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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부 할아버지' 오영수의 한 마디... 미주도 유재석도 '울컥'

[리뷰] <놀면 뭐하니?> 아쉬운 구성에도 섭외력 빛나

21.10.17 12:22최종업데이트21.10.1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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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 뉴스데스크 편의 한 장면. '오징어게임' 배우 오영수가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 MBC

 
MBC <놀면 뭐하니?>가 한 배우가 들려준 인생 이야기로 시청자와 진행자 모두에게 감동의 눈물을 안겨줬다.  지난 16일 방영된 <놀면 뭐하니?>는 2주에 걸쳐 '뉴스데스크' 편으로 꾸며졌다. 두달 전 얼떨결에 뉴스 진행이라는 깜짝 카메라 촬영으로 진땀을 뺐던 유재석-정준하-하하-신봉선-이미주는 보도국 기자들의 도움을 받아 철저한 준비 속에 취재에 나섰다.  

각자 마련한 소재를 놓고 어설프지만 착실한 보도로 꾸며졌던 이날 방송에선 특히 초대손님과의 인터뷰 코너가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전 세계를 강타한 <오징어 게임> '깐부 할아버지' 오일남 역을 맡은 배우 오영수가 출연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다. 

스님 역할 전문 배우로 눈도장
 

지난 16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 뉴스데스크 편의 한 장면. '오징어게임' 배우 오영수가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 MBC

 
<오징어 게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오영수의 존재는 이름 대신 스님 역할 했던 분 정도로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각인되어 있었다.  연극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한 탓에 경력에 비해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한 것은 아니었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동승>, <선덕여왕>, <무신> 등 다양한 시대를 배경 삼은 작품에서 우리와 만남을 가진 배우 오영수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그저 평범한 어느 노배우로만 기억될 무렵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오징어게임>은 배우 박정자의 안부 전화 내용 마냥 '월드스타'로 오영수를 바꿔 놓기에 이른다.  너도 나도 <오징어게임> 및 출연진들의 대상으로 온갖 대화, SNS 속 이야기가 넘쳐나는 요즘 당사자는 무슨 생각을 갖고 있을까?  

​"붕 뜬 기분이고 지금은 조금 내 스스로를 정리하면서 자제심을 가지고 있어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는 중입니다. 카페 같은 곳을 가더라도 의식을 하게 된다. 유명해진다는 것도 힘들구나..." 

​이에 대한 '앵커' 유재석에 대한 그의 답변은 솔직하면서도 명확했다.  '기자' 하하의 부연설명처럼 각종 CF 섭외가 몰려오고 있지만 모두 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흔히 작품이 '터졌다'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그렇게 되면 의례 드라마와 영화 속 주요 인물들은 온갖 광고를 촬영하면서 인기를 실감하게 된다. 대중들도 그러한 일을 당연시 생각하는게 요즘의 풍토지만 오영수에겐 지금의 상황이 낯설면서도 스스로를 절제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어준 모양이다.

젊음, 열정, 동심...오영수의 인생 철학
 

지난 16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 뉴스데스크 편의 한 장면. '오징어게임' 배우 오영수가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 MBC

 
​오영수는 한참 나이 어린 후배들 사이에 최연장자 출연자로 등장한 <오징어게임>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올해 우리 나이로 78살(1944년생)이라는 고령을 감안하면 역동적이면서 거친 분위기 속 작품을 소화한다는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에 대한 남다른 비결이 따로 있었다.

​"나이가 들면 열정이 사라진다. 열정 넘치는 후배들과 함께 하다보니 과장되게 젊은 척을 했다"  

그러한 물음에 오영수는 이렇게 말한다. "작품을 하는 동안 모든 배우들이 동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을 느낍니다" 라고. <오징어 게임>이라는 작품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대규모 자본, 탄탄한 기획 뿐만 아니라 작품의 틀을 잡아준 배우들의 호흡이 좋은 합을 이뤄준 결과였다.  

만약 456억원이라는 거액이 통장에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생각 안해 봤다"면서도 "소유욕이 없어서 난 있는 그대로 살 계획이다.  그냥 딸과 집사람을 위해 쓰고 싶다"면서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표한다.  출연자의 입을 빌어 듣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오징어 게임>의 숨은 사연 및 깐부 할아버지에 대한 궁금증을 품어온 시청자 입장에선 모처럼 즐거운 기회가 되어준다. 그런데 이날 <놀면 뭐하니?>의 핵심 역할을 담당한 장면은 따로 있었다. 인터뷰 말미 오영수가 말하는 인생 이야기가 그것이었다.  

우리 모두 눈물 짓게 만든 그의 한마디​
 

지난 16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 뉴스데스크 편의 한 장면. '오징어게임' 배우 오영수가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 MBC

 
"1등 아니면 안되는 것처럼 우리 사회가 흘러가는 면이 있다. 그런데 2등은 3등에게 이기지 않았냐. 모두가 승자다"

​"산 속을 가다 꽃이 있으면 젊을 땐 꺾어가지 않냐. 내 나이쯤 되면 그대로 놓고 온다. 그리고 다시 가서 본다. 그게 인생 아니겠냐. 그냥 있는 그대로 두는 것..."


​이 말을 들은 앵커 이미주는 눈시울을 붉히고 만다. 늘 해맑게 웃으면서 각 프로그램을 빛내는 예능 대세 이미주가 무슨 연유에서 눈물을 흘렸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게도 마음 속 힘든 사연이 있었던 모양이다. 유재석 또한 울컥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할 만큼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음 속을 파고든 오영수의 말 한마디는 그들 뿐만 아니라 많은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했다.  

​사실 <놀면 뭐하니?> 뉴스데스크 편의 전체적 짜임새만 놓고 본다면 그리 만족스럽다곤 보기 어려웠다. 매끄러운 흐름 및 만족스런 웃음 전달과는 다소 거리감을 형성시키면서 아쉬움을 자아낼 즈음 등장한 오영수와의 인터뷰가 모든 부족함을 메워준다.   

<오징어게임> 속 456억원 상금을 타기 위해 혹은 생존을 위해 아등바등 거리는 사람들의 행동은 마치 우리의 퍽퍽한 삶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은 것 마냥 느껴지곤 했다.  56년 연기 인생을 보내왔던 노배우가 전해준 이날의 목소리는 그 어떤 가르침 이상의 것을 전달해 줬다.  "여러분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란다"는 그의 마지막 덕담처럼 배우 오영수와 이미주,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인생은 충분히 아름다운 존재인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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