 앞에선 욕심이 나더라고요. 사실 뭔가 돼야지! 하고 생각한 건 없었어요. 제가 좀 계획적이지 못해요(웃음). 그냥 오늘 하루 충실하게 즐기며 살자 주의에요. 뭔가를 좋아하면서 하다 보면 뭔가가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오늘도 그렇고요!"일련의 시련이 이지아의 승부욕을 깨웠다. 본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간 겪은 일들로 인해 마음 속에 단단한 뭔가가 생겼다"고 그가 말미에 고백했다. 시작이 절반이다. 데뷔 10년 차를 맞이한 지금 이지아가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진구, 특전사 상사 다음은 초고수 사기꾼

[인터뷰] <태양의 후예>로 데뷔 13년 만에 다시 핫 해진 그를 만나다

물론 모든 배우의 목표가 '스타'는 아니다. 하지만 스타가 될 요소를 충분히 갖췄음에도 기대만큼 뜨지 못하는 이들을 지켜볼 때면 왠지 모를 안타까운 감정에 그의 성공을 빌게 된다. 그러다 그가 좋은 작품을 만나 스타로 거듭나는 모습을 지켜볼 때면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의 최종장을 맞이한 듯, 벅찬 감동이 밀려든다.진구는 꽤 많은 사람에게 그런 배우였다. 데뷔작의 임팩트가 워낙 컸던 탓일까? 2003년 SBS 드라마 <올인> 이병헌 아역으로 혜성처럼 데뷔한 진구는 이후 영화 <식객:김치전쟁> <26년> <쎄시봉>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음에도 대중의 뇌리에 깊게 남지는 못했다. 데뷔 13년만인 2016년. 진구는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상남자 서대영 역을 맡았고, 드디어 빵 떴다.22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진구는 "기분은 좋지만 실감 나진 않는다"며 웃었다."최근 SNS를 시작했는데 팔로워 숫자와 댓글들 보면서 조금씩 느끼고 있어요. 제가 잘 됐다는 느낌보다는 드라마가 어마어마하게 이슈가 되고 있구나 싶죠. 제가 정말 잘 됐는지는 다음 작품 들어오는 걸 봐야 알 것 같아요. 아직은 모르겠어요." 연륜이 쌓인 탓일까? 갑작스러운 인기에도 진구는 의연한 모습이었다. 그는 이미 13년 전 데뷔작으로 인기 거품이 꺼지는 과정을 겪어봤다. 진구는 "그때 받은 충격으로 내공이 생겼"다며 "사실 지금의 인기도 반신반의하고 있다"며 웃었다."어차피 빠질 거품이라는 거, 겪어봤으니 알죠. 하지만 '안돼 안돼' 하면서 전전긍긍하기보다 그냥 이대로 멋지게 즐기고 싶어요. 이렇게 뜨거운 관심 다신 못 받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받고 있잖아요. 이 인기가 사라지더라도 꾸준히 연기하다 보면 또 기회가 있지 않겠어요? 지금 거품이 꺼지더라도 다음 거품 기다리면서...." (웃음)연관 검색어 : 진구 결혼현재 포털 사이트에서 '진구'를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진구 결혼'이 뜬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뒤늦게 진구에게 빠진 이들이 이제야 그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충격이다', '슬프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결혼 사실을 숨긴 적은 없는데 모르셨던 분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그만큼 제가 급하게 핫해진 거겠죠. 전에는 제게 관심이 없으니 제가 결혼을 했는지, 아이가 있는지, 모르셨던 거고요."그를 '늦깎이 스타'로 만들어준 <태양의 후예>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여왕이라 불리는 김은숙 작가의 작품. 하지만 정작 진구는 김은숙 작가 드라마는 <파리의 연인> 말고는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 역할이 탐나기도 하고, 드라마로 뜨거운 사랑을 받는 배우들이 부러워서 한국 드라마 자체를 잘 보지 않았다고.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 처음 출연한 그는 "왜 작가님 드라마가 신드롬급 인기가 있었는지 알겠"더라면서 "요즘 시청자 입장에서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김은숙 작가 시나리오에 송중기-송혜교 커플의 출연까지, 어찌 보면 <태양의 후예> 신드롬은 예고된 일이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진구는 기대보다 걱정이 더 됐다고 한다."물론 작가님이나 송중기 송혜교의 인기, 위상 잘 알죠. 하지만 그분들이라고 모든 작품이 100% 잘 될 순 없는 거잖아요. 그들도 한 번 삐끗할 수 있는데, 그게 나 때문이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더 컸어요."이런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태양의 후예>는 한국을 너머 중국, 태국 등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진구가 맡은 늠름하고 올곧은 상사 서대영은 검정고시 출신 특전사 부사관으로 육사 출신 중위이자 특전사 사령관의 딸인 윤명주(김지원 분)와 계급과 조건을 뛰어넘는 절절한 러브스토리로 국내외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의 결혼 사실을 모르는 몇몇 해외 팬들은 그의 SNS에 '제발 윤명주(김지원 분)와 진짜 사귀어 달라'는 청원 아닌 청원 댓글을 쏟아내고 있을 정도. 진구는 "넓게 해석하자면 연기가 제대로 전달됐다는 뜻이니 기분 좋다"며 밝게 웃었다. 질투는커녕 '구원 커플(진구-김지원 커플 별칭)'을 응원하고 있다는 쿨한 아내의 반응도 함께 전하며.진구는 '구원 커플'의 인기요인에 대해 "시청자분들이 제가 누군지 잘 몰라서"라는 다소 뜬금없는 분석을 내놨다. 아무래도 많은 이들에게 자신이 낯선 얼굴이라 더 감정이입하고 공감하기 좋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이어 "시청자분들이 이른바 진부한 멜로를 좋아하시는 것 같더라, '구원 커플'이 시청자분들의 그런 욕구를 긁어주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김지원은 내 14년 연기인생 역대급 여배우"그는 상대역인 김지원을 "내 14년 연기인생의 역대급 여배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명주(김지원)랑은 정말 대화를 많이 했어요. 주로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명주가 막내에다 큰 작품에 들어가는 부담까지 있었는지 매 신마다 고민이 많았거든요. 제가 원래 여배우들과 이야기하는 걸 불편해해서 같이 작품 해도 대화가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명주랑은 다음 작품에서 만나도 어색하지 않을 느낌이에요. 제가 결혼했으니 둘 다 부담 없이 더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하지만 김지원은 지난 16일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진구씨가 처음에 대본만 읽고 윤명주 역으로 메간 폭스 느낌의 여배우를 상상했다더라"며 서운함을 토로한 바 있다. 이를 언급하자 진구는 "술자리에서 농담처럼 한 이야기였는데 상처였나보다"라고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실제 제가 군대에 있을 때, 섹시하고 멋있는 전사 느낌의 여군들을 많이 봤어요. 그래서 그런지 대본을 봤을 때 윤명주가 카리스마도 있고 하니까 자연스레 그런 느낌의 여배우를 떠올렸죠. 그런데 귀엽고, 귀엽고, 귀여운 김지원이 나타난 거죠. 처음엔 귀여운 동생 같은 느낌이라 '쟤가 남자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 수 있을까?' 싶기도 했는데, 방송으로 보니 제가 상상했던 느낌이랑 비슷하더라고요. 적격이었어요."그는 '구원 커플' 명장면으로 공항에서 엇갈리며 끌어안던 장면과 우르크 지진 이후 재회한 두 사람이 수돗가에서 나누던 대화 장면을 꼽았다. 특히 수돗가 재회신은 "대본만 봤을 때도 이 장면은 잘 나올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굉장히 공들여 찍었는데 기대만큼 잘 나와 다행"이라고 말했다. "아직 서대영은 오글거린다고들 말씀하시는 대사 얼마 안 했는데, 앞으로 많이 나옵니다. 기대하셔도 좋아요. 확실한 건 전반부보다 후반부가 훨씬 재밌다는 거예요. 네 배우의 감정이 급하게 깊어지고, 전개도 스피디해요. 큰 반전은 없지만 작은 반전들이 많아 놓치시면 아까울 겁니다. 저 이런 말 정말 잘 안 해요. 제가 찍은 영화라도 재미없으면 에둘러서 말하고 말지 꼭 봐달라고 절대 안 해요. 하지만 <태양의 후예>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특전사 다음은 사기꾼<태양의 후예>는 100% 사전 제작돼 모든 촬영이 종료된 상태다. 진구는 현재 임시완과 함께 영화 <원라인>을 촬영 중이다."서대영과 완전 다른 캐릭터에요. 연기하는 진구를 좋아하셨다면 환호하실 것 같고, 서대영을 좋아하신 분이라면 싫어하실지도 모르겠어요. <태양의 후예>에서 각 잡힌 멋진 남자를 연기했다면, <원라인>에서는 내공이 장난 아닌, 초고수의 이미지예요. 사기꾼이거든요."진구는 인터뷰 내내 지금의 관심을 "금세 꺼질 거품"이라고, "<태양의 후예>에 대한 관심이지, 배우 진구에 관한 관심은 아직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까지의 진구는 이제 더는 없다. <태양의 후예>로 한국뿐 아니라 해외 시청자들의 뇌리에 이미 깊게 각인이 됐기 때문이다. 진구는 이제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을까?"제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하나예요. 내가 관객이 지불하는 티켓값 7000원 값어치를 할 수 있는 작품인가. 드라마는 시청자의 60분을 뺏어도 되는 작품인가. 이게 아니라면 수천억을 준다 해도 못할 것 같아요. 실망을 드리면, 다음 작품이 없을 테니까요."흥보다 망이 많았고 성보다 쇠가 많았던 연기인생이었지만 그는 "한 번도 포기하고 싶다거나 좌절했던 적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느끼며 성장했다고 자평했다."제가 끊임없이 작품을 하고 있다는 게 방증인 것 같아요. 연기 시작한 이후로 한 번도 (일이 없어서) 생계에 문제가 생겼던 적은 없거든요. 많은 분들은 몇 년에 한 번씩 제 작품을 기억하시고 몇 년에 한 번만 일 한다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요. (웃음)전 14년 동안 나름 베테랑이 됐다고 생각해요. 더 오래 일하신 선배님들 뵈면 부럽고, 존경스럽고, 선배님들처럼 될 날이 기다려지기도 하고 그래요. 전 제가 많이 성장했다는 걸 느끼거든요. 늘 제자리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나고 보니 엄청 많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만약 타임머신이라는 게 있다면 전 제가 마지막으로 연기하는 날로 가보고 싶어요. 잘하고 있을 것 같거든요. 더 능숙하고 연기 잘하는 제 모습을 보고나면 빨리 늙고 싶을 것 같아요."미래에 자신은 분명 더 능숙하게 연기를 잘하고 있을 거라 확신하는 낙관성, 그런 모습을 보기 위해 심지어 빨리 늙고 싶다 말하는 열정 - 진구, 그는 천상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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