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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수 공포 압도한 청각장애 소녀의 모험과 성장

[리뷰]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소리가 만든 최상의 공포

21.06.22 10:45최종업데이트21.06.2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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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이 글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 포스터 ⓒ 파라마운트 픽처스

 
누구나 태어나 몇 번의 과도기를 거치며 어른으로 성장한다. 처음 부모의 보호 아래 태어나 기고, 걷고, 말을 하기 시작하고 다양한 것들에 대해 교육받는다. 무언가를 배우고 발전해나가는 모습 그 자체는 어쩌면 삶을 살아가는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겠다.

성장이라는 것이 꼭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앉아서 하는 것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대하고 세상을 바라보면서 혼자 깨닫게 되는 것 큰 범주에서 성장에 해당한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꾸준히 성장의 단계를 밟아 나가는 것은 중요하다. 

어찌 보면 그렇게 성장해나가는 과정 자체가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쟁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혹은 신체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것을 이겨내고 성장을 이루어내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제약 속에서 이룬 값진 성과가 모여 사회를 발전시키고 다음 세대로 계속 뻗어나갈 수 있다.

레건의 성장 서사를 바탕으로 전개되는 영화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는 성장에 대한 서사가 담겨있는 공포영화다. 영화 속 세상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수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다. 앞을 볼 수 없지만 소리를 예민하게 들을 수 있는 괴수는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달려가 모든 것을 파괴한다.

그런 지옥 속에서 살아남은 한 가족이 시골 농장에서 그들의 삶을 이어가려다 벌어지는 이야기가 1편에 담겼다. 1편은 절망적인 상황을 이겨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그렸다. 가족 중 막내를 잃었음에도 새롭게 태어나는 아이를 세상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엄마의 사투 등이 골자다.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장면 ⓒ 파라마운트 픽처스

 
2편은 1편 바로 직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특히 가족 중에서 청각장애를 가진 딸 레건(밀리센트 시몬스)의 모험과 성장이 이야기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 레건 때문인지 모든 가족들은 수화로 대화가 가능하다. 그러니까 소리를 내지 않고도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리에 예민한 괴수들에게 들키지 않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공포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그들이 서로 다독이며 한동안 특정 공간에서 삶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레건에게도 영화 속 상황이 절망적이지만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작은 힘이 자신에게 있음을 깨닫게 된다. 

엄마인 에블린(에밀리 블런트)은 갓 태어난 갓난아이까지 포함하여 레건, 마커스(노아 주프)까지 총 세 명의 아이를 혼자 보호해야 한다. 공포의 상황 속에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사투하는 에블린의 모습은 애처롭지만 그 의지만큼은 누구보다 강하다. 1편에서는 그나마 남편 리(존 크래신스키)가 그를 지켜줬지만 이번엔 그가 의지할 곳이 없어 보인다(아빠는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대신 죽음을 택했다). 새롭게 등장하는 에밋(킬리언 머피)이 있지만 자신의 가족을 잃은 그는 그저 책임을 회피하고 혼자 지내고 싶어 하는 약한 인물일 뿐이다. 

영화는 어른인 에블린이나 에밋의 서사에 주목하기보다는 사춘기를 막 지난 딸 레건의 서사를 보여준다. 1편에서 괴물의 약점을 발견해낸 것도 레건이었고, 2편에서 상황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도 레건이다.

어찌 보면 가장 약해 보이는 캐릭터인 그에게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쥐어준 셈이다. 레건이 혼자 길을 떠나고, 또다시 만나게 된 에밋을 설득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루어내는 모습은 가족을 넘어 전 인류를 구하려는 영웅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장면 ⓒ 파라마운트 픽처스

 
소리로 만들어내는 효과적인 공포와 스릴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에서는 소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1편과 마찬가지로 아무 소리를 내지 않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소리를 내면 괴물이 튀어나온다는 걸 알고 있는 관객들은 등장인물들이 조용히 행동할 때 같이 숨을 죽였다가 의도치 않게 소리가 나는 순간 주인공들과 함께 입을 틀어막는다.

레건이 보청기를 뺐을 때, 똑같이 무음으로 화면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의 몰입도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다른 어느 곳보다 극장에서 보는 걸 추천한다. 

영화는 시작하면서 괴물이 처음 등장했던 첫 날을 보여준다. 아빠 리와 에블린, 레건과 막내아들이 마커스의 야구 경기를 보러 갔던 날 겪었던 일을 하나의 시퀀스로 보여주는데, 무척 긴장감이 넘친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는 마을의 모습과 많은 괴수들의 출연은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완전히 몰입하게 만든다. 감독 존 크래신스키는 배우 출신으로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로 감독으로서 능력을 보여줬다. 그는 영화의 첫 장면을 롱테이크 한 컷으로 촬영하면서 생동감 있는 재난현장의 모습을 화면에 완벽히 담아냈다.  

에블린을 맡은 에밀리 블런트는 1편에 이어 강인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준다. 새로운 인물 에밋으로 등장하는 배우 킬리언 머피는 이번 영화에서 삶의 의지를 잃은 선한 가장을 연기했다. 악역을 많이 연기했던 그는 눈에서 힘을 뺀 연기로 레건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레건 역할을 맡은 배우 밀리센트 시몬스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그는 실제로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고, 농아학교에서 연극반 활동을 하다 배우로 데뷔했다. 말을 하지 못하지만 눈빛과 몸짓으로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고 수화로 대화를 이어나가는 영화 속 레건의 모습은 실제 삶 속 레건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속 레건이 자신의 의지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성장을 이루어냈던 것처럼, 배우 밀리센트 시몬스도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의 연기 경력을 한 단계 성장시켰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동근 시민기자의 브런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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