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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들이 휴가까지 내며 삭발식 참여한 이유는?

[이영광의 '온에어' 185] MBC < PD수첩 > 양정헌 PD

22.08.09 09:52최종업데이트22.08.0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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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행정안전부 내 경찰 업무 조직인 '경찰국'이 공식 출범했다. 경찰국 신설은 출범 전부터 논란이 됐다. 때문에 일선 경찰들이 삭발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법적 문제를 피하고자 휴가를 내고 삭발식에 참여했다. 경찰은 왜 경찰국 신설을 반대할까?

지난 2일 MBC < PD수첩 >에서는 '31년 만의 부활, 경찰국' 편이 방송 되었다. 경찰들의 삭발식으로 시작한 이날 방송에서는 경찰의 70년 역사를 보여주고 경찰들이 왜 경찰국 설치 반대하는지 이유를 듣는 내용이 담겼다. 취재 이야기를 듣기 위해 '31년 만의 부활, 경찰국' 편을 연출한 양정헌 PD를 지난 3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만났다, 다음은 양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경찰들 '자부심 무너졌다'고 울컥하기도..."
 

양정헌 MBC PD ⓒ 이영광

 
- 지난 2일 방송된 MBC < PD수첩 > '31년 만의 부활, 경찰국' 편 연출하셨잖아요. 방송 끝났는데. 소회가 어때요?
"방송 당일 경찰국이 신설됐잖아요. 굉장히 이슈가 됐던 주제인데 생각보다 어렵고 역사적으로도 얽힌 이야기들이 되게 많이 있어서 머리가 복잡했거든요. 끝내서 후련하긴 한데 문제 자체가 해결되거나 잠재워진 게 아니라서 마음이 그렇게 홀가분하지만은 않네요."

- 행안부의 경찰국 문제를 다루셨잖아요, 어떻게 취재하게 되셨나요?
"(이상민 장관이) 경찰국 신설 발표 하고 나서 저희 작가님이 '경찰국 신설은 역사적으로 회귀 될 수 있는 위험성을 많이 가지고 있다. 여기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니까 한번 해보는 게 어떨까'라는 의견을 내셨어요. 저도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역사 등에 대해 보다 보며 거기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돼서 취재 시작하게 되었어요."

- 경찰국 신설 보도는 어떻게 보셨어요?
"맨 처음에는 경찰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얘기한 거니까 거기에 대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 뒤에 예산 인사 감찰의 권한들을 다 가져오겠고 되니까 너무 장관한테 경찰을 통제할 힘이 집중돼 버린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죠."

- 처음에 뭐부터 취재하기 시작했나요?
"행안부 장관과 경찰이 충돌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거기서부터 각자의 말이 어떻게 나오게 됐고 왜 이런 의견을 나오게 됐는지에 대해서 각각의 쟁점들을 따지기 시작했죠,"

- 사전에 공부도 필요하지 않았나요?
"공부 많이 필요했어요. 경찰의 역사 자체가 70년이 넘었고 소속이나 해야 되는 역할은 변화가 없었지만 해왔던 행적들이 어느 정권이냐에 따라서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찾아가는 게 되게 중요했고 행안부 장관과 경찰의 관계에 있어서 적용된 법들이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 공부하는 게 힘들었죠."

- 경찰들의 삭발 시위로 시작하셨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지금 전국적으로 경찰들이 반대하고 있는데 얘기가 흩어질 것 같았어요. 한 사람의 이야기로 처음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경찰이 삭발하는 건 본 적 없었거든요. 그것도 제복을 입은 채로 한다고 했죠. 그리고 그분들은 근무 시간에 나온 게 아니라 다 자기 연차 쓰거나 주말에 나오는 식으로 한 거거든요. 그게 절절해 보였어요. 그 사람들의 목소리로 시작하면 이 부분에 대한 얘기를 좀 더 쉽게 들어갈 것 같았어요."

-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많이 침울하고 격앙돼 있죠. '내가 이걸 한다고 해서 인사상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급여를 더 받는 것도 아닌데 내가 나오는 건 사실 경찰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데 그걸 무너뜨리려고 하니까 너무 억울하고 화난다'라고 얘기하시면서 울컥해 하시는 분도 있었고요."

- 경찰들은 경찰국 신설에서 뭐가 가장 문제라고 하세요?
"행안부 장관에게 인사 제청권이라는 게 권리로 있긴 한데 그게 경찰의 인사권까지 확장이 될 것이다란 거예요, 지금은 그것들을 적법하게 쓰지만 나중에 시스템이 그렇게 만들어지면 경찰은 알아서 기게 될 거고 그러면 또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하게 될 것을 걱정하는 거였죠."

- 이전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암암리에 했던 걸 이제 행안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하겠다는 건데 이에 대한 경찰 입장은 뭔가요?
"경찰과 학계에서 저희가 들은 건 그런 거였어요. '민정수석실에서 그런 부분에 대한 조율을 하는 건 맞다. 물론 그걸 다 암암리 했다고 하기에는 힘들지만 정권도 경찰에 대해 자기 입맛에 따라서 움직이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유지시킨 거였고 경찰도 거기에 호응한 부분이 있다. 그러면 그 폐단을 혁파해야지 왜 장관이 그걸 공식적으로 하겠다고 가져오느냐'가 핵심 요지였죠."

- 경찰국 신설해도 행안부에 치안이 들어가는 건 아니니 괜찮은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는데.
"이상민 장관 말이 조금씩 바뀐 게 처음 발표할 때는 치안 업무가 장관의 소관이라고 얘기했어요. 근데 청문회라든지 대정부질문에서 치안에 대해서 상관없다고 말 바꾼 것도 사실 조금 걸리는 부분이고 경찰국을 만들어서 개입한다고 했을 때 사실은 치안 업무에 대한 것보다 수사권을 어떻게 사용할 것이고 그걸 어떤 식으로 개입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일 컸죠."

"굉장히 많은 소통 필요한데 빠르게 추진"
 

양정헌 MBC PD ⓒ 이영광

 
- 어제 방송 보니 이승만 정부에서 치안국이 있었는데 치안본부로 바꾸었고 경찰법 제정할 때 없어졌다고 나오는 것 같은데.
"없어진 게 아니고요. 치안국이 이승만 정부 때 있었어요. 근데 여러 가지 상황을 거치면서 이름이 치안본부로 바뀌어 왔죠. 치안본부를 경찰법 만들면서 외청으로 뺀 거예요. 외청으로 뺐다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 치안본부와 경찰국이 같은지, 아님 다를까요?
"다른데 경찰국이 만들어지면 경찰청 지휘하는 브릿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거죠. 경찰국 자체가 치안본부는 아니에요. 이상민 장관도 계속하는 말이 '경찰국은 해봤자 15~16명 되는 조직인데 그걸로 어떻게 치안 본부로 간단 말이냐. 완전 다르다'고 하는데 반대하는 쪽에서는 이 경찰국이 경찰청을 장악하고 통제하는 어떤 수단과 기구가 될 것이라고 얘기하는 거예요."

- 정부 입장은 비대해진 경찰을 통제해야 한다는 거잖아요, 근데 국가경찰위원회 통해 할 수 있다고 알거든요.
"국가경찰위원회가 경찰의 중요 정책에 대해서 심의하고 의결을 해야 돼요. 물론 지금까지도 심의 의결 하긴 했지만, 거기에 대해서 강력하게 견제하는 역할을 잘 못 해왔던 건 사실이에요. 국가경찰위원회 7명 중에 상임은 1명밖에 없어서 제 기능을 하기가 어려웠거든요. 7명 전원을 행안부 장관 제청 후에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했기 때문에 다양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그래서 국가경찰위원회가 경찰을 제대로 통제하기 위해서는 실질화가 필요하고, 그러려면 경찰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법안이 발의된 상태고요."

- 이상민 장관이 취임 당일 경찰제도개선 자문회의를 출범시켰잖아요. 법적 근거가 있는 건가요?
"사실 자문위원회 만들 수 있어서 법적근거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죠. 근데 지적하고 싶은 게 30년 넘게 작용 해왔던 경찰의 상황에서 바꾸는 건 굉장히 많은 소통이 필요하고 거기에 대해서 필요한데 취임하는 날 그걸 발족해서 한 달 만에 (권고)했다는 거죠. 그리고 행정안전부 홈페이지 등을 보면 경찰 제도 개선 자문위원회 회의록이 3차와 4차밖에 없어요. 아예 1, 2차나 이때는 아예 아무런 기록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다른 국회의원실이 그 정보에 대해 요청했는데도 지금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죠. 준비 과정과 진행 과정에 대해서 모르는 거예요. 아무도 모르는 상태로 6월 21일에 권고안이 바로 나온 거죠."

- 경찰국 만들기 위해 자문회의 띄웠을 가능성 있을까요?
"그럴 수도 있죠. 그런 부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결론은 다 이렇게 한 달밖에 안 걸리고 모임을 네 번밖에 안 했어요. 6월 21일 자문회의에서 권고안이 나왔고 이에 당일날 바로 행안부가 적극 동의한다고 얘기했어요. 그리고 행안부가 일주일 뒤에 경찰국 신설 얘기했고 7월 15일에 최종 발표했죠. 이런 과정들이 어느 정도 결론을 정해놓고 한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는 상태죠."

- 전국 경찰 서장 회의가 있었어요. 제가 알기로 류삼영 총경이 징계받기 전엔 찬반이 있었지만, 징계 나오고 한쪽으로 기울었던데 경찰 내부 분위기 어땠어요?
"총경 회의는 토요일이었고 이상민 장관이 대정부 질문 때 말했던 위수 지역 이탈 부분에 대해 관외 여행 신고도 마친 상태였어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 법적 문제는 없었다고 보여요. 그런데 그걸 가지고 징계를 내린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경찰이 분노하게 된 거죠."

- 그게 나오고 이상민 장관이 경찰대와 비경찰대 갈라치기 한다는 주장도 있었는데 방송엔 안 나오네요.
"경찰대 출신과 아닌 걸로 구분하는 것까지 이야기하면 너무 논의가 흐트러진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경찰국 설치가 어떤 위험한 부분이 있는지에 좀 더 초점을 맞추기로 했고 특정 출신에 대한 얘기를 미뤄둔 거죠."

- 인사 문제가 나와요. 인사를 통해 수사 지휘할 거라는 게 경찰들이 우려하는 건가요?
"그렇죠. 그러니까 인사 관련해서 저희가 중요하게 다뤘던 부분인데 경찰은 굉장히 수직 구조인 데다가 그게 압정 구조라고 하죠. 그러니까 위로 갈수록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줄기 때문에  승진에 대한 경쟁률이 굉장히 심하고요. 그리고 계급 정년이라는 게 있어서 어느 정도 됐을 때 진급을 못하면 퇴직해야 하는 상황이라 완전 적자생존처럼 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내가 이걸 그만두지 않으려면 승진해야 하고 승진하려면 인사권자인데 잘 보여야 되겠죠. 물론 인사가 중요하지 않은 조직은 없지만, 승진이 안 됐다고 해서 회사를 그만둬야 된다는 건 아니잖아요. 근데 경찰에게. 승진을 못 한다는 건 곧 퇴직인 거예요. 그래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고 그러다 보니까 인사권을 쥐고 있다는 거는 그 인사권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는 거죠."

- 방송이 나왔는데 이명박근혜 정부에서 여러 가지 일이 있었잖아요. 하지만 그땐 경찰국이 없었죠. 뭐가 다를까요?
"사실 그 부분은 진짜 중요한 부분인데 경찰국이 있든 없든 경찰이 정권의 요청이나 입맛에 따라서 행동했던 게 있는 건 사실이에요. 그런 부분은 경찰 스스로 반성해야 되는 문제죠. 그런데 이걸 공식화된 시스템으로 만드는 건 또 다른 문제예요. 그럴 여지가 있는 상태를 왜 공식화해서 시스템으로 만들어 놓느냐는 게 반대하는 목소리인 거거든요."

- 취재하며 느낀 점 있을까요?
"경찰이 얼마나 우리 생활에 밀접한가를 생각해 봤어요. 우리 일상생활에서 사실 검찰이나 군인은 안 보는 날이 많아요. 근데 경찰은 안 보는 날은 없어요. 그만큼 우리 생활에 경찰이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경찰이 특정한 사안에서 목적성을 가지고 행동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어떤 피해를 받을 수 있는가죠. 용산 참사가 그랬고 일양 송전탑도 그랬고 쌍용차가 그랬고 여러 가지 숱한 게 있어 왔어요. 그런 상황을 또 만들고 싶지 않다는 게 그들의 절박한 목소리인 거예요.

이게 사실 논리적으로는 되게 평행선이에요. 왜냐하면 행안부에서는 '그럴 일 없고 지금 법적으로 딱 쓰여 있는 인사 제청권만 행사할 거야'라고 하지만 반대쪽에서는 '그게 시스템화 되면 나중에는 알아서 기게 된다'라는 거죠. 그래서 그런 걸 만들지 않기 위해 훨씬 더 심도 있고 좀 더 오래 걸리더라도 모두가 만족하고 인정할 수 있는 방안 만들기 위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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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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