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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더이상 한화의 '외로운 4번타자' 아니다

[KBO리그] 29일 NC전 시즌 1호 홈런 포함 3안타2타점 맹활약, 한화 9-0 승리

19.03.30 12:13최종업데이트19.03.30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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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선발진 구성을 다시 고민하고 있는 한화 한용덕 감독ⓒ 한화 이글스

 
한화가 NC를 꺾고 홈 개막전에서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한용덕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가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개막전에서 홈런2방을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9-0으로 대승을 거뒀다. 시즌 개막 후 토종 선발진의 부진과 주전 유격수 하주석의 부상 등으로 우울한 출발을 했던 한화는 홈에서 열린 첫 경기를 따내며 5할 승률을 회복했다(3승 3패).

한화는 두산 베어스와의 개막전에서 5.2이닝 3실점을 기록했던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가 7이닝 5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타선에서는 송광민부터 이성열까지 이어진 중심타선 4인방이 홈런 2방을 포함해 8안타 7타점 6득점의 놀라운 화력쇼를 선보였다. 특히 '독수리 군단의 아이콘' 김태균은 시즌 초반 4할대의 맹타를 휘두르며 작년 시즌의 아쉬움을 날려 버리고 있다.

언제나 실력보다 저평가받았던 '리빙 레전드' 김태균

김태균은 2001년 천안 북일고를 졸업하고 한화에 입단하자마자 첫 시즌부터 245타석에서 20홈런을 쏘아 올리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1994년 김재현(SPOTV 해설위원) 이후 7년 만에 터진 고졸 신인 타자의 20홈런 기록이었고 작년 29홈런을 때린 강백호(kt 위즈)가 등장하기 전까지 21세기 신인 타자의 유일한 20홈런 기록이었다. 그만큼 김태균의 프로 데뷔는 강렬하고 인상적이었다.

2년 차 징크스(타율 .255 7홈런 34타점)에 빠졌던 2002년을 제외하면 김태균은 매년 3할을 넘나드는 타율과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하며 장종훈의 뒤를 잇는 한화의 간판타자로 활약했다. 특히 2008 시즌에는 타율 .324 31홈런 92타점으로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카림 가르시아(30개)를 제치고 생애 첫 홈런왕을 차지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김태균의 수 많은 별명 중 하나에 '김똑딱'이 들어가리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한화 김태균ⓒ 한화 이글스

 
2009 시즌이 끝나고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로 진출한 김태균은 일본진출 첫 해 타율 .268 21홈런92타점을 기록하며 지바 롯데의 재팬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2011년 손목부상 장기화와 일본 대지진에 따른 심리적 충격 등을 이유로 시즌 중간에 지바 롯데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시즌 중간에 도망치듯 일본 생활을 마감한 김태균에 대한 야구팬들의 여론도 상당히 비판적으로 변했다.

일본에서 돌아와 원소속팀 한화와 15억 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한 김태균은 프로스포츠 최다 연봉 기록을 세웠다. 김태균은 복귀 첫 해부터 타율 .363로 생애 첫 타율왕에 올랐지만 리그 최다연봉 선수임에도 홈런(16개)이 적다는 이유로 야구팬들에게 썩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고 장효조(5년 연속) 이후 처음으로 탄생한 3년 연속 출루율 1위 기록도 한화의 부진한 성적에 묻히고 말았다.

사실 한화는 김태균을 제외하면 중심타선이 약한 팀이라 상대 투수들이 굳이 김태균과 무리해서 정면승부를 할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김태균은 KBO리그에서 활약한 16년 동안 통산 도루가 25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오히려 누상에 내보내는 쪽이 수비하기 편해질 수 있다. 김태균은 지난 2017년 일본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 기록을 능가하는 86경기 연속 출루라는 대기록을 세우고도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송광민-호잉-이성열 등 든든한 동료들과 2년 연속 가을야구 도전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하며 팬들을 보살로 만들었던 한화는 작년 시즌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며 11년 만에 극적으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한화가 타 구단 팬들에게 놀림받던 시절에도 한결같은 활약으로 한화의 자존심을 지키던 김태균은 작년 시즌 종아리 부상에 시달리며 71경기에 결장했다. 타율은 .315로 높았지만 나머지 세부 기록은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렸던 2002년 이후 가장 나빴다.

지난 2012년 프로 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연봉 15억 시대를 열었던 김태균은 2015시즌이 끝난 후 4년 84억 원에 한화와 재계약했다. 하지만 작년 시즌 부상에 따른 부진으로 김태균은 어느덧 리그에서 가장 효율이 떨어지는 선수 중 한 명으로 전락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3번째 FA자격을 취득하는 만큼 이승엽이나 박용택(LG트윈스)처럼 명예로운 선수 생활 마무리를 위해서라도 올 시즌 성적은 매우 중요하다.

일단 출발은 아주 순조롭다. 김태균은 시즌 개막 후 6경기에서 타율 .429 1홈런6타점 출루율 .538 장타율 .714로 한화의 중심타자로서 매우 뛰어난 활약을 해주고 있다. 시즌 개막 후 김태균이 안타를 치지 못한 날은 28일 KIA 타이거즈전(대신 이날은 볼넷2개를 고르며 멀티 출루에 성공했다)뿐이었다. 시즌 초반 병살타(3개)가 다소 많은 것이 '옥에 티'지만 이는 그만큼 김태균 앞에 주자가 많이 쌓인다는 좋은 징조이기도 하다.

29일 NC전에서도 김태균은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포함해 3안타2타점2득점을 몰아치며 '베테랑의 품격'을 마음껏 뽐냈다. 하지만 이날 김태균의 가치는 수비에서 더욱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김태균은 1회초 2사 만루 지석훈의 3루 땅볼 상황에서 송광민의 원바운드 송구를 정확히 캐치하며 실점을 막았다. 김태균은 5회에도 이상호가 1,2루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린 사이 정확한 3루 송구로 홈을 파고들던 손시헌을 잡아내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한화가 암흑기를 보내던 시절, 김태균이 4번이나 출루율 1위를 차지하며 KBO리그 최고의 출루머신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화의 우울한 타선과 무관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엔 김태균의 앞으로는 송광민과 제라드 호잉, 뒤로는 이성열이라는 강타자들이 버티고 있다. 김태균이 지금처럼 건강하게 시즌을 보낸다면 적어도 한화의 중심타선만큼은 작년보다 더욱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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