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 6년 총액 90억 원에 한화로 이적한 채은성(우측)
ⓒ 한화이글스
2020년 이후 줄곧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화 이글스가 예년과 달리 공격적인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다. 한화는 내부 FA인 불펜 투수 장시환을 3년 총액 9억 3천만 원으로 잔류시켰고, 대어급 FA인 채은성을 6년 총액 90억 원의 대형 계약으로 영입했다. 채은성을 데려온 한화는 2015년 11월 FA 정우람과 심수창 영입 이후 무려 7년 만에 외부 FA 영입을 성사시켰다.
한화의 채은성 영입은 4년 연속 최하위에 머무를 수는 없다는 절박함의 반영과 전력 보강의 의지로 풀이된다. 한화는 올해 타율 0.245, 홈런 88개, OPS(출루율 + 장타율) 0.671, 경기당 평균 득점 3.92로 팀 타격의 중요 지표가 모두 10위였다. 타자들의 침묵이 최하위로 직결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채은성은 올해 타율 0.296 12홈런 83타점 OPS 0.791을 기록했다. 정규 시즌 2위에 오른 LG 트윈스의 붙박이 4번 타자를 맡아 팀 타선을 견인했다. 올 시즌 LG는 사실상 외국인 타자 없이 시즌을 치르다시피 했으나 채은성의 결정력에 힘입어 정규시즌 2위에 오를 수 있었다. 한화에서도 채은성은 4번 타자를 맡을 공산이 크다.
※ 한화 채은성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 한화 채은성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한화가 채은성에게 바라는 것은 단순히 방망이 하나만은 아니다. 팀의 리더로서 한화의 느슨한 분위기를 바꿔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의 팀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바꾸었다는 평가를 받은 김현수와 같은 역할을 맡아줄 것이라는 이야기다.
김현수는 2018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해 FA 4년 총액 115억의 계약을 맺으며 LG로 이적했다. 김현수는 채은성을 비롯한 동료들과 함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선수들 스스로 기량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팀 분위기를 LG에 심는 데 성공했다. 경기 도중에라도 부족한 플레이가 나오면 김현수는 후배들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김현수는 2021시즌 종료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해 6년 총액 115억 원의 계약으로 LG에 잔류했다. 김현수가 팀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을 LG 구단이 높이 평가했다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김현수는 LG에서 FA 총액이 230억 원에 달하게 되었다. 김현수가 오기 전까지 가을야구를 장담하기 어려웠던 LG는 올해까지 구단 역사상 최초로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성공하며 우승 후보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 한화 타선의 리더 역할을 기대받고 있는 채은성
ⓒ 한화이글스
반면 한화는 팀 성적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인 요소로도 지탄받았다. 지난 19일 새벽 팀 주장인 하주석이 대전 시내에서 음주운전이 적발되었다. KBO(한국야구위윈회)의 중징계는 물론 한화 구단의 자체 징계가 확정적이다.
하주석은 지난 6월 18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판정에 대한 불만을 폭발시켜 더그아웃에서 헬멧을 내동댕이치는 추태를 부려 KBO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리더 역할을 이행하며 모범이 되어야 하는 주장인 하주석이 반년 사이에 두 번이나 '대형 사고'를 일으킨 것은 한화의 프로답지 못한 팀 분위기를 방증한다.
채은성은 2009년 LG에 육성 선수로 입단해 다양한 포지션을 오간 끝에 주전으로 발돋움해 4번 타자까지 맡았다. 성실함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모범적인 선수라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더구나 채은성은 LG에서 김현수가 일으킨 긍정적인 변화 과정에 동참하며 모든 과정을 체험한 바 있다. 6년 계약을 체결한 채은성이 한화의 팀 분위기를 일신해 최하위 탈출을 이끌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하위권 붙박이' 롯데-한화, 외국인 감독 효과는 글쎄?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