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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행복한 시즌 보낸 한화, 올해 더 높은 곳 꿈꾼다

[2019 KBO리그 10개 구단 전력분석 ⑧] 2년 연속 가을야구 노리는 한화 이글스

19.03.20 09:26최종업데이트19.03.2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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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시즌 개막 전만 해도 한화 이글스가 가을야구에 진출할 거라 예상한 야구팬은 거의 없었다. 한화는 전임 김응용 감독과 김성근 감독 시절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전력 강화를 시도했음에도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역대 타이기록을 세운 KBO리그의 대표적인 약체이기 때문이다. 새로 부임한 한용덕 감독 역시 당장의 성적보다는 리빌딩을 강조하며 팀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한화는 작년 시즌 야구팬들의 예상을 깨고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며 2007년 이후 무려 11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한화의 선전에 대전의 야구팬들은 작년 정규리그에서만 무려 20번이나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를 가득 채웠다. 비록 11년 만의 가을야구는 4경기 만에 다소 허무하게 막을 내렸지만 한화팬들에게 2018년은 충분히 행복했던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디펜딩 챔피언'을 제외하면 '현상유지'를 시즌 목표로 하는 팀은 없다. 가을야구 무대를 다시 밟은 한화 역시 올 시즌 더 높은 곳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화는 지난 겨울 박정진이 은퇴하고 배영수,권혁(이상 두산 베어스), 심수창(LG트윈스) 같은 베테랑이 대거 팀을 떠났다. 시범경기 도중엔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구라는 악재도 있었다. 과연 작년 시즌 누구도 예상치 못한 돌풍을 일으켰던 한화는 올해도 야구팬들을 놀라게 할 멋진 시즌을 보낼 수 있을까.

[투수] 탄탄한 불펜과 허약한 토종 선발, 장·단점 뚜렷한 마운드
 

한화 이글스 2019 시즌 예상 라인업과 투수진ⓒ 양형석

 
작년 한화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은 시즌 6승을 따낸 스윙맨 장민재였고 4차전 선발은 정규리그에서 20이닝도 채 던지지 않은 고졸 루키 박주홍이었다. 그만큼 한화의 토종 선발진은 상당히 허약하다. 바꿔 말하면 한화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외국인 원투펀치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뜻이다. 더 강력한 원투펀치를 원한 한화는 탈삼진왕 키버스 샘슨과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한 데이비드 헤일과 결별을 선택했다.

한화가 샘슨, 헤일 대신 새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는 호주 출신의 우완 워릭 서폴드와 미국 출신의 좌완 채드 벨. 호주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참가했던 서폴드는 빅리그에서 3년 동안 8승4패4.98을 기록했다. 벨은 빅리그 성적(4패7.11)은 초라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수 년간 선발로 활약한 경력이 있다. 두 투수 모두 시범경기에서 나란히 호투를 펼쳐 정규리그에서도 좋은 활약을 기대된다.

허약한 토종 선발진에서는 젊은 투수들의 성장과 분발이 절실하다. 그 중 작년 시즌 데뷔 후 최다 이닝(99.1)을 소화한 우완 김민우를 비롯해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 한용덕 감독과 송진우 투수코치의 눈도장을 찍은 박주홍의 선발 합류가 유력하다. 여기에 입대가 1년 미뤄진 4년 차 사이드암 김재영과 작년 가을야구에서 호투한 장민재, 강속구 좌완 김범수, 김민호 KIA타이거즈 코치의 장남 김성훈 등도 선발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한화 정우람(자료사진)ⓒ 연합뉴스

 
커리어 첫 세이브왕에 오른 정우람이 버틴 불펜은 한화의 자랑거리다. 경험이 풍부한 송은범과 안영명. 불펜 변신에 성공한 이태양,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박상원이 필승조를 구성하고 잠수함 서균도 작년의 경험을 거울삼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박정진의 은퇴와 권혁의 이적으로 좌완 투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해졌다. 군복무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팀에 합류한 임준섭이 제 역할을 해준다면 한화는 불펜의 마지막 고민도 날릴 수 있다.

[타선] 동기부여 확실한 베테랑과 겁없는 신예들... 이용규 사태는?

한화는 윌린 로사리오(미네소타 트윈스)가 일본으로 떠난 후 텍사스 레인저스 출신의 외야수 제라드 호잉을 총액 70만 달러에 영입했다. 그리고 호잉은 작년 시즌 142경기에서 타율 .306 30홈런110타점85득점23도루로 맹활약하며 리그 최고의 '5툴 플레이어'로 명성을 떨쳤다. 작년보다 정확히 2배가 오른 총액 140만 달러에 재계약한 호잉은 올 시즌에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를 야생마처럼 휘젓고 다닐 예정이다.
 

한화 호잉(자료사진)ⓒ 연합뉴스

 
작년 시즌 데뷔 후 가장 적은 73경기 출전에 그치며 2007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김태균은 올 시즌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한화 이적 4년 만에 30홈런100타점으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 이성열은 FA 재취득을 앞두고 작년의 활약을 또 한 번 이어갈 기세다. 이 밖에 올 시즌을 앞두고 연간 4억 원의 옵션이 걸린 2년짜리 FA계약을 체결한 송광민도 좋은 성적을 내야 할 동기는 충분하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전력 보강의 지름길이었던 양의지(NC 다이노스) 영입전에 뛰어 들지 않았다. 프레이밍, 도루 저지, 블로킹 등 수비 능력에서는 리그 정상급 포수로 손색이 없는 최재훈과 작년 타율 .275 7홈런을 기록한 '거포형 포수' 지성준이 있기 때문이다. 투수 유형이나 컨디션, 팀 사정에 따라 두 포수를 적재적소에 활용한다면 주전포수 한 명에게 의존하는 팀보다 더욱 효과적인 포수진 운영이 가능하다.

다만 개막 일주일을 앞두고 뜬금없이 트레이드를 요구한 이용규는 한화 입장에서도 굉장히 당혹스러운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이용규를 9번 좌익수로 내정하고 있었던 한용덕 감독은 이용규가 없는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 비슷한 유형의 양성우나 김민하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고 이성열을 외야로 보내고 타순을 새로 짜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용규 사태'로 인해 한화의 전력과 사기가 크게 저하됐다는 점이다.

[주목할 선수] 38세에 중견수로 변신하는 역대 최고의 2루수

해태 타이거즈 시절 최고의 유격수였던 이종범(LG 2군 총괄코치)은 일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후 잠시 3루를 맡았다가 2002년부터 외야수로 변신해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종범이 성공적인 외야 변신이 가능했던 이유는 그의 천부적인 야구센스 덕분이기도 하지만 외야수 변신 당시 이종범의 나이가 만 31세로 비교적 젊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SK와이번스 시절부터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3번의 골든글러브, 11년 연속 20도루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정근우는 올 시즌부터 중견수 도전에 나선다. 문제는 정근우의 나이가 올해로 만 36세, 한국 나이로는 불혹에 가까운 38세라는 점이다. 30대 중·후반의 노장 선수가 외야, 그것도 수비 부담이 가장 큰 중견수로 이동한다는 것은 정근우에게도 한화에도 커다란 모험이다.

물론 정근우가 준수한 중견수 수비와 함께 테이블 세터로 활약해 준다면 한화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상당하다. 일단 호잉과 이성열이 수비부담을 줄인 채 타격에 전념할 수 있고 강경학, 정은원 등 그 동안 정근우에 가려 있던 2루수 후보들도 더욱 열의를 가지고 포지션 경쟁에 임할 수 있다. 물론 정근우 본인에게도 중견수 변신은 자신이 아직 살아있다는 걸 야구팬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중견수 정근우 카드'가 실패할 경우 한화가 겪게 될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작년의 주전 중견수 이용규의 거취가 불투명한 만큼 호잉이 수비 부담이 큰 중견수로 돌아가야 하고 정근우 역시 마땅히 돌아갈 포지션이 없다(정근우는 작년 2루 자리에서 39경기 동안 9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2루 수비에 자신감을 잃었다). 따라서 정근우의 중견수 변신은 올 시즌 한화 타선의 운명을 결정할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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