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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에 눈 뜬 한화 최재훈, '완전체 포수'로 진화 중

[KBO리그] 한화 최재훈, 시즌 초반 타율 3위-출루율 1위 기록

19.04.16 11:29최종업데이트19.04.1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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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의 올 시즌 초반 최대 이변은 역시 작년 시즌 최하위였던 NC 다이노스의 돌풍이다. NC는 개막 후 19경기에서 13승 6패(승률 .684)를 기록하며 작년 한국시리즈 파트너였던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를 제치고 단독 선두에 등극했다. 좌완 구창모와 마무리 후보였던 장현식, 시즌 초반 4할 타율을 기록하던 모창민이 부상으로 이탈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NC의 초반 선전은 더욱 놀랍다.

NC돌풍의 중심엔 역시 '125억의 사나이' 양의지가 있다. 양의지는 나성범, 박민우,크리스티안 베탄코트 등 중심 타자들이 차례로 빠져 있던 기간에도 중심타선을 지키며 17경기에서 타율 .396 5홈런 17타점으로 NC타선을 이끌고 있다. 타격뿐 아니라 사이드암 박진우를 평균자책점 9위(1.83), 2년 차 좌완 김영규를 4경기에서 3승으로 이끌고 있는 노련한 투수리드 역시 발군이다.

모창민(.404)과 양의지가 나란히 타율 1, 2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타율 3위에는 조금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선수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80, 두산), 김하성(.379), 제리 샌즈(.347, 이상 키움 히어로즈), 김태균(.343, 한화 이글스), 채은성(.338, LG트윈스) 같은 쟁쟁한 타자들을 제치고 .383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타자는 바로 한화의 안방마님 최재훈이다.

육성 선수로 입단해 2013년 PS 영웅으로 등극한 대기만성형 포수
 

한화 최재훈이 지난해 10월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과의 3차전 2회초 무사 1,3루 상황에서 1타점 적시타를 때린 뒤 1루에서 기뻐하고 있다. 2018.10.22ⓒ 연합뉴스

 
덕수고 시절부터 공수를 겸비한 포수로 주목 받던 최재훈은 2006년 청룡기 4강과 봉황기 우승, 2007년 봉황기 준우승을 이끌며 고교 최고의 포수 중 한 명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정작 고교 졸업반이었던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그 어떤 구단도 최재훈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다소 날렵해 보이기까지 하는 최재훈의 작은 체격(178cm 76kg)은 전통적인 포수의 듬직한 체격과는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학 진학을 고민하던 최재훈은 2008년 두산에 육성 선수로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두산은 홍성흔의 지명 타자 전향으로 포수 자리가 약점이었지만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육성 선수 출신 루키에게 덜컥 안방을 맡길 수는 없었다. 결국 두산은 2008년 채상병(삼성 라이온즈 2군 배터리코치), 최승환, 용덕한(NC 배터리코치) 등으로 포수진을 꾸렸고 최재훈은 프로 입단 후 2년 동안 1군에서 1경기만 출전하고 경찰 야구단에 입대했다.

최재훈은 경찰 야구단 첫 해부터 주전 포수로 활약하며 89경기에서 타율 .347 12홈런59타점을 기록했다. 2011년에는 96경기에서 타율 .330 16홈런 79타점으로 북부리그 타점왕에 오르며 맹활약했다. 하지만 최재훈이 경찰 야구단에서 귀중한 경험을 쌓는 동안 두산에는 양의지라는 걸출한 포수가 등장했다. 결국 최재훈은 2012년 1군에서 69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 .209 1홈런 8타점에 그치며 1군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2012년 두산 수석코치였던 일본 프로야구 명포수 출신 이토 쓰토무 코치(주니치 드래곤즈 수석코치)의 집중지도를 받은 최재훈은 2013년 가을야구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최재훈은 주전 양의지가 허리부상으로 이탈한 2013년 포스트시즌에서 안방을 지키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LG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9회말 홈에서 두 번 연속으로 동점 주자를 막아내는 블로킹을 선보이며 두산의 가을영웅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최재훈은 2013년 포스트시즌에서 당한 어깨 부상으로 이듬해 48경기 출전에 그쳤고 2016년에는 박세혁이라는 만만치 않은 경쟁자가 등장했다. 공수를 갖춘 확실한 주전포수 양의지를 거느린 두산에서는 최재훈보다는 외야수비까지 가능한 발 빠른 좌타자 박세혁이 백업으로 더 유용했다. 그렇게 백업 경쟁에서조차 밀린 최재훈은 2017년 4월 신성현과의 1: 1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로 이적했다.

한화 이적 3년 만에 타격 폭발, 리그 정상급 포수로 도약

차일목(한화 배터리코치), 조인성(두산 배터리코치), 허도환(SK) 등 전성기가 지난 노장들이 돌아가면서 안방을 지켰던 한화에서 20대 포수 최재훈의 합류는 '가뭄의 단비'였다. 최재훈은 6월까지 3할대 타율과 안정되고 과감한 투수리드로 한화 마운드를 이끌었다. 후반기 타격감이 떨어지면서 타율 .257 1홈런16타점으로 시즌을 마쳤지만 꿈도 희망도 없던 한화의 안방에 신경현 이후 확실한 주전 포수가 생겼다는 점 만으로도 커다란 수확이었다.

최재훈은 작년 시즌에도 128경기 중 95경기에서 선발 마스크를 쓰며 한화를 11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만만치 않은 장타력으로 7홈런을 때린 지성준의 도전이 만만치 않았지만 한용덕 감독은 투수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리드를 하는 최재훈을 더욱 신뢰했다. 최재훈은 전반기 .231에 불과했던 타율이 후반기 .310으로 상승하며 타격에서도 꾸준한 발전을 거듭했다.

한화로 이적할 당시 6800만원의 연봉을 받았던 최재훈은 올 시즌 1억2500만원까지 연봉이 상승하며 한화의 핵심선수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최재훈은 시즌 초반부터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활약으로 김태균이나 제라드 호잉을 능가하는 타격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최재훈은 올 시즌 팀 내에서 타율 1위, 홈런3위(2개),타점6위(8개),득점 공동3위(11점)를 달리고 있다. 최재훈이 주로 하위타선에 배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랄 만한 성적이다.

최재훈이 작년 시즌에 비해 눈부시게 성장한 부분은 역시 선구안이다. 작년까지 통산 출루율이 .317였던 최재훈은 올 시즌 초반 59번의 타석에서 12개의 사사구를 고르며 무려 .508의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 전체 출루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최재훈은 OPS(출루율+장타율) 부문에서도 양의지(1.276)에 이은 리그 2위(1.104)에 올라있다. 최재훈의 눈부신 활약이 계속되자 한용덕 감독은 지난 주말부터 최재훈의 타순을 6번까지 끌어 올렸다.

20억 원의 연봉을 받는 양의지를 포함해 리그에는 10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포수가 3명(강민호,이재원)이나 된다. 하지만 양의지를 제외하고 시즌 초반 최재훈보다 활약이 좋은 포수는 찾기 힘들다. 최재훈은 이미 프레이밍과 블로킹, 도루저지, 투수리드 등 수비적인 능력을 모두 갖춘 포수로 정평이 나 있다. 이제 단 하나 아쉬웠던 타격마저 채워진다면 최재훈이 리그 정상급 포수로 진화하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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