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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건' 김범수-박주홍, 한화 좌완 에이스 계보 이을까

[KBO리그] 시속 150km 강속구 던지는 김범수와 안정된 경기 운영 돋보이는 박주홍

19.02.27 09:27최종업데이트19.02.2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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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에는 송진우(한화 투수코치), 구대성(질롱 코리아 감독), 류현진(LA다저스)으로 이어지는 위대한 좌완 에이스 계보가 있다. 이글스에서만 21년 동안 활약한 송진우는 아직 비슷하게 따라오는 선수조차 보이지 않는 역대 최다승(210승), 최다이닝(3003이닝)의 주인공이다. 1996년 정규리그 MVP와 1999년 한국시리즈 MVP에 빛나는 구대성은 한미일, 그리고 호주 프로야구까지 모두 경험한 세계 유일의 선수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기간은 7년에 불과하지만 역대 최초로 투수 부문 트리플 크라운과 신인왕, 정규리그 MVP를 동시에 석권한 류현진도 '레전드'로 분류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류현진은 한화에서 7년 동안 98승을 올렸고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2년 연속 14승,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으로 한국야구의 위상을 드높인 현존하는 한국 최고의 에이스 투수다.

하지만 송진우-구대성-류현진으로 이어지던 이글스의 좌완 에이스 계보는 류현진 이후 맥이 끊어지고 말았다. 류현진이 빅리그로 떠난 후 유창식, 송창현, 윤근영(kt 위즈) 등에게 기회를 줬지만 기대만큼 성장한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 한용덕 감독과 한화 팬들은 두 젊은 좌완 투수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류현진 이후 처음 등장한 좌완 강속구 투수 김범수와 작년 포스트시즌에서 가능성을 보인 2년 차 박주홍이 그 주인공이다.

작년 시즌 4승7홀드 기록하며 잠재력 보인 강속구 좌완 김범수

천안 북일고의 에이스로 2004년 대통령배와 황금사자기 4강을 이끌었던 김범수는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연고팀 한화의 1차 지명을 받았다. 사실 김범수는 북일고 시절 썩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아니었지만 프로 입단 후 구속이 증가하며 강속구 유망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한화에서도 2015년 계약금 7억 원을 투자하며 영입했던 유창식을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하면서 김범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범수는 루키 시즌부터 1군에서 15경기에 등판했지만 빠른 공을 가진 대부분의 좌완 유망주들이 그렇듯 김범수 역시 제구 불안에 시달리며 고전했다. 김범수는 루키 시즌 14.2이닝 동안 21개의 사사구를 기록하며 흔들렸고 프로데뷔 첫 승을 거둔 2016년에는 시즌이 끝난 후 고관절 수술을 받았다(김범수는 이미 중학 시절 고관절 수술 경력으로 군면제를 받았다).
 

한화 이글스 김범수ⓒ 연합뉴스

 
김범수는 이상군 감독대행이 이끌던 2017 시즌 선발 투수로 5번의 기회를 얻었지만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 10.89로 부진했다. 선발 데뷔전이었던 6월 29일 kt전에서만 5.1이닝3실점으로 호투했을 뿐 나머지는 5이닝을 넘기지 못했거나 5점 이상 실점하며 선발 투수로서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 그렇게 김범수 역시 류현진 이후에 등장했던 여느 좌완 투수들처럼 '실패한 유망주'의 길을 걷는 듯했다.

하지만 김범수는 한용덕 감독이 부임한 2018년 55경기에 등판해 4승4패7홀드5.77을 기록하며 드디어 풀타임 1군 투수에 어울리는 성적을 올렸다. 여전히 적지 않은 기복을 보이긴 했지만 권혁(두산 베어스)과 박정진(한화 전력분석 및 해외 스카우트)이 제대로 등판하지 못한 작년 시즌 김범수의 활약은 정우람에게만 의지하던 한화의 좌완 불펜진에 큰 도움이 됐다.

올 시즌 선발 도전을 위해 비 활동 기간 동안 개인 훈련에 매진한 김범수는 스프링캠프 도중 옆구리 통증이 발생해 지난 10일 1군 캠프에서 퓨처스 캠프로 이동했다. 올 시즌 도약을 노렸던 김범수로서는 대단히 아쉬운 부상이지만 재활만 잘 마치면 언제라도 1군에서 선발 경쟁에 합류할 수 있다. 좌완 투수의 시속 150km짜리 강속구는 이미 그 자체로 매우 커다란 무기이기 때문이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연속호투로 선발 가까이 간 박주홍

김범수가 윤호솔, 류희운(kt) 같은 선배들이 졸업한 후에 팀의 에이스로 자리를 잡은 경우라면 박주홍은 광주일고 1학년때부터 전국대회에 등판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사실 박주홍은 신장도 178cm에 불과하고 청소년 대표 출신의 특급 유망주도 아니며 1학년 시절이던 2016년 대통령배를 끝으로 전국대회 우승 경험도 없다. 하지만 고교 3년 동안 꾸준히 실전 경험을 쌓으며 '즉시 전력감'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동성고의 '괴물 좌완' 김기훈(KIA 타이거즈)에 밀려 연고팀 KIA의 지명을 받지 못한 박주홍은 2차2라운드(전체14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입단 첫 해부터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된 박주홍은 알찬 스프링캠프를 보내며 한용덕 감독으로부터 "스프링캠프 투수 MVP"라는 극찬을 받았다. 시범경기 때는 시속 144km로 기대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며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기도 했다.
 

한화 투수 박주홍ⓒ 연합뉴스

 
하지만 역시 1군 무대는 만만치 않았다. 박주홍은 22경기에서 불펜으로만 등판해 1승1패8.68을 기록했다. 5월 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리기도 했지만 8월 9일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3이닝 동안 8점을 내주기도 했다. 고졸 신인으로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지만 .321의 피안타율과 1.93의 이닝당 출루 허용수가 말해주듯 당장 1군에서 주력투수로 활약할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박주홍은 10월23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깜짝 선발 등판해 3.2이닝 2자책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외국인 투수 2명을 제외하면 확실한 토종 선발 투수가 없었기에 박주홍이 보여준 가능성은 한용덕 감독과 한화팬들을 들뜨게 하기 충분했다. 그렇게 박주홍은 한화의 선발 후보군으로 분류되며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열심히 구위를 가다듬고 있다.

박주홍은 이미 지난 25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팀의 2번째 투수로 등판해 3이닝1피안타2볼넷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선발로 등판했던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3이닝2실점)보다 더 좋은 내용의 투구였다. 빠른 공을 자랑하는 김범수와 나이답지 않은 안정된 경기 운영이 돋보이는 박주홍. 과연 한용덕 감독이 주목하는 두 좌완 영건은 송진우와 구대성, 류현진의 뒤를 이어 한화의 좌완 에이스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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