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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흑인 비하... 팟캐스트에 휘청이는 스포티파이

[스포티파이 위기 ①] 조 로건의 팟캐스트와 스포티파이, 논란 진행 과정은?

22.02.07 15:07최종업데이트22.02.0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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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가 휘청인다. 캐나다의 전설적인 록스타 닐 영은 지난 1월 24일 스포티파이에 공개서한을 보내며 팟캐스트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The Joe Rogan Experience)'를 진행하는 코미디언 조 로건과 자신의 음악 중 양자택일을 통보했다. 스포티파이가 조 로건을 선택하면서 이제 닐 영의 모든 음악을 스포티파이에서 들을 수 없게 됐다.

스포티파이 위기 흐름을 정리하는 두 편의 기사를 준비했다. 스포티파이의 현재 위기 상황을 정리하는 1편, 상황을 조망하며 느낀 감정과 오디오 플랫폼의 현실을 다룬 2편으로 이루어져 있다.[기자말]

인기 팟캐스트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를 진행하는 미국의 코미디언 조 로건은 인스타그램 팔로워 1450만 명 이상을 보유한 팟캐스트 슈퍼스타다. ⓒ 스포티파이 뉴스룸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는 2009년부터 조 로건이 진행해온 팟캐스트다. 매달 1900만 건 이상 다운로드, 연간 수익 3000만 달러 이상, 광고료 최소 100만 달러 등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2020년 5월 스포티파이가 조 로건과 1억 달러 계약을 체결하며 독점 서비스 중이다. 

격투기 출신 스탠드업 코미디언 조 로건은 1450만 명에 달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와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며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를 인기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선을 넘는 아슬아슬한 발언 사이 잘못된 정보를 유포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특히 건강 관련 이슈에서 논란이 잦았다. "소고기와 소금으로만 식사를 하면 관절염을 낫게 해 준다"라고 주장하는 영양학자 미할리아 피터슨, 대체 의학의 이름으로 사이비 의학지식을 퍼트리는 의사 앤드류 웨일이 조 로건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펼쳤다. 

'가짜 뉴스 유포' 비판 목소리
 

조 로건의 팟캐스트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는 코로나19 가짜뉴스 확산의 온상으로 악명 높았다. 지난 1월 10일에는 미국 의료계 전문가 270여명이 조 로건의 팟캐스트에 대해 반대 및 수정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스포티파이에 시정을 요구했다. ⓒ spotifyopenletter 캡쳐

 
코로나19 대유행은 많은 이들에게 조 로건 방송의 위험성을 일깨웠다. 2020년 4월 유명한 안티 백서 알렉스 존스를 초대해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무시한 로건은 "젊고 건강한 사람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필요가 없다"라고 호언장담했지만 5개월 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망신을 당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진 사실을 알린 로건은 그가 꾸준히 주장해온 대로 치료 과정에서 소, 말 등에 쓰이는 구충제 이버멕틴을 복용하고 있노라 밝혔다. 이버멕틴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가설은 코로나19 관련 가장 유명한 가짜 뉴스 중 하나다. 
 
스포티파이를 위기로 몰아넣은 에피소드는 2021년 12월 31일 로버트 말론 박사가 출연한 1757번째 회차다. mRNA 백신 개발자를 자청하는 로버트 말론은 코로나19 백신 관련 거짓 정보 유포로 소셜 미디어 계정이 삭제되기까지 한 음모론자다.

1757회에서 말론은 방송 내내 mRNA 백신의 위험성을 꾸준히 주장하며 미국의 팬데믹 정책을 나치 독일과 비교했고 '미국 인구의 1/3이 집단 최면에 걸려 있다'는 등의 폭언을 일삼았다. 조 로건은 묵묵히 그의 말을 들어주었다.

팟캐스트 출연으로 기세 등등해진 말론과 그의 추종자들은 1월 23일 워싱턴 DC에 수천 군중을 결집시켰다. 코로나19 백신 의무 접종에 반대하는 이들은 워싱턴 기념탑과 링컨 기념관을 행진하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접종 반대를 외쳤다. 다양한 각계 전문가들이 조 로건 팟캐스트의 위험성을 경고한 가운데, 270명의 의료 전문가들이 스포티파이에 잘못된 코로나19 정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공개서한을 보낼 정도로 상황은 심각해졌다. 
 

닐 영은 공식 홈페이지 성명문을 통해 스포티파이에서 자신의 모든 음악을 내리며 스포티파이의 음질 정책 등 다양한 부문에서 비판을 가했다. ⓒ Neil Young Archives 캡쳐

 
닐 영의 선언은 이와 같은 '안티 조 로건' 움직임의 일환이다. 그는 스포티파이와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의 가짜 뉴스 살포에 맞서 처음으로 공개 보이콧을 선언한 뮤지션이다. 1월 24일 닐 영이 스포티파이에 자신의 모든 노래를 내려달라고 요청한 뒤 이틀 후, 스포티파이는 닐 영의 음악을 삭제하며 조 로건의 손을 들어주었다. 
 
"스포티파이에서 음악을 삭제해달라는 (닐 영의) 요청에 유감을 표합니다. 하지만 그를 다시 환영하길 바랍니다." - 스포티파이 -
 
하지만 저항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28일, 포크 록의 대모이자 캐나다가 낳은 또 한 명의 전설, 조니 미첼이 닐 영을 지지하며 스포티파이에 자신의 음악을 내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무책임한 사람들이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거짓말을 퍼트리고 있습니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닐 영, 그리고 전 세계 과학 및 의료 커뮤니티와 연대하겠습니다." - 조니 미첼 -
 
두 거장의 선언에 음악계가 응답했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밴드 이 스트리트 밴드(E Street Band)의 기타리스트 닐스 로프그렌(Nils Lofgren)이 동참 의사를 밝혔고,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인디아 아리는 조 로건과 조던 피터슨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언급하며 스포티파이 보이콧을 선언했다. 닐 영과 함께 1970년대 포크 록의 르네상스를 이끈 데이비드 크로스비, 스테픈 스틸스, 그레이엄 내시-크로스비, 스틸스, 내시 앤 영-가 다시 모여 스포티파이 반대를 외치는 쾌거도 있었다. 
 
닐 영은 28일 발표한 새 입장문을 통해 다시 한 번 스포티파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의료계 최전선에서 타인을 돕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있는 이들과 연대할 수 있어 기쁘고 자랑스럽다"는 심경을 밝히고, 조 로건의 손을 들어준 스포티파이를 향해 '음악의 품질을 떨어트린 곳'이라 비판하며 대중에게 고해상도 무손실 음원을 지원하는 아마존, 애플뮤직, 코부즈(Qobuz) 등 타 스트리밍 플랫폼으로의 이동을 권했다. 

지난 2015년 스포티파이의 낮은 음질을 이유로 잠시 모든 음악을 내리기도 했던 닐 영은 이제 완전히 스포티파이와 결별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아마존 뮤직은 닐 영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4개월간 무료 스트리밍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있다. 
 

닐 영의 스포티파이 탭. 커리어 대부분 곡이 사라진 상황이지만 일부 곡은 감상할 수 있다. 지난 1월 24일 닐 영은 스포티파이에 조 로건의 팟캐스트를 비판하며 자신의 모든 곡을 스포티파이에서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 스포티파이 캡쳐

 
스포티파이 주가도 휘청... 사과 나선 조 로건

사태가 심각해지자 스포티파이 CEO 다니엘 에크는 1월 30일 공식 뉴스룸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 권고안'을 발표했다. 팟캐스트 크리에이터들에게 적용되는 '플랫폼 규칙'을 뉴스룸에 공지하고, 코로나19 관련 내용을 다루는 에피소드에 콘텐츠 권고안을 붙여 코로나19 최신 소식을 확인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겠다는 개선안이었다. 
 
논란의 당사자 조 로건 역시 인스타그램을 통해 스포티파이와 닐 영, 조니 미첼 등 모든 이들에게 사과했다. "저는 잘못된 정보를 조장하려는 것이 아니며 논쟁을 불러일으키려는 것도 아닙니다. 이 팟캐스트로 사람들과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누는 것뿐입니다"라 말한 로건은 스포티파이의 코로나19 권고안에 찬성했고, 더 많은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로버트 말론 박사 초빙과 팟캐스트 자체에 대해 변호하는 모습도 보였다. 
 
"사람들과 마주 앉기 전까지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전혀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 아이디어 중 일부는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것으로, 어떤 구체적인 내용이나 준비를 바탕으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논란이 된 게스트들에 대해) 높은 신뢰도와 성취도를 가졌고 지적인 사람들이 주류 의견과 반대되는 이야기를 말하는 것을 듣고 싶었습니다."

"저는 의사가 아닙니다. 과학자도 아닙니다. 앉아서 사람들과 대화하는 사람일 뿐이죠. (...) 저는 하나의 관점을 가진 사람들과만 이야기하는 데 관심이 없습니다. 좋은 시선을 갖출 수 있게 각자의 관점 간 균형을 맞추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조 로건 -
 
조 로건의 사과문에 적지 않은 이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배우 드웨인 존슨, 컨트리 가수 쥬얼, 래퍼 마스크드 울프, DJ 케스케이드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로건을 격려했다. 그럼에도 비난 여론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다. 소셜 미디어 상에서 '#딜리트스포티파이(#DeleteSpotify)'와 같은 해시태그가 유행하고,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들이 아티스트에게 스포티파이 상에서 음악을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등 구체적인 안티-스포티파이 운동이 한창이다.
 

조 로건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스포티파이와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전한 가짜 뉴스를 사과하는 동영상을 업로드했다. ⓒ 조 로건 인스타그램 캡쳐

 
닐 영의 보이콧 선언 이후 1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 동안 스포티파이의 시가 총액은 약 21억 달러 이상 하락했다. 이미 논란이 불거지기 하루 전이었던 1월 25일, 연초 대비 25% 급락을 겪은 터라 더욱 타격이 컸다. 40억 불 이상의 시장 가치를 잃었다는 기사도 등장한다. 조 로건의 사과문 이후 다시 회복세를 보였지만 2월 2일부터 다시 하락세다.
 
스포티파이는 조 로건을 잃을 생각이 전혀 없다. IT 전문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지난 3일 스포티파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다니엘 에크의 15분 타운홀 미팅 내용을 공개했다. 

여기서 다니엘 에크는 조 로건의 발언에 대해 '나도 동의하지 않거나 불쾌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 많다'라고 말하면서도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가 스포티파이 플랫폼에서 가장 많이 검색될 뿐 아니라 음악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발생시킨다는 점을 들어 '발행인'이 아니라 '플랫폼'으로의 스포티파이를 강조했다. 문제 많은 팟캐스트를 안고 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2월 3일 스포티파이 주가는 한 주당 159.76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21개월 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 구글 스포티파이 주식 시장 캡쳐

 
타운홀 미팅에 참여한 익명의 스포티파이 임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회사가 어떤 이야기를 하든, 무슨 계획을 세우든, 사람들은 '조 로건과 조 로건의 팬들에게 무엇이 최선일까'를 물어야 한다는 데 좌절하고 있습니다."
 
2월 3일 스포티파이 주가는 한 주당 159.76달러로 최근 21개월간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했다. 거듭되는 논란 중 지난 5일 스포티파이는 '조 로건 익스프레스' 중 70편의 에피소드를 별도의 입장 없이 삭제했다. 같은 날 조 로건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과거 팟캐스트에서 흑인 비하 속어를 사용한 데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최근 소셜 미디어에는 지난 12년간 조 로건이 팟캐스트에서 흑인 비하 속어를 사용한 영상이 퍼지고 있다. 

☞ 다음 기사 : [스포티파이 위기 ②]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록 레전드'보다 가짜 뉴스? (http://omn.kr/1x8tv)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도헌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브런치(https://brunch.co.kr/@zenerkrepresent/748)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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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평론가 - 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2013-2021) - 대중음악웹진 이즘(IZM) 편집장 (2019-2021) 메일 : zener1218@gmail.com 더 많은 글 : brunch.co.kr/@zenerkrepre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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