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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으로 가득찬 '위'...위험 벗어나는 단 하나의 방법

[리뷰]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패밀리> <플라스틱 지구> <플라스틱 바다>

19.04.24 14:33최종업데이트19.04.2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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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플라스틱은 당구공의 재료로 사용하던 코끼리 상아를 대체할 물질을 찾다가 얻었다고 한다. 1868년 미국의 존 하이엇이 발명한 플라스틱은 우리의 일상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소재로 자리를 잡았다. 이후 오늘날까지 식기, 틀니, 의자, 전화기, 위성, 신용카드 등 플라스틱의 쓰임새는 더 다양해졌다.

그러나 인류에 무한한 축복이 되리라고 여겼던 플라스틱이 이제는 거대한 재앙으로 바뀌고 있다.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이 계속 쌓이며 지구는 병들어 가고 있다. '지구의 날(4월 22일)'을 전후로 환경 문제가 더욱 관심을 얻고 있는 만큼,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다룬 몇 편의 다큐멘터리를 소개한다.
 

▲ <플라스틱 패밀리>다큐멘터리의 한 장면ⓒ SBS


<플라스틱 패밀리>, '플라스틱 없는 일상'에 도전해 얻은 교훈

2017년 SBS '일요특선 다큐멘터리'에서 2회에 걸쳐 방송한 <플라스틱 패밀리>는 "우리가 플라스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담았다. 1부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아보기로 했다>에선 제목 그대로 '플라스틱 없이 살아보기'에 세 가족이 도전한다. 지구에 무해한 생활을 하는 프로젝트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노 임팩트 맨>(2009)을 연상케 하는 흥미로운 실험이다.

제작진은 세 가족의 도전을 통해 우리 일상에서 플라스틱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포장용 비닐 용지나 플라스틱 페트병 정도만 조심하면 되리라고 여겼던 도전자들은 속옷, 신발, 기저귀, 바닥재 등 생활 곳곳에 플라스틱이 사용된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란다.
 

2017년 11월 12일 방송된 SBS 일요 특선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패밀리> 1부 -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아보기로 했다' 중 한 장면ⓒ SBS

 
'플라스틱 없이 살아보기'란 실험은 플라스틱을 무조건 거부하자는 의도로 시작한 것이 아니다. 소위 '플라스틱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오늘날의 현실을 올바로 인식하고, 일상의 편리함과 환경의 오염이란 양면성을 가진 플라스틱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고민하기 위함이다.

2부 <우리는 플라스틱과 함께 살아간다>는 대체 불가능한 것으로 자리를 잡은 플라스틱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영국에서 처음으로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한 모드버리 마을, 자원 쓰레기봉투, 타지 않는 쓰레기봉투, 타는 쓰레기봉투에 나누어 분리배출을 하는 일본 시코쿠 가미카스 마을은 인간과 플라스틱이 공존하는 실마리를 던진다.

"환경을 보호하고 자원을 아끼는 것은 쓸모없는 쓰레기로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제대로 잘 버리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플라스틱 지구>, '플라스틱의 역습'에 대안 제시하다

2018년 'KBS 스페셜'로 전파를 탄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지구>는 전 세계 바다를 오염한 플라스틱의 실태를 알리고 각국의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의 현주소를 조명한다. 1부 <플라스틱의 역습>의 첫 장면에서는 "1초마다 2만 개가 소비되는 플라스틱병. 대부분 짧은 시간 수명을 다하고 우리 눈에서 사라집니다"라는 설명이 나온다. 도대체 이 많은 플라스틱은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 <플라스틱 지구>다큐멘터리의 한 장면ⓒ KBS

 
많은 플라스틱은 물을 따라 바다로 흘러간다. 카메라는 전남 우이도, 북태평양 한가운데에 있는 섬 미드웨이, 세계적인 휴양지 하와이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인 광경을 포착한다.

바다로 간 플라스틱 쓰레기의 일부는 섬으로 가고 나머진 북태평양 환류의 중심에 모여 거대한 쓰레기 지대를 형성한다. 1990년대 초반부터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의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증하며 바다는 심각하게 오염되었다. 인도양과 대서양의 상황도 다를 바 없다. 2017년에 전 세계는 4800억 개의 플라스틱을 소비했고 그 중에서 재활용되는 건 절반에도 못 미친다.
 

2018년 7월 5일 방영된 KBS 스페셜 <플라스틱 지구> 1부 - '플라스틱의 역습'편 중 한 장면ⓒ KBS

 
더욱 큰 문제는 플라스틱을 물고기와 새들이 먹는다는 사실이다. 미드웨이섬에 번식을 위해 찾은 새 알바트로스의 사례는 충격적이다. 어미는 플라스틱 조각을 먹이로 착각해 새끼에게 물어다 주고, 이를 먹은 새끼들은 점차 죽어간다.

죽은 새끼들의 위장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가득하다. 인근에 서식하는 물고기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바다 속에 플랑크톤보다 미세 플라스틱이 더 많기 때문이다. 결국 인간도 먹이사슬을 통해 플라스틱을 섭취할 수밖에 없다. 강물이나 생수마저도 미세 플라스틱에서 자유롭지 않다. 결국 우리는 플라스틱으로 인해 편의성 만큼이나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2018년 7월 5일 방영된 KBS 스페셜 <플라스틱 지구> 1부 - '플라스틱의 역습'편 중 한 장면ⓒ KBS

 

2018년 7월 5일 방영된 KBS 스페셜 <플라스틱 지구> 1부 - '플라스틱의 역습'편 중 한 장면ⓒ KBS

 
2부 <굿바이 플라스틱>에선 생명을 위협하는 플라스틱의 역습에 맞설 정책적인 대안을 조명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재활용 센터에 플라스틱 페트병을 주면 보증금을 환급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일본은 어느 곳에서도 페트병을 쉽게 재활용할 수 있도록 모든 제조회사가 한 가지 규격만으로 페트병을 만들게 규제하고, 페트병의 색깔도 무색투명한 것으로 통일했다. 최근 영국은 일회용 컵에 부담금을 부과하고, 케냐는 2017년부터 플라스틱 비닐봉지 사용금지법을 실시하고 있다.
 

2018년 7월 5일 방영된 KBS 스페셜 <플라스틱 지구> 1부 - '플라스틱의 역습'편 중 한 장면ⓒ KBS

 
소비자에게도 변화의 바람은 불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거부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유럽에선 '플라스틱 과대포장 반대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플라스틱 용기나 비닐을 쓰지 않는 가게가 생겼다. 이들은 "너 혼자서 세상을 어떻게 바꿔?"란 질문에 "나 하나라도 하자"라고 대답한다.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람들이 행동과 생각을 바꿔나가는 거예요."

<플라스틱 바다>, 동물 위장 가득히 채운 플라스틱에 '경악'

넷플릭스에서 서비스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플라스틱 바다>는 엄청난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환경 오염을 고발한다. 연출을 맡은 크레이그 리슨 감독은 어릴 적부터 동경하던 대왕고래를 만나는 탐험에 나섰다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인 바다를 보고 놀란다. 이에 그는 세계 여러 곳을 돌아보며 플라스틱이 야기한 위험을 탐구하기로 결심한다.

클레이그 리슨 감독이 목격한 현실은 끔찍하다. 고래는 소화기관이 비닐 시트로 막혀서 끔찍한 고통 속에 죽었고, 바다거북의 위는 플라스틱으로 가득 채워졌다. 세계 문화유산인 로드하이 섬엔 플라스틱을 먹고 죽은 새가 즐비하다. 새 한 마리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234개나 나온 적도 있다.

 

▲ <플라스틱 바다>다큐멘터리의 한 장면ⓒ 넷플릭스

 
미세 플라스틱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도 심각하다. 과학자들은 전 세계 바다에 플라스틱 조각이 5조 개 이상 떠다닐 것이라고 추정한다. 해수면에 떠다니는 플라스틱에서 차츰 조각이 떨어져 나가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외선·파도·소금기 때문에 플라스틱 조각은 미세 플라스틱으로 잘게 부서진다. 공업과 농업으로 생긴 화학물질이 물에 퍼져서 미세 플라스틱에 달라붙으면 유독물질로 변하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해 지구의 생태계는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영화는 미국 텍사스주에서 최초로 비닐봉지를 금지한 오스틴시와 1991년 세계 최초로 포장관련법을 통과시키고 재활용으로 수익을 낼 수 있게 만든 독일의 사례를 통해 해결책을 알아본다.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곳에서 수거와 적절한 처리를 책임지도록 정부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점도 주목한다.

그러나 이것도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되지 못한다. 지구가 처한 위험을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단 하나. 바로 플라스틱을 덜 제조하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영화에서 나온 한마디의 말이 오늘날 플라스틱 사태의 심각성을 짚어준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대부분 형태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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