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본문듣기

"그래미는 부패" 시상식 불참 선언한 최고의 팝스타

위켄드의 신곡, 'Take My Breath'

21.08.21 10:02최종업데이트21.08.21 10:02
원고료로 응원
 

위켄드(The Weeknd)의 신곡 'Take My Breath'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팬데믹이 모든 것을 잠식했던 2020년에도 음악의 자리는 있었다. 2020년 팝을 정의한 주인공은 캐나다 출신의 사나이 위켄드(The Weeknd, 아벨 테스페이)였다. 정규 앨범 < After Hours >는 그 결정판이었다. 위켄드는 < Trilogy > 이후 자신을 정의해온 '피비 알앤비(PB R&B)'이라는 수식어에서 벗어나, 현 시대를 상징하는 슈퍼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디스코와 신스팝 등 20세기의 음악을 엮으면서 레트로 열풍을 주도했다. 'Blinding Lights'는 '올해의 히트곡'을 넘어 21세기 최고의 히트곡 중 하나가 되었다. 밖에 나가 춤을 출 수 없던 팬데믹의 시대, 수많은 사람들은 집에서 그의 노래를 들으며 춤을 췄을 것이다.

전작에서 '스타보이(Starboy)'의 성취를 한껏 과시했던 그이지만, 그는 흉터로 얼룩진 분장을 한 채 실패한 사랑과 우울한 내면을 노래하는 누아르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 결과, 위켄드는 그래미 트로피를 제외한 모든 것을 얻었다. 슈퍼스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2021 슈퍼볼 하프타임쇼의 공연자로 우뚝 섰다. 비록 그래미 어워드가 위켄드의 이름을 후보에서 배제한 것이 뼈 아팠지만, 정작 대중에게 배제당한 것은 그래미였다(당시 위켄드는 자신의 SNS에 '그래미는 여전히 부패했다. 당신들은 나와 내 팬, 음악 산업의 투명성에 큰 빚을 졌다'며 분노를 표했고,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다.)

위켄드는 현재 팝 신의 제왕 중 한 사람이다. 2021년 8월 첫째주 기준, 'Blinding Lights'와 'Save Your Tears'는 88주 동안 빌보드 차트 핫 100 차트를 지켰고, 이것은 가장 오랫동안 차트에 머문 노래의 기록을 깬 것이었다. 여전히 대중은 1년 전 앨범인 < After Hours >에 열광하고 있다. 그러나 위켄드는 최근 새로운 시도를 예고했다. 'After Hours'는 끝났다. 새벽이 다가온다(After Hours is done, and The Dawn is coming)'는 예고도 함께였다.
 

위켄드(The Weeknd) ⓒ 유니버설뮤직

 
지난 8월 6일 발표된 위켄드의 신곡 'Take My Breath'는 'The Dawn'의 본격적인 예고편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Can't Feel My Face', 'Blinding Lights', 'Save Your Tears' 등 위켄드의 대표곡들을 함께 작업한 맥스 마틴(Max Martin), 오스카 홀터(Oscar Holter)가 참여했다. 스타일은 예상 가능한 범주 안에 있다. 1980년대를 소환하는 신스팝을 선택했다.

위켄드가 종종 마이클 잭슨과 비교되었던 것은 단연 목소리 때문일 것이다. 가늘고도 강한 팔세토의 목소리는 이번에도 곡에 긴장감을 더한다. 전자음악의 거장 조지오 모로더(Giorgio Moroder)를 연상시키는 신시사이저 사운드, 둔중한 베이스 라인, 곡 중간에 숨어 있는 보코더 사운드는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다프트 펑크(Daft Punk)를 떠오르게 한다. 기시감 뒤에, 매혹적인 멜로디가 기다리고 있으니 듣는 재미가 있다

위켄드는 < After Hours >의 흐름을 이어가고자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살펴보면 조금씩 다르다. 전작에서 위켄드는 하룻밤의 쾌락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때는 이별 이후의 슬픔, 무대 뒤의 슈퍼스타가 느끼는 고독이 주된 감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곡에서는 아슬아슬한 성애적 관계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가 모색하고 있는 변화는 무엇일까. 빨간 재킷, 그리고 선명한 흉터로 얼룩진 얼굴의 시간은 이제 지났다. 2020년을 지배했던 슈퍼스타는 전작의 거대한 성공에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지금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내놓은 듯 하다. 명멸하는 조명 속에서 춤추는 사람들이 가득한 뮤직비디오가 보여주듯, 어둡고도 세련된 댄스 플로어는 2021년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The Dawn'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위켄드 신스팝 TAKE MY BREATH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 음악과 공연,영화, 책을 좋아하는 사람, 스물 아홉.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