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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없어서 축구 못해요" 두 PD가 고향으로 간 까닭

[이영광의 '온에어' 184] KBS 1TV <시사 직격> 이이백·박영미 PD

22.08.08 15:07최종업데이트22.08.0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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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지방 중 도시였던 전북 전주의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가 50명을 넘었다. 교실이 모자라서 1·2학년의 경우 오전 오후 반으로 나눠 수업을 진행할 정도였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지역 인구는 계속 줄고 있으며, 최근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소멸을 걱정해야 한다. 그 많던 아이들은 지금 어디 있을까?

지난 7월 29일 KBS 1TV <시사 직격>에서는 '2022년 인구 이동 보고서-그 많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편을 다루었다. 지방소멸 문제를 다룬 이날 발송에서는 <시사 직격>의 이이백·박영미 PD가 자신들이 태어나서 나란 충남 당진과 강원도 홍천에 찾아 왜 인구가 줄 수밖에 없는지 원인을 짚어봤다. 

취재 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1일 '2022년 인구 이동 보고서-그 많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편을 취재한 이이백·박영미 PD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KBS 1TV <시사 직격>의 한 장면 ⓒ KBS

 
- 방송 끝낸 소회가 어때요?
이이백 PD((이하 이): "소회를 말씀드리면 여러 차례 (방송이) 연기되다 보니 끝나서 후련한 감이 있어요. 근데 고향에 가서 동네 분들과 친구들 만났던 거라서 심적으로 다른 취재 아이템 할 때보다 부담이 크긴 하더라고요. 다행히도 방송 끝나고 잘 봤다는 연락을 많이 받아서 그게 가장 안심이 됐어요."

박영미 PD(이하 박): "3개월에 걸친 제작 기간 끝에 드디어 방송이 나간다니 시원섭섭했습니다. 사실 저희도 고향을 직접 가서 취재하는 건 처음이라서 어떻게 접근해야 될지 무척 막막했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저희의 개인적인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 이야기들을 과연 시청자분들이 공감해 주실까?', '재밌게 봐주실까', '우리만 재미있으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도 참 많았어요. 근데 방송 후에 댓글로 '우리 고향도 똑같다. 우리 고향도 다뤄줬으면 좋겠다'라며 공감해 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감회가 남다르네요."

- 지방소멸 문제는 이미 여러 프로그램에서 다루기도 했는데요. 이 문제를 또 짚은 이유가 있을까요.
이: "지방 소멸은 방송에서 워낙 다뤄진 주제이긴 한데요. 더 심각해지는 상황이어서 저희 방송으로도 한번 다뤄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말씀하신 것처럼 여러 번 다뤄진 거라서 어떻게 같은 주제를 다르게 보일 수 있게 할지 고민했습니다. 각자의 고향에 가본다는 건, 사실 저희 팀 점심 식사 자리에서 얘기 나누다가 시작 하게 됐어요."

- 취재는 뭐부터 시작하셨어요?
이: "일단 연락처를 수배해서 동창들에게 연락했어요."

- 지역소멸이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냐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 "그렇게 보실 수도 있죠. 확실히 각 도시나 지방들이 가진 특성이 다르잖아요. 그러나 특성이 다르긴 해도 현황은 굉장히 비슷한 점이 많거든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예를 들어 홍천도 폐가가 늘고 있고 병원이 없어지는 상황은 비슷해요. 저희 프로 보고 '당진이 저렇구나'거나 '홍천이 저렇구나'라고 이야기하기보다 '내가 살던 고향도 이랬는데'라고 공감하는 목소리가 많더라고요. 저희가 애초에 기획하면서 이야기했던 것도 각자의 고향에 가보자는 거였지만 지역을 고향으로 둔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하게 느끼고 있는 문제라서 좀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 시골이라 그런지 동네 사람들이 다 아시는 것 같아요.
이: "맞아요. 저희 부모님, 할머니, 할아버지 다 오래전부터 당진에서 사시고 (제가) 거기서 크고 자라서 만난 분들은 다 부모님과 알았던 것 같아요. 서로 알기 때문에 소개해 주고 이런 건 편했던 것 같아요. 근데 우리 고향이 위기에 처했다는 걸 말해야 하기 때문에 이걸 불편하게 느끼지 않을까 걱정이 크긴 했어요."

- 남자아이들은 대부분 학교에서 축구하는 데 인원이 없어서 배드민턴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던데요. 
이: "맞아요. 사실 전교생이 53명이니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얘네들 축구 못 하겠다'라는 답이 나올만한 문제이긴 해요. 그런데 우린 그런 식으로 고민을 안 하잖아요. 사실 교장 선생님과 인터뷰하는 와중에 그 얘기를 들어서 저도 굉장히 놀랐어요."

- 폐교도 많지 않나요?
박: "홍천 같은 경우 면 단위에 원래 5개의 초등학교가 있었대요. 그런데 제가 학교 다닐 때는 3개의 초등학교밖에 없었고 이번에 가보니까 하나로 준 거죠. 지금 있는 제 모교도 5학년이 5명밖에 없을 정도로 폐교 위기라고 하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그동안 제 고향 현실을 잘 몰랐었는데 이번에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됐죠."

- 이 PD님 중학교 동창 53명 중 중 27명이 당진을 떠났다고 나오던데요. 
이: "반절이면 사실 다른 지역에 비하면 많이 남은 거예요. 어떻게 많이 남아 있을 수 있었냐면 당진은 남자들 일할 곳이 굉장히 많거든요. 현대제철이 들어오면서 주변에 다른 공장들도 많이 늘었어요. 저희가 일을 찾기 시작할 즈음부터 당진 내에서 일자리가 늘어나니까 남자애들이 많이 안 떠나고 그 주변에서 자리를 잡았더라고요. 반면에 여자들은 남자에 비하면 비율로 봤을 때 훨씬 더 많이 떠났죠. 농사를 짓거나 혹은 시내에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봐야 되는데 뭔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직장 자체가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남자애들이 많이 남고 여자애들이 많이 떠났다는 거죠. 청년 인구수로만 본다면, 당진은 그나마 남자들이 많이 안 떠나고 인구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 홍천은 어때요?
박: "제 동창들은 17명 정도 있는데 그중에 홍천에 남아 있는 친구들은 4명이 있더라고요. 그중에 남자가 3명, 여자가 1명이었어요. 홍천에 일자리가 얼마나 있는지 물어봤을 때,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자리는 식당에서 서빙하거나 방송에 나왔던 관광단지에서 일하는 거 외에 안정적인 직업이 없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 방송을 보면, 여성의 일자리를 늘리는 게 지역 소멸을 막는 방법이라고 나오던데요. 설명 좀 부탁드려요. 
이: "일단 지역 소멸 위험지수를 측정하는 것 자체가 가임기 여성을 기준으로 하거든요. 그 지역 여성들이 떠난다는 건 출산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거잖아요. 물론 지역에 남아 있는 남성들이 다른 지역에 있는 여자와 결혼하는 경우도 있지만, 인구 늘린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가임기 여성층이 지역에 거주해야 한다는 의미가 커요. 여성 일자리가 우선돼야 여자들이 남고 자연스럽게 지역에서 결혼도 하고 출산도 하는데 지금 여성들의 일자리는 불안정한 게 현실이에요. 당진 같은 경우, 대규모 공장들이 많으니까 공장 내부에 일거리가 많다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는데, 임금 차이를 보면 아시겠지만 대부분 단기계약직이나 알바예요. 여성들이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되는 거예요.

한 가지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제가 얘기 드리고 싶었던 게 있어요. 댓글을 보면 '일하는 강도가 다른데 그럼 남자랑 무조건 같은 임금을 주라는 거냐'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저희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지금 있는 남성 일자리를 여성한테 주라거나, 남성이 받는 임금만큼 여성들에게 주라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에요. 여성들이 가질 수 있는 정규직 일자리를 좀 더 많이 만들어야 된다는 얘기였거든요. 오해들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여성들이 자신의 커리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일자리가 지방에 생기지 않는 한 특히, 젊은 여성들이 정착해서 살아나기는 굉장히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예요."
 

KBS 1TV <시사 직격>의 이이백, 박영미 PD ⓒ KBS

 
- 결국에는 수도권으로 많이 가나 봐요?
이: "맞아요. 떠난 친구들은 대부분 다 수도권으로 와 있고 수도권이 아니더라도 부산이나 다른 대도시로 이동한 경우가 많았어요. 다들 한 번씩은 수도권으로 몰려들어왔다가 흩어지거나 혹은 계속 그 이후로도 수도권에 살거나 하는 것 같아요. 박영미 PD 친구분들도 그렇고요."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을까요?
박: 저희가 인구 댐으로 제시한 대학교, 산업단지, 관공서 등이 인구 유출을 막는 역할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한 지자체의 노력으로 인구댐을 유지하는 게 정말 쉽지 않잖아요. 기업이 그 지역에 가서 뿌리를 내리려면 인재가 필요한데 인재는 다 수도권에 있어요. 그러면 어쩔 수 없이 기업은 인재 풀과 가까이 있는 게 더 이익이 되니까 수도권으로 갈 거고요. 기업이나 관공서의 노력, 대학교 이전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국토 균형 발전 측면에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정부에서 1조 원 투입해서 각 지자체에게 자체적으로 인구 소멸 방지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어요. 시도는 너무 좋은데 어떻게 보면 지자체들에게 문제를 전가하는 것 처럼 느껴져요. 인구 소멸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인구 소멸이라는 문제를 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요."
덧붙이는 글 '전북의 소리'에도 중복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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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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