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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통령 소재의 코미디 영화, 웃긴데 웃을 수가 없다

[리뷰] <바이스>, 미국 정치사 이해하는 데 필요한 퍼즐 같은 영화

19.04.22 16:07최종업데이트19.04.2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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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이스>는 2001~2008년까지의 미국 백악관 뒷이야기를 다룬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조지.W.부시를 앞세워 막후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던 딕 체니의 이야기이다.

극 중 딕 체니는 이 영화의 제목이 시사하는 것처럼 바이스, 즉 부통령이자 악의 상징으로 그려진다. 물론 노골적으로 묘사하지는 않았지만 영화 속 결론이 그렇다는 말이다.
 

영화 <바이스> 스틸컷ⓒ 콘텐츠판다

 
그가 부시 행정부의 부통령이 되기 전까지가 영화 전반부에 해당한다면, 후반부는 부통령 당선 후 '단일 행정부론'를 활용하여 저지른 온갖 부도덕한 악행을 다룬다. 그가 정계에서 물러나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여생을 마무리하는 듯한 엔딩 크레딧 장면이 중간에 삽입되는데 이는 딕 체니의 행보가 여기에서 마무리됐어야 한다는 의미로 매우 상징적이다.

코미디 같은데 보면서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조용한 사람을 조심하라"는 영화 속 표현처럼 딕 체니는 보통의 정치인과는 다른 캐릭터를 지닌 인물이다. 그는 그림자처럼 조용하고, 상대를 면밀하게 관찰한 다음 몇 수 앞을 내다보고 미끼는 던지는 인물이다. 그런 점에서 딕 체니를 낚시꾼에 비유한 장면은 매우 적절한 은유이자 환유라고 생각한다. 그에게 정치는 낚시와 같은 것이었다(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 그에게 낚인 것이나 다름 없다).

영화 내용에 따르면,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분으로 일으킨 이라크 침공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본 사람은 딕 체니였다. 감독은 '정치인 좀 제대로 보고 뽑자'며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엔딩 시퀸스도 매우 인상적이다. 딕 체니가 어린 딸에게 알려준 '미끼'를 미국을 상징하는 독수리, 총알 등 다양한 이미지로 표현한 장면들이 엔딩 시퀀스에 등장한다. 이는 지금도 미국인들이 정치계의 매우 다양한 미끼에 낚이고 있음을 시사하는 장면이다.
 

영화 <바이스> 스틸컷ⓒ 콘텐츠판다

 
이 영화의 장르는 코미디인데, 영화를 보고 나면 이 영화가 왜 코미디인지 알 수 있다. 우리가 모두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정치에 무관심한 편이다. 영화는 그동안 코미디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바이스>는 코미디지만 보고 나서 마냥 웃을 수가 없다. 그가 저지른 악행으로 인해 수십만 명이 죽고 수백만 명이 고통을 당했다. 하지만 딕 체니는 마지막 인터뷰 장면에서 자신은 사과할 것이 없다면서 '국민을 위해 일했을 뿐'이라고 주장하는데, 이 장면에서 헛웃음이 나올 뿐이다.

현대 미국 정치사를 보여주는 영화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이 시대의 정치를 보면서 우리가 어떻게 이런 상황까지 되었을까를 알아가는 데 중요한 퍼즐 조각을 찾은 느낌이다"라고 표현했다. 그렇듯이 딕 체니야말로 현대 미국 정치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열쇠가 되는 인물이다.

<바이스>는 실화를 바탕으로 선동과 조작, 그리고 가짜 정보를 통한 정치적 합의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런 정치가 어떻게 가능한지 다룬다. 더불어 현재 트럼프로 대표되는 미국의 정치판에 대해서도 이 영화를 통해 얼마쯤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바이스> 스틸 컷ⓒ 콘텐츠판다

 
진짜 딕 체니가 나타난 것과 같은 느낌을 준 크리스찬 베일뿐 아니라 실존 인물과 너무도 빼닮은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인상적이다. <바이스>는 과거 <빅쇼트>를 연출한 아담 맥케이 감독의 작품이다.
 
딕 체니의 이야기를 다룬 <바이스>에 관해 한 줄 평을 하자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정치는 코미디다. 아니, 그런 것 같지만 사실 누군가의 삶이다."
 

영화 <바이스>의 포스터ⓒ 콘텐츠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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