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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크로스'를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두 번째 바퀴 40골 분석

22.12.01 09:25최종업데이트22.12.0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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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2라운드 득점 유형 분석 ⓒ 심재철

 
한국 축구 최고의 골잡이로 떠오른 조규성이 두 골 모두 측면 크로스를 받아 넣은 것처럼 '크로스에 의한 득점'은 이번 월드컵 골 유형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거짓말처럼 조별리그 두 번째 바퀴(2라운드)에서도 크로스에 의한 득점이 첫 번째 바퀴와 똑같이 16골이나 찍혔다. 첫 라운드 41골 중 39%, 두 번째 라운드 40골 중 40%에 해당하기 때문에 누가 뭐래도 가장 눈에 띄는 패턴이 된 것이다. 그리고 후반전 득점 비중은 전보다 6.6% 포인트 올라갔다. 조별리그 마지막 세 번째 바퀴가 본격적으로 이어지고 있으니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뒷심을 끈질기게 발휘해야 하는 이유다. 

① 세트피스 골 많이 늘고 PK 골 확 줄었다

16강 대진표의 빈 자리가 하나 둘씩 채워지면서 카타르 월드컵의 열기가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조별리그 두 번째 라운드 16게임이 끝난 시점을 기준으로 첫 라운드와 득점 특징들을 비교해 보니 각 라운드별 골 숫자가 거의 비슷해서 그럴 수 있지만 대표적인 득점 유형은 닮은꼴로 나타났다. 한국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결과였지만 가나와의 H조 두 번째 게임에서 우리 선수들이 넣은 2골처럼 측면 크로스에 의한 골 확률이 가장 높았다. 

두 번째 바퀴 골들 중 가장 먼저 터진 캐나다 알폰소 데이비스의 헤더 골(1분 8초)부터 측면에서 휘어지는 궤적의 크로스에 의한 헤더 골이었고, 벤투호의 조규성이 터뜨린 두 골 모두 왼쪽 측면에서 아름답게 포물선을 그린 왼발 크로스들이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축구 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득점 패턴이지만 현대 축구에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위력적인 득점 방법임에는 틀림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라운드 12골 ⓒ 심재철

 
첫 라운드에 비해 눈에 띄게 달라진 득점 유형은 프리킥, 코너킥 세트피스에 의한 골이다. 첫 라운드에서 2골에 그쳤던 이 방법은 이번 두 번째 바퀴를 돌면서 7골(17.5%)이 찍혔다. 12.7% 포인트 증가했다는 것은 결코 프리킥과 코너킥 세트 피스를 가볍게 볼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뼈아픈 실점이었지만 벤투호가 가나와의 게임에서 내준 첫 골이 바로 그 세트피스에 의한 세컨드 볼 실점이었다.

반면에 페널티킥 골 비중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확 줄어들었다. 첫 라운드에 7골(17%)이나 페널티킥 골이 이어졌지만 이번 두 번째 라운드에서는 겨우 1골(2.5%)만 나왔을 뿐이다. 바로 이 1골이 우리 대표팀의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 팀 포르투갈의 간판 미드필더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우루과이와의 게임 후반전 추가시간에 터뜨린 페널티킥 골이다. 11미터 지점에 내려놓은 공 바로 앞에서 토끼처럼 깡총 스텝을 펼치며 오른발로 차 넣는 방법이다. 골 라인에 서 있는 골키퍼 입장에서 킥 타이밍과 방향을 예측하기 매우 까다로운 페널티킥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② 후반전 어시스트 기록, 눈에 띄게 늘었다

또 하나 이번 라운드 기록 중 어시스트의 비중이 특히 후반전에 많이 늘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반전 어시스트 비중은 1라운드 10개(66.6%), 2라운드 8개(66.6%)로 묘하게 똑같이 나왔지만 후반전 어시스트 비중은 1라운드 15개(57.7%)에 비해 2라운드 23개(82.1%)로 많이 늘었다. 겨우 한 라운드 차이로 보일 수 있지만 큰 대회, 빅 게임을 함께 준비하며 핵심 선수들이 어울려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골들의 비중이 늘었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흐름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후반전 역습 기회에서 직접 골 욕심을 낼 수 있는 슛 각도와 거리, 타이밍을 잡았지만 나란히 뛰고 있는 동료에게 더 완벽한 득점 기회를 열어주는 명장면들이 많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2라운드 후반전 28골 ⓒ 심재철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낯익은 전 K리거 미슬라프 오르시치(크로아티아)가 캐나다와의 게임에서 후반전 추가 시간 3분 26초에 로브로 마예르에게 밀어준 4-1 쐐기골 어시스트 순간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두 번째 라운드 후반전에 터진 28골 중에서 어시스트가 공식 기록된 골은 무려 23골이나 된다는 사실은 이처럼 더 완벽한 골들을 완성시키는 추세를 반영한다고 말할 수 있다. 

우승 후보 브라질을 16강으로 밀어올린 카세미루의 82분 14초 골(브라질 1-0 스위스)도 그렇다. 좁은 공간에서 카세미루가 오른발로 찬 하프 발리슛 타이밍도 일품이었지만 직전에 더 넉넉한 슛 각도가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호드리구가 원 터치로 밀어준 선택이 아름답게 보였다. 조화로운 팀 스포츠로서 축구의 아름다움이 더 빛난다는 사실을 몇 가지 어시스트 경우들만 지켜봐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결정적인 공격 포인트(골+도움)를 놓고 볼 때 포르투갈의 플레이 메이커 브루노 페르난데스(2골 2도움)가 그래서 더 상대에게 위협적인 선수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직접 골을 터뜨리는 슛 정확도가 뛰어나지만 동료를 더 아름답게 빛낼 수 있는 스루패스, 크로스 능력도 수준급이다. 가나와의 첫 게임에서 2개의 자로 잰 듯한 스루패스로 팀의 두 번째, 세 번째 골을 어시스트했고, 우루과이와의 두 번째 게임에서는 왼쪽 측면에서 180도 방향을 틀면서 감아올리는 크로스 타이밍과 궤적은 수비수들이나 골키퍼가 감당하기에 벅찬 수준이었다. 아직 20대 후반인 브루노 페르난데스에게 축구 도사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득점 시간을 일렬로 늘어놓고 보면 1라운드와 2라운드 득점 시간대가 비슷하게 보인다. 그중에서 후반전 득점 시간대를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후반전 시간을 3등분할 때 45~60분 사이에 들어간 골은 '1라운드 4골, 2라운드 5골'로 1골 증가했고, 60~75분 사이에 들어간 골은 '1라운드 11골, 2라운드 10골'로 1골 줄었다. 그 다음 마무리 시간대인 75분부터 후반전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는 '1라운드 11골, 2라운드 13골'로 2골 증가했다. 이번 월드컵 플레이 타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후반전 추가시간만 놓고 보면 '1라운드 3골'에서 '2라운드 5골'로 2골 늘었다. 다 끝났다고 생각할 때에도 골은 얼마든지 터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자료다.

그런 면에서 가나와의 두 번째 게임 종료 순간이 더 속상하게 다가온다. 한국의 코너킥 세트피스 기회까지 기다려줄 것이라 생각했던 바로 그 순간 후반전 추가 시간 10분 53초에 앤서니 테일러 주심의 휘슬이 두 번 길게 울리고 말았다. 추가시간 규정이 공식화된 것은 없지만 야속하기만 했던 그 소리였다. 우리 시각으로 12월 3일(토) 오전 6시쯤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의 실질적인 마지막 휘슬 소리가 울리는 순간 활짝 웃을 수 있는 16팀 주인공들은 과연 누구일까? 3라운드 멋진 골들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월드컵 축구의 또다른 특징들은 무엇일까?

◇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라운드까지 2득점 이상 선수 목록
킬리안 음바페(프랑스) 3골 / 에네르 발렌시아(에콰도르) 3골
조규성(한국) 2골
/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2골
브루노 페르난데스(포르투갈) 2골 / 올리비에 지루(프랑스) 2골
알바로 모라타(스페인) 2골 / 페란 토레스(스페인) 2골
모하메드 쿠두스(가나) 2골 / 안드레이 크라마리치(크로아티아) 2골
부카요 사카(잉글랜드) 2골 / 히샬리송(브라질) 2골
메흐디 타레미(이란) 2골 / 코디 각포(네덜란드) 2골

◇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라운드까지 2도움 이상 선수
브루노 페르난데스(포르투갈) 2개 / 안드리야 지브코비치(세르비아) 2개
이반 페리시치(크로아티아) 2개 / 조르디 알바(스페인) 2개
테오 에르난데스(프랑스) 2개 / 해리 케인(잉글랜드)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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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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